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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찾아간 투표소에 용지가 없었다
6월 3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 투표용지가 바닥났다. 이미 줄을 서 기다리던 유권자들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이후 투표가 중단된 곳들이 속속 생겨났고, 일부 투표소는 오후 10시까지 투표를 연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뒤늦게 인정한 용지 부족 투표소는 최종 전국 50곳이었다. 언론은 이 사태를 선관위의 행정 실수로 보도했다. 절반은 맞다. 그러나 절반은 빠져 있다. 이 사태가 모든 유권자에게 동등한 피해를 입혔다는 가정이다. 그렇지 않다. 투표소 앞에서 기다리다 돌아선 유권자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고령자였다. 그리고 그것은 우연이 아니다. 선관위가 유권자의 절반만 온다고 계산한 근거 이번 사태의 직접 원인은 명확하다. 중앙선관위가 본투표 용지 인쇄 비율 하한을 전체 유권자의 50%로 설정했다. 사전투표가 일반화된 이후 본투표 참여율이 낮아졌다는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달랐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투표 참여율이 61%로 치솟았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본투표 참여율이 50%를 훌쩍 넘어섰고, 준비된 용지는 바닥났다. 선관위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투표율 상승은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 있었다. 재보궐선거 병행, 정치적 관심 고조 등 여러 변수가 이미 공개된 상황이었다. 불확실성이 있을 때 안전 마진을 확보하는 것은 행정의 기본이다. 선관위는 그 기본을 지키지 않았다. 왜 고령 유권자에게 더 가혹한가 투표소 혼란은 모든 유권자에게 불편을 줬다. 그러나 '불편'의 무게는 같지 않다. 젊은 유권자는 스마트폰으로 상황을 확인하고, 대기 번호를 받아두고,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다 돌아올 수 있다. 저녁 10시까지 기다리는 것도 상대적으로 감당 가능하다. 고령 유권자는 다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투표소까지의 이동은 그 자체로 큰 결심이다. 버스를 두 번 갈아타거나 자녀의 도움을 받아 찾아온 투표소 앞에서 "용지가 없으니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선택지는 둘뿐이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버티거나, 포기하고 돌아서거나. 오후 10시까지 기다린다는 것은 많은 어르신에게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인지 기능이 저하된 고령자에게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와 대기는 더 큰 혼란을 준다. "대기 번호를 받아두면 나중에 올 수 있다"는 안내가 전달됐다 해도, 이를 이해하고 실행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있다. 이들에게 투표용지 부족은 단순한 대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참정권 박탈이었다. 선관위의 실수는 모든 유권자에게 동등하게 가혹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가장 깊이 피해를 입은 것은 몸을 이끌고 투표소를 찾아온 고령 유권자였다. 선관위는 고령 유권자를 설계에 포함시킨 적이 없다 이번 사태는 예외적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무관심의 결과다. 선관위의 투표 운영 설계는 평균적인 유권자를 상정한다. 스마트폰을 쓸 줄 알고, 상황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장시간 대기가 가능한 유권자다. 고령 유권자, 장애인, 거동 불편자는 이 설계의 바깥에 있다. 거소투표 신청 기한, 투표보조인 요청 방법, 임시기표소 안내 — 이 모든 제도가 존재하지만, 제도의 존재를 아는 것과 그것이 실제로 필요한 사람에게 닿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선관위는 고령 유권자를 위한 접근성 설계를 독립적인 정책 과제로 다룬 적이 없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그 무관심이 극단적 형태로 드러난 사건이다. 65세 이상 유권자는 이미 전체 유권자의 20%에 달한다. 이들이 투표소에서 겪는 현실적 장벽을 측정하고, 개선하고, 책임지는 주체가 선관위 안에 없다. 위원장이 사퇴하고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졌지만, 조사 범위에 고령 유권자 피해 실태가 포함될지는 불확실하다. 책임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선관위 위원장이 사퇴했다.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졌다. 그러나 이 수습이 '투표용지를 왜 부족하게 인쇄했는가'에만 집중된다면, 문제의 절반만 다루는 것이다. 세 가지 질문이 추가로 다뤄져야 한다. 첫째, 용지 부족으로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 중 고령자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 이것은 집계 가능한 데이터다. 선관위는 이를 공개해야 한다. 둘째, 고령 유권자의 투표 접근성을 독립적인 지표로 관리하는 체계가 선관위 안에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번 기회에 만들어야 한다. 셋째, 투표 운영 설계 단계에서 고령자·장애인 등 취약 유권자의 접근성을 사전 검토하는 의무 절차가 있는가. 이것 역시 없다면, 법제화를 검토해야 한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다. 그 행위가 가능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은 선관위의 존재 이유다. 힘겹게 찾아온 투표소 앞에서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던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이번 사태 보도에서 거의 들리지 않았다. 진상규명위원회가 무엇을 조사하고, 무엇을 조사하지 않는지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2026-06-07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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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계, 속도보다 설득의 시간이 왔다
[경제일보] 서울 유권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5선을 허락했지만 서울시의회 권력은 더불어민주당에 넘겼다. 시장은 국민의힘이 지켰고 예산과 조례의 문은 민주당이 쥐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서울시정 전반의 변화이기도 하지만 건설부동산 시장에는 더 직접적인 신호로 읽힌다. 앞으로 4년 서울의 재개발·재건축과 도심 개발, 청년 주거정책은 속도보다 설득을 먼저 요구받게 됐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 118석 가운데 80석을 확보했다. 지역구 73석과 비례대표 7석이다. 전체 의석의 67.8%에 이른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30석과 비례대표 8석을 합쳐 38석을 얻었다. 2022년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주도했던 서울시의회 권력 지형이 4년 만에 뒤집혔다. 오 시장 입장에서는 복잡한 결과다. 개인적으로는 5선에 성공했다. 서울시장 선거만 놓고 보면 정치적 생명력을 다시 입증했다. 그러나 시정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예산과 조례의 관문은 야당 다수 의회가 쥐게 됐다. 시장 선거의 승리와 시정 운영의 안정성이 반드시 같은 말은 아니라는 점을 이번 선거가 보여줬다. 