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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 속도…13종 개발 착수
[경제일보] 현대모비스가 국내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양산을 위한 산업계 협력을 확대한다. 지난해 출범한 협력 플랫폼을 통해 국산 시스템반도체 13종의 개발에 착수한 데 이어 완성차와 부품사, 반도체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생산 체계 구축에 나선다. 21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이날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제2회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ASK)'를 개최했다. ASK는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의 기술 협력을 위해 지난해 출범한 플랫폼이다.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 위탁생산업체(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등이 참여해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공급망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 참여 기업과 기관은 지난해 27곳에서 올해 53곳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키파운드리, 글로벌테크놀로지, 어보브반도체, LX세미콘, 동운아나텍 등 기존 참여사에 반도체 설계자산(IP), 시험평가, 기능안전 분야 기업과 기관이 추가됐다. 행사에서는 산업통상부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LG전자가 주도하는 '차량용 반도체 원팀 태스크포스(TF)' 발대식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시스템반도체 국산화 전략과 차세대 전력반도체 개발, 정부 지원 정책, 완성차 기술 로드맵 등을 공유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첫 포럼 이후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총 19건의 공동 협력 과제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13종은 실제 제품 개발 단계에 진입했으며 9종은 향후 적용할 차량 모델까지 선정했다.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들과 공동 개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반도체 성능뿐 아니라 품질 검증과 양산 역량을 함께 확보해 차량 적용까지 이어지는 협력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협력 범위를 반도체 설계와 제조에서 소프트웨어, 설계자산, 패키징, 시험·인증 등으로 확대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일반 산업용 제품보다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기능안전 기준이 요구되는 만큼 개발 초기부터 완성차 업체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데 집중한다. 특히 차량용 미세제어장치(MCU)와 통신·전원 반도체의 국산화에 속도를 낸다. 완성차와 부품사가 필요한 성능과 품질 기준을 제시하면 팹리스와 파운드리, 시험·인증기관이 개발부터 검증, 양산까지 역할을 나눠 수행하는 방식이다.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는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절연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 등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과 생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전기차 구동 시스템에 사용되는 핵심 반도체의 국산화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모비스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동시에 실제 차량에 적용되는 제어기와 전동화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기술 요구사항을 반도체 설계에 반영하고 개발 제품을 차량 시스템에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수요 중심의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앞서 2020년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을 인수한 이후 시스템반도체와 전력반도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 왔다. 현재 전원과 구동, 통신, 센서, 데이터 처리 등에 사용되는 자체 설계 시스템반도체 16종을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연간 약 2000만개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전동화 분야에서는 전력반도체부터 파워모듈, 인버터, 모터, 전력구동(PE)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부품 간 기술 연계성을 강화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역시 차량 제어기의 전원 관리와 통신, 센싱, 네트워킹 등으로 개발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향후에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맞춰 필요한 반도체 사양을 선제적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완성차 개발 초기 단계에서 반도체의 기능과 적용 시점, 목표 차종 등을 구체화하고 국내 업체와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협력 수준을 높인다. 차량용 반도체의 신뢰성 검증을 지원할 인프라 구축도 병행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추진 중인 천안 차량용 반도체 지원센터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해당 시설을 비롯한 시험·평가 기반을 활용해 국내 기업의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인증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전무는 "완성차와 함께 차량에 적용할 기능과 품질 기준, 적용 시점, 목표 차종 등을 조기에 구체화하고 검증과 양산을 거쳐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지는 수요 기반 개발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지난해 첫 포럼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가전·모바일·산업용 반도체 기술을 차량용으로 확장하고 공동 개발하는 기회를 발굴하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실제 제품 개발과 차량 적용,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한층 고도화된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21 16: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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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르웨스트' 외관 디자인 '2026 굿디자인 어워드' 수상 外
