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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 국방용 경량 AI 공개…드론·전술차량서 실시간 분석
네이버클라우드가 국방 환경에 최적화한 경량 옴니모달 인공지능(AI) 모델을 공개했다. 드론, 전술차량, 무인체계처럼 제한된 컴퓨팅 환경에서도 영상과 음성, 문서를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을 앞세워 국방 AI 전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026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경량 옴니모달 모델 ‘HyperCLOVA X SEED 4B’를 공개하고 국방 AI 활용 사례와 소버린 AI 기반 국방 AX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현대 전장은 드론 영상, 위성사진, 무전 음성, 작전 문서가 동시에 오가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텍스트만 이해하는 AI로는 실시간 작전 판단을 지원하기 어렵다. 이미지, 영상, 음성, 문서를 함께 해석하는 옴니모달 AI가 국방 분야 핵심 기술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하이퍼클로바X 시드 4B는 네이버클라우드가 국방 환경을 겨냥해 자체 개발한 경량 옴니모달 모델이다. 자체 비전 인코더 ‘하이퍼클로바X 클립’과 오디오 인코더를 탑재해 시각·음성 정보를 함께 처리할 수 있다. 한글 문서와 한국적 업무 맥락을 이해하도록 한국향 데이터도 학습했다. 경량화도 핵심이다. 국방 AI는 대형 클라우드뿐 아니라 드론, 전술차량, 해안 감시장비 등 엣지 환경에서도 작동해야 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존 8B급 백본 모델을 프루닝과 지식 증류 기술로 최적화해 모델 크기를 줄이면서도 성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제한된 장비에서도 저지연 추론이 가능하도록 했다. 활용 분야는 넓다. 드론과 해안 감시 영상 기반 객체 탐지, 위성사진 변화 분석, 사격장·생활관 위험요소 식별, 군용 장비 자동 인식, 전장 지도 분석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정보·감시·정찰(ISR) 자동화와 설명 가능한 무인체계, 통합 상황 인식 체계 구축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폐쇄망에서 직접 배포·운영할 수 있는 국방 AI 풀스택 전략도 강조했다. 인프라, MLOps, 대형언어모델, AI 에이전트를 외부망 의존 없이 운영해 데이터 주권과 보안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 분야는 높은 자율성과 강력한 통제가 동시에 필요한 만큼 소버린 AI 수요가 가장 뚜렷한 영역으로 꼽힌다. 회사는 올해 국방 AX 기반을 구축하고 다양한 국방 사업에 참여한 뒤 2030년까지 국방 전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자율형 작전 지원 체계 고도화를 통해 군의 AI 전환을 단계적으로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공개는 네이버클라우드의 AI 전략이 범용 서비스에서 국방·공공 특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방 AI의 성패는 모델 성능뿐 아니라 폐쇄망 운영, 보안 검증, 현장 장비 적용성, 한국어 작전 문맥 이해에 달려 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이 네 가지 조건을 실제 군 환경에서 입증한다면 국내 소버린 AI 시장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
2026-06-15 10: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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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매장에 '다국어 AI 상담사'…외국인 응대 AI로 바꾼다
KT가 외국인 고객의 통신 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매장에 ‘다국어 AI 상담사’를 도입한다. 요금제와 가입 절차, 부가서비스를 외국인 고객의 자국어로 안내해 언어 장벽을 낮추고 오프라인 상담 효율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KT는 통신업계 최초로 매장 현장에 ‘KT 다국어 AI 상담사’를 도입한다고 15일 밝혔다. 다국어 AI 상담사는 KT 매장을 찾은 외국인 고객에게 요금제, 부가서비스, 가입 절차, 멤버십 혜택 등 통신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정보를 안내한다. 지원 언어는 영어, 중국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20여개다. 외국인 고객이 KT의 유무선 통신 상품과 이용 조건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외국어 상담 수요가 많은 매장에서는 상담사의 응대 부담을 줄이고 소규모 매장이나 1인 근무 매장에서는 상담 보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체류 외국인 증가와 다문화 소비 환경 확대에 대응한 고객 접점 전략이기도 하다. 통신 서비스는 국내 생활의 기본 인프라지만 요금제, 약정, 본인확인, 멤버십 구조가 복잡해 외국인 고객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다. KT는 앞서 외국인 전용 고객센터, 다국어 문자 안내, 외국인 특화 매장 등으로 관련 서비스를 넓혀왔다. 