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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쎄'로 버티고 '릴'로 넓혔다…KT&G, 전매기업서 글로벌 담배기업으로
[경제일보] 1883년 조선 후기 국영 연초제조소 순화국이 문을 열었다. KT&G가 공식 연혁의 시작으로 삼는 해다. 이후 국가가 담배와 인삼을 관리하는 전매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는 1952년 전매청, 1987년 한국전매공사를 거쳐 오늘날 KT&G가 됐다. 국가 전매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KT&G는 시장 개방과 민영화를 거치며 국내외 기업과 경쟁하는 회사로 전환했다. 1988년 국내 담배시장이 개방됐고 1997년 상법상 주식회사 전환, 1999년 증권거래소 상장을 거쳐 2002년 정부와 정부 출자은행이 보유한 민영화 대상 지분 매각이 마무리됐다. 같은 해 회사 이름도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KT&G로 바뀌었다. 이후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2025년 기준 해외 궐련 사업 운영 국가를 140개국까지 넓혔다. KT&G가 택한 생존 방식은 바뀐 경쟁 환경에 맞춰 제품과 시장을 재편하는 것이었다. 외국계 담배회사가 국내에 들어오자 에쎄와 레종, 보헴 등 자체 브랜드를 키웠고 국내 담배 수요가 줄자 해외 판매를 확대했다. 담배 소비 방식이 궐련형 전자담배로 분화하자 2017년 '릴(lil)'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해외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KT&G의 역사는 변화하는 소비와 경쟁 환경에 맞춰 사업 방향을 조정해온 기록이다. 시장 개방에는 브랜드로, 내수시장 성숙에는 수출로, 흡연 방식 변화에는 NGP(차세대 담배)로 대응했다. 이제 관건은 해외에서 확대된 외형을 안정적인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다. 전매에서 브랜드 경쟁으로…'에쎄' 앞세운 시장 공략 KT&G 현대사의 첫 번째 변곡점은 1988년 담배시장 개방이다. 이전까지 국내 담배산업은 국가 전매체제 아래 운영됐지만 시장 개방 이후 글로벌 담배기업 제품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경쟁은 생산·공급 능력보다 브랜드와 제품 차별화, 마케팅 역량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KT&G는 제품을 세분화하며 대응했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1996년 출시한 초슬림 담배 '에쎄(ESSE)'다. 일반형 담배가 주류였던 당시 얇은 형태의 초슬림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했고 이후 에쎄 라이트와 에쎄 원, 에쎄 체인지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2013년에는 필터 속 캡슐을 이용해 맛을 바꿀 수 있는 초슬림 캡슐 담배 '에쎄 체인지'를 선보였다. 에쎄는 KT&G의 해외시장 공략을 이끈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2001년 중동과 러시아로 첫 수출된 이후 미주와 유럽,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혔다. 해외 누적 판매량은 2012년 1000억 개비를 넘어선 데 이어 2016년 2000억 개비를 돌파했다. 에쎄를 앞세워 해외 판로를 넓히는 한편 국내에서는 시장 축소에도 점유율을 높이며 기반을 지켰다. KT&G 자료에 따르면 국내 궐련 총수요는 2023년 616억2000만 개비에서 2024년 591억9000만 개비, 2025년 561억5000만 개비로 감소했다. 반면 KT&G의 국내 궐련 점유율은 같은 기간 66%에서 66.7%, 67.3%로 꾸준히 상승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67.9%를 기록했다. 시장 자체는 줄어들고 있지만 KT&G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 국내 궐련에서 확보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면서 다음 성장축은 해외와 NGP로 넓혀가는 모습이다. 다만 높은 시장점유율이 국내 사업의 성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담배 소비 감소가 이어지면 점유율이 높아져도 판매량 자체는 줄어들 수 있다. 실제 KT&G의 국내 궐련 판매량은 2023년 406억6000만 개비에서 2024년 394억8000만 개비, 2025년 377억6000만 개비로 감소했다. 내수에서 확보한 시장 지위를 해외와 NGP 등 새로운 성장축의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해진 이유다. 궐련에서 NGP로…'릴' 앞세운 제품 전환 두 번째 시험은 소비 방식의 변화에서 왔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에 등장하면서 기존 궐련 중심의 시장구조에 새로운 카테고리가 생겼다. KT&G는 2017년 독자 전자담배 플랫폼 '릴 솔리드'를 출시했고 1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대를 넘어섰다. 2018년에는 전용 스틱과 액상 카트리지를 함께 사용하는 '릴 하이브리드'를, 2022년에는 하나의 기기에서 여러 종류의 전용 스틱을 사용할 수 있는 '릴 에이블'을 선보였다. 올해 2월에는 예열·충전 시간을 줄인 '릴 에이블 3.0'을 추가했다. 제품 개발과 함께 해외 유통망 확보에도 나섰다. KT&G는 2020년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했다. 2023년에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PMI가 KT&G의 NGP 제품을 판매하는 15년 장기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유통 기반을 강화했다. 릴을 앞세운 NGP 사업 진출 국가는 2025년 기준 34개국까지 늘었다. 성과는 국내 시장점유율과 매출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KT&G의 국내 NGP 시장점유율은 48.2%를 기록했고 2분기 NGP 매출은 24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8% 증가했다. KT&G는 지난 2월 출시한 '릴 에이블 3.0' 판매 확대와 고가 스틱 비중 증가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KT&G가 공략하는 NGP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회사는 궐련형 전자담배(HNB)에 더해 베이퍼와 경구용 니코틴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알트리아와 함께 북유럽 니코틴 파우치 업체 ASF(Another Snus Factory)를 공동 인수하며 니코틴 파우치를 새로운 NGP 사업축으로 추가했다. 