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60건
-
-
-
AI가 예금까지 옮긴다…美은행 5000억달러 흔들 '에이전트 뱅크런' 경계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고객을 대신해 금융상품을 비교하고 더 높은 수익을 주는 곳으로 자금 이동까지 지원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은행의 전통적인 예금 사업 모델이 시험대에 올랐다. 고객이 낮은 금리에도 돈을 그대로 두는 ‘예금 관성’이 AI 에이전트에 의해 약해질 경우 은행들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하고, 이는 조달비용 상승과 순이자마진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자율적으로 복수의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금융시장에 확산하면 미국 은행권이 그동안 누려온 저원가 핵심예금의 경제적 가치 약 5000억달러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상장 은행 전체 시가총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5000억달러는 AI로 인해 은행에서 당장 빠져나가는 현금도, 실제 발생이 확정된 손실액도 아니다. AI가 예금자의 금리 민감도를 높여 저원가 예금이 고금리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이동하면 은행은 예금금리를 높여야 한다. 그 결과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미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저원가 예금이 제공해온 경제적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의미다. ◆AI가 깨우는 ‘잠자는 예금’…은행 조달구조 바뀌나 은행의 저원가 조달 기반 가운데 하나는 고객이 낮은 금리에도 예금을 장기간 유지하는 데서 형성돼 왔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나 무이자성 예금이 많이 쌓일수록 은행은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과 채권 등 수익자산에 운용할 수 있다. AI가 바꿀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기존에는 고객이 여러 은행의 금리와 상품 조건을 직접 찾아 비교하고 계좌까지 옮겨야 했다. 금리 차이가 크지 않으면 번거로움 때문에 기존 계좌에 돈을 그대로 두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이용자의 동의와 권한 범위 안에서 금융상품을 상시 비교하고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금 이동까지 지원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상품을 찾는 비용과 계좌 이동에 필요한 시간이 크게 낮아진다. 고객에게는 유리하지만 은행에는 부담이다. 고객 자금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보다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저원가 예금 감소→예금금리 상승→조달비용 증가→순이자마진(NIM) 축소→미래 이익 감소→기업가치 하락이라는 경로가 형성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서는 ‘에이전틱 뱅크런(agentic bank run)’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전통적인 뱅크런이 금융회사에 대한 불안으로 예금자들이 한꺼번에 돈을 인출하는 현상이라면, 에이전틱 뱅크런은 AI가 금리와 조건을 계속 비교해 자금을 더 유리한 곳으로 이동시키면서 은행의 예금 경쟁을 급격하게 높이는 상황에 가깝다. ◆美 3대 은행 무이자예금 1.6조달러…3%면 비용 470억달러 미국 대형은행이 보유한 저원가 예금 규모를 보면 AI가 가져올 변화의 파급력을 가늠할 수 있다. FT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가 보유한 무이자 예금은 약 1조6000억달러에 달한다. 세 은행 전체 부채의 약 16% 수준이다. FT는 이들 예금에 평균 연 3%의 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 경우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은 연간 약 470억달러로 계산된다. 현재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조달하는 자금에 금리를 붙여야 한다는 의미다. 은행 입장에서 예금금리 1~2%포인트 변화가 수십억달러의 비용 차이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다. AI가 금융상품 비교와 계좌 이동의 장벽을 낮추면 금리 차이가 몇십bp(1bp=0.01%포인트)에 불과하더라도 자금 이동이 지금보다 민감해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높이거나 수수료를 낮추고 부가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붙잡아야 할 수 있다. ◆5000억달러는 저원가 예금의 ‘경제적 가치’ FT가 제시한 5000억달러도 이 같은 저원가 조달 효과를 계량화한 것이다. 계산에는 은행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활용되는 ‘핵심예금 무형자산(CDI·Core Deposit Intangible)’ 개념이 사용됐다. CDI는 은행이 안정적인 핵심예금을 통해 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낮은 금리의 예금이 많이 유지될수록 은행 입장에서는 조달 경쟁력이 높아진다. 금융자문회사 Mercer Capital에 따르면 올해 미국 은행 M&A에서 평가된 CDI는 핵심예금의 평균 2%대 중반 수준이었다. 최근 거래에서는 대체로 핵심예금의 2~3% 범위에서 평가됐다. FT는 이런 비율을 미국 은행권의 핵심예금에 적용해 저원가 조달이 제공하는 경제적 가치를 약 5000억달러로 추산했다. 