다국어 AI 상담사는 이 흐름을 매장 현장형 AI로 확장한 사례다. KT는 대화형 AI 전문 스타트업 씨플랫에이아이와 AI 우수 적용 사례 공동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 3월부터 안산, 혜화, 수원 등 수도권 외국인 특화 매장 3곳에서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다. KT는 상담 지원 효과와 매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6월 중 적용 매장을 순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서비스는 KT가 추진하는 인공지능 전환(AX)을 고객 접점에 적용한 사례다. AI가 전용 디바이스를 통해 고객을 맞이하고 현장 상담사의 외국어 응대를 지원한다. 단순 번역 기능을 넘어 실제 매장 업무 흐름 안에서 상담을 보조하는 현장형 AI 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T는 향후 외국인 고객이 매장 밖에서도 요금제, 이용 현황, 멤버십 혜택을 자국어로 확인할 수 있도록 앱 기반 사후 관리 기능을 연계할 예정이다. 외국인 고객 전용 혜택과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생활형 AI 서비스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매장 운영 개선에도 활용한다. KT는 언어별 문의 유형, 상품 관심도, 상담 내용 등을 분석해 외국인 고객의 실제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매장 운영과 외국인 특화 상품 기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장 상담사 대상 신규 상품·서비스 안내와 사내 원격 교육 수단으로도 활용 범위를 넓힌다. 권희근 KT 커스터머부문 영업본부장 전무는 “다국어 AI 상담사는 외국인 고객의 상담 편의성을 높이고 상담사의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현장형 인공지능 전환 서비스”라며 “고객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서비스는 통신사의 AI 활용이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넘어 오프라인 고객 접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인 고객에게는 쉬운 통신 생활을, 매장에는 효율적인 상담 환경을 제공하는 생활형 AI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6-15 1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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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종전합의에 유가 4% 급락…한국 물가도 숨통 트이나
미국과 이란이 개전 106일 만에 사실상 종전합의에 도달하면서 국제유가와 해운, 정유·화학, 환율, 글로벌 증시에 걸친 불확실성이 완화될지 주목된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가 현실화되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승인하고 미 해군의 대이란 해상봉쇄도 즉시 해제하겠다고 했다. 중재국인 파키스탄도 양측이 군사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를 선언했으며 공식 서명 절차가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반응은 곧바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합의 소식 이후 브렌트유 선물은 4.02% 하락한 배럴당 83.82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63% 내린 80.95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산 원유 공급 정상화 기대가 유가를 끌어내린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세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전쟁 이후 이 해협의 통항 차질 우려는 국제유가 급등, 해상 운임 상승, 정유·화학 원가 부담으로 이어졌다. 종전합의가 실제 이행되면 에너지 시장의 가장 큰 지정학 리스크가 한 단계 낮아지는 셈이다. 한국에는 유가 하락이 물가와 산업비용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 원유와 나프타, LNG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한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다. 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안정되면 정유사는 재고평가 부담을 줄이고 석유화학업계는 원가 압박을 일부 덜 수 있다. 해운과 항공, 물류업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동 리스크가 완화되면 유조선 보험료와 우회 항로 비용, 항공유 가격 부담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물류비와 항공운임, 산업용 에너지 비용을 통해 제조업 전반에 파급된다.