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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오픈AI 협력, '칩 이후' 설계해야
[경제일보] 삼성전자와 오픈AI의 관계가 흥미로운 단계로 들어섰다. 삼성은 오픈AI가 필요로 하는 첨단 반도체를 만들고, 동시에 오픈AI가 만든 인공지능을 회사 안에서 대규모로 사용한다. 한쪽에서는 공급자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고객이다. 글로벌 AI 산업의 가치사슬이 얼마나 빠르게 뒤섞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오픈AI는 지난 9일 서울에서 삼성전자와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 협력이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기술이나 생산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역시 고객 관련 사안이라며 세부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계기로 시작된 양사의 관계가 메모리 공급을 넘어 차세대 칩 연구·생산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 오픈AI의 설명이다. 반대 방향의 거래도 이미 크게 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국내 전 임직원과 전 세계 DX부문 직원에게 ChatGPT Enterprise와 Codex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오픈AI는 이를 자사의 역대 최대 규모 기업 도입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연구개발과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 제품기획과 마케팅까지 사용 영역도 넓다. 한국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는 더 가파르다. 오픈AI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기업·기관의 ChatGPT Enterprise 이용자는 1년 전보다 약 28배 늘었다. 불과 1년 사이 생성형 AI가 일부 개발자의 실험도구에서 기업 업무의 기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다. 모두 반길 일이다.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삼성이라고 예외일 이유가 없다. 기업은 국적이 아니라 성능과 생산성을 보고 도구를 선택해야 한다. 오픈AI가 삼성의 반도체를 필요로 하듯 삼성도 오픈AI의 모델과 개발도구를 활용해 연구개발 속도를 높이고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 부분에서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삼성은오픈AI에 무엇을 팔고, 오픈AI를 쓰면서 무엇을 자기 것으로 남길 것인가." 이번 협력의 진짜 쟁점은 여기에 있다. 한국은 AI 시대의 핵심 생산국이다. 오픈AI와 삼성이 지난해 맺은 협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첨단 메모리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오픈AI가 예상한 메모리 수요는 웨이퍼 투입량 기준 월 최대 90만장에 달한다. 삼성은 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까지 갖춘 몇 안 되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기도 하다. AI 붐이 거세질수록 이런 생산능력의 가치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칩 공급자’라는 역할 자체를 낮춰 볼 이유는 없다. 세계가 원하는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은 한국 산업이 수십 년간 쌓아 올린 힘이다. AI 서버 한 대도 메모리와 반도체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 문제는 거기에서 가치사슬이 끝날 때다. 삼성이 첨단 칩을 공급하고 그 칩 위에서 돌아가는 AI 모델과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다시 해외 플랫폼에서 사오는 구조가 굳어질 경우 한국은 AI 시대에도 익숙한 위치에 머물 수 있다. 제조는 강하지만 플랫폼은 약하고, 부품은 팔지만 서비스를 사는 구조다. 반도체와 AI 소프트웨어의 사업 구조는 다르다. 반도체는 생산해 납품하면 매출이 발생한다. 기업용 AI는 고객의 업무 안으로 들어가 매일 사용된다. 개발자가 코드를 짜고 연구원이 자료를 분석하며 생산현장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은 업무 방식 자체의 일부가 된다. 사용이 늘수록 생태계와 개발 경험, 서비스 매출이 함께 쌓인다. 때문에 AI 플랫폼 기업들은 오히려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오픈AI는 모델 개발에 머물지 않고 브로드컴과 자체 AI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 9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직접 개발한 AI 모델을 자체 칩 설계에도 활용했고 이미 테이프아웃 단계까지 진행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칩이라는 하드웨어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 움직임은 삼성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픈AI가 모델에서 칩으로 내려오고 있다면 삼성은 칩에서 AI로 올라가야 한다. 이 말은 삼성이 오픈AI와 경쟁할 범용 초거대 모델을 당장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막대한 자본을 들여 이미 앞서 있는 글로벌 플랫폼을 그대로 복제하자는 것도 아니다. 더 현실적인 목표가 있다. 오픈AI의 AI를 삼성 내부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삼성만이 가질 수 있는 AI 역량을 축적하는 것이다. 반도체 공정을 예로 들어보자. 수율이 왜 떨어지는지, 어느 장비에서 어떤 이상이 발생하는지, 공정조건을 어떻게 바꾸면 불량률이 낮아지는지에 대한 경험은 삼성의 생산현장에 있다. 