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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넘어 글로벌 마케팅 허브로…넷플릭스, K-브랜드 해외 진출 돕는다
넷플릭스가 K-콘텐츠를 기반으로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수출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콘텐츠 흥행이 식품과 관광, 뷰티, 자동차 등 연관 산업 소비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넷플릭스 역시 단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넘어 K-브랜드 확산의 핵심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넷플릭스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6 K-엑스포 프랑스'에 참가해 K-콘텐츠와 국내 기업 간 협업 사례를 소개하고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성과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K-엑스포 프랑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행사로,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 드 파리'에서 개최됐다. 드라마와 영화, 음악, 웹툰, 게임 등 K-콘텐츠를 비롯해 식품과 뷰티, 관광 등 연관 산업을 소개하는 행사로 약 3만5000명의 현지 관람객이 방문했다. 넷플릭스는 행사 기간 'K-콘텐츠 파트너십'을 주제로 전시 부스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K-콘텐츠가 다양한 산업과 결합해 새로운 소비자 접점을 창출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사례들을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는 금호타이어와 기아, 네이버, 농심, 삼성, KT, CJ제일제당, 한국관광공사, 데브시스터즈, 아누아, 한샘, 포토이즘 등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다. 해당 기업들은 '오징어 게임',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 별에 필요한' 등 넷플릭스 콘텐츠와 연계한 마케팅 및 협업 사례를 선보였다. 최근 K-콘텐츠는 단순 시청을 넘어 소비와 관광, 브랜드 경험으로 이어지는 경제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글로벌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통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식품과 화장품, 관광지, 소비재 등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콘텐츠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해외 시장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콘텐츠와 산업 간 연계 효과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넷플릭스는 관람객들이 자사 인기 K-콘텐츠 시청 경험을 확인할 수 있는 'K-콘텐츠 빙고' 이벤트를 진행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행사 첫 이틀 동안 준비된 굿즈 600여 개가 부스 운영 시작 후 1시간 만에 모두 소진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관람객들은 K-콘텐츠의 매력으로 독창적인 스토리와 높은 몰입감, 뛰어난 재미를 꼽았으며 일부는 한국어로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이를 통해 유럽 현지에서도 K-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행사 첫날 진행된 미디어 세션에서는 넷플릭스를 비롯해 농심 유럽법인,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 등이 참석해 K-콘텐츠가 식품과 관광, 소비재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논의했다.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국내 기업과 협력해 K-콘텐츠가 문화적 영향력을 넘어 실질적인 산업 성장과 수출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협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통해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국내외 소비자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한국 콘텐츠가 더 큰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6-23 17: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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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DNA 분석-HD현대일렉트릭] 조선소 전기사업에서 AI 인프라 기업으로…전력 DNA, 조연에서 주연되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HD현대일렉트릭이 전력 인프라 시장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조선업 경기 침체와 함께 그룹 내 비주력 사업으로 평가 받던 중전기 사업이 AI 시대 핵심 산업으로 재조명되면서 HD현대일렉트릭의 경영 DNA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뿌리는 1977년 현대중공업 중전기 사업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조선·건설·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국가 산업화 과정에서 발전 설비와 송배전 인프라 중요성에 주목했다. 산업화를 위해 공장, 항만, 발전소 뿐만 아니라 이를 연결하는 전력 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현대중공업은 발전기와 변압기, 차단기 등 중전기 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출발점 역시 단순 제조업이 아닌 국가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전력 인프라 사업에 있었다. 당시 국내 산업계는 중화학 공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전력 설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플랜트 사업 확대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송배전 설비 사업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조선업 침체 속 존재감 약화…그룹 내 '조연' 머물러 하지만 전력 사업이 항상 주목 받았던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이후 현대중공업의 핵심 사업은 조선과 해양 플랜트였다. 중전기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지만 그룹 성장을 이끄는 주력 사업으로 평가 받지는 못했다. 특히 2014년 이후 국제 유가 하락과 조선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전력 사업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플랜트 투자 감소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중전기 시장 성장세도 둔화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에서 인적 분할 돼 독립 법인으로 출범했지만 초기에는 시장 기대가 크지 않았다. 조선업 사이클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고 중전기 산업 역시 전통 제조업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당시 전력 기기 업체들은 시장에서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은 제한적인 산업'으로 평가 받았다. 국가 기간 망 유지에 필수적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꾸준한 수요는 확보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을 이끄는 주도 업종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시대가 바꾼 전력 산업 위상 반전 계기는 AI였다. 생성형 AI 확산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AWS),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초대형 데이터 센터 구축 경쟁에 나서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AI 서버는 일반 데이터 센터 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데다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공급 능력이 필수적이다. 