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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 문재인 정부의 연장선인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6-03-19 08:01:19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경제일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정책은 늘 ‘이전과는 다르다’는 말로 시작된다. 그러나 시장이 받아들이는 체감은 종종 그와 다르다. 집값의 흐름을 둘러싼 논쟁은 반복되고, 정책의 효과를 둘러싼 평가는 엇갈린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이어진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방향은 그대로인 것 아니냐는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든다.
 

두 정부의 정책을 나란히 놓고 보면 출발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투기를 억제하고 실수요를 보호하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는 같다. 규제지역 지정과 대출 관리, 공급 확대라는 수단 역시 낯설지 않다. 겉으로만 보면 큰 차이를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시장의 반응이 달라 보이는 이유는 정책의 ‘종류’보다 ‘쓰는 방식’에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세금을 전면에 내세웠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동시에 강화하며 다주택자에 대한 부담을 높였다. 세제를 중심으로 수요를 억누르는 방식이었다. 정책의 메시지도 분명했다. 투기와의 싸움이라는 구도가 전면에 등장했고, 규제의 강도 역시 빠르게 높아졌다. 시장은 이에 즉각 반응했다. 거래는 줄었고 가격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재명 정부는 접근의 순서를 달리했다. 세금은 뒤로 물리고 금융과 거래 규제를 먼저 꺼내 들었다. 대출을 조이고 특정 지역에 대한 거래 제한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세제는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수단으로 남겨두는 모습이다. 정책이 전달하는 신호도 다소 절제되어 있다. 시장을 직접 압박하기보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태도가 읽힌다.
 

두 방식의 차이는 정책의 속도와 맞물린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규제가 먼저 등장하고 공급 대책은 뒤따르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공급 확대 방안이 제시됐지만, 그 사이 시장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재명 정부는 초기부터 공급과 규제를 함께 제시하는 흐름을 보인다. 정책의 순서를 조정해 시장의 반응을 관리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정책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문재인 정부 시기의 시장은 상승이 전국으로 번지는 흐름에 가까웠다. 수도권과 지방이 동시에 움직이며 가격이 확산됐다. 지금의 시장은 양상이 다르다. 서울 핵심 지역과 일부 선호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외곽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같은 규제라도 작동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지점에서 정책의 한계도 드러난다. 시장은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는데 정책은 여전히 넓은 범위를 한 번에 다루려 한다. 특정 지역의 상승을 겨냥한 조치가 전체 시장에 적용되면서 예상과 다른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수요는 더 제한된 곳으로 몰리고, 가격의 격차는 오히려 커지는 모습도 나타난다.
 

정책이 던지는 메시지 역시 시장에 영향을 준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강한 규제 의지가 강조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반면 최근 정책은 표현을 낮추고 선택지를 남겨두는 쪽에 가깝다. 같은 규제라도 어떤 언어로 전달되느냐에 따라 시장이 받아들이는 강도는 달라진다. 이는 투자 심리와 거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그렇다고 해서 두 정부의 정책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규제 중심의 접근이 반복되면서 시장은 점차 그 방식에 익숙해졌다. 일정한 패턴이 형성되면 정책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질 수 있다. 공급이 뒤따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가격은 다시 움직일 여지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정책의 차이는 점차 흐려지고, 시장의 반응은 비슷한 궤적을 그리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수단을 선택했느냐보다 그 수단이 시장의 흐름과 얼마나 맞닿아 있느냐다. 정책이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의도와 다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시장의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하면 같은 규제라도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다. 지금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부동산 정책은 언제나 정치와 경제가 맞물리는 영역에 놓여 있다. 가격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신호의 문제다. 두 정부의 차이를 가르는 기준도 결국 여기에 있다. 정책의 이름이 아니라 그 정책이 시장과 어떤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간격이 시간이 지나도 유지될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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