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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58년 만의 파업, '회사가 버틸 수 있는 합의' 찾아야
[경제일보] 포스코의 ‘58년 무분규’ 기록이 끝났다. 지난 9일 창사 이후 처음으로 생산현장에서 부분파업이 벌어진 데 이어 16일 오전 7시부터는 닷새간 120시간의 2차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15일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기본급과 성과보상을 둘러싼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회사는 대체인력을 투입해 현재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파업의 역사성이 눈길을 끌지만 더 무거운 질문은 따로 있다. “앞으로도 충분히 벌고, 투자하고, 고용할 수 있는 회사로 남을 것인가.” 지난 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기본급 2% 인상,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큰 재무 부담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고, 노조는 요구안은 협상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데 사측이 부담만 지나치게 부각한다고 맞서고 있다. 임금뿐 아니라 현장 인력과 안전,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도 쟁점이다. 노동자가 회사의 성과를 나누자고 요구하는 것을 탓할 이유는 없다. 쇳물은 고로가 만들지만 좋은 철강은 결국 사람이 만든다.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세계적인 생산기지로 키운 데에는 설비와 기술뿐 아니라 수십 년 동안 현장을 지켜온 숙련 노동자의 몫이 있다. 실적이 좋아졌다면 노동자가 그 과실을 공유하는 것은 시장경제의 원리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올해 2분기 포스코홀딩스의 연결 영업이익은 8190억~82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가량 증가했다. 노동자들이 “회사가 벌었는데 왜 우리의 몫은 작냐”고 묻는 배경을 이해할 만하다. 다만 숫자를 한 꺼풀 벗겨보면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포스코 철강사업 자체의 2분기 영업이익은 2740억원이었다. 전분기보다는 28.6%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6.6% 줄었다. 그룹 전체 이익 증가는 이차전지소재의 흑자전환과 에너지·인프라 사업의 호조가 상당 부분 떠받쳤다. ‘포스코그룹이 돈을 잘 번다’는 말과 ‘국내 철강사업의 체력이 충분하다’는 말은 같은 뜻이 아니다. 바깥 환경은 더 거칠다. OECD는 올해 세계 철강산업의 과잉 생산능력이 2025년 6억4000만톤에서 2028년 7억4500만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철강수요 증가율은 2030년까지 연평균 0.9%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 철강업체들은 내수 부진 속에서 2025년 사상 최대인 1억3100만톤을 해외시장에 내보냈다. 2020년보다 153% 늘어난 규모다. 싸고 많은 철강이 세계시장으로 쏟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철강은 여기에 탈탄소라는 두 번째 파도를 동시에 넘어야 한다. 포스코는 최근 광양제철소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로를 완공했고, 포항에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연산 30만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실증설비를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국내 탄소감축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룰 수 없는 투자다. 결국 지금의 임금협상은 몇 퍼센트를 올릴 것인가만의 싸움이어서는 안 된다. 과거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와 미래의 경쟁력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를 동시에 협상해야 한다. 여기에는 구분이 필요하다. 좋은 실적으로 생긴 성과는 성과급과 일회성 보상을 통해 노동자와 충분히 나눌 수 있다. 회사가 잘 벌었는데 “산업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하며 노동자의 몫을 지나치게 줄이는 것 역시 정당하지 않다. 반면 기본급처럼 한번 올라가면 경기가 꺾여도 계속 지급해야 하는 고정비는 다르게 봐야 한다. 철강처럼 경기에 민감한 산업에서 호황기의 이익을 기준으로 고정비를 계속 높이면 불황이 왔을 때 결국 구조조정 압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 성과는 나누되 고정비는 회사가 불황에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회사도 같은 책임을 져야 한다. 경쟁력이라는 말을 노동자에게 임금 양보를 요구하는 편리한 명분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면 경영진과 조직부터 효율성을 증명해야 하고, 노동자가 양보한 몫이 정말 탈탄소 설비와 고부가가치 강재, 안전과 자동화에 투자되는지도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노동자에게 산업전환의 비용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AI와 로봇이 확대되면 제철소의 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줄어드는 직무가 생기고 새로운 직무도 나타날 것이다. 회사가 자동화를 추진하면서 노동자에게 고용불안만 남긴다면 기술혁신은 노사 갈등을 키울 뿐이다. 임금협상 테이블에 그래서 직무전환과 재교육, 숙련인력 재배치, 신규기술 교육, 안전투자까지 올라와야 한다. 노조도 변화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기존 직무와 인력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고용안정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일자리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세계 철강업체가 저탄소 생산과 자동화로 원가를 낮추는데 한국 공장만 변화하지 못하면 기업은 국내 생산을 줄이거나 해외 투자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 지켜야 할 것은 특정 작업 방식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가 계속 존재할 수 있는 회사다. ‘주역’ 계사하전에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라는 구절이 있다. 상황이 다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길이 열리며, 그래야 오래간다는 의미다. 