이는 궐련 수요 감소를 되돌리기보다 담배 소비의 제품 전환 흐름에 대응하는 전략에 가깝다. 기존 궐련에서 에쎄라는 세부 카테고리를 키웠던 것처럼 NGP에서도 디바이스와 스틱, 사용 방식에 따라 시장을 나누고 각각의 수요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NGP 역시 안정적인 성장이 보장된 시장은 아니다. 글로벌 담배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국가마다 전자담배와 니코틴 제품에 적용하는 규제와 세금 체계도 다르다. 진출 국가가 늘어날수록 현지 규제에 맞춘 제품 개발과 인증, 생산·판매 방식 조정에 필요한 비용과 관리 부담도 커진다. 제품 경쟁력과 함께 국가별 제도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이 NGP 사업의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수출 넘어 현지 생산으로…글로벌 제조망 재편 KT&G의 글로벌 확장은 판매망 확대를 넘어 생산기지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KT&G의 해외사업은 국내 생산 제품을 해외시장에 공급하는 수출 모델에서 출발했다. 이후 해외 판매가 확대되면서 현지 생산기지 구축에 나섰다. 2008년 튀르키예에 첫 해외 공장을 설립하며 현지 생산에 나섰고 2010년 러시아로 생산거점을 확대했다.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과 판매 기반을 동남아시아까지 넓혔다. KT&G는 해외 생산거점을 권역별 수요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튀르키예 공장은 2025년 증설을 통해 연간 최대 120억 개비 생산능력을 갖추고 북아프리카와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핵심 생산거점으로 확대됐다. 같은 해 4월 준공한 카자흐스탄 신공장은 연간 45억 개비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유럽과 CIS(독립국가연합) 등 유라시아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는 KT&G가 해외 최대 생산거점으로 육성하는 핵심 지역이다. KT&G는 기존 생산시설에 2·3공장을 추가해 연간 약 350억 개비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2·3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210억 개비 규모다.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으로 수출해 인도네시아를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지역을 잇는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현지 생산 확대는 비용 효율과 시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주요 수요처 인근에 생산거점을 두면 물류비와 관세 부담을 줄이고 시장 변화에 맞춰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현지 생산과 판매를 연계해 원가 경쟁력과 공급 효율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외 매출 국내 추월…다음 평가 기준은 '수익성' 해외 궐련 사업은 매출 기준으로 이미 국내를 넘어섰다. 2025년 KT&G의 해외 궐련 매출은 1조8775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궐련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54.1%로 처음 국내를 앞질렀다. 해외 궐련 판매량도 652억 개비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해외사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2분기 해외 궐련 매출은 5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5.6% 늘었다. 해외 궐련과 NGP 성장에 힘입어 같은 기간 KT&G의 연결 매출은 1조7016억원, 영업이익은 4145억원으로 각각 9.9%, 18.5% 증가했다. 실적 개선에 따라 회사는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5~7%로,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치를 6~8%에서 10~13%로 상향 조정했다. 향후 관건은 해외 생산 확대를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신규 공장 건설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다 가동 이후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생산량을 확보해야 고정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환율과 원재료 가격, 국가별 담배세·규제, 현지 유통환경 등 대외 변수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생산거점과 판매 국가가 확대될수록 생산·재고·품질 관리에 필요한 운영 역량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신규 생산거점의 가동률과 수익성은 KT&G가 추진해온 글로벌 현지화 전략의 성과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해외 궐련 매출이 국내를 넘어선 만큼 향후에는 판매량 확대뿐 아니라 현지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이익과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KT&G는 외형 확대보다 사업의 질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해외 생산과 NGP가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가 향후 성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시장 변화에 맞춰 제품과 사업 방식을 바꿔온 KT&G가 확장의 성과를 이익으로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KT&G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약 68%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해외 