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6건
-
에볼라 4개월 만에 7700명 확진…정부, 콩고에 250억원 지원
[경제일보]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지 4개월여 만에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에볼라 확진자가 7700명을 넘어섰다. 발병 지역도 60곳을 넘어 63개 보건구역으로 확대되면서 이번 에볼라 사태가 민주콩고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번지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위해 1800만 달러(약 250억원)를 지원하기로 약조하며 에볼라 방역에 힘을 더하고 있다. 24일 외교부에 따르면 장욱진 글로벌다자외교조정관은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에볼라 대응 관련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1800만 달러 규모의 지원 공약을 발표했다. 장 조정관은 국제사회의 에볼라 대응에 지속해서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지난 2014년 에볼라 사태 당시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G20을 중심으로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원 발표는 지난 5월 WHO가 민주콩고와 우간다에서 발생한 분디부교 바이러스 기반 에볼라 질환을 PHEIC로 지정한 이후 확산 규모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나왔다. 당시 민주콩고에서는 확진 8명과 의심 환자 246명, 의심 사망자 80명이 보고됐고 우간다에서도 민주콩고를 방문한 여행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일 기준 민주콩고의 누적 확진자는 7733명, 사망자는 3732명까지 늘었다. 치명률은 48.3%에 달한다. 감염이 확인된 보건구역도 63곳으로 확대됐으며, 최근에는 남수단과 국경을 맞댄 고위엘레주 둥구 보건구역까지 새롭게 포함됐다. WHO는 이번 유행을 민주콩고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에볼라 사태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8월 14일 WHO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당시 확진자 4665명, 사망자 2184명으로 이미 기존 유행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후에도 확진자와 감염 지역이 빠르게 증가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는 배경에는 바이러스 유형도 자리하고 있다. 현재 유행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기존 에볼라 유행에서 주로 확인됐던 자이르형이 아닌 분디부교 바이러스다. 분디부교 바이러스는 지난 2007년 우간다에서 처음 확인된 에볼라 바이러스 계열로, 이번 유행에서는 이에 특화된 승인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는 점이 대응의 변수로 꼽힌다. 실제 백신 확보와 투여도 기존 에볼라 대응과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WHO는 현재 사용 가능한 에볼라 백신 '에르베보'가 분디부교 바이러스에 대한 사람 대상 예방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르베보는 일반적인 예방접종이 아닌 연구 프로토콜 안에서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9월 6일 기준 의료진과 현장 대응 인력 등 2007명이 에르베보를 접종받았다. 치료제 개발도 임상시험 단계다. 지난 7월 시작된 '파트너스' 임상시험에는 분디부교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 효과 검증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달 초 기준 3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참여했다. 현장 대응 여건도 녹록지 않다. 민주콩고에서는 치안 불안과 인구 이동, 열악한 도로 환경, 의료 서비스 접근성 부족 등이 감염자 추적과 치료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WHO는 의료진 감염과 현장 대응 인력 부족, 일부 지역의 방역 활동에 대한 저항 등도 대응을 늦추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다만 현지 의료 대응 인프라는 발병 초기보다 확대됐다. WHO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민주콩고 내 감염 지역에는 총 59개 치료·대응 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1346개 병상을 확보했다. 발병 대응이 시작된 지난 5월 19일 당시에는 9개 병상 규모의 에볼라 치료센터 한 곳만 운영되고 있었다. 이후 4000명 이상의 의료 인력이 추가로 투입됐다. 우간다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됐다. WHO 자료에 따르면 우간다는 민주콩고에서 유입된 확진·추정 사례가 발생했지만 마지막 확진 환자가 지난 7월 16일 퇴원한 이후 추가 환자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WHO는 우간다의 발병 종료 이후에도 민주콩고와의 국경을 통한 재유입 가능성을 고려해 감시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국제사회의 재정 지원과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한국 정부는 1800만 달러를 지원하면서 현지 방역과 의료 대응뿐 아니라 분디부교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치료제 연구 등 국제사회의 대응 노력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WHO는 국경을 통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도 계속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민주콩고의 감염 지역이 남수단과 접경한 지역까지 확대되면서 국경 간 감시와 정보 공유의 중요성이 커졌다. 다만 WHO는 과도한 국경 폐쇄나 무역 제한이 비공식적인 국경 이동을 늘려 오히려 감염 추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당시 수백 명 수준의 의심·확진 사례에서 시작된 이번 에볼라 사태는 불과 4개월여 만에 수천 명의 확진자와 사망자를 낳는 대규모 유행으로 확대됐다. 특히 기존 백신과 치료제가 바로 적용되기 어려운 분디부교 바이러스라는 특성까지 겹치면서 국제사회의 재정 지원과 연구 협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상황이다.
