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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뒤 이야기가 경쟁력… 기업들, '축적 자산' 콘텐츠로
[경제일보]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 너머에 쌓인 ‘시간과 경험’ 자체를 콘텐츠로 바꾸고 있다. 브랜드의 성장사와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 노하우, 오랜 기간 다듬어온 공간 운영 경험까지 전시·도서·체험으로 재구성하며 차별화된 브랜드 자산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T&G와 우아한형제들, 롯데컬처웍스는 각각 브랜드 역사와 기술 노하우, 공간 경험을 외부에 공개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기능과 가격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워진 시장에서 경쟁사가 단기간에 모방하기 힘든 '축적 자산'을 새로운 콘텐츠 경쟁력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 출시 10년차를 맞아 서울 대치동 릴 미니멀리움 KT&G타워점에 브랜드 전시관 '릴 아카이브'를 열었다. 릴 아카이브는 릴의 성장 과정과 제품 철학, 미래 비전을 총 9개 공간에 담은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Next Chapter', 'Beyond Borders' 등을 주제로 한 공간을 비롯해 디바이스 전시와 소개 영상, 플랫폼별 개발 과정과 주요 특징 등을 공개했다. 단순히 현재 판매하는 제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 10년간 축적한 제품 개발 과정과 브랜드 이야기를 하나의 전시 콘텐츠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KT&G는 지난 2017년 '릴 솔리드'를 시작으로 '릴 하이브리드', '릴 에이블' 등 3개 플랫폼으로 제품군을 확장해왔다. 전용 스틱도 현재 30여종까지 늘렸다. 올해 2분기 기준 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48%다. KT&G 관계자는 "릴 아카이브는 출시 10년차를 맞이한 릴의 변화와 혁신의 여정을 담아낸 공간"이라며 "혁신 기술력과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내부에 쌓아온 전문 지식을 콘텐츠로 확장하는 사례도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백엔드 개발 사례와 노하우를 담은 도서 《요즘 우아한 백엔드 개발》을 출간했다. 지난 2016년부터 운영해온 기술블로그에 축적된 개발자들의 현장 경험을 책 한 권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책에는 배민이라는 대규모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겪은 △아키텍처 설계 △대규모 트래픽 처리 △데이터 정합성 △외부 시스템 연동 △장애 대응 등의 문제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담겼다. 기술적인 성공 사례만 보여주기보다 개발 과정에서 겪은 고민과 시행착오, 이를 해결한 과정까지 콘텐츠로 활용한 셈이다. 우아한형제들이 내부 기술 경험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조직 문화와 개발자 성장 과정을 담은 《요즘 우아한 개발》, 업무 현장의 인공지능(AI) 활용 사례를 다룬 《요즘 우아한 AI 개발》을 출간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 기술블로그 방문자는 44만명에 달했다. 회사 내부에서 이뤄지는 기술적 의사결정과 개발 경험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면서 기업의 기술 역량 자체를 개발자 커뮤니티와 연결시키는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이 쌓아온 백엔드 개발의 시행착오와 통찰이 비슷한 여정을 걷는 개발자들에게 작은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활발한 지식 교류를 통해 국내 IT 산업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공간 자체에 축적된 경험을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롯데컬처웍스가 운영하는 샤롯데씨어터는 개관 20주년을 맞아 공연장을 전면 리뉴얼하고 20주년 기념작인 뮤지컬 <겨울왕국> 한국 초연에 맞춰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했다. 2006년 문을 연 샤롯데씨어터는 무대 바닥과 오케스트라 피트, 무대 기계 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하고 객석 의자와 로비, 화장실, 에스컬레이터 등 관객 공간도 재단장했다. 20년간 공연장을 운영하며 축적한 관람 동선과 공연 환경에 대한 노하우를 공간에 재반영한 것이다. 여기에 <겨울왕국>이라는 콘텐츠를 결합해 공연 경험의 범위를 극장 밖까지 넓혔다. 뮤지컬펍 '커튼콜 인 샬롯'에서는 작품에서 착안한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고 주요 넘버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장에는 유칼립투스와 민트, 우드와 머스크 향을 조합해 '북유럽 겨울 숲'을 구현한 시그니처 향도 적용했다. 공식 MD와 배우 이미지가 담긴 포토티켓, <겨울왕국> 전용 포토부스 템플릿 등을 마련해 공연을 관람하는 것뿐 아니라 먹고 향을 맡고 사진과 상품으로 간직하는 경험까지 하나의 콘텐츠로 묶었다. 개관 20주년이라는 역사 역시 콘텐츠가 됐다. 샤롯데씨어터는 기념 배지와 티켓·배지 수납북을 내놓고 그동안 무대를 거쳐간 배우와 스태프의 축하 영상을 공식 SNS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수많은 뮤지컬 관객들과 함께한 샤롯데씨어터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전면 리뉴얼을 시행했다"며 "샤롯데씨어터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체험과 이벤트를 통해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13 15: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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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가짜 사이트 잡는다...마크비전, 무료 자가진단 서비스 '마크레이더' 정식 출시