실제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잇따르면서 전력 부족 문제가 새로운 산업 과제로 떠올랐다. 데이터 센터를 짓더라도 전력 망 연결이 지연돼 가동 시점을 늦추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AI 산업 성장의 병목이 반도체 부족에서 전력 부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데이터 센터와 산업 현장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송배전 설비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반도체 뿐만 아니라 변압기와 차단기, 전력망 등 전력 인프라 수요 역시 동시에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AI가 바꾼 운명…HD현대일렉트릭 실적 급반등 HD현대일렉트릭은 이러한 변화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다. 회사의 핵심 사업은 초고압 변압기와 고압 차단기 등 전력 기기 부문이다. 특히 초고압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도록 고전압으로 변환하는 핵심 설비로 AI 데이터 센터 확대와 전력 망 증설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치로 꼽힌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 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송배전 인프라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적도 가파르게 개선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65억원, 영업이익 258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4.9%로 고수익성을 이어갔다. 1분기에만 17억9700만 달러 규모 신규 수주를 확보해 연간 수주 목표의 42.6%를 채웠고 전체 수주 잔고는 78억8800만 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7.2% 늘었다. 북미 전력 망 교체와 AI 데이터 센터 확산에 힘입어 향후 실적 가시성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서 유럽까지…변압기 슈퍼사이클 올라타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호황기에 안주하지 않고 생산 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울산 공장과 미국 앨라배마 법인을 중심으로 변압기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북미 생산 법인에서는 약 2억 달러를 투자해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독일 법인을 설립하고 데이터 센터와 친환경 전력 기기 시장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 중립 정책과 재생 에너지 확대에 맞춰 친환경 전력 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차단기에 사용되던 육불화황(SF6)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꼽히는 만큼 유럽에서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고압 차단기(SF6-Free)를 앞세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ESS 법인을 설립하고 배전·전력관리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초고압 변압기 중심의 성장에 더해 배전 기기와 ESS, 친환경 전력 기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주영의 전력 DNA, AI 시대 성장동력으로 진화 업계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의 현재 호황이 단순 경기 사이클보다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AI 데이터 센터 확산과 전력망 현대화, 신재생 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미국 관세 정책 변화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 변동성, AI 투자 사이클 둔화 가능성 등은 향후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특히 현재 HD현대일렉트릭 실적 상당 부분이 북미 시장에 집중돼 있는 만큼 미국 전력 투자 정책 변화와 데이터 센터 투자 속도에 대한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HD현대일렉트릭이 기존 사업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해온 전력 인프라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대 변화에 올라탄 대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기술력과 생산 능력, 납기 경쟁력을 균형 있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사는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글로벌 고객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2026-06-23 17: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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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 국제금융센터 중심 대전환…'5+1' 서비스 생태계 구축 박차
베트남 경제 수도 호찌민(Hồ Chí Minh)시가 베트남과 동남아시아의 핵심 서비스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 개편에 나섰다. 호치민시 인민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고부가가치 현대 서비스 중심지 구축 계획’에 따르면 시는 국제금융센터를 핵심 축으로 삼고 5대 전략 서비스 산업을 연계하는 이른바 ‘5+1’ 서비스 생태계 모델을 본격 가동한다. ◆ 국제금융센터가 이끄는 ‘5+1’ 생태계…2030년 서비스 비중 65% 목표 호찌민시는 연 10~11%의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서비스 산업을 지목했다. 구체적으로 2025~2030년 동안 시 전체 성장률을 웃도는 연 12~14%의 서비스업 성장을 이끌고 2030년까지 서비스업이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60~65%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는 글로벌 주요 서비스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신개념 전략인 ‘5+1’ 연결 모델은 국제금융센터를 주축으로 금융·은행·보험 산업을 육성하고 이에 시너지를 낼 5대 전략 센터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이다. 5대 센터는 해양·물류, 정보통신·과학기술(혁신 및 전문활동), 관광, 의료, 교육·훈련 분야로 구성된다. 호찌민시는 이 모델을 통해 각 산업이 개별적으로 성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망 안에서 상호 보완하는 역동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나아가 글로벌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정부 기관을 아우르는 개방형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 파격적 인센티브와 부지 확보…‘디지털 슈퍼포트’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호찌민시는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보를 동시에 추진한다. 시 정부는 투자 인센티브 제공, 기업 비용 절감, 세제 혜택 확대, 금융 접근성 제고를 골자로 한 특화 정책을 검토·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회가 부여한 특례 제도를 적극 활용해 전략적 투자 유치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행정 및 기술 혁신을 포함한 투명하고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시의 자율성과 행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폭적인 권한 이양을 담은 ‘특별도시법’ 제정도 제안할 방침이다. 전략 산업을 수용할 부지도 우선 확보된다. 