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던 유가 불안이 진정되면 원·달러 환율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합의 초안의 내용도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초안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 신규 제재 중단, 일정 기간 석유 제재 면제, 250억달러 규모 동결자금 해제 등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생산하거나 확보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60일간 후속 협상에서 고농축우라늄 처리와 핵 프로그램 관리 방안을 논의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검증할 대목은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중재국 설명으로 협상 타결은 확인됐지만 공식 서명과 이행 절차는 별개다. 이란 측의 최종 공식 확인, 내부 승인 절차,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항 정상화 시점, 미국의 제재 완화 범위와 속도는 후속 확인이 필요하다. 국내 산업계가 기대만 앞세우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더라도 선박 운항 재개와 보험료 정상화, 원유 선적 재조정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핵 협상이 다시 흔들리거나 제재 해제 순서를 둘러싼 이견이 커지면 유가는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
2026-06-15 07: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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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페이블5가 멈춘 날, 한국 AI의 시간이 시작됐다
앤트로픽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페이블5와 미토스5가 멈췄다. 표면적인 이유는 보안이다.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이른바 '탈옥' 가능성이 있고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취약점 탐색이 사이버 공격에 악용될 수 있다는 논리다. 미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외국 국적자의 접근을 차단했고 앤트로픽은 결국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해당 모델 사용을 비활성화했다. 여기까지 보면 하나의 보안 사고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은 미국이 인공지능을 반도체 다음의 전략물자로 공식 편입한 장면이다. 예전에는 칩을 막았다. 그다음에는 첨단 장비를 막았다. 이제는 AI 모델을 막는다. 더 정확히 말하면 최상위 AI의 지능에 접근할 권리 자체를 통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국적이었다. 미국 밖 이용자뿐 아니라 미국 내 외국인과 앤트로픽 내부의 외국 국적 직원까지 대상에 포함됐다. API 키와 결제 정보로 사용자를 구분하던 시대는 끝났다. 여권이 로그인 화면 위로 올라온 셈이다. "당신은 누구인가"가 아니라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인가"가 인공지능 접근권의 마지막 질문이 된 것이다. 미국의 행태는 낯설지 않다. 미국은 늘 개방의 언어로 세계시장을 열어왔다. 자유무역을 말했고 혁신 생태계를 말했으며 글로벌 표준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결정적 기술이 안보와 연결되는 순간 문을 닫았다. 반도체에서 그랬고 첨단 장비에서 그랬으며 이제 AI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기업의 서비스라고 해서 끝까지 시장 논리로만 움직일 것이라고 믿는 것은 순진한 일이다. 마지막 스위치는 결국 워싱턴에 있다. 물론 미국에도 명분은 있다. 최상위 AI 모델은 더 이상 검색창의 연장선이 아니다. 긴 코드베이스를 읽고 취약점을 찾으며 생명과학 연구를 돕고 복잡한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방어자에게 유용한 능력은 공격자에게도 유용하다. 미국 정부가 이를 안보 자산으로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문제는 방식이다. 특정 위험을 정밀하게 통제하는 대신 국적이라는 거친 잣대를 꺼내 들었다. 글로벌 업무 환경에서는 버튼을 누른 사람과 결과물을 받은 사람이 다를 수 있다. 한국 국적자가 미국 법인에서 일하고 싱가포르 법인이 결제하며 유럽 고객 데이터를 다루는 시대다. 국적만으로 접근권을 자르는 방식은 현실의 업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신뢰다. AI 인프라는 성능만으로 선택되지 않는다. 계속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업무 시스템에 한 번 들어간 모델은 전기나 통신망처럼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정부 지침 하나로 막힐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페이블5가 언제 다시 열릴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이미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은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우리 핵심 업무가 미국 모델 하나에 얼마나 묶여 있는가. 