지금 한국 철강산업에 이보다 잘 맞는 말도 드물다. 중국의 과잉생산과 보호무역, 탈탄소 전환은 과거의 경영 방식과 노사관계로 버티기 어려운 변화를 만들고 있다. 회사만 변할 수도 없고 노동자에게만 변하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파업을 ‘노조의 무리한 요구’ 또는 ‘회사의 임금 억제’라는 단순한 구도로 볼 수 없다. 노사 모두 자신들의 계산서에는 근거가 있다. 노동자는 지난 성과와 숙련의 몫을 묻는다. 회사는 철강사업의 수익성과 앞으로 들어갈 막대한 투자비를 걱정한다. 둘 가운데 하나만 옳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누가 더 가져가느냐’의 협상에서 ‘회사를 어떻게 오래 가게 할 것이냐’의 협상으로 테이블을 넓히는 일이다. 기본급은 물가와 생산성, 철강사업의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기준으로 조정하고, 초과이익은 성과급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대신 노사는 탈탄소·자동화 투자와 연결된 고용·직무전환 계획을 함께 만들 필요가 있다. 경영성과가 좋아지면 노동자의 몫도 커지고, 생산성이 높아지면 그 성과가 다시 노동자에게 돌아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회사에도 이익이고 노동자에게도 더 오래가는 안전망이다. 포스코의 58년 무분규가 깨진 것 자체를 실패라고 할 필요는 없다. 노조의 파업권은 법이 보장한 권리이고, 갈등을 드러내는 것 또한 노사관계의 한 과정이다. 진짜 실패는 산업의 구조가 바뀌는데도 노사가 과거 방식의 협상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데 있다. 포스코가 지금 지켜야 할 것은 ‘무분규 58년’이라는 기록이 아니다. 노동자에게는 성과를 공정하게 돌려주고, 회사에는 다음 불황과 산업전환을 견딜 체력을 남기는 합의다. 좋은 임금협상은 어느 한쪽이 많이 얻는 합의가 아니다. 노동자도 버틸 수 있고 회사도 버틸 수 있어 다음 협상 때도 함께 앉을 수 있는 합의다. 창사 58년 만의 첫 파업 뒤 포스코 노사가 찾아야 할 답도 결국 거기에 있다.
2026-09-16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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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쇳물 지도'바꾼다…美 전기로·印 고로·韓 수소환원제철
[경제일보] 포스코의 쇳물 지도가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는 50% 관세장벽 안으로 들어가 전기로를 세우고, 인도에서는 빠르게 늘어나는 철강 수요를 잡기 위해 600만t급 고로를 짓는다. 국내에서는 광양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HyREX)을 앞세워 탄소를 줄인다. 세계 철강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이 겹치면서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하던 기존 방식에 시장별 현지 생산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더하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은 2031년까지 미국·인도·인도네시아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능력을 100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철강사업에서 확보한 수익을 국내 저탄소 전환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도 구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성장성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기존 제철소의 체질을 바꾸는 이원화 전략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철강 초과 생산능력이 2025년 6억4000만t에서 2028년 7억450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까지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도 연평균 0.9%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세계철강협회는 인도 철강 수요가 올해 7.4%, 내년에는 9.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과잉과 저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는 인프라와 자동차 생산 확대를 바탕으로 주요 성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철강투자는 고수익·고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에서는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미국에서는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한 뒤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 멕시코 등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관세·성장성 따라 달라진 투자법 미국에서는 관세장벽 안으로 생산기지를 옮긴다. 현대제철이 주도하는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에는 총 58억 달러가 투입된다. 연산 270만t 규모로 2029년 상업생산이 목표다. 지분은 현대제철 측이 50%,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한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적용하면서 한국에서 생산한 철강을 미국으로 보내는 기존 공급방식의 부담은 커졌다. 현지 생산은 관세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완성차 공장과의 물류거리도 좁힐 수 있다. 포스코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강판과 소재 가운데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할 예정이다. 확보한 물량은 미국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 멕시코 등에 공급한다. 이미 구축한 북미 가공·판매망에 현지 생산기지를 연결해 고객 기반까지 넓히는 구조다. 구체적인 오프테이크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도에서는 성장성과 원가경쟁력을 겨냥한다. 포스코는 JSW스틸과 지분을 절반씩 나눠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t 규모 고로 기반 일관제철소를 건설한다. 2031년 준공이 목표다. 제선·제강부터 열연, 냉연·도금까지 전 공정을 갖추고 초기에는 건설·인프라 수요에 대응한 뒤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오디샤주는 철광석 산지와 가깝다. 