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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127년… 민족은행→ 기업금융 명가→ 종합금융 재건중
우리금융그룹의 역사를 말할 때 2001년 한빛은행(상업은행+한일은행) 중심의 금융지주사1호 탄생은 현대만 들여다본 것이다. 우리금융의 뿌리는 한국 근대 금융의 출발점과 맞닿아 있다. 바로 1899년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다. 고종황제의 내탕금과 대한제국 황실 자금, 조선 상인 자본이 더해져 세워졌다. 이 은행은 단순한 금융회사가 아니라 자주적 금융 기반을 지키려는 시대적 산물이었다. 이후 조선상업은행과 한국상업은행으로 이어졌고, 한일은행과 함께 한국 산업화와 기업금융의 한 축을 맡았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기업 거래와 무역금융, 산업자금 공급의 현장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판을 떠받친 은행이었다. 우리금융의 DNA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기업금융 명가’다. ◆민족은행·기업금융 DNA…상업·한일 합병으로 한빛은행 출범 우리금융의 첫 번째 성장 동력은 기업금융이었다. 상업은행은 오랜 역사와 거래 기반을 바탕으로 기업 고객과 중소상공인의 금융 창구 역할을 했다. 한일은행 역시 산업화 시기 수출기업, 제조업, 중견기업 금융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두 은행은 조직 문화는 달랐지만 한국 경제가 필요로 하는 자금을 실물 부문으로 흘려보냈다는 점에서 같은 역할을 했다. 결정적 변곡점은 외환위기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권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 1998년 정부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에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3조3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했고, 두 은행은 같은 해 12월 한빛은행으로 합병됐다. 부실채권 정리, 인력 구조조정, 영업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된 고통스러운 통합이었다. 2001년 4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했다. 한빛은행을 중심으로 카드, 종합금융, 자산운용 등 여러 금융 기능을 묶은 국내 1호 금융지주였다. 2002년 한빛은행은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꾸며 통합 브랜드를 완성했다. ‘우리’라는 이름에는 외환위기 이후 다시 국민과 기업의 은행으로 서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숫자로 본 성장사…95조 금융그룹서 600조 종합금융그룹으로 우리금융의 성장사는 숫자로도 뚜렷하다. 2001년 3월 말 기준 우리금융은 한빛은행·평화은행·광주은행·경남은행을 묶은 은행계열 합산 총자산 95조4000억원 규모로 출발했다. 당시 국민·주택은행 합산 162조6000억원에는 못 미쳤지만, 신한금융 계열 53조2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대형 금융그룹이었다. 수익성도 위기 국면을 지나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 금융지주의 주포 한빛은행은 2001년 말 총자산 75조4205억원, 당기순이익 7130억원을 기록했다. 24년이 흐른 2025년 말 우리금융의 체급은 달라졌다. 연결 총자산은 601조4573억원으로 불어났다. 출범 초기 은행계열 합산 자산 95조4000억원과 단순 비교하면 약 6.3배 성장한 셈이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은행 중심 금융회사에서 카드·캐피탈·저축은행·자산운용·벤처투자·증권·보험을 거느린 종합금융그룹으로 바뀌었다. 이익 체력도 커졌다. 우리금융은 2025년 연결 당기순이익 3조1413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 주력 계열사였던 한빛은행 순이익 7130억원과 비교하면 약 4.4배 규모다. 자산은 100조원 미만 금융그룹에서 600조원대 종합금융그룹으로, 순이익은 수천억원대에서 3조원대로 올라섰다. ◆공적자금과 민영화의 긴 터널…명가의 그림자 그러나 우리금융의 역사에는 성장의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명가의 그림자는 공적자금과 정부 소유 구조였다.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은 우리금융을 살렸지만, 동시에 오랜 기간 정부 영향력 아래 놓이게 했다. 민영화는 우리금융의 숙원이었다. 정부는 2002년부터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공모, 블록세일, 경영권 매각, 분리 매각이 이어졌지만 시장 여건과 인수 수요 부족으로 여러 차례 좌초했다. 2013년에는 우리금융을 은행계열, 증권계열, 지방은행계열로 나누는 분리 매각 방식이 추진됐고, 증권계열은 NH금융, 경남은행은 BNK금융, 광주은행은 JB금융으로 넘어갔다. 이 대목은 우리금융의 가장 큰 상처이자 현재 전략의 출발점이다.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캐피탈,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이 매각되면서 우리금융은 한때 ‘증권 없는 금융지주’가 됐다. 은행 중심 수익 구조는 더 굳어졌고, KB·신한·하나금융이 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을 키우는 동안 종합금융 포트폴리오 경쟁에서 뒤처졌다. 민영화의 물꼬는 2016년 과점주주 매각으로 트였다. 정부와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29.7%를 과점주주 7곳에 매각하며 민영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잔여 지분 정리와 지배구조 개편을 거치며 우리금융은 정부 그늘에서 벗어나 민간 금융그룹으로서 체질 전환을 본격화했다. ◆증권·보험 복원…비은행 재건은 아직 진행형 현재의 우리금융은 다시 종합금융그룹 복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4년 우리투자증권 출범으로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입했고, 2025년 동양생명과 ABL생명 편입으로 보험업까지 갖췄다.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잃었던 비은행 축을 다시 세우는 작업이다. 