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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전선 넘어 배터리 소재로…5년간 12조원 투자 확대
[경제일보] LS가 전선과 전력 인프라에 이어 배터리 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LS MnM은 비철금속 제련 기술과 원료 조달 역량을 바탕으로 황산니켈 생산시설을 구축했고,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은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세웠다. 울산과 새만금에 약 2조8000억원을 투입해 배터리 소재 생산 기반을 확보하고 희토류 영구자석 사업까지 추진하며 핵심 소재 사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LS는 향후 5년간 국내 7조원, 해외 5조원 등 총 1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가 전력망과 이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황산니켈과 전구체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한다. 희토류 등 핵심 광물까지 투자 분야를 확대하면서 전선과 전력 중심이었던 사업구조에 소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추가하고 있다. ◆ LS MnM, 황산니켈 생산 확대…2029년 연 6만2000톤 목표 LS MnM은 기존 동제련 사업에서 축적한 금속 정련 기술과 원료 조달 역량을 바탕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동제련 과정에서 축적한 금속 회수 기술을 니켈 등 배터리 소재 원료 처리에 활용하고, 황산니켈 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구조다. LS MnM은 2023년 자회사 토리컴을 통해 연간 5000톤 규모의 황산니켈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황산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토리컴은 동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황산니켈을 공급받아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순도 황산니켈을 생산한다. LS MnM은 생산 규모를 키우기 위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약 6700억원을 투자했다. 온산공장은 연내 준공과 테스트 가동을 거쳐 2027년부터 황산니켈 등 전구체용 고순도 금속화합물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온산공장에는 니켈 중간재인 혼합수산화물(MHP)과 폐배터리 전처리 원료인 블랙매스를 처리하는 설비가 들어선다. 황산니켈 생산능력은 니켈 메탈 기준 연간 2만2000톤이다. LS MnM은 울산에 이어 새만금에도 추가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새만금 2단계 투자가 완료되면 2029년 황산니켈 생산능력을 연간 6만2000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 생산능력을 전기차 약 125만대에 필요한 규모로 제시했다. MHP와 블랙매스를 함께 처리하는 생산체계를 통해 광물 원료와 폐배터리 재활용 원료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LS MnM은 이를 통해 황산니켈뿐 아니라 황산코발트·황산망간과 수산화리튬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 새만금 1조원 투입…전구체 연 12만톤 생산체계 LS의 전구체 사업은 엘앤에프와의 합작을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LS는 2023년 엘앤에프와 합작사 LLBS를 설립했으며, LS가 55%, 엘앤에프가 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LBS는 지난해 9월 전북 군산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약 1조원을 투자한 전구체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새만금 공장은 약 4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전구체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을 조합해 만드는 양극재 핵심 원료다. LLBS는 올해 4월 전체 공장 사용 승인을 받은 뒤 시험 생산을 시작했다. 생산능력은 2026년 2만톤, 2027년 4만톤을 거쳐 2029년 12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연간 12만톤을 전기차 약 130만대에 해당하는 규모로 제시했다. LS는 배터리 소재 외에도 희토류 영구자석 사업을 새로운 핵심 소재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LS전선은 미국에서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시설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에서 희토류 금속화 사업을 추진해 원료부터 금속, 영구자석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희토류 영구자석은 전기차 구동모터를 비롯해 풍력발전기, 로봇, 전투기, 도심항공교통(UAM) 등에 사용된다. 그룹 차원의 투자 계획도 마련했다. LS는 향후 5년간 국내 7조원, 해외 5조원 등 총 1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국내 투자는 국가 전력망과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 집중하고, 해외에서는 전력 인프라와 핵심 소재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LBS의 상업 가동이 시작되면 엘앤에프는 전구체부터 양극재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생산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엘앤에프는 전구체 내재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고객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LS 역시 황산니켈부터 전구체까지 이어지는 소재 공급망을 구축하며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한다.
