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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값 오르는데 원화는 강세…수출 호조에 원·달러 환율 하락
[경제일보] 반도체 수출 호조로 국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면서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고, 원/엔 재정환율도 약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미국 금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수출 호조와 무역수지 흑자,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가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12거래일간 원/달러 환율 평균은 1342.6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4년 9월 평균인 1332.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6일에는 오후 7시20분께 환율이 1328.9원까지 하락해 지난 2024년 10월 2일 기록한 1317.1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해 환율은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상승,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 등이 겹치면서 상반기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492.5원에서 6월 1528.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달러 공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7월 1488.9원, 8월 1404.4원, 9월 1358.8원으로 낮아졌고 이번달에도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환율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이에 따른 달러 공급 확대가 꼽힌다.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위해 시장에 내놓는 네고 물량이 늘면서 달러 매도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대금이 국내 외환시장으로 유입되는 가운데 무역수지 흑자도 이어지면서 달러 수급이 원화 강세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 수출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1209억 달러(약 161조3700억원)로 전년 동월보다 83.5%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603억 달러(80조4800억원)로 262.8% 늘어나며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수출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8월 국제수지에서도 경상수지는 461억1000만 달러(약 61조54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외화가 수입과 해외 지급액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경제성장 전망과 통화정책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을 반영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상향 조정했다. 수출을 중심으로 국내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원화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해 현재 기준금리를 3.00%로 유지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원화가 추가 강세를 보일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동안 달러 가치가 주요 통화 대비 상승했다는 점이다. 최근 한 달간 미국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달러인덱스가 99선에서 102선까지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은 반대로 하락했다. 글로벌 달러 흐름보다 국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와 무역수지 등 원화 고유의 수급 요인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원/엔 재정환율도 약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원/엔 환율 평균은 100엔당 849.0원으로, 지난 2007년 12월 평균인 829.2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2일에는 장중 839.91원까지 내려가 지난 2008년 1월 2일의 833.4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원화 강세는 국내 경제에 긍정적 효과와 부담을 동시에 가져온다. 달러로 결제하는 원유와 원자재, 수입 소비재 등의 원화 환산 비용이 낮아져 수입물가와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 반면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산할 때 받는 금액이 줄어들고, 원화 표시 수출가격을 낮추지 않는다면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환율 변동이 빠르게 진행되면 수출기업의 실적과 환헤지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발표한 지난달 수출입물가지수에서는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가 전월보다 0.8%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수출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1.7% 올랐다. 환율 하락만으로 수입물가가 안정된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로 보인다.
2026-10-18 17: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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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가 끌어올렸다…IMF, 한국 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
[경제일보]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능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2년 연속 높아지는 것은 지난 1986~1987년 이후 약 40년 만으로,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 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IMF의 10월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4%에서 올해 2.14%, 내년 2.20%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0.20%포인트(p) 상승한 뒤 내년에도 0.06%p 추가로 오르는 경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난 2023년 2.06%에서 지난 2024년 1.96%로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2%대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추산치인 2.14%는 지난 2021년 2.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IMF의 과거 시계열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잠재성장률이 2년 연속 상승하는 것은 이른바 '3저 호황'이 이어졌던 1986~1987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잠재성장률은 지난 1986년 9.77%에서 다음해 9.91%로 높아졌다. 