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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제약·바이오 브리프] 유한양행, 국가유공자 1400명에 안티푸라민 나눔상자 지원 外
유한양행은 본사와 연구소에서 임직원 100명이 참여해 ‘나라사랑 안티푸라민 나눔상자’를 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나라사랑 안티푸라민 나눔상자’는 2017년 시작해 올해로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이 만성 관절염과 신경통으로 파스류를 많이 사용한다는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대한약사회는 2022년부터 국가유공자 가정을 방문해 복약지도와 건강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8월 국가보훈부와 협약을 맺고 대상자 발굴과 전달 체계도 확대했다. 올해 제작한 나눔상자는 저소득 국가유공자 1400명에게 전달된다. 서울 지역 1000명과 용인·청주 지역 400명이 대상이다. 지원 지역을 수도권 밖으로 확대하면서 2017년부터 올해까지 누적 수혜자는 8761명으로 늘었다. 안티푸라민은 1933년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의약품이다. 연고로 출시된 이후 로션과 첩부제, 쿨겔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직접 상자를 만들며 국가유공자분들의 헌신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며 “국가보훈부와 대한약사회와 협력해 건강한 노후를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프로-캄, EGF 제품 3종으로 약국 화장품 라인 확대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약국 전용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프로-캄(PRO-CALM)’이 EGF 성분을 활용한 제품 3종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한미사이언스는 ‘EGF 액티브 바이탈 크림’을 비롯해 ‘EGF PDRN 액티브 시너지 마스크’, ‘EGF 우레아 케라톤 크림’을 잇달아 출시하며 피부 고민별 EGF 제품군을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대표 제품인 EGF 액티브 바이탈 크림은 2024년 출시 이후 전국 약국 1만1000곳 이상에 공급됐다. 최초 주문 약국의 절반이 추가 주문에 나서는 등 재주문율을 바탕으로 프로-캄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EGF 액티브 바이탈 크림은 미백과 주름 개선을 돕는 2중 기능성 화장품으로 EGF와 오크라열매추출물, GREENOL H, TECA-Biome™ 등을 함유했다. EGF PDRN 액티브 시너지 마스크는 EGF와 PDRN을 결합한 집중 케어 제품이다. 리오셀 교차구조 시트를 적용해 피부 밀착력을 높였다. EGF 우레아 케라톤 크림은 발꿈치와 팔꿈치, 무릎 등 각질이 고민되는 부위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우레아 10%와 EGF, 비타민C 에스터 등을 함유해 보습과 각질 관리를 돕는다. ◆파마리서치, 병의원용 ‘리쥬더마 아토 크림 MD’ 새단장 파마리서치가 병의원 전용 보습제 ‘리쥬더마 아토 크림 MD’를 리뉴얼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리쥬더마 MD는 ‘리쥬더마 아토 크림 MD’와 ‘리쥬더마 아토 로션 MD’로 구성된다. 이번에 리뉴얼한 아토 크림 MD는 화상이나 건조한 피부 등 피부 장벽이 손상된 부위를 보호하는 2등급 의료기기 창상피복재다. 파마리서치의 특허 성분인 c-PDRN(하이드롤라이즈드 DNA)을 함유했으며 피부과와 소아과 등 병의원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 리뉴얼은 기존 보습 효과를 유지하면서 사용감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병의원과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원료 특유의 향을 줄이는 등 실제 사용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을 개선했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제품의 특장점은 유지하면서 실제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사용감을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기능뿐 아니라 사용자가 체감하는 경험까지 살펴 제품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파마리서치는 재생의학 기술을 기반으로 DOT®PDRN과 DOT®PN을 활용한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 리쥬란®, 리쥬비엘®, 콘쥬란®, 리쥬란 코스메틱, 리안® 점안액, 리쥬더마® 등이 있다.
