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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이하로 몰린 서울 매수세…노원·강서·구로 가격도 따라 올랐다
[경제일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10억원 미만 주택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지역도 노원·강서·구로구 등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낮은 곳에 몰리고 있다.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서울 주택시장의 매수세가 중저가 지역으로 옮겨간 것이다.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자들이 살 수 있는 가격대의 주택을 먼저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으로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동안 0.25% 올랐다. 노원구는 0.50%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구로구는 0.45%, 강서구는 0.43%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13주 만에 보합을 기록했다.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지역과 가격 상승폭이 큰 지역이 겹치면서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한 매수세가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부터 이런 흐름은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 서울 아파트 2만901건 가운데 1만2491건, 59.8%가 10억원 이하였다. ◆ 대출 한도가 바꾼 매수 가격대 최근 거래 변화에는 금융 규제의 영향이 크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은 주택 가격에 따라 한도가 달라진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다. 실제 대출액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소득과 기존 부채에 따라 더 줄어들 수 있다. 매수자 입장에서는 집값 차이보다 자기자본 부담의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대출 한도가 가격 구간별로 달라지면서 고가 주택일수록 현금 부담이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른 대출 규제를 모두 충족한다고 가정하면 10억원짜리 아파트는 최대 6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20억원짜리 아파트는 최대 4억원까지다. 대출 한도만 단순 적용하면 필요한 자기자본은 각각 4억원과 16억원이다.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개인별로 다르지만 가격이 높은 주택일수록 현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방향은 같다. 이 때문에 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실수요자는 15억원 이하, 그중에서도 10억원 안팎의 주택을 먼저 살피게 된다. 실제 거주 목적으로 집을 찾는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거래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배경이다. 올해 2~4월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은 1340건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았다. 강서구 606건, 구로구 594건 등도 상위권에 들었다. 노원에서는 상계·중계동, 강서에서는 등촌·방화동을 중심으로 거래가 많았다. 젊은 실수요자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올해 2~3월 서울에서 생애 처음 부동산을 구입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한 사람 가운데 강서구 매수자가 928명으로 가장 많았다. 노원구는 816명, 송파구 755명, 성북구 724명, 구로구 700명 순이었다. 전체 생애최초 매수자 가운데 30대 비중은 56.1%였다. ◆ 거래 늘어난 외곽, 가격도 따라 올라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한 수요는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29% 올랐다. 같은 기간 성북구가 10.31%로 가장 많이 올랐고 구로구는 8.80%, 강서구는 8.78%, 노원구는 7.62%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송파·강남·서초 등 강남3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 최근 주간 통계에서도 노원·구로·강서는 서울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셋값도 노원 0.62%, 구로 0.36% 등으로 올랐다. 대출 규제로 고가 주택에 들어가기 어려워진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하면 해당 지역의 거래와 가격이 함께 오를 수 있다. 대출 규제가 서울 전체 매수 수요에 똑같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노원·강서·구로의 가격 상승을 대출 규제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지역별 정비사업 기대와 교통 여건, 신축·대단지 선호도 함께 영향을 준다. 노원구에서는 상계·월계동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다른 지역에서도 역세권과 대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도 매매 수요에 영향을 준다. 7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한 달 동안 1.28% 올랐다. 노원구는 1.69%, 구로구는 1.06% 상승했다.