[경제일보] 롯데건설은 ‘2026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서울 강서구 마곡 MICE 복합단지 ‘르웨스트(LE WEST)’ 외관 디자인으로 동상을 수상했다고 21일 밝혔다. 1985년부터 시행해 올해 42번째를 맞은 ‘굿디자인 어워드’는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디자인 시상식이다. 국내 모든 상품의 디자인, 외관, 기능,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우수 디자인 ‘GD 마크’를 부여하며 그 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에는 시상한다. ‘르웨스트’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내 조성된 MICE 복합단지로 CP1, CP2, CP3-1, CP3-2 등 총 4개 블록으로 이뤄져 있다. CP1에 코엑스 마곡과 머큐어 서울 마곡, CP2에 오피스텔 ‘롯데캐슬 르웨스트’, CP3-1에 시니어 레지던스 ‘VL르웨스트’, CP3-2에 업무∙상업 시설이 들어섰다. ‘르웨스트’ 외관 디자인은 단지 전체가 서로 다른 기능의 공간이지만 다양한 기능이 하나로 연결되는 복합도시 경관을 완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비주거 시설의 수평 레이어와 주거 시설의 수직 프레임을 대비시켜 기능별 특성을 표현하면서도 베이지·그레이·블루 계열의 색상을 조합해 통합된 도시 경관을 구현했다. 특히 CP1 블록에는 수평으로 길게 돌출된 캔틸레버 구조에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적용해 역동적인 도시 이미지를 형성했다. 투명 유리 커튼월과 수평 레이어를 통해서는 개방감을 더했다. CP2 블록에는 그레이와 베이지 계열의 벽돌 타일 패널을 활용한 반복적 수직 프레임을, CP3-1 블록에는 수직으로 뻗은 석재 패널 마감과 커튼월룩을 적용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마곡지구를 대표하는 복합단지 ‘르웨스트’가 기능적인 측면과 실내 디자인뿐만 아니라 도시 경관에 가치를 더하는 외관 디자인으로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호반건설, ‘호반써밋 에디션’ 유튜브 광고 조회수 700만회 돌파 호반건설은 주거 브랜드 호반써밋의 프리미엄 라인인 ‘호반써밋 에디션’ 광고 영상들이 유튜브 공개 일주일 만에 누적 조회수 700만회를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호반건설은 지난 14일부터 호반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호반써밋 에디션’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광고는 ‘이곳에서 가장 나다운 삶이 자라나길’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호반써밋 에디션’이 지향하는 주거 가치를 담았다. 특히 다양한 장면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구성해 사람마다 다른 삶의 모습과 각자의 공간에서 느끼는 행복을 표현했다. 집에서 경험하는 저마다의 감정과 기분 좋은 순간에 주목해 집을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닌 삶과 가치가 자라나는 공간으로 그려냈다. ‘호반써밋 에디션’은 호반건설이 주거 브랜드 ‘호반써밋’을 7년 만에 리뉴얼 하면서 선보인 프리미엄 라인이다. 오는 12월 분양 예정인 ‘호반써밋 에디션 위례(위례상업 9블록)’에 처음 적용된다. 호반건설은 이후 신규 단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와 브랜드 체계를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번 광고는 가족과 취향, 자연이 어우러진 일상을 통해 각자의 삶과 가치가 자라나는 주거 공간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며 “새롭게 정립한 브랜드 철학과 차별화된 상품을 바탕으로 호반써밋만의 주거 경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영그룹, 올해 참전유공자 주거환경 개선 사업 완료 부영그룹은 올해 6·25전쟁 참전유공자의 노후주택 보수 사업을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부영그룹은 대한주택건설협회와 국가보훈부가 추진하는 국가유공자 노후주택 보수 지원 사업에 1997년부터 올해까지 29년째 참여해오고 있으며 총 36가구의 노후주택을 보수했다. 참전유공자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과 국가보훈처장 감사패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지원 대상은 국가유공자 보상금으로 생활하는 차상위계층 참전유공자 가구였다. 지붕과 창호, 유리 등을 보수하고 도배·장판 교체와 설비 정비, 보일러 관련 공사를 진행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참전유공자분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실 수 있도록 주택 보수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며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감사의 마음을 실천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10-21 13: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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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나락스, 도면부터 품질까지 AI로…118억원대 산업부 R&D 참여
