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7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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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하지 말라더니 합수본엔 들어오라는 검사
[경제일보] 정부가 검사가 사건을 직접 수사하거나 경찰 수사의 부족한 부분을 다시 조사하는 권한을 없앴다. 그런데 마약과 보이스피싱, 주가조작 사건을 맡아온 합동수사본부에는 공소청 검사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소청은 기소와 재판을 맡고 중대범죄수사청은 주요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이다. 정부는 두 기관을 나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합수본에서는 공소청 검사가 수사 기록을 살펴보고 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과정에 법률 의견도 내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검사가 법만 설명한 것인지, 실제로 수사 방향까지 정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압수수색 범위나 계좌 추적, 공범 조사에 의견을 냈다면 피고인 측은 권한 없는 수사 참여라고 다툴 가능성이 크다. 검사의 합수본 참여 범위를 미리 정하지 않으면 수사 과정뿐 아니라 재판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복잡한 범죄 맡아온 합수본 9곳 현재 전국 검찰청에서 운영되는 합동수사기구는 모두 9곳이다. 보이스피싱과 마약, 금융·증권 범죄, 가상자산 범죄 등을 맡고 있다. 합수본에는 검찰과 경찰뿐 아니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세청, 관세청, 금융정보분석원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한다. 기관마다 따로 보유하고 있는 정보와 전문 인력을 한곳에 모아 수사하는 방식이다. 합수기구 9곳의 본부장은 모두 검사가 맡고 있다. 합수본이 필요한 이유는 대상 범죄가 한 기관의 힘만으로 쫓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해외에 거점을 두고 대포통장과 대포전화, 가상자산을 이용해 돈을 빼돌린다. 금융·증권 범죄는 주식 거래 자료와 계좌 흐름, 세금 자료를 함께 살펴야 한다. 마약 사건도 세관의 밀수 단속부터 국내 유통망과 범죄수익 추적까지 여러 기관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기존 합수본에서는 검사가 사건 초기부터 압수수색과 구속 필요성을 살피고 피의자 조사와 증거 수집에도 참여했다. 수사가 끝난 뒤 기록을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수사 단계부터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갖춰졌는지 확인한 것이다. 보이스피싱 합수단은 출범 이후 2년간 628명을 입건하고 201명을 구속했다. 여러 기관이 각자 가진 정보와 권한을 모은 합동수사가 조직범죄 대응에 활용돼 온 사례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공소청 검사가 피의자를 직접 조사하거나 압수수색을 집행할 수 없게 된다. 새 공소청법은 검사가 기소와 재판, 영장 청구를 맡고 경찰 등 수사기관에 법률 의견을 줄 수 있도록 했다.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에 파견되거나 중수청의 직책을 함께 맡는 것도 금지했다. 검사를 수사 조직에서 떼어내겠다는 취지는 법에 담겼다. 그러나 합수본에서 검사가 어디까지 의견을 낼 수 있는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 “법률 의견”이 수사 방향 바꿀 수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합수본의 운영 근거가 “매우 취약하고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 검사가 합수본에 참여하면 확보한 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다. 행정안전부는 공소청과 중수청, 경찰이 함께 참여하는 이른바 ‘공중경 합수본’을 대안으로 내놨다. 중수청과 경찰이 실제 수사를 담당하고 공소청 검사는 법률 검토와 영장 청구, 수사 과정에 대한 의견 제시를 맡는 방식이다. 기관별 업무를 문서로 나누는 것은 가능하다. 실제 사건에서는 법률 판단과 수사 판단이 맞물릴 수밖에 없다.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한 뒤 특정 계좌를 더 추적해야 한다거나 공범의 휴대전화를 압수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의견은 단순한 법률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 수사 대상과 범위, 순서를 바꿀 수 있다.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검사는 혐의가 어느 정도 확인됐는지, 피의자가 도주하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자료가 부족하면 수사기관에 추가 조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요구가 법률 검토인지 수사 지휘인지는 사건마다 논란이 될 수 있다. 공식 문서가 아니라 합수본 회의나 전화 통화에서 오간 의견을 어떻게 볼지도 문제다. 피고인 측은 검사가 압수수색 대상과 조사 순서, 자금 추적 범위를 정하는 데 관여했다면 수사권 없는 검사가 사실상 수사를 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법원이 이를 위법한 수사 참여로 판단하면 압수한 자료나 피의자 진술을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를 놓고 다툼이 벌어진다. 마약이나 보이스피싱 조직을 어렵게 적발하고도 재판에서는 범죄 혐의보다 수사 절차의 적법성부터 다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검사가 영장만 전달할 수도 없어 헌법상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검사다. 경찰이나 중수청이 압수수색 또는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법원에 직접 영장을 청구할 수는 없다.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려면 사건 기록을 살펴야 한다. 