2026-09-24 17:57:16
-
HMM, 인도서 동아프리카 잇는다…아프리카 지선망 '동·서 양축'
[경제일보] HMM이 인도를 거점으로 케냐와 탄자니아를 잇는 동아프리카 컨테이너 항로를 신설한다. 지난 7월 서아프리카 노선을 연 데 이어 동아프리카 서비스까지 추가하면서 아프리카 지선망을 동·서 양축으로 넓혔다. 원양 항로와 지역 피더망을 연결하는 ‘허브 앤 스포크’ 체계도 한층 촘촘해질 전망이다. 5일 HMM에 따르면 신규 ‘GIA(Gulf-India-East Africa)’ 서비스는 오는 9월 넷째 주 인도 나바셰바에서 첫 출항한다. 28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이 투입돼 나바셰바와 문드라를 거쳐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케냐 몸바사를 순환한다. HMM과 중국 코스코쉬핑, 싱가포르 PIL, 대만 인터아시아라인 등 4개 선사가 공동 운항한다. HMM은 향후 걸프 지역까지 기항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나바셰바와 문드라는 HMM의 미주·유럽 원양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인도 서부의 주요 거점이다. 인도와 중앙아시아발 화물을 두 항만에 모아 동아프리카로 운송함으로써 환적 효율을 높이고 화주에게 더 다양한 목적지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항로는 스페인 알헤시라스를 거점으로 모로코 탕헤르, 세네갈 다카르, 가나 테마, 나이지리아 레키,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을 연결하는 서아프리카 ‘MA2’에 이은 두 번째 아프리카 지선이다. 서부는 유럽, 동부는 인도를 각각 허브로 삼는 양축을 갖추면서 HMM의 아프리카 네트워크도 동서 전역으로 넓어지게 됐다. 동아프리카 항만의 성장성과 배후 물류망 확충도 노선 개설의 배경으로 꼽힌다. 케냐 몸바사항의 지난해 화물 처리량은 4545만t으로 전년보다 약 10% 증가했다. 탄자니아에서는 다르에스살람과 빅토리아호 연안의 므완자를 연결하는 표준궤 철도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철도가 완공되면 르완다와 부룬디,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 등 내륙국과의 물류 연결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HMM은 2030년까지 컨테이너 선대를 166척, 147만TEU 규모로 확대하고 기존 초대형선과 연계할 경쟁력 있는 피더선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HMM 관계자는 “이번 인도-동아프리카 서비스 개설은 허브앤스포크 전략을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대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대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GIA는 4개 선사가 공동 운항하는 방식으로, HMM이 직접 투입하는 선박 수와 배정받는 선복 규모, 목표 적재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걸프 지역의 구체적인 기항지와 확장 시점도 제시되지 않았다. 신규 노선이 실질적인 수익성 확대로 이어지려면 기존 원양항로에서 동아프리카행 환적 화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중요해졌다.
