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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1.5조 유증에도 주가 뛴 이유…엔비디아와 'AI 팩토리 지분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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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1.5조 유증에도 주가 뛴 이유…엔비디아와 'AI 팩토리 지분동맹'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6-07-27 18:10:27

할인율 0%·1조원 자사주 소각·1년 보호예수  

엔비디아 3대 주주로…GPU 조달·글로벌 영업 기반 강화  

브룩필드 90억달러는 인프라 금융…고객 확보가 실적 좌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오른쪽부터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오른쪽부터),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네이버가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1조4809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대규모 신주 발행에도 시장은 지분 희석보다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결합에 무게를 뒀다. 네이버가 포털과 커머스 중심의 인터넷 기업에서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자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자본과 기술 파트너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에 보통주 724만1564주를 주당 20만4500원에 발행한다. 납입일은 오는 10월30일이며 신주는 1년간 보호예수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엔비디아는 네이버 지분 약 4.5%를 확보한다. 지난해 말 주주 구성을 기준으로 국민연금공단과 블랙록에 이은 3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 할인 없는 유증…희석 부담 낮춘 거래 구조

통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투자자에게 가격을 할인해 주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는 기준주가 20만4276원과 사실상 같은 20만4500원으로 발행가를 정해 공시상 할인율을 0%로 책정했다. 엔비디아에 경영 참여와 사업 협력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주식을 싸게 넘기지 않은 셈이다.

약 1조원 규모의 자사주 490만1094주를 8월3일 소각하기로 한 결정도 시장의 부담을 낮췄다. 발행주식 총수만 놓고 보면 자사주 소각 후 신주 발행에 따른 순증 규모는 약 234만주로, 종전 발행주식의 1.5% 수준이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취득한 신주를 1년간 매도할 수 없도록 해 단기 물량 부담도 제한했다.

다만 주주가치 희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사주는 애초 의결권이 없고 주당순이익 산정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소각만으로 신주 발행의 경제적 효과를 모두 상쇄할 수는 없다. 기존 주주의 지분율도 엔비디아의 지분 취득만큼 낮아진다. 이번 구조는 희석을 없앤 거래라기보다 할인 발행을 피하고 소각을 병행해 부담을 줄인 거래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시장은 우선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네이버 주가는 27일 전 거래일보다 8.43% 오른 22만5000원에 마감했다. 대규모 유증 자체보다 엔비디아가 장기 주주로 참여한다는 전략적 의미를 높게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 GPU 공급사에서 주주로…AI 사업 신뢰도 높인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사옥에서 이해진 의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한 후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네이버
지난 2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사옥에서 이해진 의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한 후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네이버]

이번 계약의 핵심은 엔비디아를 단순한 GPU 공급사가 아닌 사업 공동체로 끌어들였다는 데 있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GPU 확보가 사업 일정과 고객 유치를 좌우한다. 지분 관계가 GPU 공급을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네이버의 조달 가시성과 협상력은 이전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양사는 세종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적용해 AI 팩토리 규모를 55MW에서 200MW로 확대할 계획이다. 약 10만개의 엔비디아 GPU가 투입되며 베라 루빈과 블랙웰 플랫폼도 적용된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와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 기술을 결합해 국내외 기업에 GPU와 AI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브룩필드가 마련하는 최대 90억달러는 네이버에 직접 들어오는 지분투자금이 아니라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인프라 금융이다. 전체 100억달러 프로젝트 가운데 엔비디아가 10억달러를 투자하고 브룩필드가 최대 90억달러를 조달하며, 나머지는 네이버가 부담하는 구조다. 자금 조달 비용과 전력 확보, 데이터센터 인허가, GPU 교체 주기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

◆ 200MW 가동 이후 실적 전환 시험대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모습 사진네이버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모습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2027년 상반기 55MW 가동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0MW, 2028년 200MW까지 확장한 뒤 장기적으로 1GW급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AI 팩토리 매출도 2027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기에는 설비투자와 금융비용이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 대규모 GPU를 확보해도 장기 계약을 맺은 고객과 높은 가동률이 뒤따르지 않으면 데이터센터는 비용 부담으로 남는다. 반대로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뿐 아니라 아시아·중동·유럽의 소버린 AI 수요를 흡수한다면 네이버의 기업가치는 광고·커머스 중심에서 클라우드·AI 인프라 중심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 팩토리 고객 확보를 속도감 있게 마무리해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진 이사회 의장도 엔비디아와 브룩필드의 참여로 AI 팩토리 사업이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유증의 성패는 엔비디아라는 이름보다 2027년 이후 AI 팩토리가 만들어낼 고객과 매출, 현금흐름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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