따라서 5000억달러를 ‘AI가 은행에서 빼내는 돈’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AI 확산으로 은행들이 시장금리에 가까운 수준까지 예금금리를 높여야 할 경우 저원가 핵심예금이 제공해온 조달비용 우위가 약해지고 미래 수익과 기업가치가 그만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보면 그동안 은행에 귀속됐던 저원가 예금의 경제적 가치 일부가 더 높은 예금금리와 낮은 수수료 형태로 고객에게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AI 뱅크런’ 현실화까진 신뢰·규제 장벽 AI가 당장 대규모 예금 이동을 촉발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금융거래는 일반 온라인 쇼핑과 달리 본인 인증과 고객 동의, 거래 한도, 금융사별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규제를 거친다. AI가 임의로 고객의 돈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고객이 자신의 금융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어디까지 AI에 넘길지도 변수다. AI가 잘못된 판단으로 자금을 옮기거나 부적절한 상품을 선택했을 경우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도 해결해야 한다. 개인정보와 계좌정보 보호, 금융사기 방지, AI의 투자 판단에 대한 설명 책임도 풀어야 할 과제다. 따라서 AI가 예금 경쟁을 강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금융불안에 따른 전통적인 뱅크런과 같은 현상이 단기간에 현실화될 것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도 AI 활용…비용 절감으로 맞대응 은행이 AI 확산의 일방적인 피해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미국 은행들은 이미 AI를 고객 상담과 신용평가, 자금세탁방지, 이상거래 탐지, 내부 업무 자동화 등에 활용하고 있다. 대출심사를 정교하게 하고 인적 오류를 줄이면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은행이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면 높아진 예금 조달비용을 일부 상쇄할 여지도 생긴다. 고객별 신용위험을 세분화해 대출금리를 정교하게 설정하거나, 반복 업무와 사후관리 비용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결국 AI는 한쪽에서는 은행의 저원가 예금 기반을 흔들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비용구조를 낮춰주는 양면적인 기술인 셈이다. 당장 시장이 더 민감하게 보는 변수 역시 AI만은 아니다. 미국 금리와 경기 방향, 대출 부실 가능성, 기업의 신용위험 등이 여전히 은행 실적과 주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AI는 기존 위험요인을 대신하기보다 은행의 예금 경쟁 구조를 중장기적으로 바꿀 새로운 변수에 가깝다. ◆한국 은행도 예외 아니다…‘저원가성 예금 경쟁’ 달라질 수도 이 같은 변화는 미국 은행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국내 은행 역시 요구불예금과 저축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규모가 순이자마진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이다. 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하기 위해 급여이체와 카드, 각종 생활금융 서비스를 묶어 고객을 주거래은행에 붙잡아 왔다. 하지만 AI가 은행별 예금금리와 수수료, 우대조건을 실시간으로 비교하고 자금 이동까지 지원하는 단계로 발전하면 기존의 ‘주거래은행’ 개념도 달라질 수 있다. 고객이 한 은행에 자금을 장기간 묶어두기보다 AI가 가장 유리한 조건에 따라 여러 금융회사로 자금을 나눠 이동시키는 환경에서는 은행도 브랜드나 고객 충성도만으로 저원가성 예금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AI가 ‘잠자는 예금’을 깨우기 시작하면 은행이 오랫동안 누려온 저비용 자금 조달의 이점 일부가 예금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AI 시대 은행의 경쟁은 대출을 얼마나 많이 늘리느냐뿐 아니라 예금을 어떤 가격과 서비스로 확보하느냐에서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6-10-13 08:12:36
-
-
-
카카오톡에서 국민연금 신청까지…카카오, 공공 AI 에이전트 확장
[경제일보] 카카오가 카카오톡에서 국민연금 가입내역 조회부터 임의가입 신청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공공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확대한다. 정보를 안내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행정 업무를 대화창 안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한 것이다. 카카오톡을 공공서비스 이용 창구로 활용해 AI 서비스의 실용성을 높이고, 향후 다양한 행정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 AI 에이전트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30일 카카오는 행정안전부와 시범 운영 중인 대화형 공공서비스 'AI 국민비서'에 국민연금 서비스를 연계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계로 이용자는 카카오톡에서 국민연금 가입내역 조회, 임의가입 신청 가능 여부 확인, 예상 보험료 계산, 임의가입 신청 등을 할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 17일부터 가입내역 조회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이날부터 임의가입 신청 기능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이용 방법은 대화창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 가입내역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본인인증을 거쳐 가입기간과 납부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임의가입 신청할 수 있어?'