하지만 비은행 재건은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2025년 우리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1413억원으로 2년 연속 3조원대를 유지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약 25% 늘어난 1조9266억원, 순영업수익은 10조957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보험사 인수 과정의 일회성 효과와 높은 은행 의존도는 여전히 과제다. 2026년 1분기 실적도 명암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룹 당기순이익은 60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했다. 순영업수익과 비이자이익은 늘었지만, 대손비용 증가와 우리은행 이익 감소가 발목을 잡았다. 금융지주의 기초 체력은 은행에서 나오지만, 미래 기업가치는 은행 바깥에서 결정된다. 우리금융이 풀어야 할 숙제다. ◆생산적 금융·AX·시너지…기업금융 명가의 다음 성장판 우리금융의 미래 성장전략은 △생산적 금융 △전사적 AX(AI 전환) △그룹 시너지로 요약된다.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총 80조원을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에 투입하겠다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내놨다. 이 중 생산적 금융은 73조원, 포용금융은 7조원이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인공지능 △방산 △에너지 △지역 전략산업 등으로 자금이 흘러가야 금융도 성장하고 실물경제도 성장한다는 판단이다. 우리은행의 기업 고객에게 우리투자증권의 IB(투자금융)와 모험자본 기능을 연결하고, 동양생명·ABL생명의 보험 역량을 자산관리와 은퇴설계로 묶는 것이 관건이다. AX도 핵심 과제다. 금융 경쟁은 더 이상 점포 수와 예대마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심사, 상담, 리스크관리, 내부통제, 자산관리, 소비자보호에 AI를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적용하느냐가 새 경쟁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역사를 보면 대한천일은행의 민족금융, 상업·한일은행의 기업금융, 한빛은행의 구조조정, 국내 1호 금융지주의 실험, 공적자금의 그늘, 민영화의 긴 터널을 거쳤다”며 “이제는 종합금융그룹 재건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2026년 06월 02일자 15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6-02 07: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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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동북아 격랑(激浪), 안동 한일회담이 전략적 공조의 이정표 되어야
[경제일보] 국제 정세의 지각변동이 가히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만큼 가파르다. 중동발(發) 전운이 짙어지며 미·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세계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형국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중 정상이 전격적인 회담을 통해 자국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어제의 맹방(盟방)과 동맹이라는 철석같던 신뢰마저 자국의 실리 앞에서는 언제든 형해화(形骸化)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엄중한 현실이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외교 안보 지형 속에서, 우리 정부에 요구되는 책략은 유연하면서도 국익 중심의 단단한 중심추를 잡는 일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세에 맞춰 매일 새로운 외교적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할 만큼 다변화된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격랑 속에서 오늘 이재명 대통령이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머리를 맞댄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여섯 번째이자, 셔틀외교의 모멘텀을 이어가는 이번 정상회담에 국내외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안동 회담은 단순한 외교적 연례행사를 넘어, 동북아의 지정학적 위기를 관리하고 한일 간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엄중한 책무를 안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우면서도 역사적 앙금으로 인해 멀게만 느껴졌던 양국이지만, 지금의 복합 위기 상황은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있을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미·중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와 중동 전쟁의 여파 속에서 한일 양국이 긴밀하게 공조하지 않는다면, 동북아의 안보 공백과 경제적 타격은 고스란히 양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정부 발표대로 이번 회담에서 장기화하는 중동 전쟁 관련 현안과 자유 통상 질서 확립, 동북아 안전 보장 및 공급망 위기 타개책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경제와 안보가 분리될 수 없는 ‘경제 안보’의 시대에,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한일 간의 전략적 스크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나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안보 협력의 틀을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한다. 주목할 점은 이번 회담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한국의 선비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안동 하회마을에서 열린다는 사실이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미국의 부시 전 대통령 부자가 찾았던 외교적 명소에서, 양국 정상이 안동의 전통 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를 관람하고 전통 음식을 나누며 신뢰를 쌓는 장면은 그 자체로 의미가 깊다. 양국의 화합을 상징하는 안동소주와 나라현의 사케가 만찬 테이블에 함께 오르듯, 외교적 갈등의 실타래도 이처럼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에서 풀리기 시작하는 법이다. 