2026-09-16 17: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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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버리고 원전 품었다…130년 두산의 '변신 본능'
[경제일보] 두산의 130년 역사를 관통하는 것은 ‘무엇을 지켰느냐’보다 ‘무엇을 버렸는가’에 더 가깝다. 1896년 서울 종로4가 배오개의 박승직상점에서 출발해 화장품·주류·식음료를 거쳤고, 지금은 발전설비와 건설기계에서 원전·가스터빈·로봇·반도체 소재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창업의 계보는 이어졌지만 그 안을 채운 사업은 수차례 바뀌었다. 올해 창립 130주년을 맞은 두산은 1915년 화장품 ‘박가분’을 제조했고 1950년대 동양맥주를 세우면서 소비재 기업의 색채가 짙어졌다. 1978년에는 OB그룹에서 두산그룹으로 명칭을 바꿨다. 지금의 원전·가스터빈 사업과는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 역사다. 팔아서 다시 샀다…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몸집을 키워오던 두산은 창업 100주년을 전후해 오히려 사업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1995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해 한국네슬레·한국3M·한국코닥 등 합작기업 지분을 정리했다. 1997년에는 OB맥주 음료사업을 코카콜라에 4322억원에 넘겼다. 부동산 매각 등을 더하면 6100억원 이상의 현금 유입 효과가 예상되는 규모였다. 외환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이었다. 모태사업인 OB맥주도 예외가 아니었다. 1998년 지분 50%를 벨기에 인터브루에 넘겼다. 박용곤 당시 회장은 “두산은 지속돼야 한다. 하지만 가업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알짜기업도 필요하면 팔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사업을 지키는 것보다 기업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었다. 같은 해 9개 계열사를 ㈜두산으로 통합했다. 당시 438%였던 ㈜두산 부채비율은 이듬해 말 164%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될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빠르게 진행됐다. 외환위기 속에서 두산은 다음 사업으로 이동할 여력을 확보했다. 구조조정은 몸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았다. 확보한 자금을 다시 M&A에 투입했다. 2001년 한국중공업, 2005년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했고 2007년에는 49억달러를 들여 미국 밥캣 등을 품었다. 오늘날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핵심 축이 이때 만들어졌다. 그룹의 정체성도 바뀌었다. 대우종합기계의 2003년 실적을 포함하면 중공업 비중은 1999년 50.2%에서 84.3%까지 높아지는 반면 식품·주류 등 소비재는 40.4%에서 11.5%로 떨어졌다.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그룹의 중심축 자체를 바꾼 것이다. 다만 빠른 변화에는 값이 따랐다. 밥캣 인수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로 북미 건설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두산은 2008년 밥캣에 10억달러를 추가 투입했다. 공격적 M&A는 성장의 동력이었지만 차입과 재무 부담도 키웠다. 두산의 ‘변신 DNA’가 강점인 동시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2020년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가 닥치자 두 번째 구조조정이 현실화했다. 글로벌 석탄화력 발주 감소와 국내 신규 원전 일감 축소, 두산건설 지원 등으로 누적된 재무 부담이 겹쳤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총 3조6000억원을 지원했고 두산은 3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추진했다. 이번에도 선택은 과감했다. 클럽모우CC와 두산솔루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를 매각했고 핵심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도 현대중공업그룹에 넘겼다. 1990년대 ‘필요하면 핵심사업도 판다’는 방식이 20여 년 만에 반복된 셈이다. 원전·가스터빈·로봇, 세 번째 변신 현재 두산은 클린에너지·스마트머신·첨단소재를 3대 핵심사업으로 두고 다시 사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 중심에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있다. 대형 원전 기자재와 가스터빈에서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수요가 커지는 흐름도 기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 다섯 번째로 대형 가스터빈 독자 기술을 확보한 뒤 지난해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5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SMR에서는 미국 X-energy와 Xe-100 16기에 필요한 핵심 소재 생산능력 예약계약을 맺었고, 이달 테라파워의 미국 와이오밍주 나트륨 원자로 핵심 기자재 제작 계약도 확보했다. 과거 한국중공업 인수로 확보한 원전 제조 기반이 20여 년 뒤 글로벌 SMR 공급망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두산 관계자는 “시장과 산업 환경이 바뀌면 기존 사업에 머무르기보다 필요한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아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원전·가스터빈·SMR의 핵심 기술과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면서 장기 서비스와 유지보수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실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2분기 매출 4조7248억원, 영업이익 31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4%, 15.9% 증가했다. ㈜두산 자체사업도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용 전자소재 수요를 타고 매출 7652억원, 영업이익 2120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세 번째 변화의 성공을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두산로보틱스는 2분기 매출이 294% 증가한 176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 144억원을 냈다. 