잠재성장률은 물가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잠재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율이다. 경기 회복이나 수출 호조에 따라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 실제 GDP 성장률과 달리 노동·자본 투입과 기술 발전 등 경제의 기초적인 생산 능력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잠재성장률이 반등한다는 것은 경제가 보유한 생산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거나 투자와 생산성이 개선되면서 중장기 성장 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저출생과 고령화로 노동 공급이 줄어드는 구조적 제약에 직면해 있다. 노동 투입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잠재성장률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자본 축적과 생산성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수치는 IMF가 제시한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과 GDP갭률을 토대로 역산한 결과다. IMF는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올해 3.33%, 내년 2.83%로 전망했다. GDP갭률은 올해 0.548%, 내년 1.168%로 추산했다. GDP갭률은 실제 GDP와 잠재 GDP의 차이를 잠재 GDP 대비 비율로 나타낸 지표로, 실제 경제활동이 잠재적인 생산 수준을 얼마나 웃돌거나 밑도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이번 전망만으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성장 둔화가 끝났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잠재성장률은 노동과 자본, 생산성 등을 바탕으로 추정하는 지표인 만큼 산출 기관과 모형에 따라 차이가 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내년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가 다른 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고령화에 따른 노동 공급 감소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중장기 성장 경로를 좌우할 전망이다. 잠재성장률은 직접 관측할 수 있는 값이 아니라 경제 상황과 추정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OECD는 지난 6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지난해 1.85%, 올해 1.66%, 내년 1.52%로 전망했다. IMF의 이번 추산과는 방향부터 차이가 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말 발표한 '2027년 NABO 경제전망'에서 잠재성장률이 지난해 2.14%에서 올해 2.22%, 내년 2.28%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 주요 선진국 웃도는 잠재성장률…정부 목표 달성은 과제 IMF 자료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는 27개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7위 수준이다. 지난해 12위에서 순위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는 몰타 4.10%, 키프로스 3.39%, 덴마크 2.68%, 슬로베니아 2.53%, 스페인 2.50%, 미국 2.33%에 이어 한국이 뒤를 이었다. 내년에도 몰타 4.04%, 아일랜드 3.88%, 키프로스 3.29%, 슬로베니아 2.53%, 덴마크 2.34%, 미국 2.29%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한국보다 잠재성장률이 높은 국가는 미국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영국(1.29%, 1.26%), 프랑스(0.85%, 0.85%), 일본(0.82%, 0.84%), 독일(0.64%, 0.70%)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경제활동이 잠재 생산 수준을 얼마나 웃도는지를 나타내는 GDP갭률도 빠르게 개선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의 GDP갭률 순위는 지난해 20위(-0.610%)에서 올해 6위(0.548%)로 올라서고, 내년에는 1위(1.16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2위인 그리스(0.750%), 3위 덴마크(0.737%)와 비교해도 격차가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잠재성장률 3%를 목표로 제시했다.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약 6700만원)와 함께 '3·4·5 경제 대도약'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IMF는 한국의 1인당 GDP가 올해 4만3512 달러(약 5800만원)로 내년 4만9277 달러(약 6600만원), 오는 2028년 5만2100 달러(약 7000만원)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2031년에는 5만9919 달러(약 8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 AI·반도체 투자, 성장 여력 끌어올릴까…산업 간 온도 차는 변수 전문가들이 잠재성장률 반등 가능성에서 주목하는 요인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자본 투자와 AI 확산에 따른 생산성 개선이다. 잠재성장률은 노동과 자본, 총요소생산성(TFP) 등의 영향을 받는다. 총요소생산성은 노동과 자본의 투입량 증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생산 효율의 개선을 의미하며, 기술 발전과 업무 방식 변화,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AI 산업이 성장하면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 생산 설비와 자본 축적이 늘어날 것으로 꼽힌다. 기업들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같은 인력과 자원으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면 생산성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노동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한국 경제에서 자동화와 업무 효율화가 노동 투입 감소의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AI 관련 투자가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설비와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에서 발생한 투자가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기업 현장의 활용도가 높아져야 한다. AI 도입 비용과 인력 재교육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까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특정 기업과 산업에 투자가 집중되면 경제 전체의 생산 능력이 개선되는 속도는 기대보다 더딜 수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 지표를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성장의 과실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지도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 산업의 실적 개선이 투자와 고용, 협력업체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된다면 경제 전반의 성장 기반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성과가 일부 