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자료까지 압수하려는 것은 아닌지, 강제수사가 꼭 필요한지, 피의자를 구속할 만큼 증거가 확보됐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검사가 자료 보완을 요구하거나 압수수색 범위를 줄이면 수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수사 관여 논란을 피하려고 기록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수사기관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넘길 수도 없다. 검사를 거치도록 한 제도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검사의 참여를 넓히면 수사권 없는 검사가 사건을 지휘했다는 논란이 생긴다. 참여를 줄이면 검사는 영장 서류를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 수 있다. 정부가 검사에게 어떤 행위까지 허용할지 법률에 적어야 하는 까닭이다. 정부가 시행령이나 내부 지침으로만 역할을 정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국회가 법률로 없앤 검사의 수사권을 정부가 하위 규정으로 다시 인정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공소청 검사가 어떤 기록을 볼 수 있는지, 수사기관에 추가 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지, 합수본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낼 수 있는지부터 법률에 담을 필요가 있다. 검사의 의견에 수사기관이 따라야 하는지, 협의 내용은 어떤 방식으로 남길지도 정해야 한다. ◆중수청으로 옮겨도 수사와 재판 연결 필요 정부는 중수청에 보이스피싱과 금융범죄, 가상자산범죄, 마약범죄, 국가재정범죄를 담당하는 합동수사과를 설치할 계획이다. 금융위와 국세청 등 다른 기관의 인력도 파견받아 현재 검찰청 합수본의 기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수사 조직을 중수청으로 옮긴다고 문제가 모두 풀리는 것은 아니다. 중수청이 수사를 마치면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해 기소할지 결정하고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공소청 검사가 수사가 끝난 뒤 처음으로 기록을 받으면 사건을 다시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증거가 부족하거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기록을 중수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 사이 범죄수익 동결이나 공범 추적이 늦어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공소청 검사를 수사 초기부터 참여시키면 이번에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원칙과 부딪힌다.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관이 같은 합수본에서 한 팀처럼 사건을 처리하면 검찰의 수사 기능을 두 기관으로 나눈 의미도 약해진다. 권한과 책임의 구분도 필요하다. 중수청은 수사를 제대로 할 책임이 있고 공소청은 재판에서 입증할 수 있는 사건만 기소할 책임이 있다. 누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남기지 않으면 수사가 잘못됐을 때도, 재판에서 혐의 입증에 실패했을 때도 서로 책임을 미룰 수 있다. ◆검사 역할부터 법으로 정해야 마약과 보이스피싱, 주가조작처럼 여러 기관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범죄에서는 수사와 재판 준비를 완전히 떼어놓기 어렵다. 수사 초기부터 법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증거를 제대로 모으지 못하면 사건이 재판에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소청 검사에게 기존 검찰과 비슷한 역할을 맡긴 뒤 법률 자문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검사가 수사 대상과 범위, 방법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다면 이름과 관계없이 수사 관여 논란이 생긴다. 정부는 합수본이라는 이름을 유지할 수 있는지보다 공소청 검사가 합수본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부터 정해야 한다. 검사의 참여가 필요하다면 역할과 절차를 법률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검사에게 수사하지 말라고 해놓고 수사 기록을 검토하며 영장과 수사 방향을 판단하도록 하는 현재 구상으로는 권한과 책임을 가르기 어렵다. 새 수사 체계가 출범하기 전에 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2026-08-09 13: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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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부터 없앤 국회…경찰 인력·통제 장치는 미완
[경제일보] 검사가 경찰 수사의 빈틈을 직접 보완할 수 없도록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경찰이 송치한 사건의 증거나 법리가 부족하면 검사는 직접 조사하지 못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지난해 경찰 수사관 한 명에게 접수된 사건은 평균 133.8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11만623건이었다. 수사 인력과 기관 간 업무 절차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보완수사권부터 폐지돼 사건 처리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와 경찰 안팎에서 나온다. 현재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기록을 검토한 뒤 필요한 증거를 직접 확보하거나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계좌 추적이 덜 됐거나 참고인 조사가 빠진 사건은 검사가 보완해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검사는 의견을 내고 사건 관계인에게 자료를 받을 수 있을 뿐 수사는 할 수 없다. 