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7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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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을 겨눈 하청 파업…플랜트 현장서 시작된 노란봉투법의 첫 충돌
[경제일보] 정유공장과 석유화학단지, 제철소, 발전소, 반도체 플랜트 현장에서 배관·용접·전기 공정을 맡는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파업을 예고했다. 임금을 지급하는 하청업체가 아니라 발주와 공정, 안전관리의 큰 틀을 쥔 원청기업을 교섭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1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8월 총파업 방침을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전국 8개 지역에서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79.2%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달 15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춘 상경투쟁을 거쳐 8월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포스코·에쓰오일·고려아연·SK에너지 등 발주사와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 등 종합건설사다. 노조는 하청 노동자의 안전보건과 근로조건은 하청업체만의 판단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며, 실질적 영향력을 가진 원청이 직접 교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까닭은 3월 10일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때문이다. 개정법은 근로계약을 직접 맺지 않았더라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했다. 노동쟁의 대상도 임금과 근로시간뿐 아니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주는 사업경영상 결정까지 넓어졌다. 그동안 플랜트 현장에서는 원청이 안전 기준과 공정, 출입 절차, 작업 일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임금과 고용은 하청업체의 영역이라는 이유로 직접 교섭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는 경우가 많았다. 노란봉투법은 이 분리를 다시 따져 보겠다는 법이다. 원청이 실제로 통제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 문제에 관해서는 교섭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노동위원회의 초기 판단도 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하청 노조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영역이 있다는 취지다. 다만 SK에코플랜트 사건에서는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되더라도 어느 노동조합과 어떤 단위로 교섭할지는 별도 쟁점이라는 뜻이다. 여기서부터 현장의 갈등은 더 복잡해진다. 사용자성 인정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법도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사용자성을 인정한다. 현장 안전수칙, 작업 허가, 공정 변경, 인력 투입 기준처럼 원청의 권한이 뚜렷한 사안과 개별 하청업체의 임금 체계, 인사권, 고용계약을 어디까지 나눌지가 첫 교섭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파업의 적법성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쟁의행위 절차의 한 단계일 뿐이다. 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하고, 교섭을 거부하는 원청을 상대로 소송도 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파업이 이뤄질 경우 원청별 사용자성, 교섭 요구의 범위, 조정 절차 준수, 쟁의행위 대상이 된 요구사항을 놓고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플랜트노조가 안전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조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뒤 플랜트산업 10대 원청사 현장에서 최소 7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지만 원청에 법이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 수치는 노조 집계이지만, 플랜트 현장에서 안전 책임이 하청업체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문제 제기는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플랜트 공사는 여러 공종이 맞물려 돌아간다. 배관 작업이 늦어지면 용접과 검사, 시운전 일정도 함께 밀릴 수 있다. 정유·석유화학 설비의 정기 보수나 증설 공사,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처럼 공정 간 연결이 촘촘한 현장일수록 타격이 클 수 있다. 다만 총파업 예고만으로 공장 가동 중단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파업 참여 규모, 대상 공종, 해당 현장이 신설 공사인지 정기 보수인지에 따라 실제 영향은 크게 달라진다. 건설업계는 원청의 법정 안전관리 의무를 곧바로 사용자성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원청이 노조와 교섭해 추가 비용이나 작업 방식 변경을 수용할 경우 그 부담이 전문건설업체에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원청과 노조가 합의한 내용이 실제 고용주인 하청업체의 계약·인사 운영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주장은 원청이 교섭에서 빠져야 한다는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원청의 지시와 공정 압박, 계약 단가가 하청 노동자의 작업 여건에 영향을 준다면 그 책임을 하청업체에만 남겨두기도 어렵다. 반대로 원청이 모든 하청 노동자의 임금·인사 문제까지 떠안는 방식으로 흘러간다면 현장 운영은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 안전과 공정, 임금과 고용, 비용 부담을 각 사안별로 가르는 교섭 틀이 필요하다. 노란봉투법의 성패는 파업 규모보다 첫 교섭의 내용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원청이 책임져야 할 안전·공정 의제와 하청업체가 맡아야 할 고용·임금 의제를 구분하지 못하면, 교섭은 시작부터 책임 떠넘기기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다. 반대로 현장에서 실제 권한을 가진 주체가 안전과 작업 여건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다단계 하도급 아래 가려져 있던 책임의 빈틈을 줄일 계기가 될 수 있다. 플랜트노조의 8월 파업 예고는 노란봉투법이 조문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현장으로 들어온 첫 장면이다. 원청과 하청, 발주사와 시공사, 노동조합과 전문건설업체가 어느 선까지 책임을 나눌지에 따라 정유·석유화학·제철·반도체 건설 현장의 노사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교섭 자체를 미루는 일도, 원청 책임을 무한정 넓히는 일도 아니다. 각 현장에서 누가 실제로 무엇을 결정하는지부터 따져, 책임과 비용이 맞물린 협상 틀을 만드는 일이다.