내일 더 강력한 모델이 국적이나 용도, 외교 문제로 막히면 무엇이 멈추는가. 대체 모델은 있는가. 자체 튜닝은 가능한가. 오픈 모델로 버틸 수 있는가. 이 질문이 시작된 순간 미국은 일부 신뢰 자본을 잃었다. 기술 패권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경쟁자의 추격만이 아니다. 고객이 "이 인프라는 언제든 끊길 수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최고 성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생겼다. 지속 가능성이다. 한국은 바로 이 지점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소버린 AI는 더 이상 관료적 구호가 아니다. 산업 보험이자 디지털 안보이며 국가 경쟁력의 하부 구조다. 행정, 금융, 제조, 의료, 국방이 AI 위에서 돌아가기 시작하면 모델 접근권은 선택재가 아니라 필수재가 된다. 남의 나라 안보 판단에 따라 멈출 수 있는 AI에 핵심 업무를 모두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 그렇다고 한국이 닫힌 모델의 작은 미국이 되자는 뜻은 아니다. 미국이 "누구는 못 쓴다"고 말할 때 한국은 "여기서는 만들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 한국에서 개발하고 한국에서 검증하며 한국의 인프라 위에서 세계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에는 그럴 자산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제조 공급망이 있고 초고속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이 있다. 금융·제조·의료·공공행정처럼 규제가 복잡하고 품질 검증이 중요한 산업 현장도 갖추고 있다. AI가 진짜 돈을 버는 곳은 화려한 시연장이 아니라 이런 현장이다. 거대 모델 하나를 자랑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산업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결하고 성능을 평가하며 보안을 통제하고 규제를 통과시키는 운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기업이 원하는 것은 가장 똑똑한 모델 하나가 아니다. 모델이 바뀌어도 업무가 멈추지 않는 구조다. 오늘은 미국 모델을 쓰고 내일은 한국형 모델을 쓰며 특정 업무에는 오픈웨이트 모델을 적용하더라도 전체 시스템이 흔들리지 않는 환경이다. 모델 라우팅, 품질 평가, 비용 최적화, 보안 통제, 감사 기록, 데이터 주권을 묶은 운영층이 진짜 승부처가 된다. 한국 AI 산업이 잡아야 할 곳도 바로 그 지점이다. 정부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국산 모델 이름 몇 개를 지정하고 지원금을 배분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충분한 컴퓨팅 자원과 저렴한 추론 인프라, 안정적인 전력과 데이터센터, 공공 데이터의 안전한 개방, 산업별 평가 기준, 해외 개발자와 연구자가 들어올 수 있는 제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AI 주권은 연구실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전력망과 통신망, 클라우드, 법·제도, 인재 정책이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완성된다. 기업도 선택해야 한다. 미국 모델을 붙여 업무 효율을 조금 높이는 수준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제조 공정과 고객 상담, 금융 심사, 네트워크 운용, 보안 관제 같은 실제 업무에 AI를 깊숙이 심고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평가 체계를 자산으로 만들 것인가. 앞으로의 해자는 모델 크기가 아니라 현장에서 쌓이는 경험에서 만들어진다. 매일 축적되는 업무 데이터와 사람이 고친 흔적, 실패 사례, 규정 해석, 산업별 언어가 진짜 경쟁력이다. 페이블5 사태는 불편한 현실을 보여줬다. 우리가 사용하는 최고 수준의 AI 상당수는 남의 나라 법과 남의 나라 안보 판단 아래 있다. 오늘은 앤트로픽이고 내일은 다른 회사일 수 있다. 미국이 동맹이라고 해서 모든 지능을 끝까지 나눠줄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국가는 결국 자국의 이익을 먼저 본다. 그것이 국제질서의 냉정한 얼굴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미국이 통제의 언어를 강화할수록 세계는 대체지를 찾게 된다. 중국 모델을 쓰기에는 안보가 불안하고 미국 모델에만 기대기에는 접근권이 불안한 나라들이 늘어날 것이다. 한국이 그 사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개방형 AI 인프라 국가로 자리 잡는다면 새로운 길은 열린다. 반도체를 수출하던 나라에서 AI 운영 인프라를 제공하는 나라로 도약할 수 있다. 페이블5가 멈춘 날, 한국 AI가 가야 할 길도 분명해졌다. 닫힌 제국의 주변부가 될 것인가. 열린 항구가 될 것인가. 남의 모델이 허락한 만큼만 일할 것인가. 우리가 만든 인프라 위에서 세계가 일하게 할 것인가. AI 주권은 선언으로 오지 않는다. 끊겨도 버틸 수 있는 능력, 세계가 믿고 들어오는 생태계에서 온다. 미국은 페이블5를 잠그며 힘을 과시했다. 동시에 세계에 불안을 심었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그 불안을 기회로 바꾸는 것이다. AI 시대의 승자는 가장 높이 성을 쌓은 나라가 아니라 가장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항구를 만든 나라가 될 것이다.