수십 년간 축적한 제조 노하우는 범용 AI 기업이 돈을 주고도 단숨에 얻기 어려운 자산이다. ChatGPT와 Codex를 활용해 엔지니어의 일을 빠르게 만드는 것은 첫 단계다. 그 다음은 그 도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공정지식과 엔지니어링 경험을 AI 기술로 바꾸는 일이어야 한다. 생산 최적화와 반도체 설계, 품질관리와 장비 유지보수에 특화된 AI 역량이 삼성 내부에 남아야 한다. 그래야 AI 사용료가 비용으로 끝나지 않고 경쟁력으로 전환된다. 이 대목에서 지난해 삼성SDS와 오픈AI가 맺은 협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SDS는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의 설계·구축·운영뿐 아니라 오픈AI 모델을 기업 업무에 도입하려는 고객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구축·운영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이 단순히 오픈AI의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용 AI 사업에 참여할 통로도 이미 열려 있다는 뜻이다. 이 방향을 더 키워야 한다. 삼성·오픈AI 협력의 성적표가 ‘삼성이 HBM을 얼마나 팔았는가’와 ‘삼성 직원이 ChatGPT를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가’라는 두 숫자로만 남아서는 부족하다. 차세대 칩을 함께 연구하면서 어떤 설계 역량을 쌓았는지, AI를 제조현장에 적용하면서 어떤 독자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삼성SDS가 기업용 AI 시장에서 얼마나 새로운 사업을 만들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한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외부 기술의 활용과 내부 역량의 축적이 함께 가야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노붐 오르가눔’에서 ‘지식과 인간의 힘은 서로 같은 것’이라고 했다. 원인을 알지 못하면 원하는 결과도 얻을 수 없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네 세기가 지난 AI 시대에도 산업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술을 사용하는 것과 그 기술을 이해하고 자기 능력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오픈AI의 뛰어난 AI를 쓰는 것은 경쟁력이다. 하지만 어떤 기업이 외부 AI 없이는 핵심 업무를 개선하지 못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 기술과 사람이 자라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른 종류의 의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글로벌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그 위에 자신의 데이터와 업무지식,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쌓는다면 협력은 산업 역량을 키우는 지렛대가 된다. 때문에 삼성·오픈AI 관계를 ‘누가 누구에게 종속되느냐’는 식으로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서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이 기회다. 오픈AI에는 삼성의 메모리와 반도체 제조능력이 필요하다. 삼성에는 최전선 AI 모델과 개발도구가 필요하다. 서로 필요한 것이 분명할 때 협상력도 생긴다. 중요한 것은 이 교환의 끝이다. 칩을 팔아 매출을 얻고 AI를 사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까지는 좋은 거래다. 하지만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은 그 거래가 끝난 뒤 무엇이 남았는지에 달려 있다. "삼성 내부에 AI를 이해하고 설계할 사람이 남았는가.", "제조 노하우가 독자적인 AI 역량으로 바뀌었는가.", "오픈AI와 함께 만든 경험이 삼성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졌는가." 이 세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 ChatGPT Enterprise 이용자가 1년 만에 28배 늘었다는 숫자도 같은 의미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이 AI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이다. 하지만 사용자가 빨리 늘어나는 것과 AI 산업이 빨리 성장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AI를 많이 쓰는 나라와 AI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파는 나라는 다르다. 한국이 후자로 가려면 삼성 같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세계적인 제조기업이 글로벌 AI를 가장 빨리 도입하고, 그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을 다시 제조 AI와 기업용 서비스로 만들어낸다면 한국은 반도체 강국이라는 강점을 AI 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다. 삼성과 오픈AI의 협력 확대를 반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픈AI가 삼성의 칩을 더 많이 사는 것도 중요하다. 삼성 직원이 오픈AI의 AI를 더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협력의 궁극적인 성적표는 다른 곳에 있어야 한다. 삼성이 칩을 팔고 AI를 사는 동안, 삼성과 한국에 어떤 AI 기술과 사업이 새로 남았는가. 공급자와 고객 사이에는 아직 넓은 공간이 있다. 삼성·오픈AI 협력이 그 공간을 한국의 기술과 사람, 서비스로 채우는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 좋은 기술협력은 많이 사고 많이 파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거래가 끝난 뒤 서로에게 없던 능력이 남을 때 비로소 전략적 협력이 된다.