두산밥캣 역시 미국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024년에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아래로 옮기려던 사업재편이 주주가치 훼손 논란과 금융당국의 제동 끝에 철회되기도 했다. 두산의 130년은 한 업종을 끈질기게 지킨 역사가 아니다. 1990년대에는 소비재를 덜어내고 중공업을 샀고, 2020년에는 다시 핵심 자산을 팔아 그룹을 재정비했다. 이제 그 중공업 기술을 원전·가스터빈·SMR로 확장하고 로봇과 첨단소재를 새로운 축으로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변신의 속도가 아니라 비용”이라며 “과거 공격적 M&A가 재무 부담을 남겼다면 이제는 신사업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 주주와 시장의 신뢰까지 함께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산이 130년간 보여준 것은 ‘바꿀 수 있는 능력’”이라며 “세 번째 변신의 승부는 과거와 같은 비용을 반복하지 않고 다시 한번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2026년 08월 27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8-27 18: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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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빠진 국내생산 세액공제…바이오업계 "보건안보 위해 포함해야"
[경제일보] 한국바이오협회가 정부의 국내생산 세액공제 대상에 백신을 포함해 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백신이 단순한 의약품을 넘어 국가 보건안보와 공급망 안정에 직결되는 전략 품목으로 떠올랐지만 정부가 마련한 국내생산촉진 세액공제 대상에서는 빠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백신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할 경우 국내 생산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바이오 소부장 산업과 지역 일자리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바이오협회는 신설 예정인 조세특례제한법 제29조의 국내생산세액공제 적격품목에 백신을 포함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재정경제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국내생산촉진을 위한 조세특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공급망 불안에 대응해 국내 생산기반을 확대하고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관련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입법예고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국내생산세액공제 적격품목에 백신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안에는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인공지능 로봇 부품 등 6개 분야가 포함됐다. 바이오협회는 백신 역시 공급망 안정성이 필요한 대표적인 전략 품목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당시 국가 간 수출 제한과 물류 차질, 생산시설 부족이 백신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만큼 평상시에는 물론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백신은 다른 의약품과 비교해 생산시설과 품질관리 체계 구축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제품의 기술 교체 주기도 짧아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산설비를 고도화해야 한다. 일회성 보조금보다 세제 혜택을 통해 생산 원가를 낮추고 기업이 절감한 비용을 다시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에 투입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논리다. 국내 백신 산업의 연구개발 기반도 확대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국내 최소 36개 기업이 108개의 백신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은 백신도 늘고 있다. 2025년 11월 기준 전 세계 279개 백신 제품이 WHO PQ 인증을 획득했으며 국내에서는 23개 제품이 인증을 받았다. 다만 국내 백신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프리미엄 백신을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수입 백신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백신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 제조원가를 낮춰 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백신 생산 지원의 효과는 완제품 제조기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백신 생산에는 원부자재와 생산장비를 비롯해 품질관리, 충전, 포장 등 다양한 산업이 연결돼 있다. 국내 생산량이 늘어나면 관련 바이오 소부장 기업의 국내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 주요 백신 생산시설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경북 안동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GC녹십자는 전남 화순에 백신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다. 