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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대구 중견사도 버티지 못했다…미분양·공사비에 무너지는 중소 건설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우용하 기자
2026-08-26 08:20:20

태왕이앤씨, 대구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신청

올해 건설업 폐업 2797건…지난해보다 26% 증가

지방 미분양 4만8694가구…전체의 72% 집중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지방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역·중소건설사의 버티기 여력이 빠르게 줄고 있다. 대구지역 중견 건설사 태왕이앤씨가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데 이어 건설업 폐업 신고도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높은 공사비와 분양 부진으로 현금 회수까지 늦어지면서 지방 건설사를 중심으로 자금난이 한층 깊어지는 모습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왕이앤씨는 지난 21일 대구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포괄적 금지명령과 보전처분도 함께 요청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전국 67위이자 대구에 본사를 둔 건설사 가운데 3위에 해당하는 업체다.
 
태왕이앤씨는 2023년부터 비상경영에 들어가 자구책을 추진했지만 지역 분양시장 침체와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부담을 해소하지 못했다. 최근까지 금융권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 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금 체불과 협력업체 공사비 일부 대물변제까지 이어졌다.
 
자산이 부채보다 적은 재무구조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 태왕이앤씨의 보유 자산은 약 4760억원, 부채는 약 2500억원으로 알려졌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산 매각이 지연되면서 현금흐름이 막혔다. 자산을 보유하고도 필요한 시점에 현금화하지 못해 회생절차에 들어간 셈이다. 회사는 보유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공공·관급공사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태왕이앤씨 사례는 지역 건설업계 전반의 어려움과 맞닿아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5일 기준 올해 건설업 폐업 신고는 28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18건보다 593건, 26.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합공사업 폐업은 420건에서 546건으로 30%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건설업체 폐업이 2000건을 넘어서는 등 하반기 들어서도 문을 닫는 업체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7월 이후 이달 25일까지 폐업한 건설사만 719곳으로 전년 동기보다 52.3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성을 압박하는 공사비도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22로 전년 동월보다 5.5% 상승했다. 같은 달 건설수주는 18조7000억원으로 21.7% 감소했는데 공공수주가 29.2% 늘어난 반면 민간수주는 41.5% 줄었다. 민간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중소 건설사에는 신규 일감 확보와 기존 현장의 채산성을 동시에 압박하는 요인이다.
 
지방에 집중된 미분양도 지역 건설사의 자금 회수 부담을 키우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6월 주택통계에서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464가구로 전월보다 3.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방 물량은 4만8694가구로 전체의 72.2%를 차지했다. 준공 이후에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은 전국 2만9786가구였으며 지방에만 2만5091가구가 몰려 비중이 84.2%에 달했다.
 
특히 태왕이앤씨의 기반인 대구·경북은 준공 후 미분양 부담도 큰 지역이다.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3575가구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경북도 2973가구에 달했다. 분양대금을 통해 사업비를 회수해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미분양이 장기화할수록 금융비용과 자금회수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하반기 체감경기도 뚜렷한 반등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월 72.8로 전월보다 1.7포인트 떨어졌고 8월 종합전망지수도 72.5에 그쳤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에서는 신규 사업을 수주하더라도 공사비 부담이 크고 기존 분양사업의 자금 회수도 늦어져 현금흐름 관리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공공공사나 수익성이 확인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선별하고 있지만 미분양이 줄고 금융 조달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지역 중소업체들의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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