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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버리고 원전 품었다…130년 두산의 '변신 본능'
[경제일보] 두산의 130년 역사를 관통하는 것은 ‘무엇을 지켰느냐’보다 ‘무엇을 버렸는가’에 더 가깝다. 1896년 서울 종로4가 배오개의 박승직상점에서 출발해 화장품·주류·식음료를 거쳤고, 지금은 발전설비와 건설기계에서 원전·가스터빈·로봇·반도체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창업의 계보는 이어졌지만 그 안을 채운 사업은 수차례 바뀌었다. 올해 창립 130주년을 맞은 두산은 1915년 화장품 ‘박가분’을 제조했고 1950년대 동양맥주를 세우면서 소비재 기업의 색채가 짙어졌다. 1978년에는 OB그룹에서 두산그룹으로 명칭을 바꿨다. 지금의 원전·가스터빈 사업과는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역사다. 팔아서 다시 샀다…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몸집을 키워오던 두산은 창업 100주년을 전후해 오히려 사업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해 한국네슬레·한국3M·한국코닥 등 합작기업 지분을 정리했다. 1997년에는 OB맥주 음료사업을 코카콜라에 4322억원에 넘겼다. 부동산 매각 등을 더하면 6100억원 이상의 현금 유입 효과가 예상되는 규모였다. 외환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이었다. 모태사업인 OB맥주도 예외가 아니었다. 1998년 지분 50%를 벨기에 인터브루에 넘겼다. 박용곤 당시 회장은 “두산은 지속돼야 한다. 하지만 가업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알짜기업도 필요하면 팔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사업을 지키는 것보다 기업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었다. 같은 해 9개 계열사를 ㈜두산으로 통합했다. 당시 438%였던 ㈜두산 부채비율은 이듬해 말 164%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될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빠르게 진행됐다. 외환위기 속에서 두산은 다음 사업으로 이동할 여력을 확보했다. 구조조정은 몸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 확보한 자금을 다시 M&A에 투입했다. 2001년 한국중공업, 2005년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했고 2007년에는 49억달러를 들여 미국 밥캣 등을 품었다. 오늘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핵심 축이 이때 만들어졌다. 그룹의 정체성도 바뀌었다. 대우종합기계의 2003년 실적을 포함하면 중공업 비중은 1999년 50.2%에서 84.3%까지 높아지는 반면 식품·주류 등 소비재는 40.4%에서 11.5%로 떨어졌다.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그룹의 중심축 자체를 바꾼 것이다. 다만 빠른 변화에는 값이 따랐다. 밥캣 인수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북미 건설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두산은 2008년 밥캣에 10억달러를 추가 투입했다. 공격적 M&A는 성장의 동력이었지만 차입과 재무 부담도 키웠다. 두산의 ‘변신 DNA’가 강점인 동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2020년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두 번째 구조조정이 현실화했다. 글로벌 석탄화력 발주 감소와 국내 신규 원전 일감 축소, 두산건설 지원 등으로 누적된 재무 부담이 겹쳤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총 3조6000억원을 지원했고 두산은 3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추진했다. 이번에도 선택은 과감했다. 클럽모우CC와 두산솔루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를 매각했고 핵심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도 현대중공업그룹에 넘겼다. 1990년대 ‘필요하면 핵심사업도 판다’는 방식이 20여 년 만에 반복된 셈이다. 원전·가스터빈·로봇, 세 번째 변신 현재 두산은 클린에너지·스마트머신·첨단소재를 3대 핵심사업으로 두고 다시 사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중심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있다. 대형 원전 기자재와 가스터빈에서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수요가 커지는 흐름도 기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 다섯 번째로 대형 가스터빈 독자 기술을 확보한 뒤 지난해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5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SMR에서는 미국 X-energy와 Xe-100 16기에 필요한 핵심 소재 생산능력 예약계약을 맺었고, 이달 테라파워의 미국 와이오밍주 나트륨 원자로 핵심 기자재 제작 계약도 확보했다. 