2026-09-10 09: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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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은 뛰는데 왜 서민 경기는 뛰지 않는가
[경제일보] 한국 경제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요즘처럼 반가운 때도 드물다. 수출이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수출 증가를 이끌면서 대외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월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반기 수출도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7월 수출 역시 988억9000만 달러로 역대 2위였으며 반도체 수출은 410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숫자만 보면 한국 경제가 힘차게 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하다. 시장과 골목의 표정은 그만큼 밝지 않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자영업자들은 손님이 줄었다고 말한다. 가계는 월급보다 빠르게 오르는 생활비에 지갑을 닫고 있다. 수출은 역대급인데 왜 국민이 느끼는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가. 문제는 거시경제 지표와 실물경제의 체감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반도체의 선전은 분명 축하할 일이다. AI 산업 확산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우리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6월 반도체 수출은 448억2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4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924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경제 전체를 반도체 하나의 성적표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는 고도의 자동화와 자본집약적 생산구조를 갖고 있어 수출 증가가 고용과 내수 확대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반도체 수출이 늘었다고 동네 식당 매출이 함께 증가하는 것도, 대기업의 수출 호황이 청년 일자리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성장의 미스매치’다. 수출이 늘고 기업 실적이 좋아지는 것은 분명한 호재다. 문제는 성장의 과실이 어디로 흘러가느냐다. 대기업과 첨단산업에 집중된 성과가 중견·중소기업과 서비스업, 자영업자, 근로자에게 충분히 확산되지 않는다면 국민이 체감하는 풍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수출 호황을 내수 회복으로 연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첨단산업의 성과가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중소·중견기업으로 확산되도록 공급망을 강화하고,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해외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에게도 단기 일자리 숫자보다 AI·반도체·바이오·로봇·에너지 등 미래 산업과 연결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내수와 서비스업을 살리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자영업자에 대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임대료와 금융비용 등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생산성이 낮은 부문의 구조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관광·문화·의료·콘텐츠·돌봄 등 고용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가계의 실질소득을 높여 소비 여력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숫자에 취해서는 안 된다. 수출이 잘된다고 경제가 저절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체감경기가 어렵다고 수출 호조의 가치를 깎아내려서도 안 된다. 두 현실을 함께 보는 것이 경제를 제대로 보는 상식이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엔진이고 내수는 그 엔진이 움직이는 도로다. 엔진만 아무리 좋아도 도로가 무너지면 자동차는 제대로 달릴 수 없다. 진짜 경제 회복은 수출 통계표에서 끝나지 않는다. 청년이 첫 직장을 얻고, 직장인이 월급의 실질가치를 체감하며, 자영업자가 저녁 장사를 걱정하지 않고, 평범한 가정이 내일을 불안해하지 않을 때 비로소 성장의 의미가 완성된다. 경제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의 기록을 축하하되 그 기록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수출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기업에서 가계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퍼져 나가야 한다. ‘수출은 잘되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든가’라는 국민의 질문에 경제정책이 답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한 경제지표도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성장만이 아니다. 성장의 과실이 더 넓고 깊게 국민에게 돌아가는 성장, 그것이야말로 진짜 경제성장이다.
2026-08-23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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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넘어 AI 연산 허브로…네이버·SK AI 패권전 뛰어들다
[경제일보] 한국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가 인공지능(AI)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 모델·서비스를 잇는 초대형 협력에 나섰다. 네이버는 AI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소버린 AI 팩토리 운영자'를, SK그룹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과 데이터센터 구축을 함께 맡는 'AI 인프라 공급자'를 지향한다. 정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가 총 950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급·생산 협력과 약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를 비롯해 엔비디아,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앤트로픽 등이 참여했다. 한국을 메모리 반도체 수출국에서 AI 연산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글로벌 거점으로 확장하겠다는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의 실행 구상이다. ◆ 네이버, '각 세종' AI 연산 수출기지로 네이버는 엔비디아, 글로벌 대체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100억달러 규모의 AI 팩토리 확대를 추진한다. 세종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적용하고 초기 구축 규모를 55MW에서 200MW로 확대한다. 네이버는 이를 엔비디아 GPU 약 10만개 규모라고 설명했다. 브룩필드가 독점 자본 파트너로 최대 90억달러를 조달하고 엔비디아가 10억달러를 투자하는 구조다. 실제 브룩필드 조달 규모가 계획에 미치지 못하면 네이버가 부족분을 부담한다. 시설에는 블랙웰과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이 적용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하이퍼클로바X와 네이버클라우드, 검색·쇼핑·지도 서비스,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도시 거리뷰와 공간 데이터를 활용한 '서울 월드 모델', 네모트론 기반 오픈모델, AI 에이전트 플랫폼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GPU 임대를 넘어 모델 개발과 학습, 기업용 AI 서비스 운영까지 제공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은 물론 자체 AI 역량 확보를 추진하는 해외 국가와 기업까지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소버린 AI가 국산 기술만으로 구축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핵심 GPU와 컴퓨팅 플랫폼은 엔비디아 기술에 의존한다. 