2026-08-21 13: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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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소프트, 농심 전 계열사 GWS 통합…국내외 21개 법인 'AI 업무환경' 구축
메가존소프트가 농심그룹의 국내외 21개 법인을 대상으로 구글워크스페이스(GWS) 기반 인공지능 전환(AX) 구축을 완료했다. 2600만개에 달하는 기존 문서를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생성형 AI를 전사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면서 대기업 그룹을 대상으로 한 AX 사업 확대에 나선다. 21일 메가존클라우드 관계사 메가존소프트는 농심그룹의 국내 14개 계열사와 7개 해외 법인을 대상으로 GWS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전날 농심 본사에서 GWS 운영 시작을 기념하는 'GWS 선포식'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협업 솔루션 구축을 넘어 기존 업무 데이터와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고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업무 환경을 재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메가존소프트는 기존 중앙화 서버에 저장된 약 2600만개 문서를 구글 드라이브로 이전하고 레거시 시스템과 외부 솔루션을 GWS와 연동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글의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를 마케팅, 영업, 공급망, 운영, 인사, 연구개발(R&D) 등 전사 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기업 내부에 축적된 문서와 데이터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옮긴 뒤 AI가 업무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한 것이다. 최근 기업의 AI 전환이 개별 AI 서비스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을 AI 활용에 맞게 재편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다.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생성형 AI 모델뿐 아니라 기업 내부 데이터의 관리와 접근 권한, 보안, 업무 시스템 연동 등이 함께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메가존소프트는 여러 계열사가 하나의 업무 환경에서 협업하면서도 법인별 데이터와 보안 정책은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단일 테넌트·멀티 도메인' 구조를 구현했다. 하나의 GWS 테넌트 안에서 그룹사들이 동일한 업무 환경을 사용하면서도 각 법인은 별도 도메인을 통해 데이터 접근과 보안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신규 법인 설립이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업무 환경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별도의 업무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지 않고 기존 그룹과 동일한 환경을 적용할 수 있어 글로벌 기업의 조직 확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메가존소프트는 시스템 구축과 함께 임직원의 실제 AI 활용을 높이기 위한 변화 관리도 돕는다. 직급과 직무, 언어 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습 중심 교육을 진행했다. 진건 메가존소프트 대표이사는 "메가존클라우드와 메가존소프트는 농심그룹이 국내 및 해외를 아울러 GWS를 도입하는 과정에 있어서, 기술적 기반 구축부터 AI 중심의 업무를 돕는 변화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 파트너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농심그룹이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서 성공적으로 도약하는것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AI기술을 경험하면서 효율성 및 생산성을 극대화해나갈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8-21 13: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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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AAA 싱글게임으로 확장…"IP의 다음 10년 겨냥"
스마일게이트가 글로벌 대표 게임 IP ‘크로스파이어’를 온라인 FPS에서 AAA급 싱글플레이 액션 어드벤처로 확장한다. 단순히 기존 게임의 장르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 서사와 캐릭터, 전투 시스템을 새롭게 설계해 글로벌 콘솔·PC 시장을 겨냥하는 전략이다. 스마일게이트는 글로벌 개발사 댓츠노문(That's No Moon)이 개발 중인 신작 ‘크로스파이어’의 제작 과정과 핵심 기술을 담은 비하인드 다큐멘터리 1편을 21일 공개했다.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개발진 구성과 스마일게이트와의 협업 배경을 비롯해 ‘적응형 엄폐(Adaptive Cover)’ 시스템, 언리얼 엔진5 기반 그래픽 기술 등이 소개됐다. ◆ 5년 전 시작된 투자…크로스파이어의 서구권 확장 전략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마일게이트는 당시 너티독, 인피니티 워드, 소니 등에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언차티드’, ‘콜 오브 듀티’ 등을 제작한 개발진이 모인 댓츠노문에 1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를 통해 북미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자사 IP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했다. 댓츠노문은 테일러 쿠로사키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와 제이콥 민코프 게임 디렉터를 비롯한 AAA급 개발진을 중심으로 설립됐다. 이들이 축적한 서사 중심 게임과 슈팅 장르 개발 경험을 크로스파이어에 접목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실제 신작은 기존 크로스파이어의 경쟁형 멀티플레이 구조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는다. 서로 적대하던 두 전투 요원 ‘레일라’와 ‘크로스’가 생존을 위해 불안한 동맹을 맺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3인칭 싱글플레이 전략 액션 어드벤처다. 