과거 한국중공업 인수로 확보한 원전 제조 기반이 20여 년 뒤 글로벌 SMR 공급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시장과 산업 환경이 바뀌면 기존 사업에 머무르기보다 필요한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원전·가스터빈·SMR의 핵심 기술과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면서 장기 서비스와 유지보수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실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2분기 매출 4조7248억원, 영업이익 31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4%, 15.9% 증가했다. ㈜두산 자체사업도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용 전자소재 수요를 타고 매출 7652억원, 영업이익 212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세 번째 변화의 성공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두산로보틱스는 2분기 매출이 294% 증가한 176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 144억원을 냈다. 두산밥캣 역시 미국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24년에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아래로 옮기려던 사업재편이 주주가치 훼손 논란과 금융당국의 제동 끝에 철회되기도 했다. 두산의 130년은 한 업종을 끈질기게 지킨 역사가 아니다. 1990년대에는 소비재를 덜어내고 중공업을 샀고, 2020년에는 다시 핵심 자산을 팔아 그룹을 재정비했다. 이제 그 중공업 기술을 원전·가스터빈·SMR로 확장하고 로봇과 첨단소재를 새로운 축으로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변신의 속도가 아니라 비용”이라며 “과거 공격적 M&A가 재무 부담을 남겼다면 이제는 신사업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주주와 시장의 신뢰까지 함께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산이 130년간 보여준 것은 ‘바꿀 수 있는 능력’”이라며 “세 번째 변신의 승부는 과거와 같은 비용을 반복하지 않고 다시 한번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7 18: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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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력망 선점"…HD현대일렉·효성重, 420kV 친환경 기술 경쟁
[경제일보] 유럽 전력망 시장을 둘러싼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의 경쟁이 프랑스 파리에서 맞붙었다. 두 회사는 ‘CIGRE 파리 세션 2026’에서 나란히 420kV급 SF₆-Free 가스절연개폐장치(GIS)를 전면에 세웠다. 같은 전압대의 친환경 제품을 꺼냈지만 공략법은 다르다. HD현대일렉트릭이 인증과 공급 실적을 바탕으로 빠른 상용화에 무게를 둔다면, 효성중공업은 초고압 송전부터 데이터센터용 배전까지 묶은 ‘토털 솔루션’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IGRE 파리 세션은 지난 23일부터 오는 2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2024년 행사에는 99개국에서 1만1200명 이상의 전력산업 관계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양사가 유럽을 겨냥한 배경에는 대규모 전력망 투자가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전력망에 5840억 유로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유럽 배전망의 약 40%가 가동 40년을 넘긴 데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도 설비 교체·증설을 재촉하고 있다. 환경 규제도 시장을 바꾸고 있다. EU F-gas 규정은 2028년부터 52kV 초과 145kV 이하 고압 개폐장치에, 2032년부터는 145kV 초과 제품에 지구온난화지수(GWP) 1 이상인 절연·차단 매질 사용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유럽 초고압 전력기기 시장에서 친환경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HD현대일렉, PQ 통과 후 첫 수주 HD현대일렉트릭은 이번 전시에서 72.5kV와 145kV급 제품에 최근 시험을 마친 420kV급 ‘GREENTRIC 550SRE’를 추가했다. 현재 72.5·145·170·420 kV급 SF₆-Free GIS를 확보했으며, 앞으로 3년 안에 300·362 kV급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주요 전압대별로 친환경 GIS 라인업을 촘촘하게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럽에서 먼저 쌓은 공급 경험도 앞세운다. 지난해 스웨덴 전력청으로부터 145kV SF₆-Free GIS를 국내 업체 최초로 수주한 뒤 핀란드에서도 14대를 추가로 수주했다. 영국 내셔널그리드와는 400kV·275kV급 초고압 변압기 13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420kV 제품도 개발 단계에서 유럽 송전망 운영사의 사전적격심사(PQ)를 통과한 상태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420kV급은 유럽 주요 송전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전압대로, 국내 최초로 해당 제품을 개발해 친환경 전력기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유럽 송전망 운영사의 PQ를 통과했고 현재 영국 주요 전력회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내 또는 내년 초 첫 수주가 목표”라고 했다. 