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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 해킹 인지까지 평균 106일…랜섬웨어·정보유출 집중
[경제일보] 중소·중견기업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뒤 침해 사실을 인지하고 실제 조사에 착수하기까지 평균 100일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인력과 인프라가 제한된 환경에서 탐지와 대응이 늦어지며 피해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SK쉴더스는 최근 5년간(2021~2025년) 침해사고 대응 조직 ‘탑서트’가 수행한 국내 기업 보안 사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소·중견기업의 최초 침투부터 침해 사실 인지 및 조사 착수까지 평균 106.1일이 소요됐다고 14일 밝혔다. 일부 사례는 최장 700일까지 걸렸다. 90일 이상 대응이 지연된 사례도 전체의 32.6%를 차지했다. 공격자가 내부 시스템에 장기간 머무르며 정보를 탈취하거나 피해를 확대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길었다는 의미다. 주요 침해 유형은 랜섬웨어와 정보유출에 집중됐다. 최근 5년간 중소·중견기업에서 발생한 침해사고 가운데 랜섬웨어는 44.9%, 정보유출은 42.9%를 차지했다. 두 유형을 합치면 전체의 87.8%에 달한다. 암호화폐 채굴도 주요 침해 유형으로 나타났다. 초기 침투 경로는 시스템 취약점 악용이 많았다. 애플리케이션 취약점 공격이 20.8%로 가장 많았고 파일 업로드 취약점 18.9%, VPN 취약점 15.4%가 뒤를 이었다. 악성메일과 워터링홀, 외부 노출 URL도 주요 공격 경로로 분석됐다. 공격 시간대도 주목된다. 최초 침투 시점은 오후 6시부터 오전 5시까지 야간·심야 시간대가 전체의 53.2%를 차지했다. 업무시간 외 보안 모니터링이 느슨해지는 시간대를 노린 공격이 많았다는 뜻이다. 다만 주간에도 해킹 시도가 계속 발생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피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분석 대상 침해사고 가운데 제조업은 47.4%를 차지했다. 이어 정보서비스업 15.8%, 금융업 10.5% 순이었다. 교육서비스업과 유통업에서도 피해 사례가 확인돼 보안 위협이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생산 설비와 운영 시스템이 연결된 구조가 많아 침해사고가 발생하면 생산 라인 중단, 배송 차질, 납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협력사와 공급망 전반으로 피해가 번질 가능성도 있어 신속한 탐지와 대응 체계가 중요하다. 최근 AI 확산도 보안 부담을 키우고 있다. 기업 업무 환경이 복잡해지고 공격 자동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한된 인력만으로 모든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은 전문 보안 인력과 24시간 관제 체계를 갖추기 어려워 대응 지연 위험이 더 크다. SK쉴더스는 관리형 탐지·대응 서비스인 MDR과 공격표면관리 서비스인 ASM을 통해 중소·중견기업 보안 대응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MDR은 24시간 365일 위협 탐지와 분석, 대응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ASM은 외부에 노출된 자산과 취약점을 공격자 관점에서 식별하고 위험도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번 분석은 중소·중견기업 보안의 핵심 과제가 단순 예방에서 탐지와 대응 속도 개선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침투 자체를 완전히 막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공격 징후를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내부 확산을 차단하느냐가 피해 규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된다. SK쉴더스 관계자는 “AI 기술 확산과 함께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고도화되면서 제한된 인력과 자원만으로 모든 위협에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소·중견기업도 부담을 줄이면서 전문적인 보안 대응 체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5-14 14:23:32
"털리면 회사 휘청"…유럽 뛰어넘는 '매출 10%' 징벌적 과징금 온다
[경제일보]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실무진의 실수나 IT 부서의 책임으로 꼬리 자르던 관행에 마침표가 찍힌다. 앞으로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 사고를 낸 기업은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징벌적 과징금을 물어야 하며 최고경영자(CEO)가 최종 책임자로 명시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10일 공포하고 오는 9월1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 공공 및 민간 주요 기관에 대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 의무화 규정은 준비 기간을 고려해 2027년7월1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법 개정은 최근 수년간 끊이지 않고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의 초강수다. 기존 사후 처벌 위주의 솜방망이 제재에서 벗어나 기업의 지배구조(거버넌스) 자체를 '보안 우선'으로 뜯어고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가장 파장이 큰 변화는 징벌적 과징금 제도의 도입이다. 기존 법 체계에서는 과징금 상한선이 '전체 매출액의 3% 이하'였으나 이번 개정으로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상한선이 전체 매출액의 10%까지 대폭 상향됐다. 이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개인정보 규제로 꼽히는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과징금 상한선(전체 매출의 4%)을 훌쩍 뛰어넘는 강력한 제재다. 10% 과징금이 적용되는 '중대 위반'의 기준도 명확히 했다. 최근 3년간 고의 또는 중과실로 위반 행위를 반복한 경우나 1000만명 이상의 대규모 피해를 초래한 경우 그리고 시정명령을 불이행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국내 대형 플랫폼과 통신사 등 국민 대다수를 회원으로 둔 기업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리스크가 생긴 셈이다. ◆ '유출 가능성'만 있어도 즉시 통지…랜섬웨어 피해도 포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기업의 대응 매뉴얼도 전면 개편된다. 과거에는 기업이 내부 조사를 거쳐 '유출 사실이 확실히 확인된 후'에야 정보주체(이용자)에게 통지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앞으로는 '유출 등의 가능성이 있음을 알게 된 때' 즉시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사고 초기부터 이용자가 비밀번호를 변경하거나 2차 금융 사기에 대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또한 유출의 개념을 확장해 랜섬웨어 공격 등으로 인한 개인정보의 위조·변조·훼손도 신고 및 통지 대상으로 명문화했다. 데이터를 외부로 빼돌리지 않고 내부 서버를 암호화해버리는 최신 사이버 범죄 트렌드를 법망 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더불어 기업은 유출 통지 시 이용자에게 손해배상 청구나 분쟁조정 신청 등 구체적인 피해 구제 방법도 의무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내부 책임 구조의 변화는 기업 지배구조에 상당한 파장을 예고한다. 개정법은 CEO를 개인정보 처리 및 보호의 '최종 책임자'로 규정하고 관리·감독 의무를 법에 명시했다. 보안 사고 발생 시 경영진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퇴로를 원천 차단한 것이다. 최고개인정보책임자(CPO)의 위상도 대폭 강화된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CPO를 지정하거나 해임할 때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개인정보위에 신고해야 한다. CPO에게는 전문 인력 관리와 예산 확보 권한이 부여되며 관련 사항을 대표와 이사회에 직접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CPO가 경영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립적인 보안 통제 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패막이를 쳐준 조치다. 산업계는 바짝 긴장하면서도 전사적인 보안 체계 재구축에 돌입할 전망이다. 징벌적 과징금이라는 거대한 '채찍'과 함께 사전 예방 투자에 대한 '당근'도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기업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예산과 인력 및 설비를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운영한 사실이 입증되면 고의·중과실이 아닌 이상 과징금을 필수적으로 감경해주도록 규정했다. 보안업계 전문가는 이번 개정안이 정보보안 시장의 퀀텀점프를 이끌 것으로 내다본다. 과징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까지 보안 솔루션 도입과 인프라 확충에 지갑을 열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또한 2027년부터 주요 기관의 ISMS-P(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이 의무화됨에 따라 관련 컨설팅 및 시스템 통합(SI) 산업도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다가오는 9월은 대한민국 산업계가 '데이터 수집을 통한 이윤 창출'에서 '안전한 데이터 관리를 통한 신뢰 확보'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26-03-09 18: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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