[경제일보] 마키나락스가 자동차부품 열간단조의 금형 설계부터 생산·품질관리까지 연결하는 인공지능(AI) 자율생산 기술 개발에 참여한다. 도면에서 설계 정보를 추출하는 AI와 생산라인의 센서·영상 데이터를 결합해 숙련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단조 공정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마키나락스는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관리하는 산업통상부의 ‘2026년 기계장비산업기술개발사업’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과제명은 ‘AI 기반 자동차부품 열간단조 금형 설계 자동 보정 및 단조품 자율 생산 시스템 개발’이다. 세일단조가 주관하며 마키나락스 등 5개 기관이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참여한다. 아이엔지글로벌,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경상국립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등이 함께한다. 연구는 2029년 12월까지 진행되며 개발 기술은 세일단조 양산라인에서 실증할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118억3303만원이며, 정부지원 연구비는 86억원이다. 마키나락스에 배정된 정부지원 연구개발비는 16억원이다. 회사 측이 제시한 자사 수행분 전체 연구개발비는 약 24억원이다. 정부지원금 16억원은 2025년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의 11.07%에 해당한다. 열간단조는 금속을 고온으로 가열한 뒤 금형으로 압력을 가해 원하는 형상을 만드는 공정이다. 제품의 형상과 품질을 확보하려면 정밀한 금형 설계와 생산 조건 관리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부품 도면에서 설계 정보를 일일이 추출하는 과정에서 숙련도에 따른 편차와 오류, 작업 지연이 발생할 수 있었다. 마키나락스는 AI 운영체제 ‘런웨이(Runway)’와 도면 의사결정 AI 에이전트 ‘드로우엑스(DrawX)’를 활용한다. AI가 단조 도면을 인식해 필요한 설계 변수를 추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형 설계 보정안을 추천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드로우엑스는 회사가 지난 2월 공개한 제조 특화 솔루션이다. 분산된 도면을 통합 관리하고 유사 도면 검색, 원가 산정, 수주 판단 등을 지원한다. 이번 과제에서는 도면 해석 역량을 단조 금형 설계에 적용해 자동 보정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생산 단계에서는 온도·하중·영상 등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공정 이상을 진단하고, 비전 AI로 단조품의 품질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설계·공정·품질 데이터를 연결하는 통합관제 시스템도 런웨이 기반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적용하는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는 설계부터 생산·검사까지 단계별 데이터를 연결해 제품과 공정의 이력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설계 정보와 실제 생산 조건, 품질 결과를 연계해 공정 전반을 관리하고 자율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런웨이는 AI 모델의 개발·배포·재학습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회사는 지난달 업데이트에서 입력 데이터의 분포가 학습 당시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감지하는 기능과 모델 정확도를 추적하는 기능 등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생산 조건이 바뀌는 현장에서 AI의 상태를 점검하고 재검증·재학습 시점을 데이터에 근거해 판단하도록 지원한다. 마키나락스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 제조 분야에서 축적한 AI 기술을 단조 등 전통 뿌리산업으로 확대해 숙련자 의존도를 낮추고 생산성과 품질을 높인다는 목표다. 윤성호 대표는 “단조 공정은 고온의 환경에서 고강도 작업이 진행되는 현장으로, 변수가 많고 작업자의 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AI를 적용하기 까다로운 분야로 꼽혀왔다”며 “뿌리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자율생산 기술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14 08: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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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800조 반도체 투자에 숟가락 얹지 말라
[경제일보] 800조원. 기업 투자 규모만으로도 한국 산업사의 기록을 새로 쓸 만한 숫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서남권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이야기다. 문제는 이 천문학적인 투자계획을 놓고 정치권의 지역 논쟁까지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부 국정감사에서도 입지 선정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부가 여러 후보지를 제안했고 최종 결정은 기업이 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기업들에 확인한 결과 특정 지역을 먼저 제안하거나 투자계획을 확정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정부 설명과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누가 먼저 호남을 거론했느냐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상황이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까지 예단할 필요는 없다. 정부가 기업에 특정 지역 투자를 강요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도 아니다. 기업과 정부가 대규모 투자계획을 협의하면서 여러 후보지를 검토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이번 논란은 800조원짜리 반도체 투자를 어떤 원칙으로 다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반도체 공장은 지역개발 사업이 아니다. 전력과 용수, 부지와 물류, 인재, 협력업체, 연구개발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따져 수십 년 뒤까지 경쟁력을 계산해야 하는 기업 투자다. 더구나 반도체는 한번 공장을 지으면 되돌리기 어려운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다. 투자액도 수십조원에서 수백조원에 이른다. 