이어 “향후 3년 내 300kV와 362kV급 제품까지 개발하고 친환경 절연유 변압기, 해상풍력용 특수 변압기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와 유럽 공급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효성중공업, GIS 넘어 HVDC·SST ‘토털 솔루션’ 효성중공업은 CIGRE에서 독자 기술로 개발한 420kV급 SF₆-Free GIS를 처음 공개했다. 여기에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STATCOM,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변압기(SST), 친환경 절연유 변압기, AI 기반 전력설비 자산관리 플랫폼 ‘ARMOUR+’까지 함께 전시했다. 개별 기기보다 송·배전과 설비 관리를 아우르는 사업 역량을 보여주는 데 방점을 찍었다. 효성중공업도 기존 초고압 전력기기를 기반으로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지난해 12월 영국·스웨덴·스페인에서 초고압 변압기와 리액터 등 2300억원이 넘는 전력기기를 수주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7조498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에 육박했고, 연간 수주 목표도 기존 8조4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높였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420kV급 초고압 GIS를 탄소 저감형으로 독자 개발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탄소중립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과 수주 목표는 아직 공개하기 어렵지만 현지 고객과의 협의와 시장 반응을 바탕으로 사업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개별 전력기기 공급을 넘어 GIS와 HVDC·STATCOM·SST, AI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역량을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먼저 수주하는 HD, 넓게 묶는 효성 현재 공개된 내용만 놓고 보면 420kV GIS의 유럽 사업화 속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한 발 앞선 모습이다. PQ를 통과한 데 이어 영국 전력회사와 장기 계약을 논의하고 첫 수주 목표 시점까지 제시했다. 효성중공업은 제품을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단계로,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는 기술 자체의 우열보다는 현재 사업화 진척도의 차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반면 경쟁이 전력망 전체로 확대되면 구도는 달라진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고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장거리 대용량 송전과 계통 안정화, 디지털 설비 관리 기술의 중요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GIS뿐 아니라 HVDC·STATCOM·SST까지 한꺼번에 제시한 효성중공업이 ‘토털 솔루션’을 강조하는 이유다. 결국 승부는 전시장보다 실제 설치 현장에서 갈릴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앞선 사업화 속도를 장기 공급 계약으로 연결해야 하고, 효성중공업은 폭넓은 기술 포트폴리오를 실제 패키지 수주로 증명해야 한다. EU의 환경 규제 강화와 대규모 전력망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송전망 운영사의 검증을 넘어 반복 수주와 장기 운전 레퍼런스를 먼저 쌓는 회사가 유럽 시장 선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2026-08-26 17: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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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사이 두 명 숨진 조선소, '안전'은 왜 늘 사고 뒤에 오는가
[경제일보] 사람이 죽었다. 엿새 뒤 또 한 사람이 같은 유형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장소는 달랐지만 회사는 같았고, 둘 다 협력업체 노동자였으며, 사망 원인도 ‘끼임’이었다. 지난달 18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던 LNG 운반선 내부에서 작업하던 우즈베키스탄 국적 협력업체 노동자가 산업용 승강기와 상부 구조물 사이에 끼여 숨졌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군산조선소 패널공장 조립라인에서 협력업체 노동자가 작업장비와 철제 구조물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불과 엿새 간격이었다. 올해 HD현대중공업 울산·군산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자는 3명이고 모두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고용노동부가 결국 칼을 빼 들었다. 18일부터 울산·군산조선소와 본사, 초고위험 사업장으로 지정된 공장 등에 감독관과 산업안전보건공단 전문가 62명을 투입했다. 명칭은 ‘고강도 감독’이지만 사실상 특별감독에 준하는 규모다. 끼임뿐 아니라 추락·충돌·화재·폭발·질식 위험까지 들여다보고, 사고 뒤 회사가 약속한 개선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했는지도 확인한다. 노동부 장관은 동일 유형의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것은 안전관리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방증이라며 ‘무관용 원칙’을 밝혔다. 