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보증금에 자금을 더 보태 아파트를 사려는 무주택자가 늘어날 수 있다. ◆ 지역뿐 아니라 면적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려는 움직임은 아파트 면적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중소형 아파트는 3만5998건이었다. 전체 아파트 거래 4만2186건의 85.3%다. 집값이 오르고 대출 여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넓은 집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자는 크게 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강남권이나 한강변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동북·서남권으로 지역을 옮기거나 같은 지역에서도 면적을 줄여 총매입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노원·강서·구로처럼 10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거래가 먼저 늘었다. 거래 증가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이들 지역의 매입 가격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중저가 지역 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지금의 수요 이동이 이어질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10억원 이하였던 아파트가 10억원을 넘어가더라도 15억원 이하에서는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 6억원이 유지된다. 하지만 집값이 1억원 오를 때마다 같은 대출을 받는 매수자가 마련해야 할 현금도 그만큼 늘어난다. 서울 외곽을 벗어나 경기 광명·안양 등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으로 이동하거나 면적을 더 줄이는 선택이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서울 내 직장 접근성과 교육·생활 기반시설을 중시하는 수요가 계속 남는다면 중저가 지역의 거래가 쉽게 줄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매수자의 자금 여력과 지역별 가격 상승 속도가 다음 이동을 좌우하게 된다. 현재 통계에서 확인되는 것은 서울 아파트 거래의 중심 가격대와 지역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고가 아파트의 거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동안 10억원 이하 아파트가 전체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노원·강서·구로 등에서는 거래와 가격 상승이 함께 나타났다. 대출 규제가 서울의 주택 수요를 얼마나 줄였는지는 전체 거래량으로 따져야 한다. 반면 매수자들이 어떤 집을 선택하게 만들었는지는 거래 가격과 지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서울에서는 매수세의 무게가 10억원 이하 아파트와 중저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2026-08-20 10: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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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號' 민주당, 민심 일치가 먼저다
[경제일보]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집권여당의 새 대표가 됐다. 지난 17일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종 54.08%를 얻으며 정청래 후보를 꺾었다.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에서 집권당 대표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작동 방식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 이제 청와대와 국회 사이에 섰다. 당청 관계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는 더없이 익숙한 조합이다. 김 대표가 내놓은 첫 메시지도 통합과 민생이었다. ‘먹고사는 문제(Affordability)’, ‘외연 확장(Broadening)’, ‘유능함(Competence)’을 묶은 이른바 ‘ABC 플랜’을 제시했고, 당청 관계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로 만들겠다고 했다. 또한 민주당의 언어, 정책, 태도와 문화까지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갈라진 당을 수습하고, 강성 지지층 밖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집권 2년차 여당에 필요한 문제의식이다. 국정의 성패를 놓고 대통령과 여당이 매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정권이 안정적으로 굴러갈 리 없다. 부동산, 민생, 산업정책, 지역균형발전처럼 정부와 국회의 손발이 맞아야 하는 과제도 산적해 있다. 김 대표가 총리 경험을 살려 정부와 국회 사이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인다면 그것 자체로 국정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 다만 당청이 ‘안정된다’는 것과 당청이 ‘한 몸이 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집권당은 대통령의 응원단이 아니다.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추진할 때는 누구보다 강한 지원군이어야 하지만, 민심과 정책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경고음을 울려야 할 조직이기도 하다.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에는 대통령의 결정을 설명하고 집행하는 사람이 이미 충분하다. 집권당까지 그 역할만 한다면 국민의 불만과 현장의 경고를 권력의 중심으로 전달할 정치적 통로 하나가 사라진다. 여당에는 정부가 갖지 못한 ‘귀’가 있다. 지역구 의원은 시장에서 상인을 만나고,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을 만나며, 기업과 노동자, 자영업자와 매일 부딪친다. 