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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미토스'로 사이버 보안 동맹 구축… '기술 유출' 아닌 '방어 우선' 선택
[경제일보]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최신 AI 모델 ‘미토스(Mythos)’를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에 선제적으로 제공한다. 7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은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이라는 이름의 공동 계획을 발표하며 AI가 해커의 손에 들어가 악용되기 전에 방어하는 쪽이 기술적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AI 기술의 고도화가 가져올 잠재적 위험성을 인정하고 기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방어 동맹’을 구축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미토스’가 지닌 압도적인 성능이 있다. 사이버 보안 취약점 재현 성능지표(벤치마크)인 ‘사이버짐’ 평가에서 미토스의 점수는 83.1%로 기존 최상위 모델인 ‘오퍼스 4.6’(66.6%)을 큰 격차로 뛰어넘었다. 앤트로픽은 “미토스가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발견하는 데 있어 최고 숙련자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간을 능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능력은 곧 ‘양날의 검’이다.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던 취약점을 찾아내는 강력한 무기가 되지만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기존의 보안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만능키’가 될 수 있다. 특히 분야별 박사급 전문가 수준의 문제를 모은 ‘인류의 마지막 시험(HLE)’ 점수에서 AI 모델 최초로 50%의 벽을 넘어선 것은 미토스가 인간의 지능에 근접했음을 시사한다. 이 기술이 통제 없이 외부에 유출될 경우 국가 단위의 사이버 전쟁이나 금융 시스템 마비 등 예측 불가능한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앤트로픽은 미토스를 일반에 공개하는 대신 ‘프로젝트 글래스윙’이라는 방어 동맹을 선택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AWS, 애플, 구글, MS, 엔비디아 등 AI 인프라를 지배하는 빅테크 기업들과 시스코, 팔로알토 등 보안 전문 기업 그리고 JP모건체이스와 같은 금융 기업까지 초기 파트너로 참여했다. 앤트로픽은 이들 기업에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모델 사용권을 제공하고 오픈소스 보안 단체들에는 400만 달러를 기부할 계획이다. 이는 기술을 독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생태계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 AI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공동 책임’의 선언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AI를 잘못 다루면 위험하지만, 잘만 다루면 근본적으로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 기회가 생긴다”며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를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이번 프로젝트를 미 정부 당국자들과도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이는 AI 기술이 더 이상 민간 기업의 영역을 넘어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앤트로픽은 “이러한 사이버 역량의 등장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AI 기술 분야에서 확고한 우위를 유지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라며 정부와의 협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 향후 AI 기술 개발은 ‘성능 경쟁’과 ‘안전 경쟁’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전개될 것이다.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 선두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더 똑똑한 AI를 만드는 것을 넘어 ‘우리의 AI가 얼마나 안전한가’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진입했다. 미토스와 같은 공격적인 AI를 활용해 자사의 시스템 취약점을 점검하는 ‘AI 레드팀’이 기업 보안의 표준이 될 것이다. 정부는 AI 기술의 군사적 전용을 막기 위해 핵심 모델에 대한 수출 통제나 라이선스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앤트로픽의 이번 ‘선제적 협력’은 이러한 규제 흐름 속에서 기업의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도 볼 수 있다. AI가 창과 방패 역할을 모두 하게 되면서 AI 기반의 사이버 보안 솔루션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앤트로픽의 이번 결정은 AI 기술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동안 기술 기업들은 ‘성능’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며 ‘안전’ 문제를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앤트로픽은 자사가 개발한 강력한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스스로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쟁사들과 손을 잡는 전례 없는 선택을 했다. 물론 이러한 ‘자발적 규제’가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스스로 그 위험을 통제하려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였다는 점만으로도 이번 ‘프로젝트 글래스윙’은 AI 시대의 윤리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미토스의 등장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이 강력한 지능을 통제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앤트로픽과 빅테크들의 동맹은 그 질문에 대한 첫 번째 응답이다.