감독은 필요하다. 법을 어겼다면 책임도 물어야 한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있는데 아무 일 없었던 듯 넘어가는 것은 더 나쁜 일이다. 다만 여기서 질문 하나는 남는다. “왜 우리의 산업안전은 사람이 숨진 뒤에야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가.” HD현대중공업도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연이은 사고 직후인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전 사업장의 생산을 멈추는 ‘안전 셧다운’을 실시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하고 위험성 평가와 고위험 공정을 다시 점검했으며, 위험요인이 해소될 때까지 해당 공정을 재가동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안전문화를 뿌리부터 바꾸는 전환점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노동부 감독이 확인해야 할 것은 그 약속의 문구가 아니다. 셧다운 때 찾아낸 위험이 실제로 없어졌는지, 다시 생산이 시작된 뒤 안전의 우선순위가 그대로 유지됐는지다. 공장을 며칠 멈추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더 어려운 것은 공장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뒤에도 생산보다 안전을 앞세우는 것이다. 납기가 급해지고 작업량이 늘어나도 위험하면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공정이 늦어져도 방호장치를 먼저 설치해야 한다. 안전을 이유로 작업을 멈춘 노동자나 협력업체가 눈치를 보지 않아야 한다. 안전문화라는 말의 진짜 시험은 셧다운 기간이 아니라 정상조업 기간에 치러진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올해 사망자 3명이 모두 협력업체 노동자였다는 사실이다. 이것만으로 개별 사고의 책임 소재를 단정할 수는 없다. 사고 원인과 법적 책임은 조사로 가려야 한다. 그럼에도 구조적 질문은 피할 수 없다. 조선소는 하나의 거대한 작업장이지만 그 안에서는 원청과 수많은 협력업체 노동자가 함께 일한다. 작업 지시와 공정, 설비, 공간은 서로 얽혀 있는데 고용주는 다르다. 위험정보가 원청에서 협력업체로, 협력업체 관리자에서 현장 노동자까지 한 치의 누락 없이 전달되지 않으면 안전의 틈이 생긴다. 법도 이미 이를 전제로 하고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협력업체 노동자가 일할 경우 도급인이 이들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작업시기와 내용, 안전조치 확인과 안전교육 지원 역시 도급인의 책무에 포함된다. 따라서 원청의 책임은 ‘협력업체가 교육했는가’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같은 야드에서 같은 설비와 구조물을 이용해 같은 배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소속 회사가 달라도 하나의 안전체계 안에 있어야 한다. 이주노동자가 늘어난 현장이라면 교육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안전수칙을 한국어 문서 한 장으로 전달하고 서명을 받는 방식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작업자의 언어로 위험을 이해시키고, 실제 장비를 놓고 위험구간과 비상정지 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교육을 받았다는 서류보다 위험을 알아봤다는 현장의 증거가 중요하다. ‘끼임’ 같은 사고는 더욱 그렇다. 위험한 기계와 구조물 사이에 사람이 들어가야 하는 공정이라면 작업자에게 조심하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사람이 위험구역에 접근하면 장비가 자동으로 멈추는 인터록, 접근감지 센서, 방호장치, 원격조작과 자동화 설비를 확대해야 한다. 안전보건공단 역시 위험설비의 물리적 방호와 보호장치를 사고 예방의 기본 원칙으로 제시한다. 사람의 주의력은 완벽할 수 없다. 피로할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할 수도 있다. 좋은 안전시스템은 노동자가 실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시스템이 아니라, 실수해도 죽지 않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작업중지권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의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합리적 이유가 있는 작업중지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에 권리가 있다고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작업은 위험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납기가 늦어진다는 압박이나 동료에게 부담을 준다는 눈치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면 작업중지권은 종이 위의 권리에 머문다. 특히 원청보다 협상력이 약한 협력업체와 그 소속 노동자가 실제로 작업을 세울 수 있는지를 감독 당국이 살펴야 한다. 생산일정 자체에도 안전의 비용을 넣어야 한다. 기업 경영에서 납기와 생산성은 중요하다. 글로벌 조선업 경쟁에서 일정이 밀리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안전조치를 생산 일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순서가 뒤집힌다. 안전에 필요한 시간까지 포함해 생산계획을 짜야 한다. 점검시간, 작업중지 가능성, 설비 보수와 교육에 필요한 시간을 처음부터 일정에 넣지 않고 최대 생산량을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면 안전은 결국 생산과 경쟁하게 된다. 