서울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의지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서울시장은 도시계획과 인허가의 큰 방향을 쥐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은 예산과 조례, 도시계획 관련 의회 논의와 맞물려 간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 역세권 개발, 공공기여, 임대주택 비율, 청년 주거 지원, 기반시설 부담 같은 사안은 어느 하나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어렵다. 시장의 추진력과 의회의 동의가 맞물려야 정책은 현장에서 작동한다. 오 시장은 그동안 서울의 개발 시계를 다시 빠르게 돌리겠다는 메시지를 내왔다. 재개발·재건축 정상화, 한강변 도시경쟁력 강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세운지구 정비, 청년안심주택 확대 등이 그 흐름 안에 있다.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했던 제11대 서울시의회는 오 시장의 역점 사업 추진에 비교적 우호적인 의회 환경이었다. 그러나 새 시의회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사업의 필요성과 속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재정 부담, 공공성, 주민 수용성, 도시 경관, 공급 효과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이미 비슷한 장면은 있었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로 서울시에 복귀한 뒤 민주당이 우위였던 시의회와 여러 차례 충돌했다. 지천르네상스 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서울의 지천을 생활권 수변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당시 시의회는 기본 구상과 시급성을 문제 삼았다. 상생주택 사업도 예산 삭감 논란을 겪었다. 민간 토지를 활용해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당시 시의회는 사업 절차와 재정 투입의 적정성을 문제 삼았다. 의회 문턱을 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 갈등은 앞으로의 예고편에 가깝다. 서울 부동산 정책은 언제나 개발과 보존, 공급과 공공성, 속도와 절차 사이에서 움직인다. 시장은 공급 확대와 도시 경쟁력을 앞세우고 의회는 예산과 절차, 공공성을 따진다. 어느 한쪽만 옳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대형 개발사업일수록 정치적 동의 없이 오래 가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업성이 높아도 설명이 부족하면 논란이 커지고 공공성이 강조돼도 현실성이 떨어지면 현장은 움직이지 않는다. 새 시의회 출범 이후 가장 먼저 주목할 곳은 세운4구역이다. 종묘 인근 세운4구역 개발은 서울 도심 재편의 상징적 사업이다. 낡은 도심을 정비하고 업무·상업 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반면 종묘 경관과 역사문화 보전 문제도 가볍게 다룰 수 없다. 이 사안은 개발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도심의 노후 공간을 어떻게 바꾸되 역사적 경관을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의 문제다. 새 시의회가 이 문제를 정쟁으로 끌고 가면 해법은 멀어진다. 서울시도 사업성만 앞세우는 방식으로는 동의를 얻기 어렵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서울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다. 용산은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로 불린다. 국제업무 기능과 주택 공급, 교통 인프라, 공공기여가 한꺼번에 얽혀 있다. 공급 물량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 학교와 도로 등 기반시설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개발 이익을 어디까지 공공에 환원할 것인지가 쟁점이다. 숫자 경쟁으로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서울시가 도시 경쟁력을 말한다면 시의회는 생활 기반과 공공성을 따질 것이다. 이 둘을 조정하지 못하면 용산 개발은 다시 정치적 논란의 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주택 공급의 핵심은 결국 정비사업이다.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지 않고 서울의 주택난을 풀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비사업에는 집값 상승 기대와 세입자 보호, 임대주택 확보, 공사비 부담, 조합 갈등이 동시에 따라붙는다. 오 시장이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할수록 민주당 시의회는 공공성과 주거 안정 장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이 생산적인 견제가 되면 정책은 정교해진다. 반대로 정치적 충돌로 흐르면 공급 일정만 늦어진다. 청년안심주택도 새 시의회의 검증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취지는 부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재원과 공급 방식, 보증금 지원의 안전성이다. 주거 취약층을 위한 정책일수록 더 정밀해야 한다. 실제 수혜자가 누구인지, 임대료 부담은 얼마나 낮아지는지, 민간사업자와 공공의 부담은 어떻게 나뉘는지 따져야 한다. 청년 주거정책은 선의만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지속 가능한 재원과 집행의 투명성이 따라야 한다. 민주당 시의회의 책임도 작지 않다. 의석이 많다는 것은 제동을 걸 권한이 커졌다는 뜻만은 아니다. 대안을 제시해야 할 책임도 함께 커졌다는 의미다.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은 이미 시민 생활의 압박으로 돌아오고 있다. 전세와 월세 부담, 청년 주거 불안, 노후 주거지의 안전 문제는 정당의 유불리보다 앞선다. 다수 의회가 견제라는 이름으로 모든 개발사업을 막아선다면 시민은 이를 균형으로 보지 않을 것이다. 삭감과 반대만으로는 다수당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오 시장도 달라져야 한다. 5선 시장의 경험은 강점이지만 동시에 부담이다. 오래 시정을 이끌었다는 것은 더 많은 성과를 요구받는다는 뜻이다. 서울 부동산 정책은 구호가 아니라 일정과 숫자, 재원과 인허가로 평가된다. 재건축 규제 완화와 도심 개발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공공성의 언어가 빠지면 의회의 벽을 넘기 어렵다. 이제 필요한 것은 발표가 아니라 설득이고 속도전이 아니라 조율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정치적 신호에 민감하다. 시의회 구도가 바뀌었다고 당장 사업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업 인허가와 예산, 조례 논의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만으로도 시장은 반응한다. 개발 기대가 큰 지역은 속도 조절 가능성을 따질 것이고 정비사업장은 공공기여와 임대주택 비율, 기반시설 부담 논의를 더 예민하게 볼 것이다. 정치의 변화는 결국 현장의 비용과 시간으로 이어진다. 이번 선거의 서울 민심은 한쪽에 백지위임을 한 것이 아니다. 오 시장에게는 계속 일할 기회를 줬고 민주당 시의회에는 견제의 힘을 실었다. 이 선택은 불편한 동거를 뜻한다. 그러나 지방자치에서 불편한 동거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제대로 작동하면 정책은 더 정교해지고 잘못 작동하면 사업은 늦어지며 시민 부담은 커진다. 서울시정의 첫 시험대는 부동산이다. 세운4구역과 용산국제업무지구, 재개발·재건축, 청년안심주택은 모두 서울의 미래와 시민의 주거비를 동시에 건드리는 사안이다. 시민이 보고 싶은 것은 승자의 목소리나 다수당의 힘자랑이 아니다. 서울의 집값과 주거 안정, 도시 경쟁력을 어떻게 함께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다. 오 시장은 이겼지만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이겼지만 반대만으로는 평가받을 수 없게 됐다. 이번 선거가 남긴 메시지는 여기에 있다. 서울 부동산 시계는 이제 속도보다 설득의 시간이 왔다. 협치는 구호로 증명되지 않는다. 예산과 조례, 정비사업의 우선순위에서 증명된다. 서울의 다음 4년은 그 증명의 시간이다.
