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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수출 68.7% 증가, 숫자가 너무 좋아서 더 걱정되는 이유
숫자만 보면 한국 경제는 눈부시다. 8월 수출이 982억5000만달러다. 1년 전보다 68.7% 늘었다. 역대 월간 수출 3위다. 6월과 7월에 이어 석 달 연속 900억달러를 넘겼다. 무역수지는 347억5000만달러 흑자다. 더 놀라운 것은 반도체다. 466억5000만달러를 팔았다. 1년 전보다 209% 늘었다. 역대 최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이 한국의 반도체 공장을 거대한 수출 기계로 만들고 있다. 컴퓨터 수출도 419.5% 뛰었다. 정부가 경기를 낙관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제조업의 생산과 설비투자는 살아 있고 수출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 숫자가 국민의 장바구니에도 반영되고 있는지 잘 봐야한다. 최근 발표된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답은 간단하지 않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4% 줄었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0.8%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설비투자만 7.5% 늘었다. 기업이 생산시설에는 돈을 쓰는데 소비자는 지갑을 닫는 모습이다. 더 불편한 숫자도 있다. 6월 말 가계신용은 2019조8000억원이다.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한 분기 만에 25조9000억원이 늘었다. 집을 사기 위한 돈도, 생활과 투자를 위한 대출도 함께 증가했다. 수출이 잘되는데 소비는 왜 힘든가. 한국 경제의 오래된 병이다. 수출과 내수가 서로 다른 경제처럼 움직인다. 반도체와 대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번 돈으로 성장하지만, 그 돈이 국내 서비스업과 자영업, 가계소득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연결고리는 약하다. 특히 이번 수출 증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반도체가 전체 증가분을 압도한다. 자동차는 29.8% 감소했고 선박도 45.9% 줄었다. 20대 주력 품목 가운데 14개가 증가했지만 모든 산업이 같은 속도로 좋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반도체 호황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 순간 위험해진다. 지금의 수출을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힘은 AI다.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속되고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한국의 수출은 더 늘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AI 투자 사이클이 꺾이거나 공급망이 재편되면 한국 경제 전체가 동시에 흔들릴 가능성도 커진다. 그래서 수출 기록을 축하하는 것과 동시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이 돈이 국내에서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의 매출을 늘리고, 얼마나 많은 가계의 소득으로 돌아가는지를 따져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성장률’보다 ‘성장의 전달 과정’을 봐야 한다. 수출기업이 돈을 벌었다고 국민의 삶이 자동으로 좋아지는 시대는 지났다. 대기업의 투자와 중소기업의 매출, 임금과 소비, 지역 상권이 연결되지 않으면 수출 1000억달러 시대도 일부 산업의 기록에 그칠 수 있다. 정부 역시 “수출이 좋다”는 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소비가 왜 다시 꺾였는지, 가계가 왜 빚을 늘리고 있는지, 건설과 자영업의 체감경기는 왜 회복이 더딘지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 한국은행의 8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04.5로 전월보다 2.3포인트 떨어졌다. 경제 전체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수출 기록을 깎아내리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이 호황을 어떻게 내수의 회복으로 연결할 것인지 답을 찾는 일이다. 반도체가 벌어온 달러가 기업의 곳간에만 머물지 않고 투자와 임금, 협력업체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동네 식당의 매출과 자영업자의 소득, 청년의 일자리로 다시 돌아간다. 982억달러의 수출은 분명 대단한 기록이다. 하지만 경제에서 더 중요한 숫자는 따로 있다. 그 기록이 국민의 삶을 얼마나 바꿨느냐는 숫자다. 수출이 이렇게 좋은데도 국민이 경기를 좋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문제는 국민의 체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구조에 있는지도 모른다. 숫자가 너무 좋을 때 오히려 경제의 그늘을 더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2026-09-01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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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예산안] 820.9조 '슈퍼예산' 국회로…성장 투자냐, 재정 재량 확대냐