부족한 부분을 발견할 때마다 경찰에 다시 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경찰 사건 처리 이미 56일 넘어 보완수사 요구는 이미 빠르게 늘고 있다. 2021년 8만6916건이던 보완수사 요구 사건은 지난해 11만623건으로 27.2%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6만5913건이 경찰로 돌아갔다. 지금 추세라면 연간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경찰 수사관이 맡는 사건도 2020년 평균 108.4건에서 지난해 133.8건으로 23.4% 증가했다. 경찰이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미제로 분류한 사건은 지난해 22만241건, 올해 상반기 10만2567건이었다. 검찰이 처리하던 보완수사까지 경찰 업무에 더해지면 수사관 한 명이 같은 사건을 여러 차례 다시 들여다보는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건 처리 기간은 벌써 길어지고 있다. 경찰이 사건을 접수해 송치 또는 불송치 결정을 내리기까지 걸린 기간은 지난해 평균 54.5일에서 올해 상반기 56.4일로 늘었다. 불송치 사건은 평균 61.1일이 걸렸다. 여기에 검찰의 기록 검토와 보완수사 요구, 경찰의 추가 조사, 검찰의 재검토가 이어지면 고소부터 기소까지 필요한 시간은 훨씬 길어진다. 피해자에게 수사 지연은 달력에 며칠이 더해지는 문제가 아니다. 범행을 입증할 자료가 사라지고 참고인의 기억이 흐려질 수 있다. 민사소송이나 피해 회복 절차도 형사사건 처분을 기다리느라 늦어진다. 피의자 역시 수사가 끝날 때까지 취업과 영업, 금융 거래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쳐 혐의가 달라진 사건도 적지 않다. 강화도 유기 사건에서는 검찰의 추가 수사를 거쳐 유기 혐의가 유기치상으로 변경됐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도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성폭행 목적이 확인됐다. 처음 수사한 기관과 다른 법률가가 증거를 다시 살피는 과정에서 놓친 범죄가 드러난 사례들이다. 검사가 확인해도 증거로 못 쓴다 개정법은 보완수사를 없애는 대신 검사에게 ‘사실관계 확인’ 권한을 줬다. 검사가 피의자와 피해자 등 사건 관계인의 의견을 듣고 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얻은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검사가 피해자를 만나 중요한 진술을 확인해도 증거로 제출하려면 경찰이 같은 사람을 다시 조사해야 한다. 피해자는 검사실에서 한 말을 경찰서에 가서 되풀이해야 한다. 경찰이 다시 작성한 조서가 검찰로 넘어온 뒤에야 기소 판단이 가능하다. 보완수사를 없애면서 만든 대체 절차가 출석 횟수와 처리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여당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노인 학대 등 7개 범죄에 전건송치를 도입할 방침이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까지 모두 공소청에 보내 한 번 더 살피게 하겠다는 것이다. 보완수사 폐지로 피해자 보호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전세사기와 보이스피싱 같은 다중 피해 범죄는 전건송치 대상에서 빠졌다. 같은 피해라도 경찰이 어떤 죄명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공소청의 재검토를 받을 수 있는지가 달라질 수 있다. 피해자 보호가 필요해 예외를 두면서도 범죄 유형을 제한해 또 다른 사각지대를 만들었다. 수사 책임은 커졌지만 통제 수단은 약해 경찰 수사가 부실하거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때 책임을 묻는 방법도 문제다. 개정법은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소청장이 해당 경찰관의 징계나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비슷한 제도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때부터 시행됐다. 이후 검사가 경찰관의 직무배제를 요구한 사례는 한 건에 그쳤다. 징계와 직무배제 요구권을 법에 적어두더라도 실제로 작동하지 않으면 부실 수사를 막기 어렵다. 검찰에서는 경찰이 보완수사를 늦게 하거나 부실하게 처리한 경우 인사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은 검찰의 처분 결과를 경찰 인사에 반영하면 수사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맞서고 있다. 검찰의 직접 개입은 차단하면서 경찰 수사의 오류를 누가 확인하고 책임을 물을지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새 기관 출범 두 달 앞두고 하위 법령 900개 손질 검찰청은 오는 10월 2일 폐지된다. 공소청이 기소와 공소 유지를 맡고 중대범죄수사청은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사이버범죄 등 6대 중대범죄를 수사한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 만에 형사사법체계가 전면 개편된다. 출범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 남짓이다. 중수청은 2000∼3000명 규모로 꾸릴 예정이지만 수사관 직급과 임용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기존 검찰 수사관 6000여명을 공소청과 중수청에 어떻게 나눠 배치할지도 남아 있다. 경찰과 중수청 가운데 어느 기관이 사건을 맡을지, 관할이 겹칠 때 누가 먼저 수사할지에 관한 실무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개정해야 할 하위 법령은 900여개에 이른다. 경찰과 중수청, 공소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사건을 나누고 넘기는 절차도 새로 정해야 한다. 수사기관이 늘면 관할을 판단하고 사건을 이첩하는 데 드는 행정 절차도 늘어난다. 그동안 수사는 멈추거나 담당 기관을 찾아 오갈 수 있다. 검사의 직접 영장 청구를 막은 조항도 논란을 낳고 있다. 개정법에 따르면 체포·구속·압수수색 영장은 경찰이 신청해야 검사가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헌법은 체포·구속·압수·수색 영장을 ‘검사의 신청에 의해’ 법관이 발부하도록 규정한다. 