2026-08-05 15:39:47
-
잉글랜드-멕시코 16강 성사…축구장 밖 항공·숙박·치안 전쟁
[경제일보] 잉글랜드와 멕시코의 16강전이 성사되면서 2026 북중미 월드컵은 경기장 밖에서도 또 하나의 승부를 맞게 됐다. 승부의 무대는 멕시코시티 아스테카다. 2일 잉글랜드는 콩고민주공화국에 2대1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글로벌 축구 스타이자 영국 대표팀 주전 공격수인 해리 케인은 후반 막판 2골을 넣어 잉글랜드를 구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개최국 멕시코의 16강 '빅매치'가 성사됐다. 앞서 멕시코는 전날 에콰도르를 2대0으로 꺾고 1986년 이후 40년 만에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를 거두며, 잉글랜드보다 먼저 16강 고지에 올랐다. 훌리안 키뇨네스와 라울 히메네스가 득점했고, 8만명이 넘는 관중이 아스테카를 채웠다. 오는 6일 예정된 멕시코와 잉글랜드의 16강전은 경기 자체를 넘어 도시 전체의 이벤트가 됐다. 경제적 파장은 여러 방향으로 번질 수 있다. 우선 이동 수요다. 잉글랜드 팬들은 콩고민주공화국전이 열렸던 미국 애틀랜타에서 멕시코시티로 이동해야 한다. 이미 북미 3개국을 오가는 월드컵 일정은 항공권, 숙박, 현지 교통, 보험, 비자·입국 절차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영국 외무부는 월드컵 기간 멕시코의 팬존과 퍼블릭뷰잉 장소를 방문할 때 현지 제한 사항을 확인하고, 이동 지연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숙박과 항공만의 문제가 아니다. 멕시코시티는 고지대 도시다. 잉글랜드는 멕시코시티의 고도 약 2200m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실제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도 멕시코가 어려운 상대이고, 아스테카 원정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인정한 바 있다. 고도는 선수의 체력 문제이지만, 동시에 팀 운영 비용의 문제다. 훈련장, 회복 프로그램, 의료진, 산소 적응, 이동 일정까지 모두 더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치안 비용도 커진다. 멕시코의 에콰도르전 승리 뒤 멕시코시티에는 약 100만명의 팬이 몰렸고, 축하 인파 속에서 4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거리와 광장에 인파가 급격히 몰리면서 군중 밀집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당국은 주류 판매 제한과 스크린 간격 확대 등 안전 대책을 시행했지만, 인파 규모가 시스템을 압도하며 안타까운 사고가 났다. 잉글랜드전은 원정 팬까지 더해져 경찰, 소방, 응급의료, 교통 통제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도시경제에는 기회이자 부담이다. 홈팀이 16강까지 살아남으면 호텔, 음식점, 주류·음료, 굿즈, 택시·공유차, 관광지, 팬존 상권이 살아난다. 방송사와 광고주에게도 잉글랜드-멕시코전은 매력적인 카드다. 잉글랜드는 글로벌 팬덤과 높은 중계 수요를 가진 팀이고, 멕시코는 개최국 프리미엄과 홈 관중을 안고 있다. 한 경기의 승패가 지역 상권과 미디어 시장을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다. 하지만 교통 혼잡, 쓰레기 처리, 치안 인력, 응급의료, 가격 급등, 주민 불편은 모두 개최도시의 부담이다. 팬들이 몰릴수록 소비는 늘지만 사고 위험도 커진다. 특히 잉글랜드-멕시코전처럼 경기 자체의 관심도가 높은 조합은 도심 팬존과 경기장 주변에 인파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도시가 축제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 즉 운영 역량이 흥행의 한계를 결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잉글랜드-멕시코 16강전은 월드컵이 왜 거대한 경제 이벤트인지를 보여준다"며 "경기 일정이 발표되는 순간 항공권과 호텔, 팬존, 경찰력, 방송 편성, 광고 상품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축구는 90분 동안 치러지지만, 돈과 사람은 그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서 움직인다"며 "아스테카의 다음 밤은 승부의 밤이면서, 개최도시가 월드컵 흥행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경제의 밤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2026-07-02 11:28:10
-
'손케 듀오'의 엇갈린 월드컵…손흥민은 침묵했고, 케인은 잉글랜드를 구했다