2026-06-14 15: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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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고속터미널 60층으로 바뀐다…공공기여만 2조원 안팎
서울 강남권 핵심 입지인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복합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 터미널을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최고 60층 규모의 업무·상업·주거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초대형 도시개발 사업이다. 사업 과정에서 나올 공공기여 규모만 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서울시와 신세계그룹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세계센트럴시티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복합개발을 두고 연내 사전협상 마무리를 목표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사전협상은 대규모 민간 개발에서 용도지역 상향 등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개발이익 일부를 공공기여로 환수하기 위해 지자체와 사업자가 개발 방향과 기여 방안을 미리 조율하는 절차다. 개발 대상지는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일대 14만6260.4㎡다. 토지 소유자는 신세계센트럴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해당 부지를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했고 이후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개발계획을 토대로 교통, 환경, 공공기여, 도시계획 적정성을 검토해왔다. 구상안의 핵심은 터미널 지하화다. 기존 경부·영동·호남선 터미널 기능을 지하로 통합하고 지상부에는 업무, 판매, 숙박, 문화, 주거 기능이 결합한 복합시설을 배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최고 60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강남권 남부를 대표하는 새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1970년대 이후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대표 교통 거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시설 노후화, 대규모 주차 공간, 버스 진출입에 따른 교통 혼잡, 보행 단절 문제도 함께 누적됐다. 지하철 3·7·9호선이 만나는 트리플 역세권이지만 지상 공간 활용도와 보행 환경은 입지 가치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번 개발은 단순한 터미널 현대화에 그치지 않는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강남점과 센트럴시티를 중심으로 한 강남권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사업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총매출 3조6700억원을 기록한 국내 최상위권 점포다. 여기에 터미널 복합개발까지 더해지면 쇼핑, 호텔, 교통, 주거, 업무 기능을 묶은 초대형 신세계 타운이 완성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파급력도 작지 않다. 반포·잠원 일대는 이미 고가 아파트와 한강변 입지, 우수한 교통망을 갖춘 강남권 핵심 주거지다. 고속터미널 일대가 초고층 복합단지로 재편되면 인근 상권과 오피스 수요, 주거 선호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강남권 유통 경쟁에서도 신세계가 롯데 잠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압구정권과 맞서는 축을 강화하게 된다. 사업이 곧바로 착공 단계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 사전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도시관리계획 변경, 지구단위계획 수립, 건축 인허가, 교통영향평가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공공기여 규모와 방식, 교통 대책, 주거 비율, 지역 주민 수용성도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서울시가 기대하는 것은 개발이익의 공공 환원과 도심 기능 재편이다. 공공기여 2조원 안팎이 현실화되면 교통체계 개선, 보행 연결, 녹지·문화공간 조성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민간에는 초고밀 개발 기회를 주되 도시 전체의 편익으로 되돌리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26-06-14 1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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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전속력 AX"…SK, '1인 1 AI 에이전트'로 일하는 방식 바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전반의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에 속도를 내라고 주문했다. 단순히 생성형 AI를 업무 보조 도구로 쓰는 수준을 넘어, 일하는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 사업 포트폴리오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360도 전방위로 전속력으로 AX에 돌입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올해 포럼은 경영전략회의와 이천포럼을 통합한 첫 행사로,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진행됐다. 최 회장은 AX의 출발점을 ‘일의 재정의’로 봤다. 그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먼저”라며 “우리의 일을 정확히 정의하고 AI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도입 자체보다 어떤 업무를 바꾸고 어떤 성과로 연결할 것인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가 제안한 핵심 실행 도구는 ‘1인 1 AI 에이전트’다. 최 회장은 “지금 구성원의 90% 이상이 AI를 쓰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쓰는 AI를 넘어 조직 전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 업무 효율을 높이는 ‘나의 AI’에서 벗어나 조직 지식과 업무 흐름을 연결하는 ‘우리의 AI’로 진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 회장은 자신도 여러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각 계열사 경영진과 구성원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수십 개의 회장 아바타들이 각 회사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고 다른 에이전트들과 함께 일하고 소통하도록 하겠다”는 언급은 상징적이다. 