2026-07-01 16: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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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위기 넘긴 건설업계…레미콘·원청 책임 리스크는 여전
[경제일보] 타워크레인 총파업이 나흘 만에 종료되면서 건설업계가 일단 대규모 현장 셧다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건설사의 사용자성이 잇따라 인정되면서 건설현장 노사 갈등의 초점은 임금 협상보다 원청 책임 범위를 둘러싼 문제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2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는 사용자 측과 임금 협상에 잠정 합의하고 지난달 31일 오전 8시부로 총파업을 종료했다. 앞서 양대 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는 지난 5월 27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임금 총액 15% 인상과 주 40시간 근무 준수, 표준시장단가 현실화, 장비 사용 제한 완화, 발주자 직접지급제 확대, 타워크레인 수급 조절 등을 요구했다. 파업 기간 전국 2100여 대 규모의 타워크레인 가동이 영향을 받았고 일부 사업장에서는 골조 공사와 자재 인양 작업이 차질을 빚었다. 공사비 상승과 미분양 적체,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사업 여건이 악화한 상황에서 장기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공기 지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노사는 임금 총액 8% 인상 등을 골자로 잠정 합의했으며 국토교통부도 표준시장단가와 품셈 현실화 검토, 발주자 직접지급제 확대, 안전관리 체계 개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파업은 일단 마무리됐지만 현장의 시선은 이미 다음 변수로 향하고 있다.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조가 이달 8일부터 운송 거부와 휴업을 예고한 상태다. 레미콘 역시 골조 공사의 핵심 자재인 만큼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주요 공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건설사들이 더 주목하는 부분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확대되고 있는 원청 건설사의 사용자성 인정 문제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에 대해 하청노조와 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라고 판단했다. 앞서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 GS건설,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도 같은 결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대우건설과 DL이앤씨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가 관련 판단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같은 사용자성 인정 확대 움직임은 현장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노란봉투법에 따른 건설 하도급업체 영향 및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전국 하청 노조는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 가운데 97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은 공종별 협력업체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작업 공정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특정 공정에서 교섭 갈등이나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해당 공정에 그치지 않고 전체 공사 일정으로 영향이 확산될 수 있다. 건설사들이 우려하는 대목도 여기에 있다. 사용자성이 폭넓게 인정될 경우 지금까지 협력업체가 담당했던 노사 문제가 원청의 직접 교섭 대상으로 전환될 수 있어서다. 반면 사용자 책임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에 대한 기준은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주목되는 부분은 노동위원회가 단순 시공 관리뿐 아니라 안전관리와 공정 운영 과정에서 행사하는 권한까지 판단 근거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극동건설과 타워크레인 조종사 노조 간 교섭 요구 사건에서도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됐는데 안전관리 권한 행사 여부가 주요 판단 근거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다. 업계에서는 건설현장 노사 갈등의 중심이 임금 수준보다 원청의 교섭 책임 범위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축적될수록 사용자성 인정 기준도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건설사들의 현장 운영과 노무 관리 방식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건설정책연구원은 “정부차원에서 노란봉투법이 안착할 수 있도록 사용자의 대상, 교섭범위 및 대응 방안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실효적인 매뉴얼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하청 노조의 임금, 성과급, 안전, 보건 확보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 등은 원청사 대상 교섭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해 사회적 갈등과 원청사의 책임 전가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6-02 09: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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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첫 파업 위기' 카카오, 공식 입장 발표…"노조 요구, 경영에 큰 부담…대화 지속할 것"
[경제일보] 카카오가 임금교섭 결렬과 관련해 공식 입장문을 내고 서비스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보상 체계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하며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회사는 마지막까지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강조했다. 29일 카카오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용자와 주주, 파트너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노사 간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난 27일 오후 3시부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조정 회의에서 8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동위원회는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번 조정 결렬로 카카오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이미 파업 가결 요건을 충족한 상태로, 별도의 추가 절차 없이 파업 등 단체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 노조는 내달 10일 판교역 일대에서 본사와 5개 계열사 조합원 약 12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 행진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 노조도 이미 쟁의권을 확보해, 본사와 계열사를 아우르는 '공동 총파업'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갈등의 핵심 쟁점은 성과 보상 체계다. 노조 측은 지난해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급 지급 기준 명확화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 측은 경영 상황을 고려할 때 노조의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카카오 "노조 요구안,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 사태가 심각해지자 카카오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해 입장을 전달했다. 카카오는 입장문에서 "최근 임금교섭과 관련한 상황으로 이용자와 주주, 파트너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카카오 측은 그간 크루(직원)들의 보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교섭 전 과정에 성실히 임했으며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 보상안의 총 규모에 대해서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고려할 때 회사 경영에 큰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주주 가치를 높여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카카오는 많은 주주분들이 미래 성장 가치를 믿고 투자해 주신 기업"이라며 "크루에 대한 성과보상은 미래 투자 여력과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고려하고,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체제 아래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중심으로 메신저, 커머스, 콘텐츠 등 주요 서비스에 AI 기능을 확대하며 조직 개편과 서비스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직면한 노사 갈등과 파업 가능성은 카카오에게 상당한 경영 부담과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카카오는 "현재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AI 빅테크들과 경쟁하고 있으며, 생존과 미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때"라며 "안팎의 어려움을 넘어 주주 및 이용자의 신뢰를 지켜내는 과정에 노사가 따로일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한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확실히 했다. 카카오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용자분들의 불편이 없도록 서비스 안정성을 지키는 일은 카카오의 중요한 책임"이라며 "필요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5-29 10: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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