[경제일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확산되면서 기업의 브랜드를 노린 온라인 위협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과거 위조상품 유통에 머물렀던 브랜드 침해가 유사 도메인과 사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가짜 검색 광고, 콘텐츠 무단 도용 등으로 확대되면서 '브랜드 보안'이 새로운 기업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이에 마크비전은 AI 기반 브랜드 위협 진단 서비스를 선보이며 온라인 브랜드 보호 시장 공략에 나선다. 24일 마크비전은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 주소만 입력하면 온라인 위협 노출 현황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브랜드 위협 자가진단 서비스 '마크레이더'를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 브랜드가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이 다변화되면서 기업이 관리해야 할 보안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이커머스와 SNS, 검색 광고, 공식 웹사이트 등 다양한 채널이 새로운 접점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가짜 사이트와 콘텐츠를 보다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브랜드 사칭과 피싱 공격의 진입 장벽도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브랜드를 사칭한 유사 도메인을 개설하거나 공식 SNS 계정을 모방한 계정을 운영하는 사례는 물론, 검색 광고를 활용해 소비자를 가짜 사이트로 유도하는 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마크비전은 기업 입장에서 온라인상에서 자사 브랜드가 어떤 형태로 침해되고 있는지를 신속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브랜드 보호 시장 역시 단순히 위조상품을 적발하고 삭제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잠재적인 위협을 빠르게 발견하고 대응 우선순위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브랜드를 둘러싼 온라인 위협을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마크비전이 선보인 마크레이더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브랜드 위협 자가진단 서비스로, 별도의 솔루션 구축이나 상담 절차 없이 누구나 무료로 자사의 온라인 브랜드 위협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자가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면 유사·사칭 도메인과 이커머스 마켓플레이스, SNS, 유료 검색 광고, 웹사이트 콘텐츠 등 5개 핵심 카테고리를 분석해 90초 이내에 진단 리포트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해당 리포트는 탐지된 위협에 대해 종합 위험 점수와 심각도, 삭제·차단 난이도 등을 직관적으로 제공한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자사 브랜드가 어떤 유형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지를 한눈에 확인하고 대응 우선순위를 효율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마크레이더는 침해 여부를 최종 판단하거나 제재를 수행하는 기존 운영 솔루션과 달리 잠재적인 브랜드 위협을 신속하게 발견하고 가시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용자는 무료로 제공되는 라이트(Lite) 리포트를 통해 최대 20건의 잠재 위협을 즉시 확인할 수 있으며, 전체 리포트를 통해 보다 심층적인 브랜드 보호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다. IT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온라인 브랜드 위협이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가 기업을 처음 접하는 공간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브랜드 보안은 단순한 마케팅 영역을 넘어 기업의 신뢰도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인섭 마크비전 대표는 "브랜드 보호는 단순히 위협을 많이 적발하는 것을 넘어, 현재 우리 브랜드가 어떤 위협에 노출돼 있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진단에서부터 시작된다"며 "많은 기업이 별도의 전문 지식이나 복잡한 도입 과정 없이 '마크레이더'를 통해 자사의 온라인 위협을 손쉽게 진단하고, 자산과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7-24 10: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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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플레어, 캡차 넘는 AI 봇 '프리커서'…클릭·스크롤 습관으로 잡는다
[경제일보] 사람처럼 웹사이트를 돌아다니고 캡차(CAPTCHA)까지 통과하는 인공지능(AI) 봇이 늘어나자 클라우드플레어가 이용자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방어 기술을 내놨다. 특정 순간에 사람인지 확인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마우스 이동과 입력 리듬, 페이지 체류 시간 등 전체 이용 과정에서 드러나는 차이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클라우드플레어는 행동 기반 봇 탐지 엔진 ‘프리커서(Precursor)’를 정식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프리커서는 클라우드플레어의 기업용 봇 관리 서비스인 ‘엔터프라이즈 봇 매니지먼트’에 적용된다. 출시 배경에는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있다. 클라우드플레어가 자체 네트워크에서 HTML 콘텐츠 요청을 분석한 결과 자동화 트래픽 비중은 약 57%로 사람의 요청을 넘어섰다. 다만 여기에는 악성 봇뿐 아니라 검색엔진과 정상적인 AI 크롤러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전체 57%를 공격 트래픽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최신 악성 봇이 실제 브라우저와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해 로그인이나 결제 단계의 일회성 보안 검증을 통과한다는 점이다. 