정부가 820조9000억원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국회 심사의 막이 오른다. 올해 본예산보다 93조원, 12.8%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총지출이 8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총수입이 200조원 넘게 늘어나는 특수한 세수 여건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미래산업, 청년, 지방, 민생 분야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관전 포인트는 분명하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을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완화를 위한 ‘성장 투자 예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의 운용 방식, 100조원대 지출 구조조정의 타당성,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부세 개편의 파장, 2030년 총지출 1000조원 시대의 재정 지속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27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심의·의결했다. 내년도 총수입은 880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05조6000억원, 3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으로 49.8% 늘어날 것으로 봤다.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입 개선이 수입 확대의 핵심 배경이다. 수입 증가 폭이 지출 증가 폭을 웃돌면서 재정지표는 일시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올해 본예산 기준 3.9%에서 내년 0.1%로 낮아지고, 국가채무비율도 51.6%에서 48.3%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확장 재정 기조가 이어지면서 2030년 총지출은 1005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첫 쟁점은 162조 미래대응기금 가장 큰 쟁점은 미래대응기금이다. 정부는 최근 10년 내국세 증가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세수를 기금에 적립해 경기 변동과 세수 급감에 대비하는 ‘재정 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내년 추가세수 162조3000억원을 기금에 적립하고,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입한다. 또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활용하고,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비축한다. 정부는 세수가 급격히 줄거나 경기 대응이 필요할 때 추가경정예산 편성 없이 기금 변경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국회 심사에서는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국회 통제 문제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금은 일반 예산보다 행정부 재량이 크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항목 지출 금액을 일정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국가재정법 개정을 추진하는 점도 논란거리다. 야당과 재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수 호황기에 여윳돈이 생기면 우선 국가채무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다. ◆AI·반도체에 21조원…미래산업 투자 확대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분야에 21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올해 10조8000억원보다 97.2% 늘어난 규모다.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국가 전략 프로젝트를 집중 지원해 한국 경제의 차세대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2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를 신설한다. 용인·평택 반도체 생산기지 조기 가동을 위한 기반시설 투자에 1000억원을 배정하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신속한 착공을 위해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위한 지중 송전망과 고압 변전소 등 전력 인프라에도 881억원을 투입한다. 서남권·충청권 산업단지 용수 공급과 수자원시설 확충에는 1277억원이 배정됐다. AI 분야에는 4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장과 데이터, 인재를 집중 지원해 독자 AI 모델 고도화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모두의 AI’를 개발해 대국민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성장엔진 확충 예산은 올해 51조2000억원에서 내년 62조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우주항공, 바이오, 모빌리티, 원자력, 방산 등 10대 전략기술 분야에 15조원을 투입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 미래선도기술 분야 연구 기반도 강화한다. 재생에너지 보급 예산은 9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두 배 늘어난다. ◆청년·지방 예산 급증…양극화 대응 전면에 청년 지원 예산은 올해 28조2000억원에서 내년 43조3000억원으로 53.5% 확대된다. 교육, 일자리, 자산, 주거, 혼인·출산·양육, 생활·문화 등 성장단계별 종합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를 두 배로 늘리고, 대학생 6만 명에게 졸업 전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학기제를 추진한다. K-뉴딜아카데미 등 첨단 분야 직업훈련도 확대한다. 창업안심보험을 신설해 취업 초기 청년에게 보험료의 최대 80%를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자산 형성 지원도 강화된다. 출생부터 18세까지 연 최대 120만원을 지원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를 신설하고, 청년미래적금은 소득요건을 없애 모든 청년이 가입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주거 분야에서는 청년 공공임대주택 10만6000호를 공급하고, 비아파트 구매 시 월세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도입한다. 