대검은 헌법이 경찰 신청을 거치지 않은 검사의 직접 영장 청구까지 보장한다며 위헌 소지를 제기했다. 공소기각 기준까지 넓혀 재판 장기화 우려 개정법은 공소기각 사유도 기존 6개에서 8개로 늘렸다. ‘중대한 위법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 법원이 혐의에 대한 판단 없이 재판을 끝낼 수 있도록 했다. ‘중대한 위법’과 ‘현저한 일탈’을 가르는 기준은 법에 적혀 있지 않다. 정치인과 특검 사건 피고인들이 표적 수사나 공소권 남용을 주장하며 공소기각을 요구하면 재판부는 수사 과정의 위법성부터 별도로 심리해야 한다. 1심의 공소기각 판단이 상급심에서 뒤집히면 사건은 파기환송돼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야권은 이 조항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끝내기 위한 우회로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당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법률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한다. 기존 판례로 해결하던 사안을 별도 조항으로 만들면서 적용 기준을 두지 않은 탓에 형사재판에 새로운 다툼을 더했다. 국회는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는 데 속도를 냈다. 그러나 보완수사를 넘겨받을 경찰의 사건은 이미 쌓여 있고 공소청과 중수청의 인력과 업무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 수사가 잘못됐을 때 이를 바로잡을 제도도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형사사법 절차에서 한 기관의 업무를 없애면 그 일을 맡을 사람과 필요한 시간을 먼저 계산해야 한다. 이번 개정은 검사에게서 보완수사권을 떼어냈지만 그 업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경찰이 떠안고 사건 당사자가 기다려야 할 시간이 늘어났다.
2026-07-31 17: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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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상반기 사회적 가치 1조6626억원 창출
[경제일보] KB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포용금융과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1조6000억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청년과 중소기업, 지역사회 지원을 확대하고 금융취약계층 지원과 사회안전망 강화에 집중한 결과로 평가된다. 22 KB금융은 올해 2분기 834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23일 밝혔다. 상반기 누적 기준 사회적 가치 창출 규모는 1조6626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은 금융·비금융 부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활동이 사회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화폐가치로 산출한 사회적 가치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고객과 주주·투자자,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려는 목적이다. 이번 측정 결과에는 청년과 중소기업,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과 금융취약계층 지원, 사회안전망 강화 활동 등이 반영됐다. KB금융은 단순 투입 비용이 아니라 사회에 만들어낸 변화를 확인하고 사회적 수요가 높은 분야에 지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포용금융 분야에서는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지원과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채무조정과 신용상담, 금리 부담 완화 등을 통해 금융 사각지대를 줄이고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세사기와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예방과 피해자 지원 활동도 병행 중이다. 금융범죄 피해자 금융상담과 심리회복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경찰청과 협력해 보이스피싱 예방 콘텐츠를 제작·배포했다. 농촌과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예방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청년 지원은 자산 형성과 취업, 교육, 창업 등으로 확대했다. KB금융은 KB청년미래적금을 통해 중장기 자산 형성을 지원하고 KB굿잡 취업박람회 등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으로 청년과 우수 중소기업의 연결을 돕고 있다. AI 핵심인재 양성과 청년 창업 지원,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업도 추진 중이다. 청년들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산업안전 개선과 인공지능(AI) 전환, 녹색전환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KB착한푸드트럭 사업을 통해서는 노후 푸드트럭 개보수와 맞춤형 컨설팅, 행사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사업 역량 강화와 판로 확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매출 기회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산업안전 분야에서는 안전기술 보유 기업을 육성하고 해당 기술과 제품을 안전 인프라가 취약한 중소기업 현장에 적용하는 성과기반 사회공헌 모델을 추진한다. 지역사회 지원은 교육·돌봄, 문화, 에너지 등 분야에서 진행된다. KB금융은 KB작은도서관과 온동네 교육·돌봄센터 등을 통해 지역 교육·돌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 연계 문화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문화예술 접근성을 높이는 활동도 병행한다. 