그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하는 기업이 져야 한다. 세계 반도체 경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미국과 대만, 일본, 중국, 유럽은 생산시설과 첨단기술을 자국에 끌어들이기 위해 세제와 보조금,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을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공장을 어디에 지을지를 결정하는 데 시간이 길어지거나 경제성 이외의 변수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그 비용은 기업이 떠안는다. 결국 한국 반도체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국가균형발전을 외면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수도권에 산업과 인구가 집중된 한국에서 지방에 첨단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전력과 용수 확보에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새로운 생산거점을 비수도권에서 찾는 것은 산업정책 측면에서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다. 문제는 순서다. 기업에 지방으로 가라고 요구하는 것과 기업이 지방을 선택할 만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전혀 다른 정책이다. 반도체 공장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과 막대한 양의 공업용수다. 장비와 소재·부품을 공급할 기업이 가까이 있어야 하고 국내외 고급인력이 일하고 정착할 수 있는 여건도 필요하다. 도로와 철도, 항만 같은 물류망도 갖춰야 한다. 정치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런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전력망과 용수시설을 제때 구축하고 교통·물류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을 연결해 인재를 키우고 교육·의료·주거 등 정주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인허가 기간을 줄이고 세제와 연구개발 지원의 예측 가능성도 높여야 한다. 그렇게 해서 기업이 사업성만 따져도 지방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균형발전이다. 지역끼리 경쟁하는 것도 나쁠 이유가 없다. 오히려 필요하다. 다만 정치적 영향력으로 기업을 끌어가는 경쟁이 아니라 어느 지역이 더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인재를 확보하며 빠르게 인허가를 처리할 수 있는지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중앙정부도 심판과 지원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특정 지역에 공장을 배정하는 주체가 아니라 각 지역이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기업의 선택을 지원해야 한다. 이번 800조원 투자를 정치적 성과로 앞세우는 것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발표된 투자계획이 곧바로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경기는 변하고 기술도 바뀐다. 글로벌 수요와 메모리 가격, 금융시장과 기업의 수익성에 따라 투자 시기와 규모가 조정될 수도 있다. 기업 역시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장·경영상황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백조원의 숫자를 먼저 정치적 치적으로 만들어놓으면 나중에 기업의 합리적인 투자 조정까지 정치적 실패나 약속 파기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 기업의 투자는 기업이 책임지고 정부 지원에는 정부가 책임지면 된다. 특히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전력망과 용수, 산업단지, 세제지원에는 더 엄격한 경제성 검토와 투명성이 필요하다. 기업 자율을 강조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지원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 결정을 존중하되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과 기대효과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국회가 할 일도 분명하다.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 예산을 어느 지역이 얼마나 가져갈지를 놓고 경쟁하기보다 한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무엇이 부족한지를 살펴야 한다. 전력과 용수, 인력과 연구개발, 세제와 인허가 가운데 경쟁국보다 뒤처진 것이 무엇인지 찾아 고치는 것이 먼저다. <관자>에는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 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영욕을 안다(倉廩實而知禮節, 衣食足而知榮辱)”는 말이 있다. 국가의 산업정책도 경제적 토대를 무시한 채 명분만 앞세워서는 오래가기 어렵다. 균형발전이라는 목표가 아무리 옳더라도 산업이 지속될 경제적 기반이 없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반대로 지방이 기업하기 좋은 곳이 되면 정치가 기업에 내려가라고 요구하지 않아도 투자는 움직인다. 800조원은 정치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특정 지역의 몫으로 미리 떼어놓을 돈도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행하는 민간의 장기 투자다. 동시에 그 투자의 성공 여부가 한국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국가적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때문에 정치의 역할은 더 절제돼야 한다. 기업이 투자할 곳을 정치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곳을 만드는 것. 기업의 결정을 정치적 치적으로 포장하는 대신 전력망 하나, 용수시설 하나라도 제때 완성하는 것. 그것이 800조원 앞에서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세계 반도체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정치세력이 투자계획에 이름을 올렸느냐가 아니다. 누가 더 빨리 공장을 짓고 더 좋은 반도체를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정치가 800조원에 숟가락을 얹기보다 반도체가 달릴 길부터 닦아야 한다.