라고 물으면 신청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희망하는 소득월액을 입력하면 예상 보험료도 계산해 준다. 가입을 신청할 때는 기준소득월액과 보험료를 확인하고 최종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본인 인증이 필요한 단계에서는 카카오 인증서를 활용한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서비스인 만큼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신청 직전에는 예상 보험료와 관련 안내사항을 확인한 뒤 이용자가 최종 동의하도록 구성했다. 기존에는 국민연금 가입 내역을 확인하거나 임의 가입을 신청하려면 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등 별도 채널을 이용해야 했다. 이에 카카오는 AI 국민비서에 카카오톡 대화 흐름 안에서 조회와 자격 확인, 보험료 계산, 신청을 연결해 이용자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불편을 줄이도록 설계했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기존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자연어로 요청하면 필요한 공공 서비스를 찾아 실행까지 이어주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이용자가 별도의 서비스나 앱을 찾아 이동하는 대신 익숙한 대화창에서 행정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 AI 활용 범위를 일상생활로 넓히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국민연금공단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서비스 연계를 고도화하고, 국민연금을 포함한 다양한 공공 서비스를 하나의 대화 흐름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모두의 AI' 서비스 구축에도 AI 국민비서 운영 경험을 활용할 방침이다. 다양한 공공 서비스를 대화형으로 구현한 경험을 공공 AI 에이전트 제공 과정에 적용해 서비스 확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국민연금 서비스 연동은 민감한 공공 서비스도 안전한 절차를 통해 카카오톡 대화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실행형 공공 AI 서비스'로의 진화 사례"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국민 누구나 일상 대화 속에서 필요한 행정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9-30 14:17:09
-
-
-
-
-
'전쟁 파병은 없다, 통항엔 기여'…호르무즈 지원 범위부터 명확히 하라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란에 선을 그었다.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했다. 군사자산을 보내 전쟁에 관여하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우리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은 필요하다며 청해부대 활동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에는 들어가지 않되 우리 배와 선원은 지키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문제는 실제 작전에서 그 선을 어디에 긋느냐다.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기존 상선 보호 임무의 연장인지, 새로운 군사임무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해상초계기나 군수지원함 등 추가 전력이 투입될 경우에는 성격이 더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도 이런 차이를 언급했다. 호르무즈 안쪽인지 인근 해역인지, 병력을 보내는지 장비를 보내는지, 병력이라면 전투병인지 비전투병인지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외국군 지휘 아래 우리 장병이 들어가는 경우에 대한 우려도 직접 밝혔다. ‘파병’이라는 한 단어로 묶기에는 서로 다른 선택지가 많다는 얘기다. 외교부는 한발 더 나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회복을 위해 한국도 미국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계속 협의하자는 반응을 보였고 특정 부대나 전력을 보내 달라는 구체적인 요구는 하지 않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그렇다면 ‘실질적 기여’가 무엇을 뜻하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통항을 지원하는 방식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다국적 임무는 민간 선박 보호와 상선 운항 지원, 기뢰 제거를 임무로 정했다. 다른 군사작전과 분리하고 전투가 계속되는 상황이 아닌 작전 가능한 환경에서 움직인다는 조건도 붙였다. 한국도 이 구상에 정치적 지지를 표시한 국가 가운데 하나다. 영국과 프랑스는 ‘파병’이라는 이름보다 임무의 범위를 먼저 정했다. 무엇을 보호하고 언제 움직이며 다른 군사작전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를 문서에 담았다. 항행의 자유를 지키는 활동과 전쟁에 참여하는 활동을 구분하려면 임무와 작전 범위부터 나눠야 한다. 군함 한 척을 보내느냐보다 그 군함이 어디서 누구의 지휘를 받아 무슨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한국에는 청해부대가 이미 중동 해역에 나가 있다는 변수가 있다. 