다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국익을 위한 냉철한 손익계산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일본 정부 역시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보다 전향적이고 진정성 있는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다. 상호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 전략적 공조는 모래 위에 세운 성과 같다. 우리 정부 또한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되, 국익의 마지노선을 확실히 지키는 균형 잡힌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전통문화의 온기가 흐르는 안동에서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이, 한일 양국이 당면한 글로벌 위기를 함께 돌파하는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협력의 대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거친 파고가 몰아치는 국제 사회에서 한일 관계의 안정이 곧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의 강력한 방파제가 될 수 있음을, 양국 정상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2026-05-19 09: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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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공동체, 늦었다는 자각속에 원칙이 있어야
19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시의는 있다. 이 논의는 결코 이른 구상이 아니다. 오히려 늦었다. 한국과 일본 정상은 오는 5월 19~20일 안동에서 올해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셔틀외교는 복원되고 있지만, 국제질서의 변화는 그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여 왔다. 지금 세계는 더 이상 예전의 세계가 아니다. 교역은 시장의 논리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기술은 무기가 되었고, 공급망은 외교의 수단이 되었으며, 제재는 통상의 언어가 되었다. 미중 정상 간 대화가 이어져도 대만 문제는 여전히 양국 관계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 반도체를 둘러싼 통제는 더 노골적이다. 미국 의회에서는 동맹국 기업에까지 대중 수출통제를 사실상 강제하려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고, 네덜란드 정부는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쯤 되면 질서는 이미 바뀐 것이다. 바뀐 질서를 읽지 못하면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도태된다. 에너지 질서의 변화도 예사롭지 않다. IMF는 아시아가 중동발 에너지 충격에 다른 지역보다 더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중동산 연료 의존이 크고,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 탓에 유가와 물류가 흔들리면 성장과 물가가 함께 타격을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은 중동발 에너지 충격의 여파로 4월 도매물가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국제정세의 급변이 추상적 위험이 아니라 현실의 비용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늦지 않은 깨달음이 아니라, 늦었기 때문에 더 절박한 인식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급증에 기대어 거창한 말부터 앞세워서는 안 된다. 한일 경제공동체는 선언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한일 관계는 늘 필요에 의해 가까워졌다가, 역사 앞에서 흔들리기를 반복해 왔다. 그런 만큼 지금 필요한 것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 방파제다. 양국 산업 당국이 올해 3월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을 체결하고 정례 산업·통상 정책대화를 출범시킨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공급망 교란이 닥쳤을 때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산업기반을 해치지 않겠다는 약속은 말보다 무겁다. 공동체란 이름보다 먼저 이런 장치가 쌓여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역사다. 경제가 급하다고 역사를 접어둘 수는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역사 문제를 덮은 채 서두르는 협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지금도 유효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양국은 그 선언에서 과거를 직시한 토대 위에서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만들자고 했다. 미래지향은 과거 망각의 다른 이름이 아니었다. 직시 위의 화해, 그 위의 협력이었다. 한일 관계가 다시 흔들리지 않으려면 이 순서를 되찾아야 한다. 따라서 이번 안동 회담의 과제는 분명하다. 큰말을 경계하고, 작은 합의를 무겁게 만드는 일이다. 에너지 비상 대응, 핵심광물 확보, 반도체와 첨단산업 협력, 공급망 이상 징후의 조기 공유, 불필요한 통상 충돌의 억제 같은 것들이다. 이런 기초가 쌓여야 비로소 한일 경제협력은 정치의 계절을 덜 타게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박수받을 선언문이 아니다. 시장과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협력의 구조다. 맹자는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라 했다. 때를 얻는 것보다 형세를 얻는 것이 낫고, 형세를 얻는 것보다 사람의 화합이 낫다는 뜻이다. 지금 한일에 필요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국제질서 변화의 파고를 읽는 냉정함, 늦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솔직함, 그리고 감정이 아니라 원칙 위에서 협력을 설계하는 절제다. 한일 경제공동체는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장밋빛 구호에서 나오지 않는다. 늦었다는 자각에서 출발할 때만, 그 말은 비로소 현실이 된다.