사업을 확대할 수 있었던 기반은 제품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이라며 "에쎄는 단일 수출 브랜드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전자담배 역시 PM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릴의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동시에 직접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인도네시아 신공장 등 해외 생산거점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현지 생산을 통해 원재료 조달과 인건비, 물류비·관세 등 제조원가를 절감하고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8-27 18: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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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게임스컴서 '신작 3종' 승부…글로벌 재도약 시험대
[경제일보] 엔씨(NC)가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6’에서 글로벌 신작 3종을 한꺼번에 공개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아이온2’의 글로벌 출시 일정을 확정한 데 이어 오픈월드 시네마틱 슈터 ‘신더시티’, 팀 기반 서바이벌 FPS ‘Like or Die’를 선보이며 전통적인 MMORPG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장르와 이용자층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엔씨는 25일(현지시간) 게임스컴 전야제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에서 이들 3개 작품을 공개했다. 게임스컴 본 행사에서는 B2B 부스를 운영하며 글로벌 미디어와 퍼블리셔, 사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신작을 소개한다. 엔씨는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52%까지 올라선 만큼 이번 행사를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검증하는 자리로 활용한다. ◆ ‘아이온2’, 10월 글로벌 출격…출시 전 대규모 검증 가장 출시가 가까운 작품은 ‘아이온2’다. 엔씨는 오는 10월 5일 스팀과 퍼플을 통해 북미·남미·유럽·아시아 지역에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출시 전인 9월 17~18일에는 실제 서비스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론칭 스케일 테스트’를 진행해 서버와 인프라 안정성을 점검한다. ‘아이온2’는 엔씨의 대표 IP인 ‘아이온’을 계승한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시에 이번 글로벌 출시는 과거 국내·아시아 중심의 MMORPG 서비스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글로벌 이용자를 겨냥하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엔씨는 파운더스팩 판매와 글로벌 커뮤니티 운영 등을 통해 출시 전 이용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신더시티’는 엔씨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인 오픈월드 시네마틱 3인칭 슈터다. 게임스컴에서는 21세기의 세계가 몰락하는 과정을 담은 프리퀄 시네마틱 영상을 공개하며 근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한 독창적인 세계관을 강조했다. 출시까지 아직 개발 과정이 남은 만큼 엔씨는 글로벌 이용자와의 검증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8월 14~16일에는 미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첫 프리알파 플레이테스트를 진행했다. 당시 테스트는 비공개 NDA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향후 추가 테스트와 지역 확대가 예정돼 있다. 스팀 페이지에서는 ‘몰락한 근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동료와 함께 도시를 되찾는 오픈월드 슈터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게임스컴에서 가장 새로운 카드는 개발명 ‘프로젝트 본파이어’에서 정식 명칭을 확정한 ‘Like or Die’다. 팀 기반 서바이벌 FPS로, 이용자가 범우주 플랫폼 ‘콰이야 스트림’의 스트리머가 돼 팀원들과 최후의 생존 팀을 가리는 구조다. 전장에서 자원을 모아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동시에 ‘블록’을 활용해 구조물을 만들며 전장의 형태 자체를 바꿀 수 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블록을 이용해 공격과 방어 구조물을 만들고 상대 진영의 ‘넥서스’를 파괴하는 전투가 처음 공개됐다. 기존 배틀로얄이나 슈터와 달리 건축과 전투를 결합한 것이 차별점이다. 엔씨는 정식 출시일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브랜드 웹사이트와 스팀 페이지를 열고 위시리스트를 확보하며 초기 이용자층을 만드는 단계에 들어갔다. ◆ ‘MMORPG 회사’ 벗어날까…엔씨의 시험대 엔씨가 이처럼 장르 다변화에 나서는 배경은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엔씨는 올해 2분기 매출 7705억원, 영업이익 173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52%로 4개 분기 연속 확대됐고, 모바일 캐주얼 사업 비중도 전체 매출의 22%까지 높아졌다. 기존 핵심 IP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해외·캐주얼·신작으로 성장 기반을 넓히는 흐름이다. 한편 이번 게임스컴에서 공개한 세 작품은 엔씨의 체질 변화를 가늠할 시험대다. ‘아이온2’가 글로벌 출시를 통해 기존 IP의 해외 확장성을 증명하고, ‘신더시티’와 ‘Like or Die’가 새로운 장르에서 이용자를 확보한다면 엔씨의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는 한층 다양해질 수 있다. 게임스컴에서 공개된 것은 시작일 뿐, 이제 시장이 볼 것은 글로벌 이용자의 실제 선택이다.
