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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만으론 성과 없다"…삼성SDS, 오픈AI·엔트로픽과 AX 해법 제시
[경제일보] 삼성SDS가 인공지능(AI)을 단순히 업무 효율화에 활용하는 것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바꾸는 'AX' 전환에 속도를 낸다. AI 데이터센터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업의 AI 도입부터 운영까지 지원하고, 제조 현장에서는 로봇과 설비를 통합하는 피지컬 AI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8일 삼성SDS는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엔터프라이즈 AX 콘퍼런스 '리얼 서밋 2026'을 열고 삼성SDS의 '다차원 AI 풀스택' 전략을 기반으로 AI 도입과 실제 비즈니스 성과 창출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전략과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삼성SDS는 기업들의 AI 활용이 늘고 있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비율은 낮다고 진단했다. 삼성SDS가 인용한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88%가 최소 한 개 이상의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AI가 영업이익에 영향을 줬다고 답한 기업은 39%, 영업이익의 5% 이상에 기여했다고 답한 기업은 6%에 불과했다. 이에 삼성SDS는 AI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업무에 AI를 덧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이를 위해 자체적으로 7개 메가 프로세스에 AX를 적용하는 '클라이언트 제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약 200명의 AX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확대도 추진한다. 삼성SDS는 국내 최초 AI 전용 데이터센터인 동탄센터를 기반으로 기업들의 AX를 지원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오는 2029년 구미센터 구축을 통해 AI 인프라 역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등과 협력을 확대하고 AI 인프라부터 플랫폼, 컨설팅·개발·구축·운영까지 제공하는 '다차원 AI 풀스택'을 통해 기업별 AX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S는 AX를 디지털 영역에서 제조 현장으로 확대한다. 지난 25년간 반도체·2차전지·바이오·자동차·소재·부품·식음료 등 430여개 기업의 제조 자동화를 지원하며 축적한 데이터와 경험을 피지컬 AI 사업에 활용한다. 삼성SDS는 실제 제조 환경에서 로봇 기반 자동화 기술을 검증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 생산설비와 로봇을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로봇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는 "AX는 단순히 AI를 도입해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훨씬 더 근본적인 변화로, AI를 중심으로 업무 방식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사로 참가한 김경훈 오픈AI 한국 총괄대표는 기업의 AI 전환이 단순한 도입을 넘어 실제 업무 방식과 사업 성과의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기가 공장에 처음 도입됐을 당시 동력원만 바꾸는 데 그친 공장보다 기계 배치와 작업 순서를 새롭게 설계한 공장에서 생산성 향상이 본격화됐다는 사례를 예시로 들며 지금 AI의 발전 상황과 비교했다. 김 대표는 오픈AI의 '엔터프라이즈 시그널스' 보고서를 인용해 AI를 깊게 활용하는 상위 10% 기업과 중간 수준 기업 간 격차가 올해 1월 2.6배에서 6월 8.6배로 확대됐으며, 제조업에서도 이 격차가 5.3배에 달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기업 내부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을 AI와 연결해 업무 맥락을 제공하고, 가장 중요한 업무를 선정해 처음부터 끝까지 AI를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자료 검색과 시스템 확인, 결과물 작성 등 여러 단계를 직접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업 고객이 생성한 전체 출력 토큰 가운데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4%까지 증가하며 법무·영업·채용·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에서도 AI에게 실제 일을 맡기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AI 활용의 최종 목표는 토큰 사용량이나 도입률이 아니라 실제 사업 성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기업이 AI를 활용해 견적 작성 시간을 최대 6시간에서 20분으로 줄이고 연간 3000만 달러(약 400억원)의 매출 총이익 증가를 기대하는 사례 등을 소개했다. 