포스코는 현지 철광석과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JSW의 구매력을 활용해 원료와 설비·자재 조달비를 낮추고 600만t급 일관생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재원은 자기자본 30%, 차입 70%로 조달하고 양사가 같은 비율로 책임을 나눈다. 오디샤 투자는 20여 년 만의 재도전이다. 포스코는 2005년 같은 지역에 연산 1200만t 규모 제철소를 추진했지만 토지 확보와 주민 반발, 광산 개발권·인허가 문제 등에 막혀 2017년 사실상 철수했다. 이번에는 규모를 절반으로 낮추고 현지 대형 철강사 JSW와 손잡아 투자와 사업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다. ‘성장과 전환’ 선순환 시험대 해외에서 생산능력을 넓히는 것과 달리 국내 투자의 중심은 기존 제철소의 체질 전환이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광양제철소에 약 6000억원을 들인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를 준공했다. 고로보다 탄소배출을 약 75% 줄이고, 전기로 쇳물과 고로 쇳물을 섞는 ‘합탕’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강판 등 고급강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다. 다음 단계는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다. 포스코는 포항에 연산 30만t 규모 HyREX 실증설비를 구축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철광석 환원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술로, 장기적으로 고로 중심 생산체제를 바꾸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다만 국내에서 고로를 줄이면서 인도에 신규 고로를 짓는 전략은 풀어야 할 과제다. 인도 제철소는 고로 방식으로 출발하되 JSW의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포스코의 저탄소 조업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수소 기반 기술이 검증되면 추가 전환도 추진한다.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로 출발하는 만큼 국내 HyREX 수준의 탈탄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포스코의 생산전략은 하나의 공법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관세와 자동차 고객을 고려해 전기로를, 인도에서는 풍부한 철광석과 빠른 수요 증가를 활용하기 위해 고로 일관생산 체제를 택했다. 국내에서는 증산보다 전기로와 HyREX를 통한 저탄소 전환에 힘을 싣는다. 관건은 투자 이후의 수익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인도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국내에서는 전기로 고도화와 HyREX 상용화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며 “해외 제철소가 안정적인 이익을 내야 이를 국내 저탄소 투자로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장별 현지화로 수익을 확보하고 그 수익으로 국내 제철소의 체질까지 바꿀 수 있느냐가 포스코가 새로 그리는 제철지도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03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03 08: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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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선 전기로·인도선 고로"…포스코, 세계 제철지도 다시 짠다
[경제일보] 미국 루이지애나에서는 전기로, 인도 오디샤에서는 고로. 포스코가 세계 주요 철강시장에서 지역별 여건에 맞춘 생산거점 구축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광양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HyREX)을 앞세워 탈탄소 전환을 추진하는 반면 해외에서는 수요와 원료, 통상환경에 따라 생산 방식과 제품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배경에는 세계 철강 공급과잉과 보호무역 확산이 있다. 국내에서 생산한 철강을 해외로 수출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다. 포스코는 2031년까지 인도·미국·인도네시아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의 생산능력을 1000만t으로 확대하고 해외에서 확보한 수익을 국내 저탄소 전환에 재투자한다는 구상이다. OECD는 세계 철강 초과 생산능력이 2025년 6억4000만t에서 2028년 7억4500만t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도 2030년까지 연평균 0.9%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세계철강협회는 인도의 철강 수요가 올해 7.4%, 내년에는 9.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시장이 공급과잉과 저성장에 직면한 가운데 인도는 인프라 투자와 자동차산업 성장에 힘입어 주요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철강투자는 고수익·고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에서는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미국에서는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한 뒤 현지 완성차 업체와 포스코 멕시코 등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은 현지생산, 인도는 대형 고로 미국 시장 공략의 핵심은 관세 대응과 고객 접근성이다. 현대제철이 주도하는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에는 총 58억달러가 투입된다. 연산 270만t 규모로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지분은 현대제철 측이 50%, 포스코 20%,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15%를 보유한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50% 관세를 적용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은 관세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완성차 고객과의 물류거리도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자동차강판과 소재 가운데 지분 비례 물량에 추가 물량을 더해 오프테이크(Off-take)할 예정이다. 