국내 백신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 생산기업뿐 아니라 관련 협력업체와 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백신을 국내생산 세액공제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에는 단순히 특정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늘려달라는 요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위기 상황에서 백신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특히 백신은 생산시설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급망 관리가 중요하다. 감염병이 발생한 이후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하는 방식으로는 긴급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 평상시 생산시설을 유지하고 관련 기술과 인력을 확보해야 위기 발생 시 생산량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 업계가 기대하는 것은 세제 지원을 통한 선순환이다. 국내 생산비용을 낮추면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확보한 재원을 생산설비 고도화와 임상 및 연구개발에 다시 투입할 수 있다. 생산기반 확대가 다시 원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구조다. 결국 정부의 선택은 국내생산 세액공제를 단순한 제조업 지원책으로 볼 것인지, 공급망과 국가안보 차원의 산업정책으로 확대할 것인지에 달렸다. 반도체와 이차전지처럼 공급망 불안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산업을 지원 대상으로 정했다면 백신 역시 국민 건강과 방역 역량에 직결되는 전략 품목이라는 것이 바이오업계의 입장이다. 정부가 의견수렴 과정에서 백신을 적격품목에 추가할 경우 국내 백신 기업의 생산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바이오 소부장 육성, 지역 일자리 창출,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까지 동시에 노릴 수 있다. 반대로 백신이 최종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국내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과 글로벌 기업과의 가격 경쟁력 격차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국내 백신 산업의 ‘생산기반 유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투자와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2026-08-22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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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이차전지 국내 생산 세액공제…2036년 말까지 지원
[경제일보] 정부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전략산업의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생산 단계에 대한 세제 지원을 도입한다.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했다. 새 제도는 국내 생산기반 확충이 필요한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한다. 대상 분야는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 로봇부품 등 6개 산업이다.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은 생산량과 기준공제액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제도 적용 기한은 오는 2036년 말까지다. 정부는 지방 중심의 산업 육성을 위해 생산지역별 계수도 적용하기로 했다. 수도권은 1.0, 비수도권 광역시는 1.1, 기타 비수도권은 1.3, 기타 비수도권 우대지역은 1.5를 적용해 비수도권 기업이 더 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공제 제도는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재정 부담을 고려해 종료 직전 3년은 공제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통합투자세액공제와는 중복 적용하지 않는다. 산업부는 이번 제도가 생산비 부담으로 해외 생산 비중이 높았던 기업들의 국내 생산 확대를 유도하고, 공급망 안정과 국가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는 국회 논의와 후속 법령 마련 과정에서 업종별 협·단체 의견을 수렴해 대상 품목과 적용 요건, 기준공제액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2026-08-07 14: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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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코드 섬유 기술로 세계 1위…HS효성,미래소재로 확장
[경제일보] 자동차에는 수많은 기업의 기술이 집약돼 있다. 차체와 엔진, 배터리처럼 눈에 보이는 부품이 주목받지만, 자동차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떠받치는 핵심 소재는 대부분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다.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하는 타이어코드와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 원단 등이 대표적이다. HS효성은 이처럼 완제품 뒤에 가려진 소재를 세계 1위 사업으로 키워왔다. PET 타이어코드와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 원단을 기반으로 자동차 내장재와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혔다. 완제품 제조사가 쉽게 교체하기 어려운 핵심 소재 공급자로 자리 잡는 것이 HS효성이 계승한 효성의 성장 방식이다. HS효성은 2024년 7월 효성그룹의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창립 2주년을 맞아 그룹의 핵심 경영 키워드로 ‘헤리티지 DNA’를 제시했다. 