혼인지원금, 출산지원금, 아동기본수당을 묶은 저출생 대응 3종 패키지도 신설한다. 지역균형발전 예산도 대폭 늘어난다. 국토 대전환과 지방주도 성장 예산은 올해 16조1000억원에서 내년 33조원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5극3특 성장엔진특별보조금을 신설해 앵커기업이 지방에 대규모 투자를 할 경우 설비투자액의 최대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 필수의료 지원 예산은 8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2027년 신입생부터 지방 국립대에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민생 안정 예산은 10조원에서 15조4000억원으로 늘고,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의 장기연체 채무 특별조정에는 7000억원이 투입된다. ◆지출 구조조정 107조…교부금 개편 충돌 가능성 정부는 대규모 확장 재정과 함께 107조6000억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소규모·관행적 사업과 불요불급한 경상비, 저성과·유사·중복 사업을 줄여 38조6000억원을 절감하고, 의무지출 조정으로 69조원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회 심사에서 특히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부세 개편이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 폐지로 32조5000억원을 줄이고, 교부세 산정 방식 개편으로 30조5000억원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교육재정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는 게 정부 논리다. 그러나 교육계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역 교육재정의 핵심 재원이고, 교부세는 지방정부의 재정 운영과 직결된다. 정부가 지방 투자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도 기존 지방·교육 재정 배분 방식을 바꾸겠다고 한 만큼, 국회에서는 재원 배분의 형평성과 지역별 영향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회 심사 본격화…12월 2일 법정 시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인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는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 본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예산안을 확정한다. 국회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하는 법정 시한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이다. 이번 예산안은 반도체 호황이라는 특수한 세수 여건을 바탕으로 성장과 분배, 미래 투자와 재정 안정성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적극 재정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양극화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도 적극적인 재정 투자를 통해 V자형 경제 회복을 보다 공고히 견인하고, 성장주도형 재정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회에서는 ‘슈퍼예산’의 방향과 재정 운용 방식에 대한 검증이 불가피하다. 820조9000억원이라는 지출 규모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어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느냐다. AI·반도체·청년·지방 투자처럼 미래 성장과 사회 구조 개선에 필요한 예산은 힘을 받을 수 있지만, 미래대응기금의 행정부 재량 확대와 지방교육재정·교부세 개편은 치열한 공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2027년도 예산안 심사는 정부가 내세운 ‘성장 투자’ 논리가 국회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얻느냐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일시적 세수 여력을 미래 성장의 마중물로 쓸 것인지, 재정 건전성과 국회 통제를 우선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기국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6-09-01 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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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예산안] 'AI 3대 강국' 사활 건 과기정통부…내년 29.6조 쏟아붓는다
정부가 인공지능(AI)을 국가 성장전략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내년 살림도 크게 불어난다. 과기정통부는 AI 대전환과 차세대 전략기술에 재정을 집중하고, 이를 산업 현장과 지역으로 확산해 ‘AI 3대 강국’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총예산은 29조6476억원으로 올해 추가경정예산보다 5조8272억원, 24.5% 증가했다. 이 가운데 AI 관련 예산은 9조4000억원으로 84.3% 늘었고, R&D 예산도 14조1000억원으로 18.5% 증가했다. 가장 큰 변화는 AI 투자 확대다. 정부는 고성능 GPU 확보부터 독자 AI 모델, 데이터센터, 피지컬 AI까지 AI 생태계 전반에 투자한다. 대규모 GPU 확보를 통해 AI 연산 기반을 확충하고 프론티어급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경쟁력도 강화한다. 전 국민이 범용 AI와 공공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모두의 AI’에는 2500억원을 신규 배정했다. AI를 산업 현장으로 가져가는 투자도 늘어난다.