대기업이나 특정 업종에 집중되면 거시지표와 가계·중소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사이의 간극이 커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령화와 노동 공급 감소라는 구조적 제약도 남아 있다. AI와 자동화가 노동력 부족을 보완할 수 있지만 모든 산업과 직무에서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 재설계와 인력 전환, 산업 간 자원 배분 개선으로 연결해야 생산성 상승 효과가 경제 전반에 축적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IMF 전망은 장기간 하락해 온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반등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AI·반도체 호황이 단기적인 수출 증가를 넘어 산업 전반의 생산성 개선과 노동력 감소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경로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6-10-18 14: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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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모디 총리 만나 인도 투자 확대…7년간 155억달러 투입
[경제일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향후 7년간 155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과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인도를 신흥국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전날 인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모디 총리와 개별 면담을 갖고 현지 사업 현황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양측은 인도 자동차 산업의 발전 방향과 미래 기술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은 푸네 공장 가동을 통해 연 140만대 생산체제를 확보했다"며 "안정적인 생산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신흥국 수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도를 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에서 핵심적인 시장으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과 신흥국 시장 확대를 견인할 전략 국가"라며 "올해부터 7년간 약 155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에는 생산시설 확충을 비롯해 R&D 인프라 강화, 현지 부품 공급망 고도화, 미래 신기술 개발 등이 포함된다. 현대차그룹은 투자 과제를 통합 관리하고 신규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현지 투자 전문 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배경에는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수출 거점으로서의 경쟁력이 있다. 인도는 약 14억7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7.1%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10월 발표한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7%로 제시했다. 자동차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인도 전체 자동차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457만대에서 올해 525만대로 약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입 완성차에 부과되는 관세가 70~110%에 달해 현지 생산시설 확보가 필수적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제조 원가와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 대한 접근성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인도 생산을 확대하는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첸나이 현대차 1·2공장과 푸네 3공장,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푸네 공장 가동으로 그룹 전체 생산능력을 연간 140만대까지 확대하면서 내수 공급과 해외 수출을 병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판매 실적에서도 인도 내 주요 완성차 업체로 입지를 확보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57만1878대, 기아는 28만286대를 판매했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85만2164대로, 시장 점유율 18.7%를 기록하며 현지 2위를 유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생산 규모 확대와 함께 현지 시장에 특화한 차량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연구개발 시설을 확충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인도 소비자의 주행 환경과 구매 수요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한다. 인도 이륜차 제조업체 TVS 모터 컴퍼니와 공동 개발한 전기 삼륜차(i3W)는 시제품 제작을 마쳤으며, 2027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후속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영역도 완성차 제조·판매에서 자동차 금융과 전기차 충전 인프라, 폐차 재활용,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등으로 넓힌다. 이를 위해 현지 스타트업과 유망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기회도 모색할 예정이다. 신설을 추진하는 투자 전문 법인은 그룹 차원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조율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개발과 신기술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동시에 현지 협력사를 발굴하고 산업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기능도 맡는다.
2026-10-14 08: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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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AI의 돈은 어디서 왔나