효성이 60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 고객 신뢰를 계승해 미래 시장에서도 초격차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보이지 않는 소재, 세계 1위 장벽 HS효성의 산업적 뿌리는 타이어코드다. 타이어코드는 고무 내부에서 골격 역할을 하며 타이어의 형태를 유지하고, 주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과 하중을 견디게 하는 핵심 보강재다. 자동차 안전과 직결되는 소재인 만큼 신규 업체가 개발한 제품이 곧바로 공급되기는 어렵다. 타이어 제조사의 품질 검사를 거쳐 실제 납품에 이르기까지 통상 2~3년의 테스트가 필요하다. HS효성첨단소재가 PET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20년 넘게 세계 1위를 유지해온 배경에도 이 같은 높은 진입장벽이 있다. 회사는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타이어코드의 원재료부터 최종 제품까지 전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강도와 수축률, 내열성 등 고객사가 요구하는 물성을 구현하려면 원사 생산부터 연사와 제직, 열처리에 이르는 전체 공정을 정밀하게 조정해야 한다. HS효성첨단소재는 축적된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사별 요구에 맞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효성은 1968년 울산공장에서 타이어코드지 생산을 시작했고, 1978년 국내 최초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지 공업화에 성공했다. 이후 글로벌 타이어 업체와 장기 공급 관계를 확대하는 한편 베트남과 중국, 미국 등에 생산기지와 현지 창고를 구축했다. 고객사 인근에서 제품을 공급해 납기 대응력과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고객사와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차세대 타이어의 규격과 성능에 맞춘 소재를 함께 개발하는 점도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장기간의 품질 인증과 전 공정 기술, 글로벌 생산망, 공동개발 체계가 결합하면서 고객사가 단기간에 공급처를 교체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 HS효성첨단소재는 올해 4월 추진하던 타이어 스틸코드 사업 매각도 철회했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공급망 안정성의 중요성이 커진 데다 전기차용 고성능 타이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스틸코드는 타이어 내부에서 하중을 지지하는 강선 소재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차량 중량이 무거워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HS효성은 국제 정세 불안과 유가 상승, 전기차 수요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스틸코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에어백과 자동차 인테리어, 탄소섬유·아라미드 사업에서 나타난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 흐름도 매각 철회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번 결정은 단기적인 투자재원 확보보다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비드와이어를 함께 공급하는 종합 타이어보강재 체제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둔 선택으로 풀이된다. 기존 고객 관계와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헤리티지 DNA, 미래소재로 확장 HS효성은 타이어코드에서 축적한 산업용 섬유 기술을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로 확장하고 있다.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과 아라미드 브랜드 ‘알켁스’를 앞세워 수소에너지와 전력, 우주항공, 방산 시장을 공략한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높아 수소 고압용기와 항공·우주 분야 등에 활용된다. 아라미드는 내열성과 인장강도가 뛰어나 방탄 장비와 광케이블, 산업용 호스, 고성능 타이어 보강재 등에 사용된다. HS효성 관계자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는 항공기 동체와 우주발사체, 방산 소재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탄소섬유는 항공기와 무기체계의 경량화에, 아라미드는 방탄 장비와 전기차용 타이어코드 등에 적용되고 있다. 다만 미래소재 사업은 생산능력 확대만으로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와 가격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설비 가동률과 판매가격을 동시에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HS효성은 수소 고압용기와 전력망, 드론, 항공우주, 방산 등 성능과 인증이 중시되는 시장을 중심으로 신규 판매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고객사의 제품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장기 공급자로 자리 잡은 타이어코드 사업의 성공 방식을 미래소재 분야에도 적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항공우주와 방산 분야의 긴 인증 기간은 변수다. 소재의 기술적 적용 가능성을 실제 양산 공급과 안정적인 수익으로 연결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미래소재 투자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재무 부담을 관리하고 신사업의 수익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HS효성은 AI·데이터 인프라 기업인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스토리지와 서버,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플랫폼 등을 공급한다. 소재 제조와 AI 기술을 결합할 경우 생산공정 최적화와 품질 관리, 예측정비, 공급망 관리 등에서 협업 여지가 크다. 