농촌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을 통해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도 지원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 측정은 얼마나 많은 비용을 투입했는지가 아니라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앞으로도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청년과 중소기업, 지역사회는 물론 금융취약계층과 국민의 안전을 위한 지원을 지속 확대하며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금융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7-23 09: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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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공방, 검찰도 경찰도 아닌 국민을 보라
[경제일보] 수사는 처음부터 완전하지 않다. 확보하지 못한 영상 하나, 조사하지 않은 참고인 한 명, 잘못 해석한 진술 한 줄이 사건의 결론을 바꾼다. 경찰이 송치한 기록을 검사가 다시 들여다보고 부족한 부분을 확인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추진했지만 당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려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도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경찰 수사를 교정할 최소한의 권한은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성폭력과 아동학대, 스토킹,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에는 예외적으로 보완수사를 허용하자는 법안도 나왔다. 형사사법제도는 한번 바꾸면 수많은 사건과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의 출범 시점을 오는 10월 2일로 정해 놓고도 형사절차의 핵심인 보완수사 구조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조직을 먼저 나눈 뒤 그 조직들이 어떻게 사건을 처리할 것인지를 뒤늦게 논의하는 순서가 됐다. 보완수사권과 보완수사요구권은 구별해야 한다. 보완수사권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직접 추가 조사하는 권한이다. 보완수사요구권은 검사에게 부족한 부분을 발견했을 때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이다. 전면 폐지론은 검사에게 직접 조사권을 남기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이 무너진다고 본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내세워 송치된 혐의와 관계없는 사실까지 들여다보거나 별건 수사로 확대할 위험도 지적한다. 검찰은 이런 불신을 스스로 키웠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서 표적수사와 별건수사, 과도한 압수수색, 피의사실 유출 논란을 반복했다. 직접수사권을 축소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야 한다는 요구는 검찰권 남용에 대한 사회적 반작용이었다. 과거와 같은 포괄적 수사권을 검사에게 돌려줄 수는 없다. 그러나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는 문제와 경찰 수사의 오류를 교정하는 기능을 없애는 문제는 같지 않다.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기면 충분하다는 주장은 실제 수사 과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처음 수사를 부실하게 한 수사관에게 같은 사건을 다시 조사하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빠진 증거가 저절로 발견되지는 않는다. 수사팀이 사건을 축소하거나 특정한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면 같은 조직에 보완수사를 맡기는 방식만으로 잘못을 바로잡기 어렵다. 검사가 경찰 수사기록만 검토해서는 기록 밖에 있는 증거를 찾을 수도 없다. 경찰이 확보하지 않은 영상, 조사하지 않은 참고인, 누락한 압수물은 기록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피해자나 참고인을 직접 만나 몇 가지 사실을 확인해야 수사의 빈틈이 드러나는 사건도 있다. 전남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은 이런 우려를 보여줬다. 경찰은 피의자를 단순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의 보완수사 과정에서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후 경찰 수사팀 내부에서 중요 증거 확보와 보고를 막고 수사 내용을 축소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개별 사건 하나로 모든 제도를 설계할 수는 없다. 다만 경찰 내부에서 수사 축소나 증거 누락이 발생했을 때 같은 경찰 조직에 다시 수사를 맡기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 검찰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던 것처럼 경찰의 내부 감찰도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통제를 대신하기 어렵다. 보완수사권 문제를 검찰과 경찰 사이의 권한 다툼으로만 보면 가장 중요한 당사자가 사라진다. 성폭력과 가정폭력, 아동학대, 장애인 대상 범죄 피해자는 처음부터 모든 사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해자에게 경제적·정서적으로 종속돼 있거나 보복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수사기관이 피해자의 진술만 기계적으로 비교하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기 어렵다. 주변 정황과 디지털 증거, 반복되는 범행의 구조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경찰 수사가 부실하면 피해자는 같은 일을 여러 번 진술해야 한다. 