그 경쟁에서 현장의 노동자가 패해서는 안 된다. 정부도 사고 때마다 감독인력을 대거 보내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복 사고 사업장은 감독이 끝난 뒤가 더 중요하다. 이번에 노동부가 일회성 감독에 그치지 않고 재감독을 통해 개선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감독의 목표가 위반사항 몇 건을 찾아내는 데 머물지 않고 위험한 공정을 실제로 바꾸는 데까지 가야 한다. ‘좌전’ 양공 11년에는 ‘거안사위 사즉유비 유비무환(居安思危 思則有備 有備無患)’이라는 말이 나온다. ‘편안할 때 위험을 생각하고, 위험을 생각하면 대비하며, 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의미다. 산업안전만큼 이 오래된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영역도 드물다. 사람이 죽은 다음 공장을 멈추는 것은 대비가 아니다. 장례가 끝난 뒤 특별교육을 하는 것도 예방이라 부르기 어렵다. 위험을 발견하기 전에 사고가 먼저 발견한다면 안전관리체계가 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없다. HD현대중공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을 만드는 기업이다. 기술과 생산능력, 수주 경쟁력에서 한국 조선업을 대표한다. 그렇다면 안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요구받는 것이 당연하다. 배 한 척을 약속한 날짜에 인도하는 능력만 경쟁력이 아니다. 그 배를 만드는 사람이 퇴근시간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능력도 기업의 경쟁력이다. 이번 감독은 엄정해야 한다. 법 위반이 확인되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또 하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원청과 협력업체의 안전체계를 하나로 묶고, 작업중지권을 실제 권리로 만들며, 위험설비에는 사람의 주의보다 기술적 방호를 먼저 세워야 한다. 생산계획에도 안전을 위한 시간을 비용이 아니라 필수 공정으로 넣어야 한다. 사고 뒤의 ‘무관용’보다 더 필요한 것은 사고 전의 ‘무타협’이다. 안전 앞에서는 납기와 생산량도 한발 물러서야 한다. 그 원칙이 현장의 일상이 될 때 특별감독도, 안전 셧다운도 필요 없는 조선소에 가까워질 수 있다. 중대재해를 끝내는 출발점은 더 무거운 처벌만이 아니다. 사람이 죽기 전에 공장을 멈출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2026-08-1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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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 조선 턴어라운드 본격화…2분기 영업익 12배 증가
[경제일보] HJ중공업이 친환경 컨테이너선과 특수선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배 이상 끌어올렸다. 조선부문이 외형 성장뿐 아니라 이익 개선까지 주도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13일 HJ중공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299억원, 영업이익은 6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43.7% 늘었고 영업이익은 53억원에서 약 12.1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66억원의 순손실을 냈던 당기순손익도 62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1.1%에서 8.9%로 높아졌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매출 1조2713억원, 영업이익 894억원, 당기순이익 8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8.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8억원에서 8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1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던 순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조선이 있었다. 상반기 조선부문 매출은 67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5%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8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12%에 달한다. 친환경·고부가가치 컨테이너선의 건조 공정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된 데다 방산을 포함한 특수선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낸 영향이다. 상반기 조선 매출 가운데 신조선은 4928억원, 특수선은 1591억원, 수리선은 267억원을 차지했다. 건설부문도 흑자를 유지했다. 상반기 매출 5844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HJ중공업은 GTX-B 3-2공구와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필리핀 세부 신항만 등 대형 인프라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조선 1조9043억원, 건설 8조3307억원이다. 향후 조선부문의 실적 개선 흐름을 얼마나 이어갈지가 중요해졌다. HJ중공업은 중형 컨테이너선과 LNG 벙커링선을 중심으로 상선 수주를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와 해외 함정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향후 5년간 미 해군 주요 함정 MRO 사업에 입찰할 자격도 확보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과 공정 효율화, 원가 절감 노력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와 건설부문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2026-08-13 10: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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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高)선가 선박 건조 늘자 엔진도 날았다… 수익성 동반 개선