2026-06-06 13: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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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왜 정원오가 아니라 오세훈을 택했나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결국 서울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차지하는 흐름 속에서도 서울만은 달랐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개표 막판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서울시장 사상 첫 5선 고지에 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후보는 49.22%의 득표를 얻어 정 후보(48.07%) 1.15%포인트, 6만259표 차로 이겼다. 지상파 출구조사에서 정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던 흐름을 뒤집은 ‘대역전극’이었다. 서울은 민주당이 ‘이겼어야 할 선거’였고, 국민의힘이 ‘반드시 지켜야 할 선거’였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수도 서울까지 가져와야 정권 안정론을 완성할 수 있었다. 반대로 국민의힘에는 서울이 마지막 수도권 교두보였다. 경기와 인천이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서울마저 내주면 보수 정당의 전국 확장성은 사실상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오 후보의 승리는 단순한 서울시장 1석의 승리가 아니라 보수 진영이 간신히 붙잡은 정치적 생명줄이었다. 전국은 민주당, 서울은 국민의힘…수도 표심은 달랐다 이번 지방선거의 큰 흐름은 민주당 우세였다.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서울·대구·경북·경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다만 민주당은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면서 ‘미완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서울 유권자는 전국적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았다. 정당 구도보다 후보의 시정 경험, 부동산 기대, 도시 운영 능력을 따로 떼어 판단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서울 선거는 정권에 힘을 실어주느냐, 야당에 견제력을 주느냐의 선거이기도 했지만, 막판에는 ‘내 집값과 내 동네 개발을 누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좁혀졌다”며 “전국 선거의 바람이 서울의 생활경제 계산을 완전히 덮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국 승리 흐름에 기대 서울에서도 정권 안정론이 먹힐 것으로 봤다. 그러나 서울은 한국 정치의 상징 공간인 동시에 가장 예민한 생활경제의 현장이다. 부동산 가격, 재건축 속도, 교통망 확충, 세금 부담, 도시개발 방향이 유권자의 일상과 자산에 직접 연결된다. 정권에 대한 호감과 지지는 있었지만, 그것이 곧바로 서울시장 교체 요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정원오의 생활행정, 서울 전체 시장감으로 확장 못 했다 정원오 후보는 성동구청장 3선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행정형 후보’ 이미지를 내세웠다. 성수동 변화, 지역 행정 경험, 젊고 실용적인 행정가 이미지는 분명 강점이었다. 실제 선거 초중반 정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뿐 아니라 일부 중도층에서도 신선한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구청장 성공 모델을 서울 전역의 시장감으로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은 25개 자치구의 단순한 합이 아니다. 부동산·교통·재건축·재개발·도시계획·복지·일자리·안전이 동시에 작동하는 초대형 생활권이다. 정 후보의 생활행정 이미지는 호감도는 만들었지만, 막판 초박빙 승부에서 “서울 전체를 맡겨도 되느냐”는 질문을 완전히 넘어서지는 못했다. 특히 TV토론을 둘러싼 소극적 대응 논란은 정 후보의 확장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TV토론에는 참석했지만, 오세훈 후보 측이 요구한 추가 토론에는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신문은 선거 기간 중 오 후보가 정 후보의 토론 회피를 비판했고, 정 후보가 과거 발언 등을 거론하며 맞받았다고 보도했다. 이후 5월 28일 열린 서울시장 후보 TV토론은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TV토론이 됐다. 경향신문은 해당 토론에서 후보들이 안전 문제와 부동산 정책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고 전했다. 정 후보 입장에서는 앞선 판세를 지키기 위한 ‘리스크 관리’였을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는 인지도와 시정 경험을 검증받는 무대다. 도전자에게 TV토론은 현직의 실정과 자신의 대안을 동시에 부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정 후보가 추가 토론 공방에서 보다 공세적으로 나섰다면 성동구청장 이미지를 넘어 서울시 전체를 이끌 후보라는 인상을 강화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 후보는 생활행정 이미지를 통해 호감도를 높였지만, 막판에는 서울 전체의 비전과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 더 필요했다”며 “TV토론 추가 개최 논란에서 방어적으로 비친 점은 ‘검증을 피한다’는 프레임을 국민의힘에 허용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사정에 밝은 한 인사도 “정 후보가 성동구에서 보여준 성과는 분명 경쟁력이 있었지만, 선거 막판에는 ‘성동구청장 정원오’와 ‘서울시장 정원오’ 사이의 간극을 국민의힘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며 “민주당이 서울 전체의 도시 비전을 더 압축적이고 선명하게 보여줬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의 패인은 후보 개인의 문제만으로 좁혀볼 수 없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왜 바꿔야 하는가’는 설명했지만, ‘바꾸면 무엇이 달라지는가’를 충분히 각인시키지 못했다. 생활행정의 성과는 강조했지만 서울시 전체의 재건축·교통·도시경쟁력 구상에서는 오 후보의 경험론을 압도하지 못했다. 여기에 TV토론 추가 공방에서 적극적 검증 무대를 넓히지 못한 점까지 겹치면서, 정 후보는 마지막 국면에서 ‘참신한 구청장’ 이미지를 ‘준비된 서울시장’ 이미지로 완전히 전환하지 못했다. 오세훈의 승부수는 새로움이 아니라 안정감이었다 오세훈 후보에게 새로움은 없었다. 장기 재임 피로감도 분명했다. 그러나 서울 유권자 일부는 바로 그 점을 장점으로 받아들였다. 재건축·재개발, 한강벨트 개발, 교통망 확충, 주택 공급, 도시계획 연속성 같은 의제에서는 실험보다 연속성을 택한 셈이다. 오 후보는 ‘시작된 변화, 압도적 완성’을 내걸고 “4년만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에서 오세훈 후보가 이긴 것은 당의 승리라기보다 후보 경쟁력과 부동산 민심의 결합에 가까웠다”며 “서울 유권자는 정권 심판이나 정권 지원이라는 큰 구호보다 당장 눈앞의 도시 운영 안정성을 더 따졌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국민의힘에도 착시를 경계하게 한다. 오 후보의 승리는 국민의힘 전체의 회복이라기보다 서울에서 작동한 특수한 조합의 결과였다. 오 후보 개인의 인지도, 서울시정 경험, 부동산·도시개발 이슈에서의 비교우위, 그리고 민주당의 전국 승리에 대한 견제 심리가 한꺼번에 맞물렸다. 강남3구·마용성·한강벨트…승부 가른 자산투표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해석하는 핵심 열쇠는 ‘자산투표’다. 서울의 표심은 단순히 보수냐 진보냐로 갈라지지 않았다. 내 집값이 어떻게 될 것인가, 재건축 규제는 풀릴 것인가, 교통망은 빨라질 것인가, 세금 부담은 늘어날 것인가, 도시개발은 멈추지 않을 것인가가 유권자의 선택을 움직였다. 정권에 힘을 실어주자는 구호보다 내 생활과 자산을 지키겠다는 심리가 더 강했던 것이다. 정치컨설팅 업계의 한 전문가는 “서울은 이미 계층·자산·주거 형태에 따라 정치적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도시가 됐다”며 “강남3구와 마용성, 한강벨트, 재건축 기대지역에서는 정당 호감도보다 자산 방어 심리가 더 강하게 작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대로 민주당이 강점을 기대했던 지역에서도 투표율과 막판 결집이 충분하지 않으면 서울 전체 승부를 가져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강남3구와 마용성, 한강벨트, 재건축 기대지역의 표심을 따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의 선거는 더 이상 단일한 수도권 민심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남권과 강북권, 아파트 밀집지역과 다세대·임대주택 밀집지역, 재건축 기대지역과 주거 불안 지역의 투표 동기는 다르다. 민주당은 서울 전체의 정권 안정론을 기대했지만, 국민의힘은 부동산과 도시개발의 불안을 파고들었다. 민주당엔 서울형 민심, 오세훈엔 5선 책임 남았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흐름의 차이도 컸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 개표 과정에서는 16시간에 걸친 초접전 끝에 오 후보가 역전했다. 