2026-04-08 07: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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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의 심장부 하르그섬…석유 터미널과 군사 거점
[경제일보] 중동의 전쟁을 이야기할 때 시선은 대개 사막과 수도,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에 쏠린다. 그러나 이번 이란 전쟁 국면에서 세계가 다시 확인한 사실이 있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곳은 때로 수도가 아니라 항구다. 궁전이 아니라 저장탱크이고, 국경선이 아니라 바다 위의 작은 섬이다. 이란 남부 페르시아만 북부 해상에 떠 있는 하르그섬이 바로 그런 곳이다. 면적은 약 20㎢ 남짓이지만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이 섬을 거쳐 세계 시장으로 나간다. 하르그섬의 첫인상은 의외로 소박하다. 뉴욕 맨해튼의 약 3분의 1 크기, 이란 해안에서 약 26㎞ 떨어진 산호성 섬,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서쪽으로 약 483㎞ 떨어진 위치. 숫자만 보면 세계를 뒤흔들 전략 거점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정학은 언제나 면적이 아니라 위치로 결정된다. 하르그섬의 가장 큰 강점은 이란 본토 해안과 달리 주변 해역 수심이 깊다는 점이다. 이란 본토의 많은 해안은 진흙질이고 얕아 초대형 유조선이 접근하기 어렵다. 반면 하르그섬 주변 해역은 대형 선박 접안이 가능하다. 이 자연 조건 때문에 이 섬은 오래전부터 ‘대형 선박이 접근 가능한 드문 섬’이었다. 현대 석유 산업이 시작되자 이 지형은 곧바로 전략적 가치로 바뀌었다. 하르그섬은 단순한 항만이 아니다. 파이프라인과 저장탱크, 선적 터미널과 해상 부두, 보급시설과 근로자 주거지가 결합된 거대한 에너지 복합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섬의 저장 능력은 약 3천만 배럴에 이른다. 3월 초 기준 약 1천800만 배럴의 원유가 이곳에 보관돼 있었다. 이란은 올해 들어 하루 평균 약 17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는데 그 가운데 약 155만 배럴이 하르그섬을 통해 나갔다. 전쟁 직전인 2월에는 수출량이 하루 217만 배럴 안팎까지 늘었다. 2월 16일이 낀 주간에는 하루 379만 배럴이라는 기록적 선적량도 관측됐다. 이 수치는 단순한 물류 통계를 넘어선다. 하르그섬이 멈추면 이란의 외화 수입은 급격히 줄어든다. 국가 재정과 환율, 군수 조달과 사회 안정까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하르그섬은 흔히 이란의 ‘왕관보석’이자 ‘경제적 심장부’로 불린다. 하르그섬의 석유 인프라가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파이프라인 연결 구조다. 이란 주요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가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르그섬 터미널로 모인다. 둘째, 저장과 선적 기능이 한곳에서 결합돼 있다. 저장탱크에 모인 원유가 곧바로 해상 부두와 선적 시설로 이어진다. 셋째는 해상 접근성이다. 본토의 얕은 수심으로는 불가능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 접안이 이 섬 주변에서는 가능하다. 결국 하르그섬은 본토가 해결하지 못하는 지리적 한계를 대신하는 산업적 장치다. 석유 탱크 몇 개만의 문제가 아니라 파이프라인과 항만 접근성 전체가 결합된 체계이기 때문에 대체가 쉽지 않다.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하르그섬은 더 복합적이다. 이번 공습에서 미국이 타격했다고 밝힌 목표물은 해군 기뢰 저장시설과 미사일 벙커 등 약 90개의 군사 시설이었다. 이 사실만 보아도 하르그섬이 순수한 민간 에너지 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섬은 석유를 실어 나르는 경제 인프라이면서 동시에 이를 방어하고 주변 해역을 통제하기 위한 군사 거점이기도 하다. 저장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방공망과 벙커가 필요하고 해군과 혁명수비대 전력이 배치된다. 필요할 경우 해상 교통로를 압박하기 위한 기뢰와 미사일, 감시 자산도 결합된다. 그래서 미국과 이스라엘도 하르그섬을 오래도록 ‘레드라인’에 가까운 목표로 다뤄 왔다. 군사시설은 타격할 수 있지만 석유 인프라 전체를 파괴하는 순간 전쟁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간다. 세계 원유 시장을 직접 흔드는 경제전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이터는 이란산 해상 원유가 중국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1.6%에 이른다고 전했다. 하르그섬은 이란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 에너지 수급과도 연결된 시설이다. 이곳이 완전히 마비될 경우 국제 원유시장과 해운보험, 운임, 전략비축유 정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하르그섬의 역사는 석유보다 훨씬 오래됐다. 이 섬에는 고대 점유 흔적이 남아 있다. 대표적인 유적은 동쪽과 남쪽에 있는 대형 암석 절개 묘실이다. 두 무덤 가운데 하나는 깊이가 약 13m에 이르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유적은 이 섬이 단순한 무인도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고 교역하던 장소였음을 보여 준다. 일부 학자들은 묘실 양식이 팔미라 상인 집단과의 교류를 시사한다고 보기도 한다. 섬 서쪽에서는 기독교 교회와 수도원 유적도 발견됐다. 이는 하르그섬이 한때 동방기독교 전통과 연결된 공간이었음을 보여 준다. 페르시아만은 석유의 바다가 되기 훨씬 전부터 종교와 상업, 언어가 교차하는 해상 교역로였다. 중세와 근세의 하르그섬 역시 중요한 무역 거점이었다. 이 섬에서는 진주와 농산물이 거래됐고 18세기에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교역 거점을 설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1765년 현지 세력에 의해 축출됐다. 