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로봇과 제조 현장에 AI를 접목하는 사업을 확대한다. AI 데이터센터의 국산 솔루션과 인프라 기술을 개발하고,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휴머노이드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등 차세대 기술 확보에 나선다. AI 확산에 따른 부작용과 보안 문제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AI 안전 기술과 사이버보안 AI 개발, 중소기업의 AI 기반 위협 대응 등을 지원해 ‘빠른 AI 도입’과 ‘안전한 AI 활용’을 동시에 추진한다. ◆ AI 다음 먹거리도 선점 정부는 AI에만 올인하지 않는다. AI 이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차세대 전략기술에는 12조3770억원을 편성했다. 특히 7대 시드(SEED) 프로젝트에는 1조3439억원을 투입한다. SMR과 핵융합 등 미래에너지, 양자컴퓨터, AI·로봇 기반 신약개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우주항공 등이 주요 대상이다. 정부는 현재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10~20년 뒤 산업을 좌우할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초연구와 출연연구기관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기초연구 예산을 늘리고 출연연은 기관별 임무 중심 연구를 강화한다. R&D 예산을 대형·중장기 과제로 전환하고 연구성과가 기술이전과 창업,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투자형 R&D도 새롭게 도입한다. 2027년 정부 전체 R&D 예산은 39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1.2% 증가한다. 지역 격차 해소도 핵심 축이다. 4대 권역을 중심으로 지역 AI 전환(AX)을 확대하고 지역이 강점을 가진 산업과 AI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늘린다. AI 인재를 수도권에만 묶어두지 않고 지역 대학과 산업 현장에서 길러내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내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의 특징은 AI를 중심으로 인프라·기술·인재·산업·지역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것이다. 다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고 경쟁력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GPU 확보량이나 연구비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실제 글로벌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성과를 얼마나 만들어내느냐다. 과기정통부 역시 예산 확대와 함께 R&D의 성과관리와 사업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2027년은 한국이 AI에 얼마를 썼느냐보다 그 돈으로 어떤 기술을 확보하고 어떤 기업을 키웠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2026-09-01 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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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경제라인 갈아치우면 정책도 달라지나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을 설계해 온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물러났다. 김 실장은 지난달 31일 사의를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사표를 수리했다. 이 정부 초대 정책실장으로 부동산과 산업정책, 대미 관세협상 등을 조율해 온 핵심 참모가 출범 1년3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 등 6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도 단행했다. 시점도 예사롭지 않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4~28일 전국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8.9%로 나타났다. 취임 후 처음 30%대로 내려왔고 7주 연속 하락했다. 조사기관은 집값과 전월세 불안 등을 지지율 하락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정권이 국정 동력을 잃을 때 인적 쇄신은 오래된 처방이다. 장관과 참모를 바꾸면 국민에게 변화의 신호를 줄 수 있고 조직에도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정책 실패에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인사는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사람을 바꾸면 정책도 달라지느냐다. 김 정책실장 개인의 공과를 따지는 것만으로는 최근의 문제를 설명하기 어렵다. 부동산과 세제, 금융, 재정 같은 핵심 정책은 정책실장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통령실과 관계부처, 여당, 관료조직이 함께 논의하고 대통령의 최종 판단을 거쳐 실행된다. 결과가 좋을 때는 ‘정부의 성과’라 하고 문제가 생기면 장관이나 참모 한두 명의 책임으로 정리한다면 같은 오류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다. 집값을 안정시키고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목표 자체에 반대할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공급과 금융, 세제 정책이 시장에 어떤 신호를 줬는지다. 대출을 억제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실수요 지원을 확대하고, 공급을 강조하면서도 재건축·재개발이나 토지 활용 문제를 놓고 정책 메시지가 엇갈리면 시장은 혼란스러워진다. 정책을 만든 사람을 바꾸기 전에 이런 엇박자가 왜 생겼는지부터 찾아야 한다. 세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시장이 움직일 때마다 세율과 공제, 대출규제를 꺼내 들면 국민은 정책의 원칙보다 다음 규제가 무엇일지를 먼저 생각한다. 정책이 시장의 기대를 안정시키는 대신 정부 발표 때마다 새로운 불확실성을 만드는 구조라면 담당 장관 교체만으로 신뢰가 회복되기 어렵다. 