지난 6월 ‘서머 게임 페스트 2026’을 통해 처음 공개되면서 프로젝트의 방향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테일러 쿠로사키는 개발 방향에 대해 “게임플레이와 내러티브가 서로 떼어낼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첫날부터 우리의 기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와의 관계 역시 개발진의 창작 방향을 존중하는 형태라고 강조했다. ◆ ‘엄폐’부터 다시 설계…기술이 게임성으로 연결 이번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적응형 엄폐’다. 기존 슈팅게임에서는 캐릭터가 엄폐물에 접근해 정해진 위치에서 몸을 숨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크로스파이어는 주변 지형과 적의 위치에 따라 캐릭터의 자세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엄폐 시스템 자체를 재설계했다. 바위나 경사면처럼 규격화되지 않은 지형에서도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몸을 낮추거나 자세를 바꿔 엄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제이콥 민코프 게임 디렉터는 “적응형 엄폐는 캐릭터가 복잡한 지형과 적의 위치에 맞춰 자세를 바꾸면서 엄폐를 유지하도록 한다”며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익히고 숙련해야 하는 적극적인 기술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언리얼 엔진5의 나나이트와 루멘, 모션 매칭 기술도 활용한다. 여기에 자체 퍼포먼스 캡처 스테이지를 구축하고 영화·게임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해 시네마틱 연출과 캐릭터의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입장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신작 하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07년 출시된 크로스파이어는 전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된 대표 글로벌 IP다. 스마일게이트는 이미 크로스파이어X 등을 통해 콘솔 시장을 두드렸지만, 이번에는 경쟁형 FPS가 아닌 서사 중심 AAA 게임으로 IP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셈이다. 특히 올해 6월 공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게임의 실체와 개발 방향을 공개한 데 이어 개발 다큐멘터리까지 선보인 것은 출시 전부터 게임의 차별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스마일게이트와 댓츠노문은 앞으로 게임의 세계관과 캐릭터, 적응형 엄폐 시스템, 퍼포먼스 캡처 등 개발 과정을 담은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장기간 구축한 크로스파이어 IP의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 AAA 싱글플레이 시장에서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2026-08-21 13: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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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핵 최대 120개, 이제 비핵화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이 최대 120개에 이를 수 있다는 우리 국방당국의 추정이 나왔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상황에 대해 “보통 80~120개 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수치를 특정하기에는 제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차이다.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 핵능력이 더 이상 잠재적 위협의 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북한은 핵물질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핵탄두 소형화와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스스로 핵보유국 지위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북한을 사실상 핵을 가진 국가로 전제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올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 정부가 북한을 공식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원칙은 유지돼야 한다.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와 국제사회의 비핵화 원칙을 생각하면 북한의 핵보유를 법적·정치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안 장관 역시 북한의 핵보유를 공식 인정할 수 없으며 미국의 핵우산을 통한 확장억제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식적인 인정과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실제 핵무기가 사라지진 않는다. 북한이 수십 기를 넘어 최대 10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면 우리의 대북정책과 국방전략 역시 그 현실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까지 비핵화 협상은 큰 틀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관계 개선 등 상응 조치를 맞바꾸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다. 2018년과 2019년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결국 북한의 비핵화 범위와 제재 완화 수준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협상은 장기간 교착됐고 그 사이 북한의 핵능력은 오히려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방식만 반복해서는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비핵화 목표를 포기해서도 안 된다.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군축 협상만 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선회하면 북한의 핵개발을 사후적으로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일본과 대만 등 주변국의 핵무장론을 자극하고 동북아 전체의 핵확산 위험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필요한 것은 목표와 현실을 구분하는 전략이다. 최종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로 유지하되 그 과정은 보다 현실적인 단계로 나눌 필요가 있다. 첫 단계는 북한의 핵능력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핵물질 생산과 추가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동결하는 방안을 협상의 출발점으로 검토할 수 있다. 