이 사건은 하르그섬의 전략적 가치가 석유 시대에 처음 생긴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담수와 정박성, 항로 접근성이라는 조건은 오래전부터 이 섬의 경쟁력이었다. 현대의 하르그섬은 1950~60년대 석유 개발과 함께 결정적으로 변했다. 팔레비 왕정 시기 미국 석유회사 아모코와 협력해 이 섬에 대형 원유 수출 터미널이 건설됐다. 유전과 연결된 파이프라인, 저장 설비, 심해 부두와 선적 시설이 단계적으로 들어섰다. 작은 섬 하나가 사실상 ‘해상 수출 공장’으로 변한 것이다. 국제 에너지 전문가들이 하르그섬을 이란 석유 수출의 핵심 터미널로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구조는 전쟁 때 취약성으로 되돌아온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하르그섬은 주요 공격 목표였다. 이라크는 이란의 경제적 숨통을 조이기 위해 이 섬과 연결된 유조선과 시설을 반복적으로 공격했다. 그럼에도 하르그섬은 완전히 기능을 잃지 않았다. 이란은 일부 수출 경로를 다른 섬으로 우회하면서도 이곳의 방어와 복구를 계속했다. 하르그섬이 맞으면 아프지만 쉽게 무력화되는 시설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 사례였다. 결국 하르그섬은 이란의 취약점이면서 동시에 세계의 취약점이다. 이 섬에는 세계 원유 공급망과 아시아 수입국의 에너지 안보, 해운과 보험, 외교와 금융이 함께 얽혀 있다. 고대의 암석 묘실, 기독교 수도원 유적, 중세의 무역항, 근세의 동인도회사, 20세기의 저장탱크와 파이프라인, 그리고 오늘의 군사 벙커와 위성 감시. 이 모든 층위가 하나의 섬 위에 겹쳐져 있다. 그래서 하르그섬을 이해하려면 단순히 “이란 원유의 90%가 지나가는 곳”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왜 이 작은 섬이 수천 년 동안 권력과 자본, 군대의 시선을 동시에 끌어왔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그 질문 앞에서 하르그섬은 단순한 뉴스 속 지명이 아니라 페르시아만 문명과 산업 지정학이 교차하는 살아 있는 교과서가 된다.
2026-03-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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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받은 트럼프… 전쟁 권한 제한 결의안 美 상·하원 부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상대 군작전을 펼치는데 전폭적인 힘을 받게 됐다. AP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 하원이 상원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려는 결의안을 5일(현지시간) 부결시켰다. 이 초당적 결의안은 찬성 212표, 반대 219표로 통과가 무산됐다. 이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계속하기에 앞서 의회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 연방헌법에 따르면 전쟁 선포 권한은 의회에만 있다. '1973년 전쟁권한법'은 대통령이 의회 동의 없이 미군을 장기적인 분쟁에 투입하는 권한을 제한한다. 부결된 결의안은 이 법을 인용해 의회가 작전을 명시적으로 승인하지 않는 한 대통령이 이란 관련 '미승인 적대 행위'에서 미군을 철수하도록 명령한다. 공화당 지도부는 군사 작전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면 오히려 이란을 대담하게 만들고 미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상원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졌으나 찬성 47표, 반대 53표로 부결됐다. 미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외교관들에게 망명을 신청해 새 이란을 함께 만들길 촉구했다. 또한 누가 이란을 이끌든 미국과 이스라엘은 물론, 이웃국에 위협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2025 메이저리그사커(MLS) 우승팀 인터 마이애미를 초청한 행사에서 "우리는 전 세계 이란 외교관들에게 망명을 신청하고, 우리를 도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이란을 새롭고 더 낫게 만들길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이란의 훨씬 더 나은 미래가 지금 시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이란 군사공격인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 개시 이후 이란 국민에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끝난 뒤 이란 정부를 접수하라면서 체제 전복을 촉구해왔지만, 이란 외교관들에게 이를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향후 이란을 누가 이끌든 이란이 미국이나 이웃 나라들, 이스라엘,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경을 향해서는 거듭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할 것을 촉구하며 "지금이 바로 이란 국민을 위해 일어설 때이며, 여러분의 나라를 되찾는 데 도움을 줄 때"라고 했다. 대이란 공격개시 이후 유가가 오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에 대한 압박을 줄이기 위한 추가 조처가 임박했으며, 석유 가격은 상당히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후계 구도에 개입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군사 작전 목표 확대 가능성에 대해 "우리 목표에 확대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에 설정한 이란의 미사일 산업 파괴와 해군 무력화, 핵 보유 차단 등의 군사 목표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26-03-06 15:5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