최고경영자의 의사결정과 현장 소통 방식까지 AI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최 회장이 말한 AX의 본질은 운영개선(O/I·Operation Improvement)이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을 정의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모든 과정이 O/I”라며 “AX는 O/I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AI를 별도 혁신 프로젝트가 아니라 비용, 생산성, 품질, 속도를 바꾸는 경영 기본기로 보겠다는 시각이다. SK의 AI 전략은 그룹 포트폴리오와도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AI 시대에 메모리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에너지와 전기화 역량까지 풀스택으로 갖춘 기업은 드물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와 통신망, 에너지 계열사의 전력·전기화 역량을 하나의 AI 가치사슬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이 비전은 이미 대외 협력으로도 구체화되고 있다. SK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HBM 공급과 AI 데이터센터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와도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메모리 협력, SK텔레콤의 기가와트급 AI 클라우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AI 시대의 병목이 GPU만이 아니라 메모리, 전력, 냉각,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넓어지고 있는 만큼 SK가 가진 산업군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시하려는 전략이다. 최 회장의 메시지는 SK의 미래를 ‘AI 인프라 그룹’으로 재정의하려는 선언에 가깝다. 과거 SK가 반도체, 통신, 에너지, 화학, 바이오 등으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키워왔다면, 앞으로는 이 자산을 AI라는 공통 축으로 다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의 앞단을 맡고 SK텔레콤이 AI 클라우드와 서비스 접점을 만들며 에너지 계열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과제도 분명하다. AX가 조직 성과로 이어지려면 계열사별 데이터와 업무 프로세스가 연결돼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의사결정과 현장 운영에 들어가면 보안, 권한, 책임, 검증 체계도 함께 정교해져야 한다. AI를 많이 쓰는 것과 AI로 돈을 버는 것은 다른 문제다. 최 회장이 “지금 전속력으로 전방위적인 AX를 실행하지 않는다면 절호의 기회는 다시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AI 인프라 경쟁은 속도전이다. 메모리 공급을 늘리고 데이터센터를 짓고 전력을 확보하는 기업만이 글로벌 빅테크와 협상할 수 있다. 내부 운영 혁신이 늦어지면 외부 사업 기회도 놓칠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스카이(SKAI)’로 명명된 AI 에이전트가 경영진 논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요약 발표하고 AI 패널이 토론에 참여했다. 이는 SK가 AI를 보여주기식 기술이 아니라 실제 회의와 의사결정 과정에 넣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의 미래는 이제 반도체 한 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AI 시대의 승자는 칩을 만들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전력을 조달하고, 기업과 산업 현장에 AI를 적용하는 전 과정을 묶는 쪽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태원의 AX 주문은 SK 구성원에게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 요구이고 시장에는 SK가 AI 인프라 전쟁의 한가운데로 들어서겠다는 신호다. ‘1인 1 AI 에이전트’가 구호를 넘어 생산성, 비용 절감, 신사업 매출로 이어질 때 최태원의 AI 비전은 그룹의 다음 성장 공식이 될 수 있다.
2026-06-14 11: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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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세계 첫 '조만장자' 됐다…돈을 하루 400억씩 써도 100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초로 순자산 1조달러를 넘긴 ‘조만장자’에 올랐다.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 첫날 급등하며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하자 최대 주주인 머스크의 지분 가치도 함께 뛰어오른 결과다. AP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간) 공모가 135달러로 상장한 뒤 15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고 장중 176달러대까지 올랐다. 종가는 160달러대 안팎으로 공모가보다 약 19% 높았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시가총액은 약 2조1000억달러로 불어나며 미국 상장사 중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머스크의 순자산은 약 1조1000억달러 안팎으로 평가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1590조원 안팎에 이르는 규모다. 다만 이는 현금 보유액이 아니라 스페이스X와 테슬라 등 보유 지분의 시장가치가 반영된 ‘장부상 부’다. 주가가 오르면 빠르게 불어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순자산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그럼에도 규모는 압도적이다. 1조500억달러를 전 세계 인구 약 82억명으로 나누면 1인당 약 128달러가 돌아간다. 100년 동안 매일 써도 모두 쓰려면 하루 약 2877만달러, 우리 돈으로 400억원대에 가까운 돈을 써야 한다. 개인 자산이라기보다 웬만한 국가 경제 규모와 비교해야 가늠되는 수준이다. 세계 부호들과의 격차도 벌어졌다. 포브스 실시간 부호 순위 기준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제프 베이조스, 래리 엘리슨 등 2~5위권 부호들의 자산을 모두 합쳐야 머스크 한 명의 순자산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워런 버핏의 자산과 비교하면 여러 배 차이가 난다. 국가 경제 규모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6년 명목 GDP 전망 기준 대만은 9767억달러, 싱가포르는 6596억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약 4800억달러 수준이다. 머스크 개인의 순자산이 주요 중견국 1년 경제 규모를 웃도는 셈이다. 머스크를 조만장자로 만든 결정적 계기는 스페이스X 상장이다.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민간 우주 발사,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앞세워 우주산업의 판을 바꿨다. 최근에는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인프라 구상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기대가 폭발했다. 다만 스페이스X의 높은 평가가 모두 검증된 실적으로 뒷받침되는 것은 아니다. 외신들은 회사의 막대한 투자 부담과 적자, 우주·AI 사업의 불확실성, 머스크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머스크 프리미엄’이 주가를 끌어올린 만큼 기대가 흔들리면 자산 규모도 급격히 변할 수 있다. 머스크의 1조달러 돌파는 한 기업인의 성공담을 넘어 자본시장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시장은 이미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의 우주, AI, 통신 인프라 가능성에 거대한 가격을 매기고 있다. 조만장자의 탄생은 기술의 승리이자 기대가 부를 만들어내는 시대의 상징이다. 그러나 그 부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는 스페이스X가 꿈이 아니라 실적으로 우주경제를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2026-06-13 13:5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