기존 북미 가공·판매망에 현지 생산 소재를 연결하면서 고객 기반을 넓히는 구조다. 정확한 오프테이크 물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투자의 의미는 단순한 지분 참여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보내던 기존 공급망에 현지 생산축을 추가하고 투자와 동시에 판매 물량까지 확보한다. 미국의 높은 철강 관세와 완성차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북미 자동차강판 시장을 직접 공략할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에서는 미국과 다른 전략을 택했다. 포스코는 JSW스틸과 지분 50대50으로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t 규모의 고로 기반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2031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선·제강부터 열연, 냉연·도금까지 전 공정을 갖추고 초기 건설·인프라 수요에 대응한 뒤 자동차강판과 PosMAC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점차 높일 계획이다. 오디샤주는 철광석 산지와 가깝다는 것이 강점이다. 포스코는 현지 철광석과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JSW그룹의 구매력을 활용해 원료와 설비 조달비를 낮추고 600만t 규모의 일관생산 체제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재원은 자기자본 30%, 차입 70%로 조달하고 양사가 같은 비율로 책임을 나눈다. 포스코의 오디샤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포스코는 2005년 오디샤주에 연산 1200만t 규모 제철소 건설을 추진했지만 토지 확보와 주민 반대, 광산 개발권 문제 등에 부딪혀 2017년 사실상 철수했다. 이번에는 사업 규모를 절반으로 낮추고 인도 최대 철강사 중 하나인 JSW와 손잡아 투자와 사업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식을 택했다. 과거 단독 진출에 가까웠던 방식에서 현지 유력 기업과 합작하는 구조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빠르게 커지는 인도 철강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과 동시에 20여 년 전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계산이 함께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제철방식 전환 국내에서는 생산능력 확대보다 탈탄소 전환에 무게가 실린다. 포스코는 지난 6월 광양제철소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한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를 준공했다. 고로와 비교해 탄소배출을 약 75% 줄이고, 전기로 쇳물과 고로 쇳물을 섞는 ‘합탕’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강판 등 고급강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다. 포항에서는 연산 30만t 규모 하이렉스(HyREX) 실증설비를 통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기술로, 포스코가 장기적으로 기존 고로 중심의 생산체제를 저탄소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인도 신규 제철소가 고로 방식이라는 점은 국내 전략과 대비된다. 포스코는 인도 공장에 JSW의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저탄소 조업기술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수소 기반 기술 검증 이후 추가적인 저탄소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도 완제품 철강 1t당 배출량이 2.2tCO₂e 미만인 제품을 그린스틸로 분류하며 철강산업의 탄소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 방식으로 출발하는 만큼 탄소 감축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남는다. 포스코의 글로벌 생산전략은 결국 하나의 공법으로 수렴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전기로와 HyREX를 통해 기존 생산체제를 저탄소 방식으로 전환하고, 미국에서는 관세장벽 안으로 들어가 자동차강판을 현지 생산한다. 인도에서는 저렴한 원료와 빠른 수요 증가를 활용해 고로 기반의 대규모 고부가강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관건은 투자 이후의 수익성이다. 미국과 인도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전기로와 HyREX 등 탈탄소 전환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해외 사업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야 포스코가 내세운 ‘해외 성장을 국내 저탄소 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생산량을 얼마나 늘리느냐보다 어느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생산해 수익을 남기느냐가 포스코의 글로벌 철강 전략을 가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6-09-01 16: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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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쪽 원전 지침, AI가 찾아 보고서로…한컴, 한수원 폐쇄망 뚫었다
[경제일보] 한컴이 한국수력원자력의 폐쇄망에 인공지능(AI) 문서작성 솔루션을 공급하며 원전 분야 AI 전환(AX) 시장에 진입했다. 원전 설비를 AI가 직접 제어하는 방식이 아니라, 임직원이 방대한 정비 지침과 안전 자료를 빠르게 검색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원하는 업무용 AI다. 한컴은 한수원이 자체 구축한 원전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 ‘하이누리(Hy-NuRI)’와 ‘한컴어시스턴트’를 연계했다고 23일 밝혔다. 하이누리가 원전 운영·발전·건설·안전 분야의 내부 지식을 검색하고 답변을 생성하면, 한컴어시스턴트가 이를 실제 문서 작성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임직원은 자연어로 필요한 내용을 질문해 관련 규정과 정비 절차를 찾고,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 초안을 만들 수 있다. 기존 문서 요약과 문장 교정, 표준 서식 적용, 데이터와 연계한 문서 작성도 지원한다. 