재정정책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생산적 재정을 내세우며 AI와 미래산업, 청년과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필요한 방향이다. 그러나 지출 확대와 국가채무 관리, 기존 사업 구조조정의 원칙이 동시에 제시되지 않으면 결국 돈을 더 쓰겠다는 메시지만 시장에 남을 수 있다. 산업정책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지나치게 커지는 문제를 경계해야 한다. 반도체와 AI부터 SMR·양자·우주·바이오까지 정부가 미래산업을 선정하고 금융과 세제, 연구개발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전략산업 육성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산업의 승자를 모두 골라주려 하면 민간의 판단과 경쟁이 약해질 수 있다. 어느 선까지 정부가 개입하고 어디서부터 시장에 맡길 것인지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정책 하나하나보다 정책을 만드는 방식에 있을 수 있다. 한국의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실로 정책 결정이 집중되기 쉽다. 장관은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책임자지만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전달되는 순간 다른 의견을 내기 어렵다. 청와대가 방향을 정하면 부처는 세부안을 만드는 집행기관으로 밀리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구조에서는 정책실장과 장관을 아무리 유능한 인물로 바꿔도 한계가 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올라가는 조직에서는 정책 실패가 반복된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대통령에게 “이 정책은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속도를 늦춰야 한다”, “다른 선택지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대통령의 철학을 가장 빠르게 실행하는 참모만큼 그 정책의 위험을 냉정하게 경고하는 참모도 필요하다. 장관 역시 대통령실의 지시를 받아 적는 자리가 돼선 곤란하다. 경제부처 장관이라면 시장과 기업, 가계의 현실을 근거로 대통령에게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국토부 장관은 집값이 정부의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면 그 원인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정책 수정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 수정에 대한 정부의 인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 한번 발표한 정책을 고치는 것을 실패나 후퇴로 받아들이면 잘못된 정책을 오래 끌고 가게 된다. 상황이 달라졌거나 부작용이 확인됐다면 빨리 수정하는 것이 오히려 책임 있는 정부다. 다만 여론이 나빠질 때마다 정책을 뒤집는 것도 답은 아니다. 수정에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 부동산이라면 집값과 거래량, 입주 물량, 가계대출과 전월세 가격 등 사전에 정한 지표를 기준으로 정책을 평가할 수 있다. 재정사업이라면 투자 대비 생산성과 민간투자 유발 효과, 일자리 창출 같은 성과를 측정하면 된다. 정책을 발표할 때부터 어떤 결과가 나타나면 유지하고, 어떤 결과가 나타나면 수정하겠다는 기준을 공개하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다. 정부의 체면보다 정책 효과를 앞세우는 구조다. 여당의 역할도 중요하다. 집권당이 정부 정책을 무조건 방어하면 민심의 경고가 대통령실에 전달될 통로가 사라진다. 여당은 야당보다 먼저 정부 정책의 허점을 찾아내고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대통령을 돕는 길이다. 이번 인사가 책임 회피용이라는 뜻은 아니다. 김 정책실장이 스스로 사의를 밝혔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만큼 새로운 경제라인이 정책을 다시 정비할 기회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장관과 참모들이 기존 정책을 원점에서 점검한다면 인적 쇄신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얼굴만 바꾸고 정책 결정 구조가 그대로라면 개각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지지율 38.9%라는 숫자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한 차례 여론조사를 국정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다만 7주 연속 하락이라는 흐름은 정부가 국민이 느끼는 불안을 돌아보라는 신호로 받아들일 만하다. 그 신호에 대한 답이 사람 몇 명을 바꾸는 데 그쳐서는 부족하다. 정권의 실패는 흔히 사람과 정책,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만든다. 사람을 바꾸는 것이 가장 빠르고 눈에 잘 보인다. 정책을 고치는 것은 더 어렵고,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일은 그보다 더 어렵다. 그렇지만 어려운 문제를 건드리지 않으면 같은 장면을 다시 보게 된다. 이번 개각과 정책실장 교체가 진정한 쇄신이 되려면 새 경제팀에 더 많은 책임과 권한을 주고 대통령실도 다른 목소리를 듣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잘못된 정책은 체면을 따지지 않고 수정하고, 효과가 없는 사업은 접을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누가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뉴스만이 아니다. 집값과 생활비 부담이 줄고 일자리가 늘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는 것이다. 인사의 성패도 결국 그 결과에서 판가름 난다. 사람을 바꾸는 것으로 국정 쇄신은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면 또 다른 인사만 기다리게 된다. 이번 개각이 남겨야 할 진짜 변화는 새 얼굴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을 스스로 발견하고 고칠 수 있는 정부 시스템이다.