막판 보수층 결집과 지역별 개표 순서,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표심 차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 선거는 마지막 1%의 조직력과 위기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례”라며 “국민의힘 지지층 입장에서는 경기·인천·부산·충남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서울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컸고, 그 절박감이 본투표와 막판 결집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서울 패배는 뼈아프다. 전국적으로 승리했지만, 수도 서울을 내줬다는 사실은 향후 국정 운영과 정치 구도에서 계속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서울은 단순한 광역단체 하나가 아니다. 정치적 상징성, 언론 집중도, 부동산 시장 파급력, 중산층 민심의 방향을 동시에 보여주는 공간이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다시 승리하려면 정권 안정론만으로는 부족하다. 부동산과 세금, 교통과 재건축, 일자리와 도시경쟁력에 대해 더 정교한 답을 내놔야 한다. 서울 유권자에게 “정권을 도와달라”는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당신의 집, 당신의 출근길, 당신의 세금, 당신의 동네가 어떻게 나아질 것인가”를 설득해야 한다. 오 후보의 승리도 압승은 아니었다. 0.6%포인트 차 승리는 승자의 자신감보다 경고장을 먼저 읽어야 할 결과다. 서울 유권자는 오 후보를 다시 선택했지만, 무조건적 지지를 보낸 것은 아니다. 장기 재임 피로감, 시정의 관성, 약자 주거와 교통 격차, 강남·비강남 간 불균형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기록은 정치적 훈장이면서 동시에 무거운 책임이다. 서울 시민은 오 후보에게 다시 기회를 줬지만, 그 기회는 무한정한 신뢰가 아니다. 재건축과 개발의 속도를 높이되 주거 약자를 배제하지 않는 균형, 한강벨트와 강남권의 경쟁력을 키우되 강북과 외곽의 박탈감을 줄이는 조정 능력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는 서울이 정권의 바람만으로 이길 수 없는 도시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켰다. 서울 유권자는 정권보다 집값, 후보보다 생활의 안정, 구호보다 도시 운영 능력을 먼저 따졌다. 민주당에는 서울형 민심을 다시 읽으라는 숙제를 남겼고, 국민의힘에는 서울 승리를 전국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는 경고를 남겼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서울의 선택은 명료했는데 전국의 정치 바람보다 내 동네의 집값과 교통, 개발과 세금이 더 가까웠다”며 “이것이 0.6%포인트 역전극의 본질이다. 서울을 얻으려는 정당은 거대한 구호보다 생활의 계산서를 먼저 읽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2026-06-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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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압승' 흐름 속 대구는 재역전…서울·부산 우세, 평택을은 끝까지 안갯속
[경제일보]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가 자정을 넘기며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4일 0시45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흐름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우세한 흐름이다. 시·도지사 16곳 가운데 민주당 후보가 다수 지역에서 1위권을 형성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경북과 경남에 이어 대구에서도 재역전 흐름을 만들며 영남 방어선 사수에 나서고 있다. 개표 초반부터 민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부산·강원·충청권 일부와 호남·제주에서 앞서가며 ‘전국 정당’ 구도를 다시 확인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통적 강세 지역인 경북에서 우위를 유지했고, 경남과 대구에서는 개표가 진행될수록 보수 결집세가 반영되며 접전 또는 역전 흐름을 만들고 있다. 특히 대구는 개표 초반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으나, 개표율 44.86% 시점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50.02%로 김 후보 48.93%를 앞서며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수도권 3곳 민주 우세…서울 정원오, 경기 추미애, 인천 박찬대 선두 가장 상징성이 큰 곳은 서울이다. 4일 0시45분 개표 흐름에서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60%대 득표율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서울시장 선거는 개표율 29.19%에서 정 후보 60.00%, 오 후보 37.43%였다. 경기지사 선거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개표율 41.38%에서 추 후보는 55.02%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흐름을 보였고, 양 후보는 39.46%에 그쳤다. 인천시장 선거도 박찬대 민주당 후보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흐름이다. 서울의 의미는 단순한 광역단체장 1곳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서울은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이자 중도층의 방향을 보여주는 정치 지표다. 정 후보의 우세가 최종 승리로 굳어진다면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수도권 민심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명분을 얻게 된다. 부산 민주 우세, 대구는 추경호 재역전…영남 민심은 ‘균열과 결집’ 동시 표출 부산과 대구의 흐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두 지역은 선거 전부터 보수 결집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혔다. 개표 초반에는 민주당 후보들이 부산과 대구에서 모두 앞서며 영남 정치 지형 변화 가능성을 키웠다. 그러나 대구에서는 개표가 중반으로 접어들며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김부겸 민주당 후보를 다시 앞서기 시작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개표율 60.94% 시점에서 전 후보는 52.02%, 박 후보는 46.44%를 기록했다. 부산은 가덕도신공항, 북항 재개발, 산업 재편, 청년 유출 문제가 선거 내내 핵심 쟁점이었다. 전 후보의 우세가 유지된다면 부산 유권자가 보수 정당의 안정론보다 변화론과 지역경제 재설계론에 더 무게를 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대구시장 선거는 개표 중반 최대 접전지로 바뀌었다. 앞서 개표율 41.91%에서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49.56%,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49.39%로 불과 0.17%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이후 개표가 더 진행되면서 추 후보가 재역전했다. 개표율 44.86% 시점에서 추 후보는 50.02%, 김 후보는 48.93%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09%포인트에 불과하다. 대구의 재역전은 이번 선거의 영남 민심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김 후보가 대구에서 5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민주당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대목이다. 동시에 추 후보가 개표 중반 재역전에 성공한 것은 TK 보수층의 막판 결집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대구 민심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 아성의 균열’과 ‘전통 지지층의 재결집’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대구는 단순히 국민의힘이 지키느냐, 민주당이 뚫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경제 침체, 청년 유출, 산업 전환 지연에 대한 불만이 기존 정치 구도에 균열을 냈고, 동시에 보수층은 막판 결집으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최종 결과와 관계없이 대구는 이번 선거 이후 양당 모두가 가장 깊이 들여다봐야 할 전략 지역이 됐다. 경남도 끝까지 봐야 한다.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와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다. 개표율 50.25% 시점에서 박 후보는 51.90%, 김 후보는 48.09%다. 이후 개표가 진행되면서 창원권, 김해·양산권, 서부경남 표심이 어떻게 반영되느냐에 따라 최종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마지막 투표함까지 확인해야 하는 핵심 접전지로 남았다. 재보선도 민주 우위…부산 북갑·평택을은 마지막까지 변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대체로 민주당 우세 흐름이지만, 일부 지역은 막판까지 예단하기 어렵다. 부산 북갑, 충남 공주·부여·청양, 울산 남갑, 경기 하남갑 등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앞서는 흐름이 보이고 있다. 