수만쪽에 이르는 정비 지침서와 사규, 안전 자료를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예컨대 특정 설비의 점검 이력과 관련 규정을 찾아 정비 보고서의 뼈대를 만들거나, 여러 안전 지침의 차이를 비교해 회의자료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생성형 AI가 작성한 내용은 참고 자료와 초안에 해당하며, 안전 판단과 최종 문서 승인은 담당자가 수행해야 한다. 이번 사업에서 주목할 부분은 폐쇄망 적용이다. 원전은 설비·운영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와 시설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외부 클라우드형 AI를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한컴어시스턴트는 외부망과 분리된 한수원 내부 환경에서 하이누리를 호출하도록 구성돼 민감한 문서와 질문 내용이 외부 AI 사업자에게 전송될 위험을 줄였다. 폐쇄망이 모든 위험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생성형 AI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만드는 ‘환각’을 줄이고, 직무와 보안 등급에 따라 열람 가능한 문서를 구분해야 한다. 답변의 근거 문서를 표시하고 질의·응답 기록을 남기는 한편, 오염된 문서나 악성 명령이 AI에 영향을 주는 프롬프트 주입 공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원전 AX의 성패는 모델 성능뿐 아니라 출처 확인과 권한 통제, 사람의 최종 검증 체계에 달린 셈이다. 한수원은 2024년부터 약 456억원 규모의 원전 특화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을 추진해왔다. 외부망과 분리된 자체 데이터센터에 원전 데이터를 학습·연계해 보안성과 업무 전문성을 함께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한컴어시스턴트 도입은 기반 모델과 지식검색 시스템을 실제 임직원의 문서 업무로 확장하는 단계로 풀이된다. 한컴에도 이번 공급은 문서 소프트웨어 사업을 공공·에너지 AX 플랫폼으로 넓히는 시험대다. 한컴은 AI국회와 BGF그룹 지식검색, 한국서부발전 생성형 AI 사업 등에 관련 제품을 공급해왔다. 향후 경쟁력은 솔루션 도입 건수보다 문서 작성시간 단축과 검색 정확도 향상 등 현장에서 확인 가능한 성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박성호 한수원 AI혁신처장은 “하이누리에 한컴어시스턴트를 더해 임직원이 체감할 수 있는 AI 업무 환경으로 도약했다”며 편의 기능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국가 핵심 산업인 원전에서 생성형 AI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며 산업별 소버린 AI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7-23 1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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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철강 성장방식 진화…포스코, '트리플 코어'로 자원영토 확장
[경제일보]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이 포스코에 기대한 것은 철이었다. 자동차와 선박, 공장과 도시를 건설하려면 철강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했다. 1968년 설립된 포스코는 1973년 포항제철소 1고로에서 첫 쇳물을 뽑아내며 한국 중화학공업 성장의 기반을 놨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산업이 요구하는 자원은 철에 머물지 않는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는 리튬이 필요하고, 첨단 제조업에는 희토류와 흑연이 쓰인다. 산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 공급망도 확보해야 한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최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철강을 산업자원, 리튬·양극재·음극재·희토류를 전략자원, LNG·재생에너지를 에너지자원으로 묶는 ‘트리플 코어’ 전략을 제시했다. 철강회사를 넘어 ‘국가대표 핵심자원 공급자’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바뀐 것은 철학보다 시대다. 과거에는 철을 공급하는 것이 국가 산업에 기여하는 길이었다면, 공급망 경쟁이 격화된 지금은 리튬과 희토류, 에너지까지 확보해야 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제철보국’의 대상을 핵심자원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철강회사 넘어 그룹의 방향키로 포스코는 철강 생산을 담당하는 사업회사이고, 포스코홀딩스는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를 총괄하는 지주회사다. 202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기존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로 존속했고, 철강사업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로 분리됐다. 포스코의 본질은 여전히 철강회사다. 그러나 포스코홀딩스가 이끄는 그룹은 철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에너지를 함께 키우고 각 사업의 자원과 기술, 투자 경험을 연결하는 역할이 중요해졌다. 포스코홀딩스가 ‘트리플 코어’를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철강과 이차전지소재의 양대 축에 에너지사업을 세 번째 핵심축으로 격상했다. 세 사업을 별도로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역량을 공유하겠다는 의미다. 포스코그룹의 DNA는 철 자체보다 대규모 자원을 확보하고 생산설비를 구축해 산업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능력에 가깝다. 철강에서 축적한 성장 방식이 리튬과 에너지로 옮겨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리튬 사업에 먼저 활용한 것은 수십 년간 철광석과 원료탄 광산에 투자하며 쌓은 자원개발 경험이었다. 철강은 원료 확보가 수익성을 좌우한다. 포스코가 장기 계약과 광산 지분투자를 통해 쌓은 광산 평가와 투자, 인허가, 현지 네트워크 운영 능력은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광산의 리튬 자원을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포스코그룹은 2033년까지 연간 17만3000톤 규모의 리튬 생산능력을 구축해 글로벌 톱5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아르헨티나 염수리튬과 호주 광석리튬을 양축으로 공급망을 구축하고 추가 자원 확보도 검토하고 있다. 