2026-08-26 21: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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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한 봉지에서 식탁 전체로…3분으로 바꾼 한 끼, 오뚜기의 57년 '간편화'
[경제일보] 1969년 5월 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작은 공장에서 오뚜기 분말카레가 첫선을 보였다. 고(故)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이 설립한 풍림상사의 첫 제품이었다. 당시 국내 소비자에게 카레는 낯선 음식에 가까웠다. 오뚜기는 강황·고추·후추 등 원료를 배합하고 한국인이 즐기는 매콤한 맛을 더해 밥과 어울리는 가정식으로 만들었다. 5인분짜리 분말카레로 시작한 회사는 57년이 지난 지금 라면과 즉석밥, 케첩·마요네스·소스, 냉동식품과 가정간편식(HMR)까지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오뚜기의 57년을 관통하는 DNA는 '간편화와 대중화'다. 낯설거나 손이 많이 가던 음식을 누구나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제품으로 바꾸고, 이미 익숙해진 음식은 조리 시간과 과정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낯선 카레를 집밥으로…'3분'에 담긴 간편화 DNA 오뚜기의 출발점인 카레는 회사의 간편화 전략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카레는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식이었다. 오뚜기는 1969년 분말 즉석카레를 선보이며 이국적인 메뉴를 한국식 집밥으로 끌어들였다. 쌀과 함께 먹기 좋도록 맛을 조정하고 매운맛을 살린 데 이어 TV 광고를 통해 조리법과 먹는 방식을 알렸다. 일부가 즐기던 카레를 누구나 집에서 만들어 먹는 한 끼로 대중화한 것이다. 제품은 조리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1981년에는 국내 최초 레토르트 형태의 '3분카레'를 선보였다. 직접 재료를 볶고 카레가루를 풀어 끓이던 음식이 봉지째 데우기만 하면 완성되는 한 끼로 바뀌었다. 오뚜기는 3분요리를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의 시작점으로 설명한다. '3분'이라는 이름은 오뚜기의 경쟁력을 압축한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품의 재료 구성보다 한 끼를 빠르게 완성하는 편의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식품과 함께 소비자의 시간을 상품화한 셈이다. 카레는 시대별 식생활 변화도 흡수했다. 2003년에는 강황 함량을 높인 백세카레를 내놨고 2009년에는 물에 잘 풀리는 과립형 카레를 도입했다. 이후 렌틸콩카레와 3일 숙성카레 등으로 제품을 세분화하며 건강과 맛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했다. 오뚜기의 간편화는 카레에 머물지 않았다. 1971년 국내 최초 토마토케첩을, 이듬해에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마요네스를 선보였다. 요리할 때 직접 맛을 내거나 소스를 만들어야 했던 과정을 완제품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카레가 메뉴를 간편하게 했다면 케첩과 마요네스는 맛내기의 수고를 덜어준 제품이었다. 식초와 참기름, 각종 양념과 소스로 제품군이 넓어지면서 오뚜기는 완성된 음식뿐 아니라 조리 과정 곳곳으로 들어갔다. 냉장고와 찬장을 열었을 때 서로 다른 용도의 오뚜기 제품 여러 개가 동시에 나올 수 있는 사업구조가 만들어졌다. 카레서 라면·밥·소스로…한 끼 식탁 곳곳에 자리 잡다 두 번째 변곡점은 라면이었다. 오뚜기는 1988년 진라면을 선보이며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 순한맛과 매운맛을 동시에 출시해 소비자의 매운맛 선호를 나눠 공략했다. 이후 참깨라면과 열라면, 진짬뽕, 컵누들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2026년에는 기존 순한맛과 매운맛 사이의 수요를 겨냥한 '진라면 약간매운맛'을 봉지면에 이어 컵·용기면으로 확대했다. 라면까지 더해지면서 오뚜기는 반찬과 조미료를 공급하는 기업에서 소비자의 한 끼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식품기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즉석밥과 컵밥, 냉동식품, 국·탕·찌개류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밥을 짓고 국을 끓이는 등 한 끼 준비에 필요한 조리 과정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때문에 오뚜기의 제품 포트폴리오는 하나의 초대형 브랜드보다 식탁 곳곳에 제품을 배치하는 구조에 가깝다. 카레를 만들 때도, 라면을 끓일 때도, 볶음밥에 케첩을 넣을 때도, 샐러드에 마요네스를 곁들일 때도 소비자와 만난다. 특정 제품 하나의 흥행에 의존하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오뚜기는 카레·케첩·마요네스 등 여러 품목에서 장기간 시장 선두를 유지해왔다. 국내 분말카레 시장에서는 2024년 기준 80%대 중반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이어갔다. 간편화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직접 만들던 음식을 제품으로 대신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같은 간편식 안에서도 맛과 영양, 용량 등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세분화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간소화된 집밥 문화 속에서 한 끼를 완전히 대신하는 간편식뿐 아니라 요리의 일부를 쉽게 만들어주는 소스와 반조리 제품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 조리 전 과정을 직접 하기보다 원하는 단계만 맡고 나머지는 제품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오뚜기는 카레와 소스, 면, 밥, 냉동식품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갖추고 있어 이런 식생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특정 유행을 한 제품에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사 준비 과정 전반에 걸쳐 새로운 소비 흐름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는 관리 효율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품목이 늘어날수록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 재고, 유통까지 운영 복잡성이 커지고 유사 제품 간 수요가 겹칠 가능성도 높아진다. 신제품 확대와 함께 경쟁력이 낮은 제품을 정리하고 브랜드별 역할을 명확히 하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미국 생산·일본 판매·울산 물류…해외사업 기반 넓힌다 오뚜기의 가장 큰 숙제는 해외다. 국내에서는 카레·라면·조미식품·소스·즉석식품 등으로 촘촘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지만 전체 사업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낮다. 오뚜기의 2026년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8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2.0% 늘었다. 해외 매출은 2205억원으로 12.3%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6%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여전히 전체 매출의 약 88%를 국내에서 올리는 구조다. 최근 오뚜기가 해외 생산과 판매, 물류망을 동시에 손보는 이유다. 