김경훈 대표는 "AI가 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 제조, 관리, 영업,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여러분의 발전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100년 전 공장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그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 것처럼 지금 우리도 이 AI를 어떻게 쓸 것인가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영 엔트로픽 코리아 대표는 AI를 활용한 기업의 변화가 직원 생산성 향상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대표는 기업의 AI 전환을 직원 생산성 향상, 기존 업무 프로세스·워크플로우 개선, AI 네이티브 제품 및 비즈니스 모델 구축 등 3단계로 구분하며, 궁극적으로는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내는 단계까지 나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사례로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도장 공정 문제 해결 사례를 소개했다. 수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에 관련 데이터를 연결하고 AI의 추론 기능을 활용한 결과 10분 만에 해결책을 도출했다고 설명하며, 향후에는 AI 모델의 발전과 함께 기업의 문제 해결 방식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엔트로픽 내부의 개발 방식도 AI를 통한 업무 전환 사례로 제시했다. 한 명의 엔지니어가 주말 동안 AI를 활용해 초기 프로토타입을 만든 뒤 3명이 8주 동안 베타 제품을 개발했으며, 이후 사용자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48시간 만에 62개 기능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피드백을 받은 기능을 24시간 안에 반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이 같은 변화가 기업의 조직 규모와 제품 개발 방식까지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많은 인력과 긴 개발 기간이 필요했던 작업도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소수 인원으로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AX를 위해서는 명확한 비즈니스 목표와 성과 지표를 먼저 정하고, 도메인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AI를 반복적으로 활용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기영 대표는 "과거에는 팀 사이즈에서 인원수가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력이 됐지만 이제는 소수의 인원이 AI를 통해 개발을 빠르게 해 나갈 수 있다"며 "적은 인원을 갖고도 규모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AI 내부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수 있는 성공적인 AX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서 삼성SDS와 오픈AI, 엔트로픽은 기업의 AI 전환이 단순한 기술 도입이나 개별 업무의 효율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데 공통된 메시지를 내놨다. AI를 기존 업무에 추가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와 시스템을 연결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동시에 AI 에이전트에게 실제 업무를 맡기고 이를 매출과 생산성 등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기업의 AI 경쟁력도 어떤 모델을 도입했느냐를 넘어 AI를 실제 업무와 조직에 얼마나 깊게 내재화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는 "진정한 AI 풀스택이라면 AX 실행을 돕기 위한 컨설팅은 물론 개발과 구축 그리고 운영에 대한 전문적 역량을 반드시 제공해야 하고, 이런 역량은 고객의 업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삼성SDS는 AI 인프라 플랫폼 솔루션에 걸친 모든 영역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08 11: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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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 자문에서 국내 최대 로펌까지…김앤장 53년