[경제일보]주룽지 전 중국 총리가 지난 12일 97세로 세상을 떠났다. 1991년 부총리에 오른 뒤 경제정책을 이끌었고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국유기업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세제를 개편했으며 금융권의 부실을 털어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밀어 올린 개혁가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대규모 실업과 지방재정 악화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도 따른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주룽지를 다시 들여다볼 이유는 중국 경제의 과거를 평가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중국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에 막대한 돈을 장기간 쏟아부을 수 있는 국가의 자금 동원 능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의 개혁과 만나게 된다. 원문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연원을 추적하면서 분세제와 국유기업·금융 개혁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94년 분세제(分税制) 개혁 전까지 중국 중앙정부의 재정 형편은 지금의 이미지와 크게 달랐다. 1993년 중앙정부가 가져가는 재정수입은 전체의 22%에 그쳤다. 지방이 세금의 대부분을 거둬 쓰면서 중앙정부는 전국 단위의 경제정책을 밀어붙일 돈이 부족했다. 주룽지는 중앙세와 지방세를 다시 나누고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증치세의 75%를 중앙 몫으로 돌렸다. 이듬해 중앙정부의 세입 비중은 55.7%로 뛰었다. 중앙정부의 곳간이 커지자 경제를 움직이는 힘도 달라졌다. 지역별 이해관계에 끌려다니지 않고 전국을 상대로 산업정책을 펼칠 재정 능력이 생겼다. 중앙의 재정력이 커진 만큼 지방정부가 짊어진 부담도 늘었다. 세입은 중앙으로 넘어갔는데 교육·의료를 비롯해 지방이 맡아야 할 지출은 그대로 남은 분야가 많았다. 세계은행도 1994년 개혁이 중앙정부의 세입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반면 중앙과 지방 사이의 재정 불균형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지방정부는 부족한 돈을 다른 곳에서 찾아야 했다. 토지와 부동산 개발에 기대고 각종 예산외 수입을 늘리는 방식이 뒤따랐다. 오늘날 중국을 짓누르는 지방부채와 부동산 문제를 1994년 개혁 하나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지방정부의 재정 운용을 바꾼 중요한 계기였던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중앙정부가 강력한 산업정책을 펼칠 힘을 얻는 동안 지방에서는 다른 문제가 자라난 셈이다. 주룽지의 개혁은 재정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큰 것은 잡고 작은 것은 놓는다’는 ‘좡다팡샤오(抓大放小)’ 정책 아래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유기업을 정리하고 대형 국유기업에 국가 역량을 집중했다. 이 과정은 혹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유기업에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약 16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비효율을 걷어낸 대가를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은행도 바꿨다. 지방정부의 영향 아래 있던 금융기관의 자금 배분 권한을 중앙으로 가져오고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세금을 중앙으로 모으고 금융의 돈줄도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체제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주룽지가 특정 반도체 기업이나 AI 산업을 염두에 두고 이런 개혁을 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 그가 만든 것은 중앙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분야에 장기간 돈을 투입할 수 있는 국가의 능력이었다. 그 힘이 20여 년 뒤 반도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은 2014년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이른바 ‘반도체 대기금’을 만들었다. 2019년 2기에 이어 2024년에는 등록자본 3440억 위안 규모의 3기 펀드가 출범했다. 중국 재정부가 최대 주주로 참여했고 공상은행·건설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교통은행 등 대형 국유은행도 자금을 댔다. 1기 1387억 위안, 2기 2040억 위안에 이어 국가 차원의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반도체처럼 투자 규모가 크고 자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산업에서는 이런 힘이 무섭다. 한두 해 적자가 났다고 투자를 끊지 않고 국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10년 이상 돈을 넣을 수 있다. 민간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정부와 국유금융기관이 떠받친다. 지방정부들도 토지와 보조금, 투자기금을 들고 뛰어들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을 중앙정부 하나의 작품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원문에서 CXMT와 YMTC, SMIC 등의 성장 과정에 지방정부의 역할을 함께 살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도 뒤따랐다. 중앙정부가 특정 산업을 키우겠다고 하면 지방정부들이 비슷한 사업에 한꺼번에 뛰어들었다. 기술과 인력이 부족한 지역까지 공장 건설에 나섰고 부실과 중복투자가 생겼다. 반도체 투자 과정에서는 기술 사기와 파산 사례까지 나왔다. AI에서도 각 지역이 데이터센터와 지능형 컴퓨팅 시설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장기 투자를 밀어붙일 수 있다는 장점이 투자 방향을 잘못 잡으면 손실까지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주룽지 시대와 지금의 중국은 사정도 많이 달라졌다. 당시 중국에는 값싼 노동력과 빠른 성장, 해외 자본 유입이라는 조건이 있었다. 지금은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를 안고 있고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규제에도 맞서야 한다. 돈을 모아 한 산업에 집중하는 방식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늘었다. 과거에 효과를 냈던 국가 주도의 투자 방식이 앞으로도 같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의 경험은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역시 반도체와 AI, 첨단 제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정하고 막대한 정책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기업과 공장,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고 경쟁한다. 규모와 체제는 다르지만 정부가 전략산업을 정하고 재정과 금융을 동원한다는 점에서는 중국이 겪었던 성공과 실패를 살펴볼 가치가 있다. 원문이 중국 산업정책의 흐름을 한국의 반도체·AI·제조업 전략과 연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에서 가져올 것은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법이 아니다. 반도체와 AI처럼 오랫동안 돈이 들어가는 산업에 자금이 끊기지 않게 할 제도가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비슷한 사업에 돈을 붓는 일은 없는지, 기술도 없는 사업이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고 있지는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 실패가 확인된 사업을 정리하지 못하면 지원금은 산업을 키우는 돈이 아니라 부실기업을 연명시키는 돈으로 바뀐다. 주룽지의 개혁은 중국 정부가 국가의 돈을 모으고 움직이는 방식을 바꿨다. 그 힘은 제조업 성장과 반도체 투자에 밑천이 됐지만 지방부채와 부동산 의존, 과잉투자라는 문제도 함께 남겼다. 국가가 산업을 키운 성공 사례만 보고 투자 규모부터 따라갈 일이 아니다. 반도체와 AI에 국가의 미래를 건 한국이라면 중국이 어디에 돈을 썼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어디서 돈을 잃었는지도 봐야 한다. 산업정책의 실력은 예산을 크게 잡는 데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오래 투자할 곳과 그만둘 곳을 제대로 가려내는 데서 드러난다.