이미 상당한 핵능력을 보유한 북한을 상대로 모든 핵무기를 한꺼번에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협상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현실을 바꾸기 어렵다. 두 번째는 핵탄두와 핵물질의 실질적인 감축이다. 국제사회의 검증 아래 일부 핵시설과 핵물질을 폐기하고 그에 상응해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북한의 신고만 믿어선 안 된다. 국제사회의 접근과 사찰이 보장돼야 한다. 최종 단계는 완전한 비핵화다. 핵동결이나 감축은 비핵화를 대신하는 목표가 아니라 그곳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 중간 단계의 합의가 북한의 핵보유 지위를 법적·정치적으로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도 안 된다. 중간 단계를 인정한다고 해서 북한의 핵보유를 영구적으로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 외교와 동시에 강력한 억지력도 유지해야 한다. 협상의 성공 가능성은 상대가 도발했을 때 감당해야 할 비용이 분명할수록 높아진다. 한미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높이고 한국형 3축체계와 미사일방어, 정보·감시·정찰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특히 북한이 상당한 규모의 핵전력을 확보했다면 개별 미사일 요격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발사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고 지휘부와 이동식 발사대, 핵시설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정보·감시·정찰 능력과 지휘통제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 핵추진 잠수함과 정찰위성, 무인체계 등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전력도 이런 큰 전략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도 더욱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핵우산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한미가 어떤 절차를 통해 핵 대응을 협의할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 개인의 의지에만 의존하는 억지력은 정권 변화 때마다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고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주목해야 한다. 북미 대화의 문이 다시 열린다면 한국은 협상 밖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 북핵은 미국 본토의 문제이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사전에 협상 목표와 단계별 조건을 조율해야 한다. 핵동결 단계에서 무엇을 요구할지, 어떤 경우 제재 완화를 허용할지, 최종 비핵화까지 어떤 검증 장치를 둘지 우리의 안을 먼저 갖고 있어야 한다. 북미 정상 간 정치적 합의가 한국의 안보 이해와 충돌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가장 위험한 태도는 두 가지다. 하나는 북한의 핵능력을 과장해 공포를 키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핵화라는 원칙만 반복하며 현실의 변화를 외면하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냉정한 현실 인식과 흔들리지 않는 원칙의 결합이다. 북한의 핵무기가 57개인지, 80개인지, 120개인지 정확한 숫자는 공개 정보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안 장관도 이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적어도 북한이 상당한 규모의 핵전력을 확보했다는 현실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비핵화는 구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북한이 핵을 더 만들지 못하게 묶어야 한다. 또 이미 가진 핵은 단계적으로 줄이고 최종적으로 폐기하도록 만드는 구체적인 경로가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미의 강력한 억지력과 검증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북핵 최대 120개 추정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기존 대북전략을 다시 점검하라는 경고다. 비핵화라는 목표는 유지하면서 그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은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 억지력은 더 강하게, 외교는 더 현실적으로 만드는 것이 지금 필요한 북핵 전략이다.
2026-08-21 13: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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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중국이 주문한 '전략적 자율성', 한국식 답은 따로 있다
왕이 외교부장이 서울을 떠나며 숙제 하나를 남겼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진정한 전략적 자율성’을 갖고 진영 대결이나 편 가르기에 나서지 않았으면 한다는 주문이다.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과의 관계를 서로 충돌하지 않게 발전시키라는 말도 덧붙였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외교 수장이 한국 땅에서 한국 외교의 좌표를 거론한 셈이다. 표면만 보면 틀렸다고 할 이유는 많지 않다. 강대국의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고 스스로 국익을 판단하는 것은 주권국가 외교의 기본이다. 미·중 전략경쟁이 격렬할수록 한국에는 오히려 더 많은 선택지와 더 정교한 계산이 필요하다. 문제는 중국이 말하는 ‘전략적 자율성’과 한국이 가져야 할 전략적 자율성이 반드시 같은 뜻은 아니라는 데 있다. 왕 부장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한국이 진영 대결과 ‘편들기’를 피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동시에 한반도 긴장을 푸는 근본적 방법으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다. 중국의 시각에서 전략적 자율성은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깊숙이 들어가지 않는 것과 맞닿아 있다. 한국이 받아들여야 할 자율성은 조금 달라야 한다. 미국의 요구가 국익에 맞지 않을 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듯, 중국의 요구에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과 거리를 두는 것만 자율이고 중국의 전략적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자율일 수는 없다. 자율성의 주어는 미국도 중국도 아닌 대한민국이어야 한다. 출발점은 한미동맹의 위치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현실의 위협으로 존재하는 한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안보의 중심축이다. 