오뚜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미라다에 북미 첫 현지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미국 생산법인 오뚜기푸드아메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공장을 2027년 하반기 완공하고 2028년 상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수출 중심의 해외사업에서 나아가 현지에서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려는 전략이다. 일본에도 새로운 해외 거점을 마련했다. 오뚜기는 지난 5월 15일 도쿄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으며 오는 9월 이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라면류를 주력으로 K-소스와 참기름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종합식품 포트폴리오를 일본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수출을 뒷받침할 물류 인프라도 확충했다. 오뚜기는 지난 6월 울산 삼남에 최대 9980팔레트를 보관할 수 있는 '삼남 글로벌 로지스틱스 센터'를 완공했다. 입출고와 피킹 등 물류 전 과정에 최적화된 설계를 적용하고 창고관리시스템(WMS)과 창고제어시스템(WCS) 등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증가하는 수출 물량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OTOKI'로 세계 식탁 공략…다품목 경쟁력 글로벌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뚜기는 2024년부터 기존 영문 표기 'OTTOGI' 대신 'OTOKI'를 사용하기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영문 상호를 'OTOKI CORPORATION'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해외 소비자가 오뚜기라는 이름을 보다 쉽게 인지하고 발음할 수 있도록 표기를 직관적으로 바꾼 것이다. 제품과 패키지에도 'OTOKI'를 적용하며 진라면뿐 아니라 소스·참기름·간편식 등 다양한 제품을 하나의 브랜드 아래 알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뚜기는 2030년 글로벌 매출 1조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구축한 다품목 경쟁력을 해외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는 중요한 변수다. 국내 소비자에게 오뚜기는 카레와 라면, 케첩, 마요네스, 참기름 등 여러 제품을 함께 떠올리게 하는 종합식품 브랜드다. 반면 해외에서는 진라면을 비롯한 개별 제품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단계에 있다. 국내에서 수십 년에 걸쳐 쌓은 브랜드 경험을 해외 소비자에게도 확장하려면 국가별 식문화와 유통환경에 맞춘 현지화가 필요하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해외사업 확대의 필요성은 더욱 뚜렷하다. K라면 열풍을 타고 해외사업을 빠르게 키운 식품기업들과 달리 오뚜기의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11.6%다.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3% 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매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내수 성장 둔화에 더해 고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부담이 이어지는 만큼 해외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울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카레와 3분요리로 시작된 오뚜기의 '간편화'는 이제 국내 식탁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여러 제품군을 통해 '쉽고 빠른 한 끼'의 공식을 만들어냈다면 앞으로는 이를 해외 소비자의 식문화와 취향에 맞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OTOKI'라는 하나의 브랜드 경쟁력으로 연결해 국내 식탁에서 쌓아온 존재감을 세계 식탁으로 넓혀가는 것이 향후 성장의 방향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57년간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며 쉽고 편리한 한 끼를 만드는 데 집중해왔다"며 "앞으로는 국내에서 쌓아온 '쉽고 빠르게 맛있는 한 끼' 경쟁력을 각국의 식문화와 소비자 수요에 맞게 현지화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2026-08-24 15: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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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美 통신·AI 시장 공략…협력사 6곳 수출길 연다
[경제일보] KT가 미국 통신·네트워크 시장을 협력사들의 새로운 수출 무대로 삼는다. 단순 전시 참가를 넘어 통신·AI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현지 바이어 발굴과 사업 기회 확보를 지원하면서 협력사의 해외 매출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전략이다. 19일 KT는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뮤직시티센터에서 현지시간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ISE EXPO 2026'에 처음 참가하고, 전시장 내 'KT글로벌상생성장관'을 마련해 통신·AI 분야 협력사 6곳의 북미시장 진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ISE EXPO는 통신·네트워크·AI 등 ICT 인프라를 주요 주제로 하는 전문 전시회다. 글로벌 통신·네트워크 기업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바이어들이 참여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북미 시장에서 기술과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KT는 이번 전시회에 협력사와 함께 참가해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KT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전시회 지원을 위해 약 15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선호 지역과 전시회에 대한 수요를 조사하고 수출 가능성과 산업별 전문성 등을 고려해 참가 기업과 전시회를 선정했다. 이번 ISE EXPO에는 용진일렉콤, 고려오트론, 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 클리카, 래블업, 아드리엘 등 6개사가 참가하며, 참가 기업의 사업 분야도 통신 장비부터 AI까지 다양하다. 용진일렉콤은 RF 통신 커넥터를, 고려오트론은 FTTH·PON 광통신 부품을 선보인다. 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은 AI 기반 농업용 자동관리·수확 로봇을, 클리카는 온디바이스·엣지 기반 AI 최적화 솔루션을 출품한다. 래블업은 가상화 기반 GPU 통합 AI 인프라 플랫폼을, 아드리엘은 AI 기반 마케팅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플랫폼을 소개한다. 