2026-10-07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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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베트남서 휴대전화 누적 수출 5000억달러…17년 만에 달성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생산한 휴대전화의 누적 수출액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베트남에서 휴대전화 생산을 시작한 지 17년 만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CEO는 지난 8월 27일 베트남 하노이(Hà Nội)에서 레민흥(Lê Minh Hưng) 베트남 총리와 만나 이 같은 성과를 밝혔다. 삼성전자의 박닌성(Bắc Ninh)과 타이응우옌성(Thái Nguyên) 휴대전화 생산법인은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수출액 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처음 휴대전화 생산을 시작한 2009년 4월 이후 약 17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삼성전자는 2008년 박닌성에 휴대전화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이후 베트남 투자를 확대해 왔다. 타이응우옌성에도 생산 거점을 추가하면서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수출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지난해 말 기준 240억 달러에 달한다. 현지에서는 휴대전화뿐 아니라 디스플레이와 전자부품, 배터리, 카메라, 생활가전 등으로 생산 분야도 확대됐다. 현재 삼성의 베트남 사업은 6개 생산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 판매법인으로 구성돼 있다. 노 CEO는 지난 8월 초 출시한 갤럭시 폴드8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 베트남 "생산기지 넘어 기술·R&D 거점으로" 레민흥 총리는 삼성전자가 베트남을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기술과 연구개발(R&D), 혁신의 거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단순 생산시설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첨단기술과 연구개발, 혁신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에 따라 레 총리는 삼성전자에 생산시설과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R&D 투자를 늘리고, 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협력을 강화해 엔지니어와 전문인력을 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베트남 기업들이 삼성의 공급망에 더 깊숙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현지 협력업체를 발굴하고 기술·관리 역량을 높이는 데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도 베트남을 단순한 제조기지가 아니라 첨단기술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트남 내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첨단기술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하노이(Hà Nội)에 있는 삼성 R&D센터 역시 베트남 대학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기술 역량 강화와 인재 양성에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산업통상부와 함께 현지 기업들이 삼성의 글로벌 공급망에 더욱 깊숙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올해 베트남 주요 대학들과 2026~2028년 기술·인재 양성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전자·통신, 보안 등 미래 기술 분야의 고급 인력 양성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사업 확대는 현지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기존 투자 전략이 R&D와 첨단기술, 인재 양성, 현지 공급망 강화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베트남 역시 삼성의 대규모 생산 기반을 활용해 단순 제조·조립을 넘어 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산업 생태계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2026-10-06 17: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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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美 공장 안 지으면 관세 300%"…격전지서 투자 압박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격전지인 오하이오주에서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 기업에 최대 3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고율 관세를 외국 기업의 현지 투자와 제조업 일자리 유치 수단으로 내세워 공화당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를 압박한 데 이어 투자 이행을 요구하는 발언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밴댈리아의 버틀러 고등학교에서 열린 지원유세에서 “그들이 여기에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약 1년 반 정도의 작은 기회를 준다”며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는 150, 200, 250, 30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그들은 모두 이곳에 공장을 짓고 있다”며 관세 정책으로 수조달러 규모의 투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일본, 한국, 캐나다 등이 오랫동안 미국을 상대로 관세를 활용해왔다며 자신의 정책을 정당화했다. 이번 유세는 공화당의 상원 다수당 유지와 직결되는 오하이오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화당 존 허스테드 현 상원의원은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허스테드는 J D 밴스 부통령의 상원 의석을 이어받아 지난해 임명됐으며,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앨라배마 등 공화당 강세 지역을 방문한 뒤 오하이오로 이동했다. 오하이오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 1년간 35% 올라 갤런당 평균 4.16달러를 기록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투자 유치와 제조업 회복을 앞세워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을 돌파하려는 유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승리하면 유권자들이 각자 5000달러를 갖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관세와 투자 유치 성과를 개인의 경제적 혜택으로 연결해 표심을 공략한 것이다. 현지에서는 대규모 투자와 주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효과를 둘러싼 갈등도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옹호하며 투자를 막으면 중국으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하이오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과 용수, 농지 이용에 미치는 영향이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유세 사흘 전인 9월 30일에는 인근 스프링필드의 옛 내비스타 트럭 공장에서 약 1400명이 해고됐다.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는 발표가 지역의 안정적인 고용과 생활비 개선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공화당의 경제 성과를 평가하는 문제로 부상했다. 한국에는 투자 협상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국이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질문에 “그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괜찮다. 나는 그들에게 더 많이 청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속히 서명하지 않으면 두 배로 올리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지만, 추가로 부과할 대상과 방식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사업 참여를 확정했다는 미국 측 설명과 거리를 두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투자 여부와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으며,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상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검토해 추진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투자 유치 성과로 연결해 선거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 정부의 후속 협상에서는 미국의 신속한 투자 요구에 대응하면서도 사업별 수익성과 원리금 회수 조건을 확보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알래스카 사업은 미국 측이 약속한 사업성 보완 자료를 받아 검토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2026-10-04 10:5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