[경제일보] 김앤장은 법정이 아니라 기업의 계약서에서 출발했다. 1973년 김영무·장수길 변호사가 문을 연 김·장 법률사무소의 초기 고객은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이었다. 국내 은행과 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빌릴 때 계약서를 검토하고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자문했다. 변호사의 주된 무대가 법정이던 시절, 김앤장은 기업의 거래 현장으로 먼저 들어갔다. 53년이 지난 지금 김앤장은 국내 최대 로펌이다. 변호사만 1400명이 넘고 변호사를 포함한 법률전문가는 2000명을 웃돈다. 2025년 매출은 업계에서 1조6000억~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2위권 대형 로펌과도 상당한 격차를 두고 있다. 처음부터 이런 규모였던 것은 아니다. 김앤장보다 먼저 기업법무 시장에 자리 잡은 법률사무소도 있었다. 김앤장이 선두로 치고 올라온 과정에는 한국 기업이 다음에 필요로 할 법률서비스를 먼저 준비하는 방식이 있었다. ◆ 판·검사 대신 기업법무 택한 김영무 창업자 김영무 변호사의 이력부터 당시 법조계의 통상적인 경로와 달랐다. 1964년 제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지만 판사나 검사가 되지 않았다. 서울대 사법대학원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 로스쿨에서 비교법을 공부했고 하버드 로스쿨에서 J.D. 학위를 받았다. 1970년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1970년대 한국 기업들은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며 빠르게 성장했다. 차관을 들여오고 외국 회사와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계약도 복잡해졌다. 국내법뿐 아니라 외국법과 국제거래에 익숙한 변호사가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김영무 변호사는 이 시장을 파고들었다. 법정에서 이미 벌어진 분쟁을 해결하는 것보다 기업이 거래를 하기 전 계약을 짜고 위험을 줄이는 업무에 무게를 뒀다. 지금은 흔한 기업법무지만 당시에는 새로운 시장이었다. 장수길 변호사의 합류는 김앤장의 빈 곳을 채웠다. 장 변호사는 고등고시를 거쳐 서울민사지법과 서울형사지법원 판사를 지냈다. 김영무 변호사가 국제거래와 기업자문을 맡았다면 장 변호사는 송무와 중재, 지식재산권을 담당했다. 김앤장이라는 이름은 두 사람의 성에서 따왔다. ◆ 기업이 해외로 나가자 로펌도 따라갔다 김앤장의 성장은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궤를 같이했다. 1970~1980년대 해외 차관과 외국인 투자가 늘면서 국제금융과 외국인투자 업무가 커졌다. 기업들이 합작회사를 만들고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면서 김앤장이 일찍 쌓은 국제거래 경험을 찾는 기업도 늘었다. 1976년 합류한 정계성 변호사는 금융 분야를 맡았다. 공기업과 기업의 해외 차입, 국제자본시장 업무를 담당했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 기업의 외자유치와 금융거래를 자문했다. 1980년 입사한 정경택 변호사는 외국인 투자와 M&A, 공정거래 분야를 키웠다. 1983년 GM과 대우자동차의 합작투자, 1991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쌍용정유 지분 인수, 1997년 미국 P&G의 쌍용제지 인수 등 국내 기업법무 시장의 굵직한 거래에 참여했다. 기업의 거래 방식이 바뀔 때마다 김앤장의 조직도 달라졌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자 금융 전문가가 늘었고 외국 기업의 국내 진출이 많아지자 외국인투자 분야를 키웠다. M&A가 활발해지자 기업거래 변호사를 늘렸고 공정거래 규제가 강화되자 경쟁법 전문가를 붙였다. 김앤장이 몸집을 키운 과정은 변호사를 무작정 늘린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 시장이 먼저 움직였고 그 시장에 맞춰 사람을 채웠다. ◆ 유명 변호사 한 명보다 팀으로 승부 김앤장의 또 다른 특징은 사건을 맡는 방식이다. 대형 사건을 이름난 변호사 한 명에게 맡기기보다 사건 성격에 따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한 팀으로 묶는다. M&A 사건이라면 기업법무 변호사뿐 아니라 공정거래와 금융, 조세, 노무 전문가가 함께 들어간다. 규제가 걸린 산업에서는 해당 부처나 감독기관을 경험한 전문가도 참여한다. 현재 김앤장 공정거래 분야에는 국내외 변호사와 경제학자, 산업 전문가, 전직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 등 150명 넘는 전문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자본시장 분야에도 80명 이상의 전문가가 포진해 있다. 기업 입장에서 대형 로펌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천억원, 수조원이 오가는 거래나 회사의 존립이 걸린 사건에서는 법률 하나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정거래와 세금, 노동, 인허가 문제가 동시에 터진다. 김앤장은 이를 한 조직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인력을 만들어왔다. 젊은 변호사를 키우는 방식에도 일찍부터 해외 경험을 넣었다. 파트너와 후배 변호사가 함께 사건을 맡게 하고 해외 로펌 연수도 활용했다. 정계성 대표도 1982~1983년 미국 뉴욕 셔먼앤드스털링에서 실무를 익혔다. 사건을 맡아 경험을 쌓고 해외에서 새로운 거래 방식을 익힌 변호사들이 돌아와 다시 큰 사건을 맡았다. 이 과정이 수십 년 반복되면서 분야별 전문인력이 쌓였다. ◆ 외환위기, 김앤장이 한 단계 커진 시기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기업의 지형을 뒤흔들었다. 