국제금융센터와 소프트웨어 기술 허브, 국제 표준 혁신 네트워크 구축 공간을 비롯해 연구개발(R&D) 센터와 대형 전시장 부지가 차례로 지정된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물류 역량을 갖추기 위해 까이멥-티바이-껀저 지역에는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통합 물류 시스템을 갖춘 ‘디지털 슈퍼포트(초대형 항만)’를 구축해 동남아시아 핵심 물류 관문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 신도시·스마트시티 연결망 확대…광역 경제권 구축 이 같은 서비스 경제를 뒷받침할 공간 인프라 확장도 가속화된다. 호치민시는 2030년 이전 투티엠(Thu Thiem) 신도시를 완공하고 푸미흥(Phu My Hung) 2단계 사업과 껀저(Can Gio) 해양도시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인근 붕따우, 호찌람, 푸미 지역의 도시 정비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도시 간 연결성도 대폭 강화된다. 호치민 중심부와 디안, 투안안, 투저우못, 벤깟, 푸미 등 주요 거점을 잇는 스마트시티 체인을 구축하고 롱탄-호짬 고속도로 주변에 신도시를 조성한다. 이를 위해 순환도로 2·3·4호선 건설과 주요 고속도로인 호찌민-목바이, 호찌민-투저우못-쩐타인 노선 개설, 투티엠4교와 깐저교 건설 사업 등을 조속히 추진해 서비스 산업의 광역 거점을 완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6-06-23 17: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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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2심 24일 본격화…카카오 '무죄 논리' 다시 시험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항소심이 오는 24일 본격화된다. 1심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와 시세조종 성립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이번 2심은 검찰이 무너진 입증 구조를 다시 세울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1부는 24일 오후 3시30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에 대한 항소심 첫 정식 공판을 연다. 재판부는 이후 7월22일, 8월26일, 9월23일, 10월21일에도 기일을 이어가기로 했다. 일정대로라면 오는 10월경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사건의 출발점은 2023년 2월 SM 인수전이다. 검찰은 카카오가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 주가를 공개매수가인 12만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거나 유지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김 센터장과 배 전 대표 등이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대규모 장내 매수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이 이뤄졌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1심은 이 구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10월 김 센터장과 배 전 대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법인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카카오의 대규모 장내 매수가 SM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정만으로 시세조종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주가와 거래량, 고가 매수 주문 비율, 주문 간격, 매수 방식 등을 종합해도 인위적으로 시세를 고정하려는 주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2심 법정에서 다시 다뤄질 핵심도 이 지점이다. 카카오 측은 SM 경영권 확보를 위한 정상적인 인수전 전략이었다고 주장한다. 공개매수 국면에서 장내 매수는 경영권 경쟁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거래 방식이며 불법적 시세조종 목적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검찰은 카카오 측 매수가 하이브 공개매수 실패를 유도하기 위한 계획적 거래였다고 본다. 같은 매수 행위를 두고 정상적인 투자 판단인지, 공개매수 방해를 위한 시세 고정 행위인지가 항소심의 첫 관문이 된다. 김 센터장의 관여 여부도 항소심의 무게 있는 쟁점이다. 검찰은 김 센터장이 카카오의 창업자이자 의사결정 구조의 정점에 있었던 만큼 SM 인수 과정의 핵심 논의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카카오 측은 불법적 시세조종을 지시하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맞선다. 시세조종 목적이 있었다는 점을 넘어 그 목적을 김 센터장 개인의 인식과 실행 관여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검찰에는 부담이다. 1심에서 검찰에 가장 뼈아팠던 대목은 핵심 진술의 신빙성 문제였다. 재판부는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봤다.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객관적 정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며 별건 수사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을 받아 수사기관의 의도에 맞는 진술을 할 동기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 이 진술의 증명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공모관계 입증은 다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메시지와 통화 녹음 등 객관 자료를 둘러싼 해석도 치열할 전망이다. 검찰은 관계자들의 대화와 녹취에 하이브 공개매수 저지 의도와 시세조종 정황이 담겼다고 주장한다. 카카오 측은 해당 자료가 경영권 인수 전략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일 뿐, 불법 목적을 입증하는 직접 증거는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항소심 첫 기일에서도 양측은 이 자료들의 의미를 두고 정면으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공동보유자 판단과 법인 책임도 남아 있다. 1심은 카카오와 원아시아파트너스 사이의 공모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자본시장법상 공동보유자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량보유상황 보고의무 위반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이 판단이 유지되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법인의 양벌규정상 책임 역시 인정되기 어렵다. 현재까지의 재판 구조만 놓고 보면 김 센터장 측의 출발점은 나쁘지 않다. 1심은 일부 사실관계만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시세조종 목적, 공모관계, 핵심 진술의 신빙성, 공동보유자 판단 등 공소사실의 주요 축 전반에서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항소심에서 검찰이 새로운 결정적 증거나 더 촘촘한 법리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1심 무죄 판단이 유지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 센터장은 1심 선고 직후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시세조종 의혹의 그늘에서 벗어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 역시 장기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을 언급하며 경영 정상화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항소심은 김 센터장 개인의 사법 리스크를 넘어 카카오의 경영 정상화와도 맞물려 있다. 카카오는 SM 인수 과정의 법적 불확실성, 경영 쇄신, 계열사 재편, AI와 플랫폼 사업 재정비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2심에서 1심 무죄 판단이 유지될 경우 김 센터장의 경영 부담은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 카카오도 장기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덜고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여지가 커진다.
2026-06-23 17: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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