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베트남이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산업과 행정, 외교 전반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18%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는 연간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공공투자 확대와 규제 완화,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8월 베트남의 수출입 총액은 약 7700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에 올라섰고 FDI 유입도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자·컴퓨터·기계류가 수출 증가를 이끌면서 글로벌 공급망 내 생산거점으로서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외형 성장만큼 구조적 과제도 뚜렷하다. 전체 수출에서 FDI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달하고 생산 확대에 필요한 원자재와 중간재의 해외 의존도도 높다. 앞으로는 외국기업의 투자와 기술이 현지 기업의 부품조달·연구개발·고부가가치 생산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다.
산업정책의 무게중심도 바뀌고 있다. 과거 섬유·의류와 단순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첨단 제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관광 역시 2030년 외국인 관광객 4500만~5000만명 유치와 GDP 기여도 10~12%를 목표로 국가 핵심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을 중심으로 ‘성과 중심 행정’이 강화되고 있다. 지방행정체계를 간소화하고 의사결정 단계를 줄여 투자와 개발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한편, 소극적 행정을 줄이고 공직자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외교에서는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실리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ASEAN을 축으로 한국·일본·인도·호주·유럽과 협력 범위를 넓히면서 공급망과 시장을 다변화하는 전략이다. 한국과의 협력도 제조업 중심에서 반도체·AI·배터리·에너지·디지털정부로 확대되고 있다.
한편 베트남의 다음 과제는 성장의 ‘속도’보다 ‘질’이다. 10% 성장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국내기업 경쟁력과 인재·전력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성장이 외국기업 중심의 생산 확대에 머물 수 있다. 저임금 생산기지에서 첨단산업 국가로 넘어갈 수 있느냐가 베트남 경제의 다음 시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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