기업들이 자산을 팔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기업 매각, 외자유치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해외 자본과 국내 기업 사이에서 거래 조건을 만들고 정부 규제를 검토할 법률전문가의 역할도 커졌다. 김앤장은 외환위기 이전부터 국제금융과 외국인투자 업무를 다뤄왔다. 국내 기업들이 급하게 해외 자본을 찾기 시작했을 때 이미 관련 업무를 해본 변호사들이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M&A 시장이 커지면서 김앤장의 업무도 금융과 외국인투자에서 M&A, 공정거래, 조세, 구조조정으로 빠르게 넓어졌다. 김앤장 연혁에는 이 무렵 국내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변호사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대형 거래를 맡으면서 경험이 쌓였고 그 경험을 보고 또 다른 기업이 찾아왔다. 새로운 사건이 들어오면 다시 전문인력을 늘렸다. 김앤장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기업법무 시장의 선두로 올라선 배경이다. ◆ 계약서에서 시작해 기업 형사사건까지 반세기가 흐른 지금 김앤장이 맡는 사건의 규모는 달라졌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는 14개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필요했다. 김앤장은 4년여에 걸친 기업결합 심사와 항공 관련 인허가 자문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한앤컴퍼니의 SK스페셜티 인수 등 조 단위 거래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6년 상반기 국내 M&A 법률자문 시장에서는 자문금액 26조3406억원, 68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3.27%였다. 기업자문에서 출발했지만 송무와 기업형사 분야에서도 대형 사건을 맡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형사재판에 참여해 1·2·3심 무죄 판결을 받았다. SK실트론 사건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을 취소하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냈다. 승소 기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글과 메타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과징금 취소소송에서는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73년 외국계 은행의 계약서를 검토하던 법률사무소의 업무는 이제 M&A와 공정거래, 국제중재, 개인정보, 기업형사로 넓어졌다. 기업이 겪는 문제가 복잡해지면서 로펌이 다루는 영역도 함께 넓어진 것이다. ◆ 커진 영향력, 커진 감시 국내 최대 로펌이라는 자리는 사건만 많이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나 기업인이 정부 조사와 형사사건에 직면하면 김앤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법원과 검찰, 정부 부처와 규제기관 출신 전문가도 적지 않다. 김앤장의 사건 대응력이 높아지는 만큼 전관과 이해충돌을 둘러싼 논란도 따라붙는다.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 직원의 외부인 접촉 보고 가운데 김앤장 관련 보고는 로펌 중 가장 많은 363건이었다. 접촉 보고는 사건 관계인과의 만남 자체를 기록하는 제도여서 이 숫자가 곧 부적절한 접촉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규제기관 출신 인력을 대거 보유한 로펌이 해당 기관의 규제를 받는 기업을 대리하는 문제는 늘 감시 대상이 된다. 김앤장이 커질수록 사건 수임 못지않게 이해충돌 관리와 전관 논란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중요해졌다. 고객 평가 역시 전문성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경제와 한국사내변호사회가 실시한 2025년 조사에서 김앤장은 종합평가와 전문성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서비스 평가는 3위였고 소송비용의 합리성은 6위였다. 복잡한 사건에 여러 분야의 전문인력을 투입하는 방식은 강점이지만 비용이 높다는 평가도 피하기 어렵다. 압도적인 규모가 항상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 시장이 열리기 전에 사람을 준비했다 김앤장의 53년을 보면 몇 번의 중요한 갈림길이 있었다. 기업이 해외에서 돈을 빌리기 시작할 때 국제금융을 키웠고 외국 자본이 국내로 들어올 때 외국인투자 업무를 늘렸다. 기업 인수·합병이 본격화되기 전에 M&A 전문가를 확보했고 공정거래 규제가 강해지자 경쟁법 인력을 늘렸다. 지금은 AI와 데이터, 공급망, 경제안보, 글로벌 통상, 기업지배구조가 기업법무의 새로운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앤장도 이 분야에 전문조직과 인력을 늘리고 있다. 김앤장이 53년 동안 한 선택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복잡하지 않다. 기업이 법률 문제에 부딪힌 뒤 변호사를 찾았다면 김앤장은 그보다 먼저 그 문제를 다룰 사람을 준비했다. 1973년 외국계 은행의 계약서에서 시작한 김앤장이 국내 최대 로펌으로 성장한 데에는 그 시간차가 있었다.