네이버가 강조하는 주권은 데이터와 AI 모델의 통제권, 국내 운영 환경을 확보하는 데 있다. 향후 국산 NPU와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수용하고 국내 AI 스타트업과 기업에 컴퓨팅 자원을 개방하느냐가 생태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 SK, HBM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수직계열화 SK그룹은 메모리와 AI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묶는 전략을 내세웠다. 정부는 SK와 글로벌 빅테크의 협력 규모를 7500억달러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SK가 공식 발표한 엔비디아 협력은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LOI로 AI 메모리 공급과 최대 2GW AI 팩토리 구축을 포함한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DSX를 기반으로 2027년부터 AI 팩토리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SK하이닉스 HBM4가 탑재된 베라 루빈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소버린 AI와 에이전틱 AI, 피지컬 AI, 기업용 서비스를 위한 컴퓨팅 자원을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차세대 HBM 공동 최적화를 추진하고 MS 데이터센터에 서버용 AI 메모리를 장기 공급한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과 국내 GW급 데이터센터 협력 MOU를 체결했고 AWS와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SK의 경쟁력은 수직계열화다. SK하이닉스가 HBM을 공급하고 SK텔레콤과 SK하이퍼가 부지와 전력 확보, 데이터센터 개발을 맡으며 SK브로드밴드가 네트워크와 기존 데이터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구조다. 메모리 판매를 넘어 AI 연산 자원을 서비스하는 반복 수익 모델을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관건은 전력 인프라다. 정부 계획대로 2029년까지 5GW, 장기적으로 15GW까지 AI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려면 대형 발전소 여러 기에 맞먹는 전력이 상시 필요하다. 송전망과 변전소, 용수·냉각 설비, 인허가가 지연되면 GPU를 확보해도 시설을 제때 가동하기 어렵다. SK하이퍼의 자체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글로벌 고객의 장기 사용 계약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외부 투자 유치도 병행돼야 한다. 이번 협력은 AI 경쟁의 중심이 모델 성능에서 전력과 메모리, 냉각, 네트워크, 운영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빅테크는 안정적인 HBM 공급과 아시아 컴퓨팅 거점을 확보하고 한국 기업은 GPU와 글로벌 자본,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번 발표에는 확정 투자뿐 아니라 장기 공급계약과 양해각서(MOU), 투자의향서(LOI)도 포함돼 있어 실제 투자 규모와 일정은 계약 이행 과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번 발표의 성패는 데이터센터 가동률과 고객 확보에 달려 있다. 네이버와 SK가 구축하는 AI 팩토리에 제조·금융·로봇·공공 분야의 수요와 해외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전력망 확충과 국산 AI 반도체 참여, 중소기업의 컴퓨팅 접근성 확보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을 넘어 아시아 AI 컴퓨팅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주경제 2026년 07월 28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7-28 07: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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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루 만에 6700선 회복…장중 6500선까지 밀리며 변동성 지속
[경제일보] 전 거래일 급락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반등하며 6700선을 회복했다. 주말 사이 발표된 한국과 미국 기업들의 대규모 인공지능(AI) 협력과 중동 정세 완화가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상장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속에 장중 하락 전환하는 등 변동성은 이어졌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5.13포인트(0.97%) 오른 6755.7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5.65포인트(1.73%) 상승한 6806.27로 출발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며 장중 한때 6557.39까지 밀렸다. 오후 들어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조9789억원, 기관은 8592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2조880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500원(1.8%) 오른 25만4000원, SK하이닉스는 5만7000원(3.24%) 상승한 18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우(1.52%), 현대차(0.50%), LG에너지솔루션(1.06%), 삼성바이오로직스(1.78%), KB금융(0.64%) 등이 상승했다. 반면 SK스퀘어(-1.17%), 삼성전기(-0.08%), 삼성생명(-2.04%) 등은 하락했다. 이날 증시는 대외 호재와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경계감이 엇갈렸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는 주요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며 빅테크 기업의 AI 설비투자와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반면 지난 주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과 미국 주요 기업들이 약 9500억달러 규모의 AI 투자·협력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 미국과 이란이 추가 공습을 중단하면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내려온 점도 증시 부담을 덜었다. 중동 정세가 진정되면서 고유가에 따른 물가와 금리 상승 우려가 일부 완화됐고 코스피는 장 초반 6800선을 넘어섰다. 장중에는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이 반도체 업종의 새로운 변수로 부각됐다. CXMT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고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웃돌았다. 향후 생산능력 확대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장중 한때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오후 들어 반등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급락에서 벗어나 반등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6.64포인트(2.22%) 오른 764.86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2728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1440억원, 외국인은 129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상승했다. 알테오젠(3.83%), 에코프로(3.20%), 에코프로비엠(2.03%), 레인보우로보틱스(6.57%), 주성엔지니어링(6.31%), 리노공업(1.75%), 원익IPS(5.47%), 피에스케이(1.46%), HLB(0.48%), 에이비엘바이오(0.28%) 등이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원 오른 1468.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하루 만에 반등했지만 코스피가 장중 상승과 하락을 오가고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26-07-27 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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