새 부대를 보내지 않고 청해부대의 작전지역과 임무를 넓히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부대 이름이 그대로라고 해서 맡는 일까지 그대로인 것은 아니다. 해적 퇴치와 우리 선박 보호를 위해 파견된 부대가 무력 충돌 위험이 높은 해역에서 다국적 군사임무를 수행한다면 기존 파견과 같은 성격인지 따져야 한다. 헌법은 국군의 해외 파견을 행정부 판단에만 맡겨두지 않았다. 헌법 제60조 제2항은 국군의 외국 파견에 대해 국회가 동의권을 갖도록 규정한다. 새로운 병력을 보내는 경우에는 국회 동의 문제가 바로 따라온다. 기존 부대의 작전지역이나 임무를 크게 바꾸는 경우에도 종전 동의 범위 안에 있는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 정부가 설명해야 할 내용은 구체적이다.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 안으로 들어가는지, 작전구역은 어디까지인지, 영·프 주도의 다국적 임무에 참여하는지, 독자 지휘를 유지하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추가 병력이나 군사자산을 보낼 가능성이 있는지, 무력 사용은 어떤 상황에서 허용되는지, 국회 동의가 필요한 경우 어떤 절차를 밟을지도 함께 설명할 필요가 있다. 호르무즈는 한국과 관계없는 먼바다가 아니다. 원유와 상품을 실은 우리 선박이 오가는 항로이고 통항 차질은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준다. 우리 선박과 선원을 보호하는 것과 다른 나라의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그래서 둘 사이의 선을 더 분명하게 그어야 한다. “전쟁 파병은 없다”, “통항 회복에는 기여한다” 두 방침을 함께 추진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사이의 빈칸을 남겨둔 채 ‘실질적 기여’만 강조하면 파병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청해부대가 어디까지 가고 누구의 지휘를 받아 어떤 임무를 맡을 것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호르무즈 지원 논의는 그 선부터 정한 뒤 시작해야 한다.
2026-09-21 09:02:34
-
-
-
-
뤼튼 '크랙', 청소년 하루 3시간·월 10만원 제한…청소년 보호 강화 계획 발표
[경제일보]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인공지능(AI) 캐릭터 대화 서비스 ‘크랙’의 청소년 이용시간과 결제액에 기본 상한을 둔다. AI 채팅 서비스의 선정성과 과몰입, 과도한 결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자 청소년 보호 장치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뤼튼은 청소년의 크랙 이용시간을 하루 최대 3시간, 월 결제액은 최대 10만원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2027년 초부터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다만 절대적인 차단 기준은 아니다. 하루 3시간을 넘겨 이용하거나 월 10만원을 초과해 결제하려면 보호자 인증과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이용시간과 결제 규모에 보호자가 개입할 수 있는 문턱을 두겠다는 취지다. 현재 크랙 고객센터에는 성인 인증을 하지 않은 계정의 월 결제 한도가 50만원으로 안내돼 있다. 계획대로 적용되면 확인된 청소년 계정의 기본 한도는 현재 미성년자도 포함될 수 있는 성인 미인증 계정 한도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 크랙은 대화와 이미지 생성 등에 ‘크래커’라는 유료 재화를 사용하는 종량형 구조다. 웹과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결제할 수 있고 자동 구매 기능도 운영한다. 뤼튼은 하루 3시간 기준을 정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근거로 제시한 2025년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대의 주간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약 27시간이다. 그러나 해당 수치는 학습·검색·동영상 등 모든 인터넷 활동을 합산한 것으로, AI 캐릭터와의 대화시간 기준으로 직접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콘텐츠 안전장치도 손본다. 연령등급 관리와 작품 검수, 검색·추천 제한, 신고·차단, 위반 계정 제재를 최신 이용 형태에 맞게 개편한다.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대화 생성을 억제하는 필터와 시스템 프롬프트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행 운영정책은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묘사하거나 착취·학대하는 콘텐츠를 금지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AI 캐릭터 채팅에서 선정적인 콘텐츠가 노출되고 결제 총액을 제어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뒤 마련됐다. 현행 법에는 AI 채팅 서비스의 청소년 결제액을 직접 제한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보호 조치 상당 부분을 사업자 자율규제에 의존하고 있다. 뤼튼은 현재 PASS 인증으로 성인과 청소년을 구분하고 있으며 추가 연령 확인 수단도 검토한다. 정책의 실효성은 여러 계정과 기기를 통한 우회 이용을 막을 수 있는지, 앱마켓과 웹 결제액을 통합 산정하는지, 보호자에게 실시간 이용·결제 내역을 제공하는지에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뤼튼은 연말까지 제도 검토와 시스템 개편을 마칠 방침이다. 이동재 뤼튼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청소년 이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6-09-08 08:5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