2026-08-14 17: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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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세계 첫 '조만장자' 됐다…돈을 하루 400억씩 써도 100년
[경제일보]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초로 순자산 1조달러를 넘긴 ‘조만장자’에 올랐다.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 첫날 급등하며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하자 최대 주주인 머스크의 지분 가치도 함께 뛰어오른 결과다. AP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간) 공모가 135달러로 상장한 뒤 15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고 장중 176달러대까지 올랐다. 종가는 160달러대 안팎으로 공모가보다 약 19% 높았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시가총액은 약 2조1000억달러로 불어나며 미국 상장사 중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머스크의 순자산은 약 1조1000억달러 안팎으로 평가됐다. 원화로 환산하면 1590조원 안팎에 이르는 규모다. 다만 이는 현금 보유액이 아니라 스페이스X와 테슬라 등 보유 지분의 시장가치가 반영된 ‘장부상 부’다. 주가가 오르면 빠르게 불어나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순자산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그럼에도 규모는 압도적이다. 1조500억달러를 전 세계 인구 약 82억명으로 나누면 1인당 약 128달러가 돌아간다. 100년 동안 매일 써도 모두 쓰려면 하루 약 2877만달러, 우리 돈으로 400억원대에 가까운 돈을 써야 한다. 개인 자산이라기보다 웬만한 국가 경제 규모와 비교해야 가늠되는 수준이다. 세계 부호들과의 격차도 벌어졌다. 포브스 실시간 부호 순위 기준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제프 베이조스, 래리 엘리슨 등 2~5위권 부호들의 자산을 모두 합쳐야 머스크 한 명의 순자산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워런 버핏의 자산과 비교하면 여러 배 차이가 난다. 국가 경제 규모와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6년 명목 GDP 전망 기준 대만은 9767억달러, 싱가포르는 6596억달러,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약 4800억달러 수준이다. 머스크 개인의 순자산이 주요 중견국 1년 경제 규모를 웃도는 셈이다. 머스크를 조만장자로 만든 결정적 계기는 스페이스X 상장이다.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 민간 우주 발사,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앞세워 우주산업의 판을 바꿨다. 최근에는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인프라 구상까지 더해지며 투자자들의 기대가 폭발했다. 다만 스페이스X의 높은 평가가 모두 검증된 실적으로 뒷받침되는 것은 아니다. 외신들은 회사의 막대한 투자 부담과 적자, 우주·AI 사업의 불확실성, 머스크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머스크 프리미엄’이 주가를 끌어올린 만큼 기대가 흔들리면 자산 규모도 급격히 변할 수 있다. 머스크의 1조달러 돌파는 한 기업인의 성공담을 넘어 자본시장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시장은 이미 현재의 이익보다 미래의 우주, AI, 통신 인프라 가능성에 거대한 가격을 매기고 있다. 조만장자의 탄생은 기술의 승리이자 기대가 부를 만들어내는 시대의 상징이다. 그러나 그 부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는 스페이스X가 꿈이 아니라 실적으로 우주경제를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2026-06-13 13:5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