통신 인프라 부품과 AI 소프트웨어·플랫폼, 로봇 등 서로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기술과 제품을 알리는 구조다. KT는 전시장 마련에 그치지 않고 현지 바이어 발굴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KOTRA 애틀랜타 무역관과 KOTRA의 글로벌 B2B 수출지원 플랫폼 '바이코리아',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해 참가 기업과 제품을 현지 바이어에게 알리고 잠재 고객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협력사들의 해외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국내 시장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중소·벤처기업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더라도 현지 바이어와의 접점이나 계약·수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전시회 참가를 실제 사업 기회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특히 미국은 AI와 통신 인프라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국내 협력사들의 진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AI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GPU 인프라와 네트워크 장비, 광통신 부품 등 기반 시설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고, 제조·농업 등 산업 현장에서도 AI와 로봇을 결합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기업들은 산업 현장의 변화에 맞춰 광통신 부품과 RF 커넥터 등 기존 통신 인프라 기술뿐 아니라 온디바이스 AI, GPU 인프라, AI 로봇, AI 마케팅 플랫폼 등 AI 산업을 겨냥한 제품과 솔루션을 함께 포함한다. KT는 이번 미국 전시회를 시작으로 하반기 글로벌 전시회 지원을 확대한다. 내달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방송·미디어 전문 전시회 'IBC 2026'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광통신 전시회 'ECOC 2026'에도 참가해 협력사의 유럽 시장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역별 산업 특성에 맞춰 참가 전시회를 달리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미국에서는 통신·AI 인프라 시장을, 유럽에서는 방송·미디어와 광통신 시장을 각각 공략해 협력사들이 자사 기술과 제품에 적합한 해외 수요처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KT는 향후에도 정부와 KOTRA 해외무역관 등 수출지원 전문기관과 협력해 협력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사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권혜진 KT SCM실장 전무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협력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실질적인 수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앞으로도 정부와 KOTRA 해외무역관 등 수출지원 전문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협력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함께 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8-19 10: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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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2Q 영업익 801억원 전년 比 20.8%↓…매출 성장 속 이익 개선 숙제
[경제일보] 넷마블이 해외 매출 확대와 신작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2분기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신작 출시와 마케팅 비용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하며 수익성 개선 과제를 남겼다. 하반기에는 라이브 서비스 강화와 신규 게임 출시를 통해 실적 안정성과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5일 넷마블은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492억원, 영업이익 8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7175억원 대비 4.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010억원 대비 20.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0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했다. 넷마블의 올해 2분기 실적은 해외 사업 성장과 신작 효과가 견인했다. 넷마블의 2분기 해외 매출은 580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6%, 전 분기 대비 13.4%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시장 중심의 매출 구조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가 39%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 22%, 유럽 13%, 동남아 10%, 일본 9%, 기타 7%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한국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하는 가운데, 넷마블 역시 해외 매출 비중 확대를 통해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장르별 매출 비중도 특정 장르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유지됐다. RPG 장르가 전체 매출의 42%를 차지했고, 캐주얼 게임 35%, MMORPG 17%, 기타 장르 6%로 나타났다. 기존 MMORPG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점이 안정적인 매출 흐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은 2분기 매출 성장 배경으로 '일곱 개의 대죄: Origin' 업데이트 효과와 지난 6월 출시한 신작 MMORPG '솔: 인챈트'의 초기 성과를 꼽았다. 신규 콘텐츠 공급과 신작 출시가 이용자 유입을 이끌면서 매출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감소했다. 신작 출시 과정에서 발생한 마케팅 비용과 게임 서비스 운영 비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1조4009억원, 영업이익 1332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7% 감소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신작 흥행 여부뿐 아니라 출시 이후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 운영과 비용 효율화가 실적 변동성을 줄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규모 마케팅 투자가 필요해진 만큼,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넷마블은 하반기 라이브 서비스 고도화와 신작 출시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프로젝트 이지스' 등 3종의 신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와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은 내달 일본 도쿄게임쇼에서 공개될 예정이며,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서브컬처 수집형 RPG '펄 인 블루'도 함께 선보인다. 