부산 북갑은 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대결 구도가 선거 내내 전국적 관심을 모았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3일 오후 9시20분 기준 부산 북갑은 개표율 5.06%에서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53.96%,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38.35%,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가 7.68%를 기록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하 후보 42.6%, 한 후보 41.6%, 박 후보 15.8%로 나타나 두 후보 간 격차가 1.0%포인트에 불과했다. 경기 평택을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변수 지역이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31.1%,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30.6%, 김용남 민주당 후보 30.3%로 세 후보 간 격차가 모두 1%포인트 미만이었다. 초반 개표에서는 후보별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정권 안정론’에 힘 실린 개표 흐름…국민의힘은 영남 방어선 사수 여부가 관건 이번 선거의 1차 의미는 ‘정권 안정론’의 우세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다수 지역과 재보선 상당수에서 앞서는 흐름이 유지된다면, 유권자는 정권 출범 이후 첫 전국 선거에서 야당의 정권 심판론보다 여당의 국정 안정론에 더 무게를 둔 셈이 된다. 특히 서울과 부산 등 상징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선전한 것은 여권에 강한 국정 추진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대구의 재역전은 국민의힘에 최소한의 반격 명분을 제공한다. 추경호 후보가 개표율 44.86% 시점에서 김부겸 후보를 1.09%포인트 차로 앞선 것은 TK 보수층이 막판에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으로서는 경북의 확실한 우세, 대구의 재역전, 경남의 초박빙 흐름을 묶어 영남 방어선을 지키는 것이 선거 후폭풍을 줄이는 최소 조건이 됐다. 국민의힘에는 여전히 뼈아픈 성적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과 충청권, 부산 등에서 밀리는 흐름이 굳어진다면 지도부 책임론은 피하기 어렵다. 보수 결집만으로는 수도권과 중도층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특히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대구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50%에 육박한 것은 보수 정당의 지역 기반 전략과 세대 확장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신호다. 다만 최종 판세는 아직 ‘확정’보다 ‘윤곽’에 가깝다. 서울은 강남권 개표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선관위 설명, 대구는 후반 개표 흐름, 경남은 막판 표차, 평택을과 부산 북갑은 재보선 특유의 낮은 표본·작은 표차가 변수다. 개표율이 더 올라가면 초반 흐름이 굳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접전지는 마지막 투표함까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지방권력의 교체 여부를 넘어 향후 정국 주도권을 결정하는 분기점이다. 민주당이 현재 흐름대로 압승에 가까운 결과를 얻는다면 이재명 정부의 개혁·경제정책 추진 속도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지도부 쇄신, 중도층 회복, 영남 의존 탈피라는 세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된다. 대구의 재역전은 보수의 저력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김부겸 후보의 선전은 보수 아성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2026-06-04 01: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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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부족 사태' 고개 숙인 선관위…유권자 대기 속 '관리 신뢰' 도마
[경제일보]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마감 이후 대기 중인 유권자도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지만, 선거관리의 기본인 투표용지 수급에서 차질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선거일 투표용지 부족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아주신 국민께 불편을 드리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파악한 투표용지 부족 발생 지역은 서울 일부 투표소였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오후 6시 30분 기준 송파구 4개동 10개 투표소, 강남구 1개동 1개 투표소, 광진구 1개동 1개 투표소 등 모두 3개구 6개동 12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혼란은 투표 종료 전부터 이어졌다.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소진돼 약 100명이 줄을 서는 등 혼란이 빚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잠실2동 제6투표소 등에서는 오후1시부터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 대기가 이어졌고, 오후 4시 30분부터는 투표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유권자 불편이 더 커졌다. 가락2동 제3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없어 30분 이상 기다렸다는 유권자 제보가 이어졌고, 일부 유권자가 수십분을 기다리다 귀가하기도 했다. 중앙선관위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뒤 부족한 투표소로 투표용지를 이송했다고 밝혔다. 또 투표 마감 시각인 오후 6시가 지나더라도 마감 전 대기 중이던 유권자는 투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교육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을 동시에 뽑는 선거”라며 “유권자 한 명이 여러 장의 투표용지를 받는 구조라 투표소별 예상 투표 인원과 투표용지 배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이 유권자 수와 예상 투표율을 감안해 사전에 충분한 용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이는 행정 착오를 넘어 선거관리 신뢰 문제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해 투표용지 부족 규모와 원인, 유권자 참정권 보장 조치 등을 따졌고, 국민의힘은 투표용지 부족사태를 “총체적 부실”로 규정하며 “이 상태로 개표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일단 유권자의 투표권 보장 조치를 강조했다. 허 사무총장은 사과문에서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투표용지가 부족한 투표소로 투표용지를 이송했으며, 해당 투표소에서 대기 중인 유권자는 마감시각이 지나더라도 정상적으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일부 유권자가 투표하지 못하고 돌아갔는지, 돌아간 유권자에게 다시 투표 기회가 충분히 안내됐는지,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에 애초 몇 장이 배부됐는지는 개표 이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번 사태는 높은 투표율 속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원인으로 지난 선거보다 높은 투표율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투표율 상승은 선거 당일 충분히 예상 가능한 변수라는 점에서 이를 이유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투표용지 부족이 한 곳이 아니라 서울 3개구 12개 투표소에서 확인됐다는 점은 단순 현장 실수인지, 배분 기준 자체의 문제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로 투표를 하지 못한 한 시민은 “선거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은 결과를 곧바로 바꾸는 사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선거의 정당성은 투표 결과뿐 아니라 투표 과정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서 나온다”며 “용지가 없다는 이유로 기다려야 하고, 발길을 돌렸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선거 관리 기관의 신뢰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앙선관위도 사안을 가볍게 보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허 사무총장은 “중앙선관위는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개표가 종료되는 즉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원인과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흡한 준비와 대처로 실망을 드리게 돼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개표는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이번 사태는 개표 이후에도 정치적·행정적 책임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출구조사와 개표 결과가 선거의 승패를 가른다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거관리의 신뢰를 가르는 사건으로 남게 됐다.