2026-09-01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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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기업용 AI 전 과정 공략…개발·데이터·보안·양자컴퓨팅 총망라
생성형 인공지능(AI)에서 AI 에이전트로 기업의 AI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AI 모델 자체보다 이를 실제 업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IBM은 개발 생산성 향상부터 실시간 데이터 통합, AI 운영 자동화와 보안, 양자컴퓨팅까지 AI 도입 전 과정에 필요한 기술을 선보이며 기업용 AI 시장 공략에 나선다. 1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IBM AI 서밋' 전시 부스에서는 개발자를 위한 AI 솔루션 'IBM Bob'부터 데이터 플랫폼 'IBM watsonx.data', 운영 자동화 솔루션 'IBM Concert', 양자컴퓨팅 시스템 'IBM Quantum System' 등이 소개됐다. IBM Bob 부스에서는 개발 업무 전반을 AI가 지원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IBM Bob은 단순히 코드를 생성하는 개발 보조 도구를 넘어 개발자의 요구사항 분석과 개발 계획 수립, 코드 생성, 테스트와 검증 등 소프트웨어 개발 생명주기 전반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에이전트다. 특히 사용자가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곧바로 코드를 생성하는 대신 아키텍처와 개발 과정 등을 포함한 계획을 먼저 제시하고, 사용자의 승인을 거친 뒤 코드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팀과 개인별 AI 사용 비용을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도 제공한다. 두 번째 부스에서는 실시간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통합과 저장을 지원하는 기술이 소개됐다. IBM은 데이터 실시간 통합 솔루션 'IBM Confluent'와 데이터를 저장하고 다양한 엔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레이크하우스 플랫폼 'IBM watsonx.data'를 통해 데이터가 발생하는 즉시 통합·저장하고 이를 AI 에이전트가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 주문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재고 데이터를 예로 들어, AI가 과거 데이터가 아닌 최신 재고 정보를 기반으로 답변하는 과정도 시연했다. 이지은 한국IBM CTO 전무는 "AI 사용에 있어 데이터가 제일 중요하다"며 "실시간 데이터가 반영되는 것과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 필요한 데이터를 언제든 활용하는 것도 중요"라고 말했다. 세 번째 부스에서는 AI 에이전트가 확대될수록 복잡해지는 기업의 IT 환경을 관리하기 위한 운영 자동화 기술이 공개됐다. IBM Concert는 운영 전반에 흩어진 데이터를 한 곳에서 관리하면서 애플리케이션의 복원력과 인프라 가시성, 확장성 및 비용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애플리케이션의 취약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AI를 활용해 필요한 조치를 제안하며, 하드웨어·인프라·보안 등 연관 요소를 토폴로지 형태로 보여줘 문제의 근본 원인과 해결 방법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에이전트의 권한과 민감 정보를 관리하는 보안 기술도 함께 소개됐다. 사용자와 에이전트의 권한을 각각 확인하고 허용된 범위에서만 데이터에 접근하도록 통제하는 방식이다. AI 에이전트가 사람보다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에서 권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보안 사고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에이전트 자체에 대한 통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네 번째 부스에서는 IBM Quantum System을 중심으로 양자컴퓨팅의 미래상이 제시됐다. IBM은 양자컴퓨터가 기존 고성능컴퓨팅(HPC)이나 GPU를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들과 QPU를 하나의 워크플로우에서 결합하는 '퀀텀 중심 슈퍼컴퓨팅'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 양자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여러 양자 프로세서를 연결해 시스템 규모를 확대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표창희 한국IBM 퀀텀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한국 및 아태지역 총괄 상무는 "양자 컴퓨터는 기존에 있는 시스템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HPC와 GPU와 QPU를 하나의 워크플로우 안에서 같이 연산할 수 있는 것"이라며 IBM은 확장성과 오류 수정, 연산 성능을 높인 양자컴퓨팅 시스템 개발을 이어가며 향후 오류가 수정된 양자컴퓨팅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BM이 이날 선보인 기술은 각각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AI를 기업에 도입하고 운영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최신 데이터를 공급하고, 복잡한 인프라를 자동으로 관리하며, 권한과 보안을 통제하는 등 실제 기업 환경에서 AI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기반을 강조한 것이다. 이지은 전무는 "오늘 들은 내용들은 전부 연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IBM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컴퓨팅을 가지고 미래를 위해 고객들이 경쟁력을 갖고 레이스(경쟁)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01 11: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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