수사기관이 바뀔 때마다 피해 사실을 다시 설명하고, 뒤늦게 발견된 증거가 이미 사라지는 일도 생긴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사 한 사람의 권한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가 수사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를 잃을 수 있는 문제다. 피의자의 권리도 다르지 않다. 경찰이 혐의를 과도하게 구성하거나 불리한 진술만 골라 기록했다면 검사의 재검토 과정에서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보완수사는 유죄 증거를 추가로 찾는 절차에 그쳐서는 안 된다. 경찰 수사가 공판에 넘길 만큼 충분하고 적법한지 다시 확인하는 절차여야 한다. 검사가 기소권을 가진 채 직접 보완수사까지 하면 유죄 판단에 치우칠 위험이 있다. 반대로 기소를 결정하는 검사가 증거의 신빙성과 수사 과정의 문제를 확인할 수 없다면 부실한 경찰 수사가 그대로 재판으로 넘어갈 수 있다. 입법자는 두 위험을 함께 줄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선택지는 전면 폐지와 현행 유지뿐이 아니다. 검사의 독자적인 수사 개시는 금지하되 경찰이 송치한 사건 가운데 제한된 범위에서만 직접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성폭력과 아동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피의자가 구속된 사건,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대규모 민생침해 범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증거 누락이나 인권침해가 의심되는 사건을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예외 범위는 법률에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필요한 경우’처럼 폭넓게 해석될 수 있는 문구를 두면 보완수사권이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우회적으로 복원하는 통로가 된다. 수사 범위도 경찰이 송치한 범죄사실과 기본적 사실관계가 같은 범위로 제한해야 한다.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수사에는 공소청장이나 상급자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보완수사의 사유와 범위, 조사 내용은 모두 기록에 남겨 피의자와 변호인이 다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사 기간과 횟수도 제한해야 한다. 위법한 별건 수사로 취득한 증거는 재판에서 배제하고 수사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는 장치도 필요하다. 전면 폐지를 선택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통제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까지 공소청에 보내 다시 검토받도록 하는 전건송치가 대안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모든 사건을 공소청이 다시 심사하면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기록을 형식적으로 훑는 데 그칠 가능성이 있다. 전건송치는 중대범죄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부터 적용하거나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한 사건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치권의 논의도 구호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에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검찰 기득권 옹호나 개혁 후퇴로 몰아서는 안 된다. 수사 실무를 경험한 법조인과 범죄피해자 지원단체가 지적하는 문제는 검찰 조직을 지키자는 요구가 아니다. 경찰 수사가 잘못됐을 때 피해자가 기댈 절차가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경찰의 부실수사 사례를 검찰권 복원의 근거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경찰이 잘못했다고 과거 검찰의 수사권 독점이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보완수사권을 유지하자고 주장하려면 별건 수사와 과잉수사를 막을 구체적인 통제 방안부터 내놓아야 한다. 검찰개혁은 검찰 조직에 대한 응징이 아니다. 경찰에 더 많은 권한을 주는 일도 아니다. 잘못된 수사를 줄이고 피해자와 피의자의 권리를 지키는 형사절차를 만드는 일이다. 수사기관의 권한은 어느 기관이 더 신뢰받느냐에 따라 배분할 일이 아니다. 검찰과 경찰 모두 잘못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서로의 판단을 검증하고 법원과 변호인이 그 과정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정 기관의 선의를 기대하는 대신 권한의 범위와 책임을 법률로 정해야 한다. 정치권은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일을 정해 놓고도 보완수사 구조를 두고 합의하지 못했다. 시행일이 다가온다는 사정이 졸속 입법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입법이 늦어진 책임을 피하려고 충분한 검토 없이 전면 폐지나 현행 유지를 선택한다면 그 부담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국민이 떠안는다. 검찰개혁의 성과는 검사에게서 몇 개의 권한을 빼앗았는지로 평가할 수 없다. 경찰의 부실수사가 줄었는지, 억울하게 묻힌 사건을 다시 살펴볼 수 있는지, 무고한 사람이 잘못 기소되는 일을 막았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보완수사권 공방에서 기준이 돼야 할 사람은 검사도 경찰도 아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일상과 명예, 때로는 삶 전체가 달라지는 피해자와 피의자다. 정치권이 그들의 권리를 외면한 채 수사기관의 권한만 나눈다면 검찰청의 이름을 바꾸고 조직을 둘로 나누더라도 개혁의 목적은 달성되지 않는다.
2026-07-16 11: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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