2026-06-03 21: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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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도서관·실내스포츠센터까지…투표소가 된 일상의 공간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3일 오전 6시 전국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투표 현장 곳곳에서는 선거의 긴장감 못지않게 다양한 풍경이 이어졌다. 학교와 주민센터뿐 아니라 전통시장, 도서관, 실내스포츠센터 등 생활 공간이 하루 동안 '민주주의의 현장'으로 바뀌었다.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의 표정도 세대별로 달랐다. 이번 지방선거의 전체 선거인 수는 4464만9908명이다. 내국인 선거인은 4440만9225명, 재외국민은 8만9151명,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15만1532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50대가 863만6772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800만8122명, 70대 이상 722만5683명 순이었다. 지방선거가 생활 행정을 결정하는 선거인 만큼, 투표소에는 고령층부터 청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줄을 이었다. ◆ 이색 투표소 된 전통시장, 도서관, 실내스포츠센터 올해 투표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이색 투표소였다. 서울 강동구 고분다리시장 내에 위치한 북카페도서관은 평소 책을 읽던 공간이었지만, 이날은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하는 장소가 됐다.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에는 백령공공도서관에 백령면 제1투표소가 마련됐다. 시민들이 운동을 하던 서울 도봉구의 한 실내스포츠센터에서 유권자들은 후보를 고르고 지역의 향후 4년을 결정했다. 투표소에서는 고령 유권자들의 신중한 모습도 자주 포착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부분의 지역 유권자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교육감,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을 뽑기 위해 최대 7장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14개 지역에서는 투표용지 1장이 추가된다. 이날 유권자들의 관심은 중앙 정치의 구호보다 생활 현안에 가까웠다. 이날 오전 전주시 완산구 삼천3동 투표소에서 60대 딸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소에 들어온 김계순(106) 할머니는 "걷기 힘들고 숨은 차지만 이 나이에 투표하러 온 만큼 당선인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쟁이 선거판을 흔들었지만, 투표장에 나온 유권자들의 판단 기준은 결국 삶의 현장과 가까운 문제였던 셈이다. ◆ 사전투표 열기 이어 본투표도 관심… 오후 6시까지 지정 투표소에서만 가능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23.51%로 역대 지방선거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본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지정 투표소에서만 가능하며,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이나 모바일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투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투표 절차를 둘러싼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한 투표소에서는 인근에 위치한 투표소를 방문해 투표를 진행하려던 유권자가 정해진 투표소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선거사무원의 안내를 받아 다른 투표소로 이동했다. 또한 투표 인증 문화가 확산됐지만 기표소 안에서 투표용지를 촬영하거나 이를 SNS에 게시하는 행위는 금지된다는 안내를 받은 유권자가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오후 3시 기준으로는 사전투표와 거소·선상·재외투표가 합산되면서 전국 투표율이 51.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같은 시간대보다 8.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2026-06-03 15: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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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낮았던 대구, 본투표 초반 최고…보수 표심 결집하나
[경제일보] 사전투표에서 전국 투표율 최저를 기록했던 대구가 본투표 당일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보수 성향 유권자의 본투표 선호 현상이 다시 확인된 것인지, 치열한 접전 구도가 투표장을 향하게 했는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낮 12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19.0%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구 투표율은 23.7%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4.7%포인트 높은 수치이며 경북(21.7%)과 강원(21.6%)이 뒤를 이었다. 대구의 높은 투표율은 사전투표 결과와 비교하면 더 눈에 뜨일 수밖에 없다. 대구의 사전투표율은 18.65%로 전국 평균(23.51%)보다 4.86%포인트 낮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사전투표 최하위에서 본투표 최고치로 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한편 사전투표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호남권은 본투표 당일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전북은 사전투표율 35.1%를 기록했고 광주와 전남도 각각 34.1%를 기록했지만, 낮 12시 기준 본투표율은 광주 13.1%, 전북 14.8%, 전남 14.9%에 머물렀다. 사전투표 단계에서 상당수 유권자가 이미 투표를 마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대구의 높은 본투표율을 두고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의 결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대구·경북(TK) 지역은 그동안 사전투표보다 본투표 참여 비중이 높은 경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보수층이 본투표일에 집중적으로 투표장에 나선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를 단순히 보수층 결집으로만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따른다. 역대 지방선거를 보면 대구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다. 8회 지방선거 투표율은 43.2%, 7회는 57.3%, 6회는 52.3%였다. 이번처럼 투표율이 크게 상승한 배경에는 정권 심판론이나 정권 지원론 등 정치적 긴장감 속에서 여야 지지층이 동시에 결집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구의 투표율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시장 선거의 경쟁 구도에 있다. 대구는 지금까지 민주당계 시장이 단 한 번도 당선된 적 없는 대표적인 보수 강세 지역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가며 이례적인 선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발표된 각종 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박빙 승부를 이어갔다. MBC 여론조사(MBC 의뢰,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 5월 26~27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8.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김 후보와 추 후보는 각각 40%, 41%의 지지율을 보였다. JTBC 여론조사(JTBC 의뢰, 메타보이스·리서치랩 실시, 5월 26~27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4.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김 후보와 추 후보의 지지율은 41%, 43%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전국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대구의 본투표율이 어느 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졌다"고 했다.