[경제일보] 국내 조선사들이 고선가 선박을 본격적으로 건조하면서 선박엔진 업체의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엔진 등 고부가 제품의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완성선에서 시작된 ‘고(高)선가 효과’가 핵심 기자재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상선 부문에서 매출 3조2397억원, 영업이익 73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2.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포인트(p) 상승했다. LNG운반선 건조 확대와 2024년 이후 수주한 고수익 선박의 매출 반영, 원가 절감 효과가 겹쳤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부문은 매출 9522억원, 영업이익 2364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24.8%다. 판매 물량과 판가 상승, 우호적인 환율에 더해 수익성이 높은 이중연료 엔진의 매출 비중이 유지된 영향이다. HD현대마린엔진도 매출 1281억원, 영업이익 3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9.1%, 79.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7.6%에서 24.4%로 높아졌다. 외형 확대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빨랐다는 점에서 제품 구성과 생산 효율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한화엔진은 매출이 3622억원으로 6.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79억원으로 12.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8.7%에서 10.5%로 상승했다. 엔진 출하 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4년 수주한 고수익 물량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원가율이 88.2%에서 79.3%로 낮아졌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26.2% 감소했다. 본업의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신규 사업 확대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했다. 노르웨이 전기추진시스템 업체 SEAM의 자회사 편입과 인수 관련 비용, 중국 자회사 설립 비용 등이 판관비에 반영된 영향이다. 향후 실적을 뒷받침할 수주잔고도 늘었다. 한화엔진의 6월 말 수주잔고는 5조978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4.1% 증가했다. 전체 잔고의 93.4%가 선박엔진이며, 선박엔진 가운데 이중연료 엔진 비중은 83%다. 고객별로는 중국 등 해외 조선소가 46%, 한화 계열 30%, 삼성중공업 24%를 차지했다. 엔진업체의 실적에는 조선사보다 늦게 호황이 반영된다. 한화엔진에 따르면 엔진 계약은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한 뒤 약 3개월 후 체결되고, 엔진 수주부터 출하와 매출 인식까지는 평균 18개월이 걸린다. 현재 실적에는 2024년 전후 확보한 고선가 선박용 엔진 물량이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한화엔진은 주기엔진 중심의 사업 구조도 넓히고 있다. 2분기 애프터마켓 매출은 400억원으로 8% 증가했고,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인 SCR 등을 포함한 비선박엔진 매출은 494억원으로 20% 늘었다. 이번 분기부터 연결 실적에 편입된 SEAM도 307억원의 매출을 보탰다. 한화엔진 관계자는 “최근 실적은 조선업황 개선뿐 아니라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과 생산 효율성 제고의 결과”라며 “품질 경쟁력과 납품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외 조선사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친환경 이중연료 엔진의 연료 종류를 다양화하고 중속엔진 등 차세대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솔루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주잔고와 매출 인식 시차를 고려하면 엔진업체의 실적 개선은 조선사보다 늦게 나타나면서 더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 조선소 비중 확대는 국내 조선업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요인이되고 있다. 반면 선박 건조 일정과 환율, 원자재 가격, 차세대 연료 선택은 향후 수익성의 변수다. LNG 이후 메탄올·암모니아 엔진 시장에서 기술과 납기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다음 성장 국면을 가를 전망이다.
