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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중동·유럽 부진에 해외수주 급감…연간 500억달러 목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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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건설업계, 중동·유럽 부진에 해외수주 급감…연간 500억달러 목표 흔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우용하 기자
2026-10-13 09:46:27

1~9월 수주액 206억6022만달러…전년 동기보다 50% 감소

북미·태평양 74.7억달러로 1위…아시아도 증가세

전쟁 여파에 중동 46% 감소…유럽은 6억달러로 급감

사진ChatGPT
[사진=ChatGPT]

[경제일보]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3분기까지 해외 수주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북미·태평양과 아시아에서 수주가 늘었지만 전쟁 여파로 전통 주력 시장인 중동이 부진했고 지난해 체코 원전 수주 효과가 컸던 유럽 물량까지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지역별 수주 지형이 달라지는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연간 500억달러 목표 달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13일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 월간 수주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기업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206억6022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13억2941만달러보다 50.0% 감소한 것이다.
 
올해 수주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역별 순위 변화다. 북미·태평양의 경우 74억7000만달러를 확보하며 전체 수주의 36.2%를 차지했다. 수주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4.9% 증가했다. 아시아 수주도 60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3% 늘었고 비중도 29.1%로 올라갔다.
 
반면 그동안 국내 기업의 해외 수주를 견인했던 중동은 3위로 밀렸다. 올해 9월까지 중동 수주액은 59억128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9억4936만달러보다 46.0% 줄었다. 전체 해외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6.5%에서 올해 28.6%로 약 2.1%포인트 상승했지만 절대적인 수주 규모가 50억달러 넘게 감소한 모양새다.
 
유럽에서 발생한 공백은 더 컸다. 작년 1~9월 유럽 수주액은 198억2000만달러에 달했지만 올해는 6억달러에 그쳤다. 물론 유럽 수주액 감소는 지난해 전체 수주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약 187억달러 규모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사업이 반영됐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다. 실제로 지난해 유럽이 전체 수주의 48.0%를 차지했던 것과 달리 올해 비중은 2.9%까지 낮아졌다.
 
이처럼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북미·태평양과 아시아에서 물량이 증가했더라도 중동과 유럽에서 빠진 대형 사업을 메우지 못하는 구도다. 북미·태평양과 아시아 수주액을 합하면 134억8000만달러로 전체의 65%를 웃돌지만 지난해 체코 원전과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가 빠지면서 전체 수주액을 끌어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월에는 대형 계약이 잇따라 실적에 반영됐다. 삼성E&A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4억6318만달러 규모의 ‘사빅 애그리뉴트리언츠 산 세븐 컴플렉스 프로젝트’를 확보했으며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보건부가 발주한 뜽아 종합병원 건설공사를 20억9208만달러에 수주했다. 두 사업을 중심으로 9월 한 달간 신규·변경 계약 규모는 27개국에서 59억2429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부가 연초 제시한 목표까지는 갈 길이 멀다. 정부는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472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올해 목표치를 500억달러로 높여 잡았다. 해외건설 수주가 연간 5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660억달러 이후 없었다. 특히 올해는 9개월 동안 206억달러를 확보한 상황이라 남은 4분기에 대형 프로젝트가 연이어 나오더라도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중동에서 남아 있는 대형 플랜트 사업이 수주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다. 국내 기업들이 수주를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푸지 가스 프로젝트와 카타르 우레아 플랜트 등이 꼽힌다. 다만 발주처의 투자 결정이 늦어지면서 사업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밀린 상태다. 연내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 중동 수주 실적의 반등 폭도 달라질 수 있다.
 
정부 역시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를 뒷받침하기 위한 지원체계 개편에 나섰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12일 재정 1조원을 투입하고 국내외 투자자 자금을 결합해 총 3조원 규모의 ‘해외건설 신전략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개별 사업별 금융지원에서 벗어나 국가·지역별 공동투자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내 기업이 사업 개발과 투자부터 시공·운영까지 참여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수주가 늘어난 북미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미 대미투자 합의에 따라 에너지와 반도체, 핵심광물, 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가 예정된 만큼 건설사의 설계·시공 역량이 필요한 프로젝트가 구체화될 경우 북미 수주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쟁 여파로 중동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여럿 지연되면서 전체 수주 실적이 크게 줄었다”며 “일부 추가 수주 소식이 이어지더라도 연간 수주액은 기대에 못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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