2026-05-17 09: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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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다카이치 총리, 19일 안동서 정상회담…한일 셔틀외교 재가동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19일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일 셔틀외교를 재가동한다.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을 방문한 데 이은 답방 성격으로, 이번에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회담이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19일부터 20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소인수 회담, 확대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만찬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의제는 경제안보다. 양국은 지난 1월 나라현 회담에서 공급망 안정과 경제안보 협력, 첨단산업 연계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논의가 협력 활성화 수준이었다면, 이번 회담에서는 중동전쟁 장기화와 원유·천연가스 수급 불안까지 맞물리며 경제안보 협력이 보다 핵심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에 대한 한일 간 소통 여부가 관심사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수송로의 안정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원유와 LNG 수입 의존도가 높다. 양국 정상이 비공개 회담에서 선박 통항 상황과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를 공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 선박 HMM 나무호 손상 사고도 관련 논의 배경으로 꼽힌다. HMM 나무호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확인 비행체로 추정되는 물체에 의해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 잔해 분석이 진행 중이다. 일본 역시 최근 자국 선박의 호르무즈 통항 문제를 관리해온 만큼 양국이 해상 수송로 안전과 위기 대응 공조를 논의할 여지가 있다. 최근 미중 정상회담 결과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미중은 이번 회담에서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대만과 AI·반도체, 공급망 문제에서는 긴장을 남겼다. 일본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과 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인 만큼 관련 동향을 한국과 공유할 필요성이 커졌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미일 협력과 북한 비핵화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다만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핵심 의제로 부각되지 않았고, 중동과 대만 문제가 국제 안보 현안의 전면에 떠오른 만큼 이번 회담에서도 안보 협력 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수위 조절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사 문제의 진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한일 양국은 지난 1월 회담에서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로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 유해 발굴을 위한 DNA 감정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실제 감정 절차 착수나 추가 유해 조사 협력 등 후속 조치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이번 안동 회담은 한일 정상이 서로의 고향을 방문하는 ‘고향 셔틀외교’라는 상징성도 갖는다. 과거사와 안보 현안이 여전히 민감하지만, 정상 간 신뢰를 바탕으로 실용적 협력 의제를 넓혀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일정으로 풀이된다. 향후 관건은 회담 결과가 선언적 메시지를 넘어 구체적 협력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에너지 수급, 공급망 안정, 첨단산업 협력, 과거사 후속 조치에서 실질적 성과가 나와야 셔틀외교의 동력이 이어질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동 정세를 포함해 지역·글로벌 현안도 당연히 논의될 것”이라며 “양국이 벌써 여러 번 만났기 때문에 깊이 있는 소통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6-05-16 1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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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일본 이토추상사와 수소동맹…에너지 전환 협력 확대
[경제일보] 현대건설이 일본 대표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하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은 일본 종합상사 이토추상사와 수소 에너지 전환 관련 신규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협약식은 일본 도쿄 이토추상사 본사에서 진행됐으며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와 이상배 플랜트사업본부장, 이토추상사 주요 경영진 등이 참석했다. 협약은 수소 생산과 공급을 위한 신사업이 핵심이다. 이토추상사는 사업 개발과 투자 역할을 맡고 현대건설은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를 담당한다. 관련 사업이 상용화되면 청정 수소 생산이 가능해 탄소중립 실현 및 수소 사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수소 생산 플랜트 시공 경험을 갖추고 있고 이토추상사는 원자재 공급과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 기대감이 크다. 이토추상사는 세계 최초 암모니아 벙커링 선박 발주에 참여하는 등 에너지 공급망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대건설은 앞선 지난해 4월에도 이토추상사와 양수발전, 데이터센터, LNG, 암모니아 등 신성장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협약은 에너지 인프라와 디지털 산업 확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 성격이 강했다. 해외 대형 프로젝트도 함께 수행해왔다. 인도네시아 사룰라 지열발전소와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사업 등이 대표 사례다. 현대건설은 일본 기업들과의 협력 범위도 넓히고 있다. 