2026-08-06 16: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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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美 최대 수상함 조선소에 지능형 용접 시스템 도입
[경제일보]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II) 산하 잉걸스 조선소에 자체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을 도입한다. 국내 조선소에서 검증한 자동화 기술을 미국 함정 건조 현장에 적용하며 한미 조선 협력을 생산기술 분야로 구체화한다. 6일 HD현대에 따르면 양사는 미국 미시시피주 잉걸스 조선소에서 ‘조선소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잉걸스 조선소는 미 해군 수상함을 건조하는 미국 최대 규모의 수상함 전문 조선소다. 이번 사업은 양사가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해양항공우주 전시회 ‘SAS 2025’에서 체결한 ‘선박 건조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다. MOU 단계의 협력을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첫 사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HD현대는 시범사업의 첫 단계로 자체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을 잉걸스 조선소에 적용한다. 이 시스템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 등 그룹 내 조선소에서 실제 운영돼 온 현장 검증형 기술이다. 시스템은 작업 대상과 조건을 자동으로 인식해 용접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정한다. 작업자는 작업 구역만 설정한 뒤 여러 대의 로봇을 동시에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개입하면 된다. 용접 과정에서 생성되는 정보는 실시간으로 저장돼 품질 관리와 공정 개선, 작업 이력 확인에도 활용된다. 인력 의존도가 높은 용접 공정의 생산성과 작업 안전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사의 협력 범위는 용접 자동화에 그치지 않는다. 양사는 MOU를 통해 로봇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조선소 구축, 함정 건조 생산성 개선, 생산인력 교육, 기자재 공급망 참여 등 선박 건조 전반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시범사업 성과에 따라 HD현대의 생산기술이 잉걸스 조선소의 다른 공정으로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브라이언 블란쳇 잉걸스 조선소 사장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자동화 적용 범위를 생산 공정의 더 깊은 단계까지 확장하고,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과정에 양사의 모범 사례를 접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번 협력은 양사의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함정 건조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HD현대는 미국과의 조선 협력 범위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 지멘스와 ‘차세대 마린 플랫폼’ 도입 본계약을 체결했으며,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는 미국 조선소 현대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 함정 유지·보수부터 연구개발, 조선소 현대화, 첨단 생산기술 적용까지 협력 기반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2026-08-06 10: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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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후 배당 기업 48%↑…이재용 회장 728억원 '개인 최다'
[경제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상반기 728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개인 배당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법 개정 이후 상장사 배당이 확대되면서 배당을 공시한 기업 수도 1년 새 두 자릿수 늘었다. 4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2873곳 중 지난 3일까지 상반기 배당을 공시한 기업은 127곳으로, 전년 동기 86곳보다 48% 증가했다. 배당금 총액은 11조4160억원에서 13조5200억원으로 18.4% 늘었고, 평균 시가배당률은 1.3%에서 1.8%로 상승했다. 배당을 늘린 기업은 105곳, 줄인 기업은 12곳,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기업은 10곳이었다. 개인 배당액에서는 이재용 회장에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671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54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1위였던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주식을 매각하면서 배당금이 544억원으로 줄어 4위로 내려갔다.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341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12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284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195억원),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141억원), 정기선 HD현대 회장(126억원)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증가율은 HD현대 계열이 두드러졌다. HD현대중공업은 배당금 6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1% 늘었고, HD한국조선해양(4596억원)은 103.1%, HD현대(1837억원)는 44.4%, HD현대일렉트릭(936억원)은 36.8%, HD현대마린솔루션(807억원)은 28.6% 각각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지주가 6963억원으로 25.4%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고, 하나금융지주(6151억원)는 23.0%, KB금융(8109억원)은 21.1%, 우리금융지주(3210억원)는 9.1% 늘었다. 절대 규모로는 삼성전자가 가장 컸다. 1분기 2조4533억원, 2분기 2조4559억원씩 총 4조9092억원을 상반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주가 상승 영향으로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기준 1분기 0.2%, 2분기 0.1%에 그쳤다. 1조3092억원을 배당한 현대자동차가 뒤를 이었다. 배당을 공시한 127곳 중 22곳(17.3%)은 감액배당 방식을 택했다. 우리금융지주, SK스퀘어, 두산밥캣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감액배당은 이익잉여금이 있는 회사가 자본준비금 등 납입자본을 줄여 현금으로 주주에게 돌려주는 구조로, 배당소득세가 붙지 않아 비과세 배당으로 분류된다.
2026-08-04 08: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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