넷마블은 지식재산권(IP) 기반 신작 확대를 통해 글로벌 이용자 확보에도 나선다. '일곱 개의 대죄', '나 혼자만 레벨업' 등 기존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 라인업을 확대하고, 플랫폼과 장르 다변화를 통해 해외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는 모바일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PC·콘솔 등 멀티 플랫폼 확장이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넷마블 역시 다양한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글로벌 이용자 기반을 넓혀 매출 구조를 안정화한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향후 신작 출시와 기존 게임의 장기 서비스 역량 강화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해외 매출 비중 확대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과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 확보가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당사는 올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이에 더해 하반기에는 라이브 서비스 고도화로 실적 안정성을 높이고, 차별화된 신작 개발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8-05 15: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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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해외로, 충전기는 농촌으로…중국 신산업 몸집 키운다
[경제일보] 중국 게임산업의 이용자가 6억8400만명으로 늘었다. 중국산 게임은 미국과 일본, 한국 시장에서 매출을 키우고 있다. 거리와 농촌에서 타던 전기 이륜차도 동남아시아와 유럽, 미주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중국 안에서는 전기차 충전망이 중소도시와 농촌까지 빠르게 뻗어나가는 중이다. 중국음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가 30일 발표한 ‘2026년 1∼6월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 게임시장 매출은 1884억5000만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7% 증가했다. 게임 이용자는 6억8400만명으로 0.82% 늘었다. 매출과 이용자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이용자는 이미 중국 인구의 절반에 가까워졌다. 새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기보다는 기존 이용자가 게임에 쓰는 시간이 길어지고, 여러 기기에서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매출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게임이 여전히 시장의 중심이다. 상반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1352억1000만위안으로 전체의 71.75%를 차지했다.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해 즐기는 PC 게임 매출은 452억8800만위안으로 27.92% 증가했다. 스마트폰과 PC에서 같은 계정으로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중국 업체가 직접 개발한 게임의 성장세는 더 가팔랐다. 자국 시장 매출은 1633억5600만위안으로 16.31% 늘었고 해외 매출은 123억7200만달러로 30.22% 증가했다. 해외 매출 가운데 미국이 32.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이 14.05%로 뒤를 이었고 한국은 7.48%로 세 번째였다. 미국·일본·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중국산 모바일 게임 해외 매출의 절반을 넘었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영국, 프랑스의 비중도 커졌다. 중국 게임업체들은 자국에서 흥행한 작품을 번역해 내보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지 이용자의 취향에 맞춰 등장인물과 결제 방식, 운영 행사를 바꾸고 장기간 서비스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인공지능(AI)도 게임 제작 과정에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배경과 캐릭터를 만들거나 대사를 번역하고 이용자의 행동을 분석하는 데 AI를 사용한다. 제작비와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이용자마다 다른 임무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임을 만드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게임이 화면을 통해 해외로 나간다면 중국산 전기 이륜차와 삼륜차는 도로를 타고 시장을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 ‘샤오뎬뤼’로 불리는 전기 이륜차는 자전거와 스쿠터의 중간 형태에 가깝다. 전동 킥보드보다 크고 주로 출퇴근이나 배달, 가까운 거리 이동에 쓰인다. 짐을 실을 수 있는 전기 삼륜차는 농촌과 소규모 사업장에서 화물차 역할을 한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 이륜차 수출은 2670만대를 넘어섰다. 수출액은 68억2900만달러에 달했다. 중국산 전기 이륜차와 삼륜차는 동남아시아의 배달·통근 시장부터 유럽의 도심 이동, 북미와 남미의 농장·화물 운송까지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 가격 경쟁력만으로 팔리는 것도 아니다. 유럽 시장에는 비가 잦은 날씨에 맞춰 방수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에는 충격 흡수 장치와 적재 능력을 보강한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 이륜차 생산지인 장쑤성 우시에는 완성차와 배터리, 모터, 제어장치 업체가 모여 있다. 반경 50㎞ 안에서 주요 부품을 구할 수 있어 주문이 들어오면 짧은 기간에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 우시의 전기 이륜차 업체들은 해외 공장과 창고, 판매점, 수리망도 함께 늘리고 있다.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선적하던 방식에서 현지 생산과 판매, 사후관리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전기 삼륜차 수출도 늘고 있다. 중국 최대 생산지인 장쑤성 펑현의 올해 1∼5월 전기 삼륜차 직접 수출액은 3억9000만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3% 증가했다. 현지에는 완성차와 부품업체 1000여곳이 모여 있고 부품의 90% 이상을 주변에서 조달할 수 있다. 중국 안에서는 전기차 충전시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전국의 전기차 충전시설은 2305만7000개로 1년 전보다 43.2% 증가했다. 이 숫자는 충전소의 수가 아니라 차량에 연결하는 충전기와 충전구의 수를 뜻한다. 충전소 한 곳에 여러 대가 설치될 수 있으므로 중국에 충전소가 2300만곳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 충전시설은 500만9000개로 22.3% 늘었다. 아파트와 주택, 사업장 등에 설치된 개인용 충전시설은 1804만8000개로 50.4% 증가했다. 전체 충전시설 4개 가운데 3개 이상이 개인용인 셈이다. 충전망은 대도시를 벗어나 지방으로 내려가고 있다. 중국의 현급 행정구역 가운데 충전시설이 설치된 지역의 비율은 98.61%에 이르렀다. 다만 지역 안에 충전기가 한 대라도 있으면 포함될 수 있어 모든 농촌 주민이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충전시간을 줄이기 위한 고출력 충전기도 18만개를 넘어섰다. 올해 노동절 연휴에는 중국 고속도로에서 전기차가 충전한 전력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출퇴근뿐 아니라 장거리 여행에서도 충전 수요가 커지고 있다. 게임과 전기 이륜차, 전기차 충전망은 서로 다른 산업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국 기업이 움직이는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에서 이용자와 생산량을 확보한 뒤 해외로 나가고, 제품 판매에서 현지 운영과 서비스까지 사업을 넓히고 있다. 중국 게임은 미국·일본·한국 이용자의 지갑을 열고 있다. 전기 이륜차는 값싼 이동수단을 넘어 현지 생활에 맞춘 상품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안에서는 촘촘해진 충전망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떠받치고 있다. 중국 신산업의 경쟁력이 개별 제품을 많이 만드는 단계에서 시장과 기반시설을 함께 장악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6-07-30 17: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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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개국의 두꺼비… 창립 100년 하이트진로, K소주로 세계를 공략한다
