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삼성전자가 칼을 갈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의 오랜 경쟁자 퀄컴을 넘어서기 위한 비장의 무기는 인공지능(AI) 기반 그래픽 기술이다. 최신작 '엑시노스 2600'에 처음 적용된 이 기술은 일부 핵심 성능 지표에서 이미 경쟁사를 압도하는 결과를 보여주며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엑시노스 2600의 핵심은 'ENSS(Exynos Neural Super Sampling)'라 불리는 AI 그래픽 최적화 기술이다. 이는 저해상도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고화질로 재구성하는 업스케일링 기술(NSS)과 프레임 사이를 예측해 새로운 프레임을 생성하는 기술(NFG)을 통합한 것이다.
복잡한 연산이 필요한 고사양 게임이나 고화질 영상을 구동할 때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전력 효율은 높여 더 부드럽고 선명한 화면을 구현하는 것이 기술의 골자다.
결과는 숫자로 증명됐다. 테크 유튜버들이 공개한 벤치마크 결과를 보면 엑시노스 2600은 3D 그래픽 성능을 측정하는 스틸 노마드 라이트(Steel Nomad Lite) 지표에서 퀄컴 AP 대비 약 15%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특히 빛의 경로를 추적해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성능에서는 격차를 더 벌렸다. 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엑시노스 2600은 경쟁사보다 약 59%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입증했다.
이러한 성능의 배경에는 삼성의 기술적 승부수가 있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업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2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모바일 AP다.
초미세 공정 전환은 성능과 전력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오랜 기간 퀄컴 스냅드래곤에 밀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했던 엑시노스가 공정 기술과 AI 그래픽이라는 날개를 달고 부활을 노리는 셈이다.
물론 벤치마크 결과가 실제 사용자 경험을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실제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발열 제어 능력이 성능 유지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이 점을 인지하고 후속작인 엑시노스 2700에서는 발열 관리 성능을 대폭 개선할 계획을 밝혔다. 기존처럼 모바일 AP 위에 D램을 수직으로 쌓는 방식(PoP) 대신 AP와 D램을 하나의 기판 위에 나란히 배치하는 구조를 적용해 열을 더 효과적으로 분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모바일 AP 시장의 경쟁은 이제 단순한 연산 속도를 넘어 AI를 활용한 효율성 싸움으로 전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ENSS라는 카드를 먼저 꺼내든 것은 의미심장하다. AI 시대의 모바일 경험을 누가 주도할 것인가. 엑시노스 2600은 그 질문에 삼성이 던진 첫 번째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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