2026-09-08 08: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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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AGI 도래"…수능 만점 GPT-6 아스트라, 검증대 오른다
[경제일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GPT-6 아스트라’를 두고 “범용인공지능(AGI)이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시험 문제 풀이를 넘어 컴퓨터를 직접 조작해 복잡한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AGI를 판별하는 합의된 기준이 없고 독립 벤치마크에서도 경쟁 모델을 압도하지 못해 황 CEO의 발언을 기술적 결론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황 CEO는 7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GPT-6 아스트라는 10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그레이스 블랙웰 NVLink72 규모로 훈련됐다”며 “ChatGPT에서 o1, 아스트라까지 4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어 “AGI가 도래했다. 오픈AI 팀에 축하를 보낸다”며 “다음으로 40만개 GPU가 가동될 것”이라고 했다. 오픈AI는 지난 3일 아스트라를 공개하며 컴퓨터 사용과 소프트웨어 개발, 과학, 사이버보안, 전문 업무에서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고 밝혔다. 회사 자체 평가에서 아스트라는 새로운 환경의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ARC-AGI-3’에서 99.9%, 고난도 수학 시험 ‘프런티어매스 티어4’에서 98%, 해킹 능력 평가 ‘익스플로잇벤치’에서 100%를 기록했다. 아스트라는 온라인 서식 작성, 고객정보 관리, 웹사이트 제작, 과학 데이터 분석뿐 아니라 전문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3차원 모델 제작까지 수행한다. 오픈AI가 제시한 사례에서는 사람이 30분가량 걸리는 반려묘 돌봄 서비스 검색을 5분27초, 5시간이 필요한 구직정보 검색을 2분51초 만에 마쳤다. 다만 이는 오픈AI가 설정한 작업 환경에서 측정한 결과로, 모든 실제 업무에서 같은 속도와 정확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비공식 수능 평가에서도 처음으로 450점 만점을 받았다. 개인 개발자가 운영하는 깃허브 ‘2026 수능 LLM 풀이 기록’에 따르면 아스트라는 외부 검색 없이 국어·수학·영어·한국사와 탐구 4과목에서 모두 만점을 기록했다. GPT-5.6 솔은 448.5점,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 5.1은 447.5점이었다. 그러나 해당 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공식 시험이 아니다. API 환경에서 여러 선택과목을 풀게 한 뒤 평균 또는 환산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이어서 실제 수험생의 응시 조건과도 차이가 있다. 수능 만점만으로 다양한 현실 업무를 스스로 학습하고 수행하는 AGI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외부 평가도 엇갈렸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모델 비교에서는 아스트라가 지능지표 55점으로 클로드 페이블 5.1의 57점에 뒤졌다. 평가 버전과 실행 환경에 따라 점수는 달라지지만, 아스트라가 모든 영역에서 경쟁 모델을 앞선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코딩 에이전트 평가에서는 비용 효율성이 개선됐지만 일부 금융·과학 코딩·장문 추론 평가에서는 이전 모델보다 성능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안전 문제도 남았다. 오픈AI는 아스트라를 회사의 안전기준상 사이버보안 능력이 처음으로 ‘크리티컬(심각)’ 단계에 도달한 모델로 분류했다. 알려지지 않은 보안 취약점을 찾아 공격 방법까지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스트라는 이전 모델보다 지시 범위를 잘 지켰지만 자신의 추론 과정을 감추는 능력도 높아져 인간의 감시가 더 어려워졌다고 오픈AI는 인정했다. 한편 오픈AI는 아스트라를 공식적으로 AGI라고 선언하지 않았다. 그레그 브록먼 사장이 첫 AGI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놓고 황 CEO가 “AGI 도래”를 선언했지만, 이는 아직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에 가깝다. 아스트라가 AI 성능의 경계를 다시 밀어낸 것은 분명하지만 AGI의 도착 여부는 시험 점수보다 실제 환경에서의 자율성·신뢰성·안전성을 통해 검증해야 할 단계다.