이번 일본 방문 기간 동안 일본 종합상사 미쓰이물산과 엔지니어링 기업 JGC와도 연쇄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대형 원전과 해상풍력, 데이터센터, LNG, 오일·가스 사업은 물론 중동 전후 복구 사업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쓰이물산과는 쿠웨이트 슈아이바 발전소, 카타르 라스라판 C 복합발전소 등 중동 지역 대형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 경험이 있다. JGC와도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과 파푸아뉴기니 LNG 기본설계 사업 등을 진행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건설 시장이 단순 시공 중심에서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운영·투자형 사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현대건설 역시 전략 변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중동 플랜트 의존도를 낮추고 수소·원전·전력망 등 고부가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파트너십이 필수다”라며 “일본은 물론 글로벌 유수 기업과의 전략적·장기적 파트너십을 확대해 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선도적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미래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14 16: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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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한일 협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 발표문을 통해 “한일 양국이 협력의 깊이를 더하고 그 범위를 넓혀 나가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안보와 과거사 문제, 경제와 민생 분야 전반에 걸쳐 양국 협력을 확대·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보 분야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 있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북아 지역에서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소통하며 협력해 나갈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 발언을 계기로 불거진 중일 간 갈등 상황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해석된다.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조세이(長生) 탄광 희생자 문제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있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당국 간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세이 탄광은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연안에 위치했던 해저 탄광으로, 1942년 2월 3일 수면 아래 갱도 천장이 붕괴되며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을 포함해 총 183명이 숨진 참사 현장이다. 사고 직후 탄광 측이 추가 피해를 막는다는 이유로 갱도를 폐쇄하면서 희생자 유해는 장기간 수습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서는 방향에 공감대를 이뤘다. 이 대통령은 “경제 안보와 과학기술, 국제 규범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보다 포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를 위해 관계 당국 간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과 지식재산 보호 분야에서도 양국 간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회 협력 분야에서는 저출생과 고령화, 국토 균형 성장, 농업과 방재, 자살 예방 등 공통의 사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초국가 범죄 대응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스캠 범죄를 비롯한 초국가 범죄에 대해 양국의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경찰청 주도로 발족한 국제 공조 협의체에 일본이 참여하기로 했으며,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합의문도 채택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제3국에서 한일 양국 국민의 안전 보호를 강화하고, 세계 각국에 위협이 되는 초국가 범죄 해결에 양국이 공동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 교류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양국은 출입국 절차 간소화와 수학여행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현재 정보기술 분야에 한정된 기술 자격 상호 인정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의미에 대해 “먼 옛날 이곳에서 우리의 조상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기술과 문화를 나누며 함께 발전해 왔다”며 “1500여 년 전 나라에서 시작된 교류의 역사를 떠올리며,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는 온고지신의 지혜를 되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2026-01-13 17: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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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이 탄광 유해 DNA 감정 추진… 한일 정상, 과거사 '작은 진전'
[이코노믹데일리] 대통령은 13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조세이 탄광에서 발생한 조선인 수몰 사고와 관련해 “양국은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절차와 방식에 대해서는 당국 간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일 정상이 과거사 사안을 공동 발표문에 명시적으로 담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세이 탄광 사고는 태평양전쟁 시기인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앞바다의 해저 탄광에서 갱도가 붕괴되며 발생한 참사로, 조선인 노동자 136명과 일본인 47명이 숨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사고 이후 장기간 유해 수습이 이뤄지지 않다가, 지난해 6월 민관 협력을 통해 83년 만에 처음으로 수중 수색 작업이 진행돼 일부 유골이 발견됐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 문제를 계기로 과거사에 대해 한·일 양국 정부가 처음으로 공식 논의에 나선 자리로 평가된다. 공동언론발표문에는 미래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와 공동 과제 대응에 대한 합의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경제 안보와 과학기술, 국제 규범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한 보다 포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인공지능과 지식재산 보호 등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회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출범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를 통해 저출생과 고령화, 국토 균형 발전, 농업과 방재, 자살 예방 등 사회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지방 성장 등 양국이 공통으로 직면한 과제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보와 외교 현안과 관련해서는 한·일 및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동시에 동북아 지역에서 한·중·일 3국이 공통점을 찾아 소통과 협력을 이어갈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과 관련해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초국가적 스캠 범죄 대응,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 청년 세대 교류 확대, 기술 자격 상호 인정 범위 확대,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2026-01-13 16: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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