2026-06-03 15: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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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낮은 투표율…서울·경기·인천 표심 어디로
[경제일보] 6·3 지방선거 투표율이 오후 1시 기준 46.0%를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지방선거 기준 역대 최고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선거 판세의 핵심축인 수도권은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경기는 43.0%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고, 인천도 43.4%에 그쳤다. 서울은 46.1%로 전국 평균을 0.1%p 웃돌았지만, 수도권 전체로 보면 투표 열기가 전국 상승세를 강하게 견인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가운데 2051만8553명이 투표를 마쳤다. 이 수치에는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실시된 사전투표율 23.51%와 거소투표 결과가 반영됐다. 오후 1시 기준 투표율 46.0%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같은 시간대 투표율 38.3%보다 7.7%p 높은 수준이다. 전국 투표율은 크게 뛰었지만, 수도권의 상승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이다. 경기는 전국 평균보다 3.0%p 낮고, 인천은 2.6%p 낮다. 서울만 전국 평균권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투표율이 높은 전남 56.1%, 전북 52.2%, 강원 51.8% 등과 비교하면 수도권은 분명히 낮은 축에 속한다. 수도권 투표율이 주목되는 이유는 단순히 지역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행정안전부가 확정한 제9회 지방선거 선거인수는 총 4464만9908명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는 1187만899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고, 서울은 831만9134명으로 두 번째다. 두 지역만 합쳐도 전체 선거인수의 45%를 넘는다. 인천까지 포함하면 수도권 표심은 사실상 전국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다. 수도권 투표율이 낮거나 평균권에 머물 경우 선거의 무게중심은 ‘바람’보다 ‘동원’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높은 투표율이 전국적 관심과 심판론·안정론의 확산을 뜻한다면, 수도권의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은 막판 조직력, 지지층 결집, 부동층 투표 참여가 승패를 가르는 구조를 만든다. 특히 서울·경기·인천은 여야 모두 중도층과 무당층 비중이 큰 지역으로 보는 만큼, 오후 시간대 투표율 변화가 최종 득표율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다. 서울의 경우 46.1%로 전국 평균과 사실상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어느 한쪽 지지층이 압도적으로 결집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수치다. 서울시장 선거와 구청장·시의원 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만큼, 지역별 생활 이슈와 정권 평가론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강남권, 한강벨트, 서북권, 동북권 등 권역별 투표율 차이가 최종 결과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경기는 더 민감하다. 경기도는 전국 최대 유권자 지역이지만 오후 1시 기준 투표율은 43.0%로 가장 낮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물론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선거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특정 정당의 일방적 바람보다 후보 경쟁력, 지역 현안, 교통·부동산·일자리 이슈가 촘촘히 작동할 수밖에 없다. 투표율이 낮게 유지될 경우 각 정당의 기초조직과 후보 캠프의 막판 투표 독려력이 결정적 변수가 된다. 인천도 비슷하다. 오후 1시 기준 투표율은 43.4%로 전국 평균보다 낮다. 인천은 원도심과 신도시, 항만·공항 경제권, 검단·송도·청라 등 개발 이슈가 뒤섞인 지역이다. 투표율이 낮을수록 지역별 조직 기반이 강한 후보, 생활밀착형 공약을 앞세운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 만들어질 수 있다. 다만, 낮은 투표율이 특정 정당의 유불리로 곧장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여야의 해석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여당은 전국 투표율 상승을 국정 안정론과 지지층 결집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반면, 야당은 수도권의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근거로 “아직 투표하지 않은 중도·부동층이 남아 있다”고 보고 막판 견제론 확산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오후 1시 이후 퇴근 전 시간대와 오후 막판 투표율이 수도권 승부의 마지막 관문이 된다. 이번 선거의 투표는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는 신분증을 지참하고 주민등록지 관할 지정 투표소에서 투표해야 한다. 중앙선관위가 공식 발표하는 시간대별 투표율은 전국 256개 구·시·군 선관위에서 취합한 투표 현황을 기준으로 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수도권은 늘 전국 선거의 축소판이었다”면서 “수도권 투표율이 평균권 또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데 이 차이가 단순한 시간대별 착시인지, 아니면 수도권 유권자의 신중한 관망인지가 이날 밤 선거 결과를 가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도권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마지막 표를 누가 더 투표장으로 데려오느냐가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2026-06-03 14: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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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오후 1시 투표율 46.0%…4년 전보다 7.7%p 높아
[경제일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3일 오후 1시 기준 46.0%로 집계됐다. 사전투표와 재외투표, 선상투표, 거소투표가 합산되면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같은 시간대보다 높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까지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가운데 2051만8553명이 투표를 마쳤다. 이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같은 시간대 투표율 38.3%보다 7.7%포인트 높은 수치다. 다만 전국 단위 주요 선거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제21대 대통령선거의 같은 시간대 투표율은 62.1%였고,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53.4%였다. 지방선거 특성상 대선이나 총선보다 관심도가 낮은 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사전투표율 상승 흐름이 본투표 합산 이후에도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56.1%로 가장 높았다. 전북이 52.2%로 뒤를 이었고 강원 51.8%, 경남 49.4%, 세종 47.8%, 경북 47.3%, 울산 46.9%, 대구 46.5%, 충북 46.3% 순이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46.1%로 전국 평균을 소폭 웃돌았다. 인천은 43.4%, 경기는 43.0%로 집계됐다. 충남은 45.6%, 대전은 45.5%, 부산은 45.1%, 제주는 44.4%, 광주는 43.3%를 기록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기로 43.0%였다. 광주 43.3%, 인천 43.4%, 제주 44.4%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호남과 강원 일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참여율을 보이며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오후 1시 투표율은 선거 흐름을 가늠하는 주요 분기점으로 꼽힌다. 이 시점부터 사전투표와 재외투표, 선상투표, 거소투표가 합산되기 때문이다. 이후 최종 투표율은 오후 시간대 본투표 참여가 얼마나 이어지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투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는 주민등록지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투표할 때는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있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모바일 신분증은 사진과 성명, 생년월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앱을 실행해 제시하면 된다.