2026-09-07 11: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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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동행하고 재활·돌봄까지…아플 때 챙겨주는 보험 뭐가 있나
[경제일보] ※ 은행과 보험권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이벤트가 꾸준히 나오지만 조건과 혜택을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머니포켓'은 금융권에서 눈여겨볼 신상품과 이색 상품, 주요 이벤트를 짚어봅니다. 놓치기 쉬운 혜택과 유의할 점을 꼼꼼히 살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주> 질병에 걸렸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그쳤던 보험 상품과 서비스가 치료 과정과 일상생활 지원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검사와 수술비뿐 아니라 재활치료와 병원 동행, 간병·가사 지원 등을 함께 제공하는 상품도 잇따라 등장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이달 순환계질환을 중심으로 검사부터 치료 이후 재활까지 대비할 수 있는 '혈관튼튼NH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뇌·심장질환을 포함한 순환계질환 관련 검사와 치료를 단계별로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급여 PET와 CT 검사부터 혈전용해치료, 혈전제거술, 스텐트삽입술, 중환자실 치료 등을 특약을 통해 보장한다. 치료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도 고려했다. 주요 치료비는 보험기간 중 연간 1회씩 반복해서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종합형 연간 5000만원 한도형을 기준으로 혈전용해치료와 급여 혈전제거술은 각각 연 1회 1500만원, 종합병원 중환자실 치료는 연 1회 800만원을 보장한다. 치료 이후 재활도 보장 대상에 포함했다. 급여 특정순환계질환 재활치료를 받으면 하루 1회씩 연간 최대 15회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일반가입형과 간편가입형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가입형은 15세부터, 간편가입형은 20세부터 가입할 수 있으며 보험기간과 납입기간에 따라 최대 85세까지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치료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별도 서비스도 제공한다. 월 보험료 3만원 이상 가입자는 중대질환 발생 시 간호사의 진료 동행이나 차량 이동 지원, 치료·회복을 위한 케어스테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iM라이프는 치매 진단 전후부터 장기요양까지 폭넓게 대비하는 'iM Active Care 치매간병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에는 치매 검사와 진단, 치료, 장기요양, 돌봄 과정에서 필요한 보장을 32종의 특약으로 나눠 담았다. 고객이 필요한 보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재가 돌봄과 시설 이용 등 실제 요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세분화했다. 특히 집에서 돌봄서비스를 받는 경우를 겨냥한 보장을 강화했다. 방문요양이나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등 여러 재가급여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본인부담금에 대비할 수 있도록 관련 특약을 마련했다. 재가급여와 복합재가급여 관련 특약을 함께 구성하면 이용 실적에 따라 매월 최대 1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요양병원 입원도 보장 범위에 넣었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가입자가 요양병원에 입원할 경우 해당 특약을 통해 입원 일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품 구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검사부터 장례비용까지 노년기 전반을 폭넓게 준비하는 'iM 올케어 플랜'과 주·야간보호센터나 요양원 등 요양시설 이용에 초점을 맞춘 '요양시설 케어 플랜' 중 가입자의 상황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보험금 보장보다는 실제 치료 기간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방식에 힘을 실었다. 이달 고객 혜택 프로그램을 개편하면서 '360Health 치료지원팩'을 새로 내놨다. 중대질환을 진단받은 고객이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 이용하는 방식이다. △간호사 병원 동행 △차량 에스코트 △간병인 △가사도우미 △질병 회복 건강식 △방문 재활 PT △자녀 돌봄 △호텔 숙박 △펫 호텔링 △펫 시터 등 모두 10종으로 구성됐다. 필요한 서비스를 정해진 묶음으로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자신의 상황에 따라 치료·간병·생활·가족지원 영역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이용 등급에 따라 최대 17회까지 제공된다. 가족이 혜택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배우자와 자녀, 양가 부모에게 이용 권한을 넘길 수 있으며 부모의 경우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2026-09-05 11: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