상품 재고 선점과 가격 조작, 계정 탈취, 콘텐츠 무단 수집 등에 활용되는 자동화 도구는 짧은 순간에는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워졌다. 프리커서는 웹사이트를 통과하는 HTML 응답에 경량 자바스크립트를 자동으로 삽입한다. 별도 애플리케이션 코드 수정 없이 대시보드에서 기능을 켤 수 있다. 스크립트는 마우스와 포인터 이동, 스크롤, 키보드 입력 간격, 페이지 활성 상태, 체류 시간 등을 수집해 클라우드플레어 엣지 서버로 보낸다. 서버는 포인터 움직임과 페이지 표시 상태가 일치하는지, 키보드 입력 당시 실제로 입력창이 선택돼 있었는지 등을 교차 분석한다. 사람의 마우스는 손목 움직임에 따라 불규칙한 곡선을 그리고 클릭 전 반응 시간도 일정하지 않지만 자동화 프로그램은 직선이나 반복적인 속도·간격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분석 결과는 세션 단위로 누적돼 봇 점수에 반영된다. 봇이 페이지를 새로고침하거나 캡차를 한 차례 통과하더라도 이전 행동 기록을 바탕으로 재평가할 수 있다. 정상 이용자에게 반복적인 캡차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자동화 공격자의 행동 모방 비용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실제 키보드 입력 내용은 저장하지 않고 입력 시점과 리듬만 수집한다. 행동 신호도 고객 계정이나 로그인 신원과 연결하지 않고 집계된 패턴으로 처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행동 분석이 모든 봇을 정확히 가려내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 기기와 보조공학 도구 이용자, 신체 움직임이 불규칙한 사용자의 행동을 자동화로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 AI 봇이 인간의 긴 세션까지 학습해 모방하면 탐지 기술과 우회 기술의 경쟁도 계속될 전망이다. 엄격한 검증 모드를 전체 사이트에 적용하면 정상 이용자에게 추가 인증이 나타날 수 있다. 쿠키를 사용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나 서버 간 통신도 차단될 수 있어 결제·로그인처럼 민감한 경로와 일반 페이지, API에 서로 다른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 ‘원클릭 설치’는 가능하지만 실제 운영에는 오탐률과 이용자 불편을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한 셈이다. 데인 크네히트 클라우드플레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신 봇은 일회성 검증을 우회할 만큼 정교해졌다”며 “프리커서는 사용자의 전체 이용 과정을 분석해 기존 보안의 사각지대를 줄인다”고 말했다.
2026-07-21 17: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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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모두의 창업' 정보유출 내사…예비창업자 아이디어 보호 비상
[경제일보] 경찰이 정부 창업 지원사업 ‘모두의 창업’ 정보유출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1기 합격자 5000명의 개인정보와 창업 아이디어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부 창업 플랫폼의 보안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23일 경찰은 ‘모두의 창업’ 정보유출 사건과 관련해 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전날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현재 공개된 내용 기준으로는 내사 단계이며 구체적인 혐의 적용이나 피의자 특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모두의 창업’ 1기 합격자 5000명의 이메일 주소와 창업 아이디어 요약, 심사평 등이 허가되지 않은 경로로 외부에 노출된 사안이다. 창업진흥원은 앞서 합격자 정보 유출 사실을 공지하고 사과했다. 중기부도 유출 사실을 인정하고 후속 대책을 내놨다. ‘모두의 창업’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국민의 창업 도전을 지원하는 정부 주도 프로젝트다. 1기 모집에는 약 6만3000명이 지원했고 최종 5000명이 선발됐다. 선정자는 창업활동자금, 멘토링, 인공지능(AI) 솔루션, 규제 스크리닝 등 창업 전 과정에 걸친 지원을 받는다. 문제는 유출 정보가 단순 연락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비창업자에게 창업 아이디어와 심사평은 사업의 출발점이자 핵심 자산이다. 외부 유출이 실제로 확산될 경우 모방 사업, 선점 분쟁, 투자 유치 과정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기부는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합격자 전원을 대상으로 영업비밀 원본증명 등록을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사업자 등록을 한 선정자에게는 1년간 기술임치도 무상 지원한다. 영업비밀 원본증명은 전자문서의 존재 시점과 보유 사실을 증명해 향후 분쟁 발생 시 권리 주장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창업진흥원에는 정보유출대책반이 꾸려진다. 대책반은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의견을 검토하고 사고 조사, 피해 접수 대응,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맡는다. 중기부는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보안 점검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달 예정됐던 ‘모두의 창업’ 2기 모집은 잠정 연기됐다. 사고 원인과 관리 책임도 쟁점이다. 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어떤 경로로 정보가 노출됐는지, 사전 보안 점검은 충분했는지, 민간 솔루션과 데이터 연동 과정에 취약점은 없었는지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주무 부처와 운영기관, 참여 기업의 책임 범위도 후속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창업 지원사업에서 보안이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신뢰의 기반이라는 점을 드러냈다. 예비창업자에게 아이디어는 아직 법적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은 자산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유출 경위를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피해 가능성을 줄이고 다시 창업자들이 안심하고 플랫폼에 아이디어를 맡길 수 있는 체계를 세우는 것이 남은 과제다.
