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국무회의 대정부 건의 사항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재개발·재건축 인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처럼 가용 택지가 부족한 도시에서는 민간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리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정부가 금융·세제 규제로 수요를 누르는 데 집중할 경우 오히려 시장에 공급 부족 신호를 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오 시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재개발·재건축은 양질의 도심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마스터키”라며 “정부가 낡은 이념과 규제로 정비사업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최근 언급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만능 키는 아니다”라며 단기간 공급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절차 단축과 용적률 논의는 가능하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최소 3~5년이 걸린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서울의 공급 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인식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서울은 더 이상 빈 땅이 남아 있는 도시가 아니다”며 “새로운 택지를 무한정 확보하거나 외곽으로 계속 넓혀갈 수도 없다”고 했다. 이어 “결국 주택 공급은 기존 도심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재편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을 서울 주택 공급의 핵심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의 노후 주거지를 정비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야말로 이미 기반시설과 생활권이 형성된 도심에서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정비사업을 투기와 연결해 바라보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정비사업을 여전히 이념적으로 바라보고 투기의 상징처럼 인식하는 낡은 시각이 정부에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오 시장은 부동산 시장을 대출이나 세금, 규제만으로 관리하려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봤다. 공급에 대한 확신 없이 가격 억제책만 반복하면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공공 주도 공급에 대해서도 현실성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의 역할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모든 공급을 공공이 주도하겠다는 접근은 현실과 맞지 않고 토지 확보와 인허가, 행정 절차에서 사업이 지연되거나 좌초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반면 민간 정비사업은 이미 주민 동의와 조합 절차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고 속도를 내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공급의 길”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정부가 정비사업을 외면하는 태도 자체가 시장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심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주면 가격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공공 주도의 생색내기 대책이 아니라 이미 현장에서 돌아가고 있는 민간 정비사업이라는 엔진에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고 추진력을 더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발언은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 공급 해법을 둘러싼 시각차를 보여준다. 정부는 정비사업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들어 단기 해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신규 택지가 제한적인 서울에서는 재건축·재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공급 불안을 낮추는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공급 대책 논의 과정에서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공공 주도 공급의 비중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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