원료 확보만으로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와 광양 생산시설에 자체 추출 기술을 적용하고, 미국에서는 직접리튬추출 기술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시설의 가동률을 높이는 동시에 원가도 낮춰야 한다. 리튬 사업의 성패는 원료와 기술, 원가의 ‘3박자’에 달렸다. 철광석 공급망을 구축해 제철소 경쟁력을 높였던 포스코의 방식이 리튬에서 다시 반복되는 셈이다. 철강과 리튬, 에너지는 서로 다른 사업처럼 보이지만 그룹 안에서는 기술과 소재, 투자 경험이 맞물린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와 호주 등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광양 LNG터미널을 통해 저장·공급하는 가치사슬을 운영한다. LNG는 영하 162도의 극저온에서 저장되기 때문에 탱크와 설비에 극저온을 견디는 특수강이 필요하다. 여기에 포스코의 고망간강 등을 적용할 수 있다. 에너지사업은 철강 제품의 수요처가 되고, 철강 기술은 에너지 인프라의 경쟁력을 높인다. 리튬 사업에서도 철강에서 축적한 광산 투자 노하우가 활용된다. 트리플 코어는 세 사업의 덩치를 키우는 전략을 넘어 자원과 기술을 연결해 개별 사업 이상의 가치를 만드는 구상이다. 트리플 코어 전략에서도 철강은 출발점이다. 포스코그룹은 국내 철강 수요 정체와 통상 장벽에 대응해 인도와 미국 등 성장시장에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국내에서는 저탄소 전환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현지 기업과 일관제철소 사업을 추진하고, 미국에서는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해외 조강 생산능력을 2031년까지 연간 1000만톤으로 확대하고, 여기서 얻은 수익을 국내 저탄소 철강 투자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는 광양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가 핵심이다. 하이렉스는 석탄 대신 수소로 철광석을 환원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이다. 이는 국내 철강사업을 축소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해외 성장시장에서 수익원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저탄소 기술을 검증해 미래 경쟁력을 지키려는 전략이다. 과거 대형 고로가 포스코의 성장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저탄소 공정 전환 능력이 생존을 좌우한다. 제철보국에서 ‘핵심자원보국’으로 포스코홀딩스의 전략은 철강을 버리고 다른 회사가 되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철강에서 축적한 원료 확보와 대형 설비 운영 경험을 리튬에 적용하고, 철강 기술을 에너지 인프라에 공급하며, 해외 철강에서 얻은 수익을 국내 저탄소 전환에 재투자하는 구조다. 철강과 전략자원, 에너지가 하나의 순환고리로 연결된다. 포스코홀딩스가 스스로를 ‘국가대표 핵심자원 공급자’로 정의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공급망 위기와 산업안보 경쟁 속에서 국가에 필요한 자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철로 산업화를 뒷받침했던 제철보국의 현대적 확장이다. 포스코의 58년은 철을 만든 역사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쌓은 자원 확보와 투자, 생산기술, 공급망 운영 역량은 철강에만 머물지 않았다. 산업화 시대에는 철이 필요했다면 전기차와 AI, 에너지 전환 시대에는 리튬과 희토류, LNG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의 DNA는 철 그 자체가 아니다”라며 “시대가 요구하는 핵심 자원을 먼저 확보하고, 산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생산해 공급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이어 “철은 포스코홀딩스의 과거가 아니라 리튬과 에너지를 키우는 토대”라며 “포스코홀딩스는 철강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제철보국’의 범위를 핵심자원 전체로 넓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1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21 10: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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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철강 넘어 리튬·에너지로…'트리플 코어' 미래전략 공개
[경제일보] 포스코그룹이 철강 중심 사업 구조를 리튬과 에너지까지 확장하는 '트리플 코어(Triple Core)' 전략을 발표하며 미래 성장 전략을 전면 개편했다. 철강을 기반으로 리튬과 희토류 등 전략자원, LNG와 신재생에너지로 대표되는 에너지자원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해 공급망 재편 시대의 핵심 자원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2일 포스코그룹은 서울에서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산업자원(철강) ▲전략자원(리튬·양·음극재·희토류 등) ▲에너지자원(LNG·신재생에너지)을 중심으로 한 '트리플 코어'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35년까지 매출 187조원, 영업이익 13조1000억원을 달성하고,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미래 성장 분야에 총 16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공급망 불안정과 저탄소 전환 가속화로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지금이야말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혁신해야 할 시기"라며 "철강과 소재에 이어 자원으로 업의 영역을 확장해 국가 산업 안보와 공급망 강화를 선도하겠다"고 했다. 이번 전략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분야는 전략자원이다. 포스코그룹은 2033년까지 연간 17만3000톤 규모의 리튬 생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리튬 톱5 기업으로 도약하고, 2035년에는 리튬 사업에서 연간 1조8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염수 리튬은 최근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올해 3월 영업 흑자로 전환했으며, 최근 아르헨티나 정부의 대규모 투자유치 제도(RIGI) 승인도 획득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염수 리튬 3·4단계 투자를 앞당겨 2033년까지 연간 10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광석 리튬 사업도 확대한다. 