2026-06-03 13: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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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마지막 변수는 '투표장에 나오는 사람'이다
[경제일보] 6·3 지방선거의 마지막 변수는 결국 ‘누가 투표장에 나오느냐’다. 여야의 막판 유세전도, 각종 여론조사 흐름도, 후보별 공약 경쟁도 이제 투표율이라는 최종 관문 앞에 섰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23.51%로 집계됐다. 전체 선거인 4464만9908명 가운데 1049만8411명이 지난달 29~30일 이틀 동안 한 표를 행사했다. 2022년 8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20.62%보다 2.89%포인트 높은 수치로,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후 지방선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높은 사전투표율은 이번 선거가 단순한 지방 행정 책임자 선출에 그치지 않는다는 신호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을 뽑는 선거이면서 동시에 전국 14개 지역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지방 권력의 향배뿐 아니라 중앙 정치의 힘겨루기까지 겹친 ‘미니 총선’ 성격이 강해졌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14개 선거구의 사전투표율도 24.12%를 기록했다. 전체 유권자 226만7121명 중 54만6757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율 23.51%, 누구에게 유리한가 여야의 해석은 정반대다. 더불어민주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을 정권 안정론과 여당 지지층 결집의 신호로 읽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여당 독주 견제와 보수층 재결집의 결과로 해석한다. 같은 숫자를 놓고도 여야가 다른 결론을 내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전투표율 자체만으로는 어느 진영이 더 많이 투표했는지 단정할 수 없어서다. 지역별 흐름은 더 복잡하다. 전남은 38.9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고, 대구는 18.65%로 가장 낮았다. 서울은 23.84%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고, 경기도는 20.96%로 평균보다 낮았다. 호남권의 높은 참여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으로 읽힐 수 있지만 대구의 낮은 사전투표율이 보수층의 무관심을 뜻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보수 성향 유권자 중 본투표 선호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핵심은 사전투표율이 높았다는 사실보다 본투표일에 어느 세대와 어느 지역의 유권자가 추가로 움직이느냐다. 사전투표가 이미 적극 지지층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면 본투표의 관건은 중도층, 무당층, 젊은층, 고령층의 참여율이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팎의 접전이 이어진 지역에서는 투표율 1~2%포인트 차이도 당락을 바꿀 수 있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높은 최종 투표율을 보장하진 않는다 정치권이 경계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라고 해서 최종 투표율도 반드시 크게 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사전투표율은 20.62%로 직전 지방선거보다 높았지만, 최종 투표율은 50.9%에 그쳤다. 당시 사전투표 확대가 전체 참여 증가보다 투표 시점의 분산 효과에 가까웠다는 분석이다. 이번에도 같은 가능성이 있다. 이미 투표 의사가 강한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몰렸다면 본투표일 참여가 기대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사전투표 열기가 정치적 긴장감을 키워 본투표 참여를 자극한다면 최종 투표율은 지방선거 평균을 넘어설 수 있다. 결국 23.51%는 승패를 예고하는 숫자라기보다 여야 모두에게 던져진 경고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쪽이 진다”는 경고인 셈이다. 본투표의 세 가지 변수…수도권·청년층·접전지 첫 번째 변수는 수도권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은 유권자 규모가 크고 중도층 비중도 높다. 특히 서울은 사전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여야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안정과 생활정치 요구가 투표장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국민의힘은 20·30세대와 중도보수층이 본투표에서 결집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두 번째 변수는 청년층이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 체감도가 낮아 젊은층의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주거, 교통, 일자리, 지역 산업 전환, 교육감 선거까지 생활 의제가 촘촘히 걸려 있다. 청년층이 ‘내 삶과 무관한 선거’로 보느냐,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로 보느냐에 따라 본투표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세 번째 변수는 접전지다. 서울, 대구, 충남, 경남, 전북 등 여론 흐름이 엇갈린 지역에서는 조직표만으로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사전투표에서 지지층이 이미 상당 부분 움직였다면 본투표는 막판 부동층과 느슨한 지지층을 누가 더 끌어내느냐의 싸움이 된다. 후보의 마지막 메시지가 네거티브냐, 지역 의제냐에 따라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의 마음도 달라질 수 있다. 투표율은 민심의 크기다 투표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민심의 크기이고, 정치에 대한 시민의 응답이다. 낮은 투표율은 조직력이 강한 진영에 유리하고, 높은 투표율은 숨어 있던 민심을 드러낸다. 특히 지방선거에서 낮은 투표율은 생활정치의 대표성을 약화시킨다.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과 군수, 지방의원은 시민의 교통, 주거, 복지, 교육, 지역경제를 직접 다룬다. 대통령보다 멀어 보이지만, 시민의 하루에는 더 가까운 권력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사전투표율 23.51%는 유권자가 완전히 무관심하지 않다는 신호다. 동시에 정치권을 향한 경고이기도 하다. 유권자는 이미 일부 답을 했다. 그러나 최종 답안지는 아직 닫히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본투표일인 3일, 투표장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같은 공동체의 일에 참여할 때 인간은 비로소 시민이 된다고 할 수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의 마지막 변수는 여론조사 그래프가 아니라 투표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며 내일의 승부는 아직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의 발걸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2026-06-02 15: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