2026-06-23 09: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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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다음은 피지컬 AI…"산업 경쟁의 판이 바뀐다"
[경제일보] AI와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그 다음 단계 경쟁이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넘어 로봇과 자율주행, 제조·물류를 결합한 ‘피지컬 AI’가 현실 산업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기업 경쟁력과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AI 기술 확보를 넘어 창의성과 산업 혁신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경제일보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창간 8주년 KEDF(Korea Economic Design Forum)를 열고 ‘2026년 예측불허 한국경제와 하반기 전망’을 주제로 한국 경제의 성장 전략과 자본시장, 피지컬 AI,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 방향을 진단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진성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왕치림 중국 주한대사관 경제상무과 공사참사관 등이 축사를 전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과 부호 주한 베트남 대사는 영상을 통해 축사를 대신했다. 양규현 e경제일보 대표이사 사장은 개회사에서 “AI 혁명과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일부 산업은 사상 최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내수 침체와 지방경제 위축, 청년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기술 혁신의 성과가 산업 생태계 전반과 국민 경제로 확산되는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진단하며 성장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대한민국은 지금 ‘5년마다 성장률이 1%p씩 떨어지는 구조적 추락의 궤도’ 위에 서 있다”며 “이 흐름을 끊지 못하면 2030년에는 역성장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술과 R&D의 핵심 인풋은 돈이 아니라 아이디어고 AI 시대 기술 주도 성장은 한마디로 아이디어 주도 성장이다”라며 “경제 성장의 원천을 추격과 모방에서 창의성과 혁신으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AI 산업 확산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과 하반기 투자 환경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최근 국내 증시 상승 흐름과 하반기 시장 전망을 짚었다. 서 상무는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상승을 했던 원인은 기업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라며 “하반기 이후에는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지와 글로벌 경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AI 겨울이 도래할 수 있다라는 점을 우리는 항상 인지를 하고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AI가 겨울이 도래한다고 해서 AI가 버블이고 AI가 망했다 이런 식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포럼에서는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AI가 산업 현장에서는 어떤 형태로 구현되고 있는지도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이승환 경기연구원 AI연구실장은 생성형 AI를 넘어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이제는 사람과 로봇의 투입비용과 생산성을 직접 비교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기준으로 휴머노이드 도입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 단계는 직무 재배치”라며 “어떤 기업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고 수익성을 입증하느냐가 시장의 승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피지컬 AI가 실제 산업에 적용되는 대표 분야로는 모빌리티가 제시됐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김 교수는 “피지컬 AI의 첫 번째 대상은 자동차라고 본다”며 “자동차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자율주행 시스템을 가미한다고 보면 더 정확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자동차가 아니라 움직이는 가전제품, 움직이는 생활 공간, 바퀴 달린 휴대폰으로 바뀐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며 “결국 피지컬 AI와 자율주행을 포함한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OS가 없으면 하청 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기에 오는 2029년, 2030년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생성형 AI를 넘어 제조와 물류, 모빌리티 등 현실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기술 확보 자체보다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해 생산성과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앞으로 국가 경쟁력과 기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2026-06-09 15: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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