호주 미네랄리소스(Mineral Resources)와의 협력을 통해 연간 18만7000톤 이상의 리튬 정광을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매년 약 20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염수와 광석 리튬을 동시에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리튬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리튬 외에도 양극재와 음극재, 희토류, 희귀·특수가스 등 전략자원 사업도 확대한다. 전기차와 로봇 산업에 필요한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고, 반도체와 우주항공 산업에 사용되는 희귀·특수가스 국산화도 추진한다. 핵심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해 국가 전략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철강 사업은 해외 성장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포스코그룹은 인도와 미국, 인도네시아 등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2031년까지 해외 조강 생산능력을 1000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에서 확보한 수익은 국내 저탄소 전환 투자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국내 제철소 경쟁력 강화에도 투자를 이어간다. 포항제철소는 에너지 강재 중심 생산기지로, 광양제철소는 미래 모빌리티 강재 중심 생산기지로 육성한다. 아울러 HyREX(수소환원제철) 실증 설비 운영과 전기로 고급강 생산 확대, 원가 혁신 등을 추진해 저탄소 철강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에서 새롭게 비중이 커진 분야는 에너지자원이다. 포스코그룹은 LNG와 신재생에너지를 그룹의 세 번째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 LNG는 생산부터 트레이딩, 터미널, 발전까지 밸류체인을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는 국내 해상풍력과 해외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기존 철강과 소재 중심의 투코어 전략에서 LNG로 대표되는 에너지 사업을 세 번째 핵심축으로 추가한 것이 이번 전략의 가장 큰 변화"라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에너지 분야의 대표 사업회사로 업스트림부터 트레이딩, 발전까지 밸류체인 전반을 담당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인도 등 고성장 시장과 미국 같은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에서는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확대 등 탄소 저감 기술 투자에 집중하는 역할 분담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공정에서 축적한 제조 데이터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도 추진한다. 공정 최적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산업용 AI를 중심으로 미래 제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가치 제고 방안도 함께 내놨다. 포스코홀딩스는 지주회사 저평가(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상장 자회사 보유 지분을 50% 수준까지 최적화하기로 했다. 확보한 재원은 전략자원 투자에 활용하고, 매각 대금의 10%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투입해 주주환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략이 단순히 리튬 사업 확대를 넘어 철강 중심 기업에서 자원 중심 산업그룹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철강은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으로 유지하고, 전략자원과 에너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포스코그룹은 이번 국내 설명회에 이어 오는 6일 싱가포르, 8일 홍콩에서도 CEO 인베스터데이를 개최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성장 전략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설명할 계획이다.
2026-07-02 16: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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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물에 매겨진 '탄소 청구서'…포스코·현대제철, 패러다임이 바뀐다
[경제일보] 철강의 ‘가격표’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철광석과 유연탄, 전기료, 인건비로 귀결되던 전통적 원가 방정식에 ‘탄소’라는 무거운 청구서가 추가되면서다. 이제 쇳물 1톤을 뽑아낼 때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뿜어냈는지가 수출 경쟁력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의 구매 조건과 자본 시장의 평가를 좌우하는 시대가 열렸다. 올해 1월 1일부터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확정기간이 시작되면서, 철강 등 대상 품목의 내재 배출량은 본격적인 비용 산정 대상이 됐다. EU 수입자는 올해 수입분에 대해 2027년부터 CBAM 인증서를 구매·제출해야 하고, 이 부담은 한국 철강사의 수출 가격과 고객사 구매 조건을 압박하는 새로운 원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한복판에는 한국 철강산업을 이끌어온 두 거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서 있다. 현재 이들이 벌이는 진검승부는 과거처럼 ‘누가 고로(高爐)에서 더 많은 쇳물을 쏟아내느냐’, ‘누가 더 싼 값에 강재를 밀어내느냐’의 1차원적 물량전이 아니다. 앞으로의 철강 패권은 누가 더 탄소를 적게 배출하면서도 고품질의 돈 되는 철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 고로의 절대강자 포스코는 쇳물을 끓이는 공정 자체를 뜯어고치는 험난한 길을 택했고, 현대제철은 범(汎)현대라는 강력한 ‘캡티브 마켓(내부 시장)’을 지렛대 삼아 전기로와 자동차강판을 결합한 차별화된 전환 경로를 구축하고 있다. “기술의 포스코 vs 공급망의 현대제철”…엇갈린 ‘탈탄소’ 해법 1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꺼내든 승부수는 ‘공정의 근본적 혁신’이다. 