이를 미·중 관계의 온도에 따라 조절할 거래 카드로 만들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동맹을 모든 정책에 대한 자동 동의서로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최근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 이후 한미는 을지 자유의 방패 연합훈련 기간을 11일에서 5일로 줄이고 야외기동훈련도 축소했다.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물론 미국 정부 관계자 상당수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북미대화와 이란 문제, 한국의 대미 투자 등 자신의 전략적 이해를 계산하며 움직인다는 의미다. 동맹도 국익을 계산한다. 그렇다면 한국이라고 계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미동맹을 튼튼하게 유지하되 한국의 안보와 산업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결정에는 충분한 협의와 상호 존중을 요구해야 한다. 그것은 동맹을 약하게 만드는 태도가 아니라 오래가게 만드는 태도다. 중국과의 경제협력 역시 감정이 아니라 계산의 영역에 놓아야 한다. 왕 부장과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한중 자유무역협정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공급망 안정, 인적·문화 교류 확대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은 오는 11월 선전 APEC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양국 인적 교류가 올해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관계의 정상화는 한국 경제에도 필요한 일이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주요 시장이고 반도체·배터리·화학·소비재 기업에는 거대한 생산·판매 거점이다. 희토류와 배터리 소재를 비롯한 공급망에서도 중국을 지워놓고 산업전략을 세우기 어렵다. 정치적 선명성을 얻겠다고 경제적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실용외교가 아니다. 다만 중국과 협력하는 것과 중국에 의존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희토류와 흑연, 배터리 소재처럼 한 국가의 정책 변화가 한국 공장을 멈춰 세울 수 있는 품목이라면 거래는 지속하되 공급선은 넓혀야 한다. 중국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하면서 호주·캐나다·동남아·중남미의 대체 공급망을 확보하고, 국내 비축과 재활용도 함께 키워야 한다. 중국과 잘 지내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중국이 공급을 멈춰도 견딜 수 있는 힘을 갖는 것이다. 첨단기술은 더욱 세밀해야 한다. 범용 반도체와 소비재에는 시장의 논리를 최대한 존중하되 첨단 AI 반도체와 군사 전용 가능 기술에는 안보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중국과의 FTA 서비스·투자 협상에서도 한국 시장을 여는 만큼 중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받는 규제와 차별을 줄이라는 상호주의가 따라야 한다. ‘관계 개선’ 자체가 외교의 목표가 아니라 관계 개선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가 목표여야 한다. 북한 문제에서는 중국의 이번 메시지를 더 냉정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왕 부장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한반도 긴장 완화의 근본 해법으로 제시했다. 북미 사이의 불신과 군사적 긴장이 한반도 문제를 악화시킨 측면을 부인할 수는 없다. 대화가 끊긴 채 제재와 군사 대응만 반복한다고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반도 긴장의 원인을 미국에만 돌리는 진단은 불완전하다. 왕 부장이 서울에 있던 20일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 북한의 핵무력 강화와 미사일 개발은 평양 스스로 내린 선택이다. 중국이 미국에는 정책 변화를 요구하면서 북한에는 같은 수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중재자로서의 설득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역할은 필요하다. 조 장관이 북한을 대화로 돌려세우는 데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한 것도 그래서다. 왕 부장 역시 남북의 평화적 공존과 대화 재개를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베이징이 원하는 ‘한반도 안정’과 서울이 추구해야 할 ‘비핵화된 평화’가 완전히 같은 목표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맹자’ 공손추 하에는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는 말이 나온다. 국제정세가 아무리 유리해도 스스로의 전략과 내부 합의가 없으면 국익을 지키기 어렵다. 미·중 경쟁이라는 ‘천시’와 한반도라는 ‘지리’ 사이에서 한국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자산은 어느 나라의 요구에도 흔들리지 않는 국익의 기준이다. 미국과 동맹이라고 모든 정책에서 같아질 필요는 없다. 중국과 협력한다고 중국이 원하는 외교적 좌표에 설 이유도 없다.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이해가 충돌하는 곳에서는 우리의 선을 긋는 것이 외교다. 왕 부장의 ‘전략적 자율성’ 주문을 굳이 배척할 필요는 없다. 대신 한국식으로 다시 정의하면 된다. 안보는 한미동맹을 중심에 두되 동맹 내부에서도 국익을 말한다. 중국과는 시장과 공급망, 북핵 문제에서 적극 협력하되 기술과 경제안보의 경계는 지킨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한국 기업에 일방적인 비용을 요구하면 문제를 제기하고, 양쪽 모두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과감하게 얻는다. 오는 11월 선전 APEC과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이 원칙의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정상회담 사진보다 중국 시장의 문턱이 실제 낮아졌는지, 공급망이 더 안전해졌는지, 문화·인적 교류의 비정상적인 장벽이 사라지는지, 북한을 대화로 돌려세우는 데 중국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지를 봐야 한다. 전략적 자율성은 미국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졌느냐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 얼마나 가까워졌느냐로 잴 일은 더욱 아니다. 미국에도 중국에도 필요한 협력은 하되, 지켜야 할 국익 앞에서는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힘. 그것이 한국식 전략적 자율성이다. 중국이 주문한 답을 그대로 제출할 필요는 없다. 답안지는 대한민국이 스스로 쓰면 된다.
2026-08-21 11: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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