다만 현재까지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과 HS효성첨단소재가 협업을 통해 직접적인 사업 성과를 창출한 사례는 뚜렷하지 않다. AI 사업은 아직 소재 경쟁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수단이라기보다 앞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할 영역에 가깝다. 계열사 간 협업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신규 고객 확보로 이어져야 그룹 포트폴리오의 시너지 역시 구체적으로 확인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HS효성은 출범 3년 차의 신생 그룹이지만 산업적 뿌리는 효성이 60년간 축적한 소재 기술과 고객 신뢰에 닿아 있다”며 “‘헤리티지 DNA’는 과거의 유산을 미래 사업의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이어 “타이어 속 실 한 가닥을 세계 1위 사업으로 키운 경험은 HS효성의 분명한 자산”이라며 “타이어코드에서 구축한 초격차를 미래 시장에서 재현할 수 있을지가 출범 3년 차 HS효성의 다음 성장을 가를 분기점”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3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23 09: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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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원전·가스터빈 앞세워 A급 복귀…사업 체질 바꿨다
[경제일보] 2020년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총 3조6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았다. 그룹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 고강도 자구책도 뒤따랐다. 석탄화력과 대규모 설계·조달·시공(EPC) 사업 비중이 높았던 국내 대표 발전 기자재 기업이 생존을 걱정하던 시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6년이 지난 올해 두산에너빌리티는 회사채 시장에서 A급 신용도를 되찾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5월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A-로 올렸고, NICE신용평가도 6월 같은 등급을 부여했다. 원전·가스터빈 수주 확대와 실적 개선 전망 등이 반영됐다. 등급 상향의 배경에는 단순한 수주 증가를 넘어선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있다. 과거 수익성이 낮았던 석탄발전 물량을 줄이고 원전 주기기와 가스터빈, 장기 유지보수 서비스 등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 비중을 높인 결과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회사 사업은 원자력과 SMR, 가스터빈, 풍력 등으로 볼 수 있다”며 “원자력과 가스터빈 사업은 단기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지난 6월 29일 공개한 투자자 대상 NDR 자료에도 이런 변화가 담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중장기 전략을 ‘원자력·가스 중심 고수익 사업 전환’으로 규정했다. 저수익 석탄 물량을 소진하고 원전과 가스터빈 기자재, 서비스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말 23조원이던 에너빌리티 부문 수주잔고가 올해 말 29조원, 2030년 47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사업 수주잔고 비중도 지난해 75%에서 2030년 81%로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이는 확정 실적이 아닌 회사의 중장기 목표다. 매출은 올해 7조4000억원에서 2030년 11조7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영업이익률은 5.4%에서 9.9%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4조2611억원, 영업이익은 233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13.7%, 63.9% 증가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부문 영업이익도 57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원전과 가스터빈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실적을 뒷받침한다. 대형 원전은 장기간 공장 가동과 수주잔고를 유지하는 기반이고, 가스터빈은 기자재 공급 이후 유지보수와 부품 교체를 통해 반복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이다. 원전에서는 체코 두코바니를 비롯한 해외 사업과 국내 신규 원전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SMR 분야에서는 X-에너지와 핵심 소재 예약계약을 체결했고, 테라파워와 주기기 제작계약을 맺었다. 다만 프로젝트마다 예약계약과 제작계약, 공급 참여 검토 등 단계가 달라 이를 모두 확정된 양산 수주로 보기는 어렵다. 가스터빈은 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1분기 북미 데이터센터용 7기와 국내 복합화력용 3기 등 총 10기를 수주했다. 미국 누적 수주도 12기로 늘었다. 두산에너빌 관계자는 “특정 시장을 정해놓기보다 수요가 있는 시장에 최대한 공급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회사는 가스터빈 누적 수주를 지난해 13기에서 2034년 110기로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연간 서비스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급한 터빈이 늘수록 장기 정비와 부품 교체 대상도 누적되는 구조를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A급 복귀는 원전과 가스터빈 업황 개선뿐 아니라 수주잔고의 구성을 바꿔온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2030년 수주잔고 47조7000억원과 영업이익률 9.9%는 경영 목표다. SMR 사업이 본계약과 양산으로 이어지고 가스터빈 공급이 장기 서비스 매출로 전환돼야 체질 변화가 실적으로 완성된다. 늘어난 수주를 이익과 현금으로 바꾸는 실행력이 향후 신용도 개선을 가를 전망이다.
2026-07-20 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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