통계가 움직이기 전에 생활물가의 압박을 듣고, 정책 당국이 부작용을 인정하기 전에 현장에서 불만을 접한다. 그 목소리를 걸러내지 않고 대통령에게 전하는 것이 집권당의 중요한 존재 이유다. 김 대표가 말한 ‘창조적 수평 관계’의 진정성은 바로 이 대목에서 시험받을 것이다. 첫 시험대는 부동산이다. 새 지도부 앞에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 보완과 주택 공급 문제가 놓여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세제 문제를 놓고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으며, 국회 심사 과정에서 수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당내 통합과 야당과의 협치 역시 새 지도부의 당면 과제로 꼽힌다. 부동산은 특히 청와대의 정책을 여당이 그대로 받아 적어서는 곤란한 분야다. 무주택자에게 집값은 절망의 크기이고, 1주택자에게 집은 생애 가장 큰 자산이며, 청년에게는 월세와 대출이 곧 생활비다. 같은 정책도 세대와 계층에 따라 전혀 다른 충격을 준다. 현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여당은 정부보다 먼저 이를 발견하고 수정안을 요구해야 한다. 그것을 당청 갈등이라고 부를 이유는 없다. 대통령에게 불편한 말을 하는 것과 대통령의 국정을 흔드는 것은 다르다. 오히려 문제가 커진 뒤 대통령이 직접 수습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집권당의 직무유기에 가깝다. 작은 균열일 때 발견하고 고치는 것이 대통령을 돕는 길이다. 대통령이 듣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것은 참모도 할 수 있다. 대통령이 듣고 싶지 않은 민심까지 전달하는 일은 정치적 신뢰를 가진 여당 대표가 해야 한다. 김 대표에게는 그 역할을 할 조건도 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초대 총리였고 대통령과 오랫동안 정치적 신뢰를 쌓아왔다. 김 대표 스스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토론하고, 직언하고, 방패가 되는’ 정당을 말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세 단어의 순서다. 방패가 되기에 앞서 토론하고 직언해야 한다. 직언 없는 방패는 대통령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부터 고립시킬 수 있다. 당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과제는 더 선명해진다. 이번 대표 선거에서 김 대표는 54.08%, 정 후보는 45.92%를 얻었다. 최고위원 다섯 자리 가운데 정 후보와 가까운 인사 세 명이 당선돼 지도부 내부의 정치적 색깔도 한쪽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압승한 대표가 모든 것을 밀어붙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당내에서부터 다른 목소리를 조정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김 대표가 내건 외연 확장 역시 말보다 어려운 과제다. 중도층은 ‘중도’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자신의 삶에 실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고, 자신과 다른 생각까지 들으려는 정치세력에 움직인다. 핵심 지지층이 박수치는 정책이라도 중산층과 자영업자, 청년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면 다시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야당과의 관계도 같은 기준으로 봐야 한다. 협치는 야당 요구를 절반씩 받아주는 정치가 아니다. 국가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사안은 먼저 합의하고, 끝내 합의하지 못한 문제는 다수결로 결론을 내는 과정이다. 여당이 숫자의 우위만 앞세우기 시작하면 국회는 토론의 공간이 아니라 표결의 공간으로 쪼그라든다. 새 지도부를 두고 경색된 여야 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 태종 때 위징은 군주가 어떻게 해야 현명해질 수 있느냐는 물음에 ‘겸청즉명 편신즉암(兼聽則明 偏信則暗, 여러 의견을 두루 들으면 밝아지고 한쪽 말만 믿으면 어두워진다)’고 답했다. ‘자치통감’ 당 태종 정관 2년조에 전하는 말이다. 1400년 전 황제에게 필요했던 경계가 민주주의의 대통령에게 필요하지 않을 리 없다. 오히려 권력 주변에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질수록 다른 목소리의 가치는 커진다. 김 대표가 청와대의 뜻을 국회에 전달하는 데만 능하다면 총리에서 당대표로 자리를 옮긴 의미는 크지 않다. 이제 해야 할 일은 반대 방향이다. 시장과 골목, 지방과 국회에서 올라온 민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해야 한다. 때로는 정책의 속도를 높이라고 요구하고, 때로는 멈춰 다시 보자고 말해야 한다. ABC 플랜의 성패 역시 거기에서 갈릴 것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풀려면 보고서보다 생활 현장을 봐야 하고, 외연을 넓히려면 자기편의 환호보다 반대편의 우려를 들어야 한다. 유능함을 증명하려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을 신속하게 통과시키는 능력뿐 아니라 잘못된 정책을 제때 고치는 능력도 보여줘야 한다. 유능한 집권당은 대통령과 가장 가까이 서 있는 정당이 아니다. 민심이 대통령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정당이다. ‘김민석호(號)’ 민주당이 ‘대통령의 당’을 넘어 국민의 집권당으로 평가받으려면 그 역할부터 증명해야 한다. 대통령의 성공을 바란다면 언제나 같은 말을 할 필요는 없다.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이건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것. 그것이 ‘당청 일치’보다 어려운 정치이고, 집권당 대표에게 맡겨진 더 무거운 책임이다.
2026-08-18 1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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