[경제일보] 한때 같은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를 흔들었던 두 공격수의 월드컵 운명이 엇갈렸다. 한국의 손흥민과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이다. 토트넘 홋스퍼 시절 두 선수는 ‘손케 듀오’로 불리며 리그 역사에 남을 호흡을 자랑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47골을 합작해 역대 최다 골 합작 기록을 세운 조합이었다. 그러나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무대는 두 사람에게 전혀 다른 표정을 남겼다.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의 간판이자 주장으로 대회에 나섰지만 풀타임을 한 번도 소화하지 못한 채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반면 케인은 잉글랜드가 위기에 몰린 순간에도 끝까지 그라운드에 남았고, 결국 두 골로 팀을 다음 라운드에 올려놓았다. 끝까지 남은 케인, 믿음에 멀티골로 답했다 잉글랜드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7분 브리앙 시펭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후반 30분과 41분 케인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케인의 첫 골은 전형적인 해결사의 장면이었다. 후반 30분 앤서니 고든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케인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끌려가던 잉글랜드의 숨통을 튼 동점골이었다. 이어 후반 41분에는 수비 사이에서 공간을 만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콩고민주공화국 골키퍼 리오넬 음파시의 선방에 막히던 잉글랜드는 케인의 결정력 하나로 탈락 위기에서 살아났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토마스 투헬 감독의 선택이다. 잉글랜드의 경기력은 매끄럽지 않았다. 측면 공격은 답답했고, 중원 연결도 흔들렸다. 투헬 감독은 후반 들어 변화를 줬지만 최전방의 케인만큼은 끝까지 남겼다. 주장이자 골잡이, 위기의 순간 한 번은 해줄 선수라는 믿음이었다. 그 믿음은 두 골로 돌아왔다. 손흥민의 월드컵은 정반대였다. 한국은 체코전 승리 이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했고, 결국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 활용법은 대회 내내 논란이었다. 체코전과 멕시코전에서는 조기 교체됐고, 남아공전에서는 월드컵 본선 처음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 특히 남아공전에서 손흥민을 벤치에 둔 결정은 국내외 축구 팬들의 의문을 불렀다. 대표팀의 상징이자 가장 큰 경험치를 가진 선수를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제외한 것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선택이 됐다. 후반 교체 투입 이후에도 손흥민은 경기 흐름을 바꿀 만한 장면을 만들지 못했고, 한국은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같은 재능, 다른 자리…스타 활용법이 승부를 갈랐다 물론 손흥민 부진을 개인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월드컵은 한 명의 스타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무대가 아니다. 더구나 손흥민은 이미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에 접어들었고, 대표팀은 세대교체와 전술 전환의 과제를 안고 있었다. 문제는 ‘관리’와 ‘배제’의 경계가 불분명했다는 점이다. 몸 상태를 고려한 출전시간 조절이었다면 언제 어떻게 승부처에 투입할지에 대한 설계가 필요했다. 그러나 한국은 손흥민을 아껴 쓴 것도, 확실히 중심에 세운 것도 아닌 어정쩡한 운영 끝에 공격의 구심점을 잃었다. 케인은 달랐다. 잉글랜드도 완벽하지 않았다. 콩고민주공화국전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우승 후보답지 않은 불안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잉글랜드에는 흔들리는 경기에서도 마지막까지 믿고 맡길 9번이 있었고, 그 9번은 감독의 신뢰를 골로 증명했다. 손흥민과 케인의 차이는 결국 ‘현재의 폼’만이 아니라 ‘팀 안에서의 자리’에서 갈렸다. 토트넘에서는 두 사람이 서로의 장점을 증폭시켰다. 케인이 내려와 패스를 뿌리면 손흥민이 뒷공간을 찢었고, 손흥민이 수비를 끌고 가면 케인이 박스 안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각자의 처지가 달랐다. 케인은 여전히 잉글랜드 공격의 최종 종착지였고, 손흥민은 한국 전술 안에서 확실한 사용법을 찾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은 두 선수의 위상을 바꿔놓았다기보다, 스타를 대하는 팀의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 케인은 팀의 중심에 있었고, 손흥민은 중심과 관리 사이에서 흔들렸다. 한 사람은 감독의 신뢰 속에 경기를 뒤집었고, 다른 한 사람은 벤치와 교체 사이에서 대회를 마쳤다. 축구에서 에이스는 이름값만으로 살아남지 않는다. 그러나 에이스를 살릴 구조 없이 이름값만 기대하는 팀도 성공하기 어렵다. ‘손케 듀오’의 엇갈린 월드컵은 그래서 더 씁쓸하다. 한때 같은 팀에서 서로를 빛나게 했던 두 별은 북중미의 여름, 각자의 대표팀에서 전혀 다른 결말을 받아들였다. 케인의 월드컵은 아직 계속되고 있고, 손흥민의 월드컵은 질문만 남긴 채 끝났다.
2026-07-02 10:35: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