기존 고로 기반의 막대한 생산 규모와 고급강 기술력은 유지하되, 수소환원제철과 전기로, 저탄소 원료 기술을 동시다발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기후기술 기업 일렉트라(Electra)와 맺은 저탄소 철 생산 기술 공동개발 협약이 대표적이다. 일렉트라는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철광석에서 불순물을 솎아내고 고체 철을 얻는 기술을 쥔 기업으로 연산 500톤 규모의 시범공장을 올해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포스코는 자사의 직접환원제철 기술에 일렉트라의 전기화학 기법을 접목해 조기 상업 생산의 길을 닦겠다는 복안이다. 궁극적으로 포스코가 닿고자 하는 종착지는 ‘수소환원제철’이다.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쓰는 차세대 공정으로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다만,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수소 생산 방식과 전력의 탄소집약도에 좌우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내에 전담 개발센터를 꾸리고 연산 30만 톤급 시험 설비(데모플랜트) 구축에 나섰다. 광양제철소에 신설되는 대형 전기로 역시 탄소 저감 강재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핵심 인프라다. 포스코의 저력은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세계 최고 수준의 일관제철 경험과 폭넓은 글로벌 고객망에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거대한 덩치가 탈탄소 시대엔 가장 무거운 짐이다. 철강 산업의 문법 자체를 갈아엎어야 하는 만큼 천문학적인 자본과 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혁신의 기회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지난한 궤도 수정에 성공한다면,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업계의 새로운 기술 표준(Standard)으로 군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현대제철은 ‘공급망의 진화’로 맞불을 놨다. 고로의 역사와 규모 면에서는 포스코에 한발 비켜서 있지만, 이들에겐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우군이 있다. 현대제철이 앞세운 저탄소 철강 브랜드 ‘하이에코스틸(HyECOsteel)‘은 철스크랩과 HBI 등을 전기로에서 녹인 쇳물을 고로 쇳물과 합탕한 뒤 전로 공정을 거쳐 생산하는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 제품으로 기존 자사 고로재 대비 탄소배출을 20% 이상 줄인 것이 특징이다. 단기적으로는 주력인 자동차강판에 이를 집중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신(新)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의 구상은 이미 양산 단계에 진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월부터 탄소저감강판 양산에 돌입했고, 연내 강종 인증 범위를 53종까지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부터 탄소저감 철강재를 국내·유럽 생산 차종에 일부 적용하고, 적용 강종과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안방선 혈투·해외선 동맹…‘녹색 쇳물’은 공짜가 아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미국 루이지애나 프로젝트에서 드러난 양사의 묘한 역학관계다. 지난해 말 공시와 국내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대제철·포스코·현대차·기아는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프로젝트의 투자 구조를 확정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 총 58억 달러(약 8조원)를 투입,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제철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50%)을 필두로 포스코(20%), 현대차·기아(각 15%)가 한 배를 탔다. 국내 시장에서 이들은 자동차강판과 후판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는 경쟁자다. 하지만 국경 밖의 사정은 다르다. 높은 관세와 옥죄어오는 탄소 규제, 자국 중심주의라는 거센 파도 앞에서 한국 기업끼리의 소모전은 공멸을 뜻한다. ‘안방에서는 싸우되, 해외에서는 뭉쳐야 산다’는 냉혹한 현실 인식이 탄소 원가전쟁 시대의 새로운 합종연횡을 만들어낸 셈이다. 물론 양사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포스코는 본사 철강 사업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원료비 부담으로 이익이 줄었지만, 해외 철강법인 판매 확대와 원가절감 효과로 철강부문 전체 이익은 개선됐다. 현대제철의 경우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크게 감소했다. 탈탄소가 기업의 명운을 건 숭고한 미래 투자라 할지라도 당장 재무제표에 찍히는 막대한 비용의 압박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철강업계의 얄궂은 현실이다. 전기로 비중을 높인다 한들 천문학적인 전력비와 국내 전력망의 높은 탄소배출계수라는 근본적 한계를 풀어내야 하는 숙제도 남는다. 진정한 그린스틸은 그저 ‘값싼 전기’가 아니라 ‘깨끗한 전기’를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 패권 전쟁은 ‘친환경’이라는 매끄러운 수사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며 “비용과 가격, 품질과 납기, 나아가 국가 제조업의 경쟁력이 통째로 걸린 산업 구조의 대수술”이라고 했다. 이어 “녹색 쇳물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라며 “고객사가 저탄소 철강에 기꺼이 프리미엄 지갑을 열 것인지도 미지수다. 철강사의 전환은 단순한 환경 캠페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기술의 판을 엎으려는 포스코와 공급망의 룰을 바꾸려는 현대제철. 승자의 윤곽은 아직 희미하다. 과거 용광로의 온도와 크기로 군림했던 철강업의 잣대는 이제 무용지물이다. 가장 적은 탄소로, 최고 품질의 철을,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에 안정적으로 뽑아내는 자만이 새로운 철의 제국을 지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철강 거인들의 사투를 한낱 기업 간 점유율 경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는 결국 한국 제조업의 튼튼한 뼈대가 다가올 10년 뒤에도 굳건히 버텨낼 수 있을지를 묻는 가장 엄중한 시험대다.
2026-05-12 07:5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