[경제일보] 한국의 소주가 처음 해외로 나간 것은 1960년대였다. 수출 대상은 재일교포가 밀집한 일본이었고, 물량도 미미했다.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하이트진로의 '진로' 소주는 86개국 유통망을 갖추고 호주 멜버른의 대형 마트 술 코너와 필리핀 편의점 냉장고 안에 자리를 잡았다. 국내 주류 시장은 녹록지 않다. 국세청 주세 통계 기준 전체 주류 출고량은 2019년 337만6714㎘에서 2024년 315만1371㎘로 5년 사이 6.7%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위축된 데다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음주 빈도를 낮추면서 내수 소비는 뚜렷한 감소세다. 하이트진로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3.9% 줄어든 2조4986억원에 그친 것도 이런 시장 환경을 반영한다. 그러나 하이트진로가 마주한 역풍은 주류 업계 전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장이 쪼그라드는 가운데서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1%포인트 오른 69%를 기록했다. 중소 브랜드들이 밀려나는 사이 1위 사업자로의 쏠림이 심화된 결과다. 증류주 시장 세계 1위라는 '진로' 브랜드의 저력이 내수 방어벽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0년 브랜드, 세계로 하이트진로는 2024년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1924년 평안남도에서 진천양조상회로 시작한 소주 회사가 한 세기를 거쳐 연매출 2조5000억원대의 주류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국내 상장사 기준으로는 9번째, 식음료 업계에서는 최초의 100주년 기업이다.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 '참이슬'은 1998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390억 병을 돌파했다. 출시 2년 만에 단일 브랜드로 국내 소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영국 주류전문지 '드링크인터내셔널'은 '진로' 소주가 2001년부터 16년 연속으로 전 세계 증류주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고 집계했으며, 2위 브랜드와의 격차는 두 배 이상이었다. 100주년을 기해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화두는 다음 100년이었다. 지난해 6월 하노이에서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고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17년 571억원이던 해외 소주 매출을 13년 만에 아홉 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황정호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글로벌 종합 주류 회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공장, 동남아 공략의 교두보 올 2월,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서 첫 해외 소주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축구장 11배 크기인 약 8만2000㎡ 부지에 스마트팩토리 형태로 지어지는 이 공장은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후 연간 최대 500만 상자, 1억5000만 병의 소주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창사 이래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현지 생산으로 물류비를 절감하고 동남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베트남 공장 가동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14년 만의 교체, 글로벌 전략에 속도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14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2011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김인규 사장이 물러나고 장인섭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올랐다. 장 대표는 1995년 입사해 경영전략, 법무, 커뮤니케이션 등을 두루 거친 30년 경력의 내부 전문가다. 이사회는 "폭넓은 실무 경험과 경영 전문성이 회사의 지속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선임했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장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20여 명이 자사주를 장내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장 교체가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 전환과 함께 글로벌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다. 올 하반기 베트남 공장 완공을 앞두고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길 적임자를 내부에서 발탁했다는 것이다. ◆필리핀 67%, 호주 20%… 이미 달라진 지도 글로벌 전략의 성과는 이미 일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 법인은 2019년 설립 이후 현지 시장점유율 67%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한인 교민 수가 같은 기간 61% 줄었음에도 소주 수출량은 3.5배 늘었다.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접한 현지인 소비자들이 그 빈자리를 채운 결과다. 호주에서도 성과가 쌓이고 있다. 2025년 호주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성장했고, 대형 주류 유통채널 BWS와 댄머피의 1400여 개 전 점포에 '참이슬 후레쉬'와 과일 리큐르 '에이슬 시리즈'가 입점돼 있다. 멜버른에서 운영 중인 브랜드 거점 '진로포차'는 현지인들이 한국식 포장마차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황정호 전무는 "현지 문화와 연계한 밀착형 마케팅이 진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소주 외에 과일 리큐르도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과일 리큐르 제품군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5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통 소주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먼저 접근하는 역할이다. 소주 1924년, 맥주 1933년. 두 이름이 하나의 회사가 된 지 15년이 됐다. 재일교포를 향해 처음 국경을 넘던 소주 한 상자가 이제 86개국을 향하고 있다. 올 하반기 베트남 공장이 처음으로 소주를 생산하면, 그 목적지는 더 늘어난다.
2026-06-08 16:2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