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5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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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에 B-2 띄우고 국빈만찬…환대 뒤엔 무역·AI 담판
[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에 B-2 전략폭격기와 F-22 전투기를 동원한 환영식을 마련한다. 최고 수준의 의전과 미국의 군사력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무역과 첨단기술, 대만 문제를 둘러싼 정상회담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이후 11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직접 나가 시 주석 부부를 맞을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의 공항 도착을 직접 영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4일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가 참석하는 공식 환영식이 열린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군 전 군종을 대표하는 장병 479명이 참가하고 군악대 연주와 의장대 사열이 이어진다. B-2 스피릿 전략폭격기 1대와 F-22 랩터 전투기 4대도 축하비행에 나선다. B-2는 장거리 침투와 핵무기 운용이 가능한 전략폭격기이며 F-22는 미국의 대표적인 스텔스 전투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맞을 때도 전투기와 전략폭격기를 의전에 활용했다. 이번 비행 역시 환영과 군사력 과시라는 두 가지 상징을 함께 담는다. 공식 환영식 뒤에는 양국 정상과 핵심 각료들이 참석하는 회담이 열린다. 관세 휴전 연장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미국산 농산물·항공기 구매, 첨단 반도체와 AI 통제 문제가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대만해협과 이란전쟁, 펜타닐 원료 차단 등 안보 현안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멜라니아 여사와 펑 여사는 정상회담 중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을 방문한다. 저녁에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국빈만찬이 열린다.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 순다르 피차이, 젠슨 황, 팀 쿡, 샘 올트먼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 경영진도 초청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I와 반도체가 이번 회담의 핵심 경제 의제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5일에는 양 정상 부부가 백악관에서 차담한 뒤 국립문서보관청을 찾아 미·중 관계 관련 기록을 살펴본다. 중국 외교부는 6개월 사이 이뤄진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에 “역사적이고 이정표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화려한 의전과 정상 간 친분이 곧바로 현안 합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번 방문의 성과는 11월 만료를 앞둔 관세 휴전의 연장 여부와 희토류·농산물 교역, 첨단기술 통제에서 양국이 어느 수준의 교환 조건을 마련하는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2026-09-22 0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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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AI의 돈은 어디서 왔나
[경제일보]주룽지 전 중국 총리가 지난 12일 97세로 세상을 떠났다. 1991년 부총리에 오른 뒤 경제정책을 이끌었고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국유기업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세제를 개편했으며 금융권의 부실을 털어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밀어 올린 개혁가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대규모 실업과 지방재정 악화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도 따른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주룽지를 다시 들여다볼 이유는 중국 경제의 과거를 평가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중국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에 막대한 돈을 장기간 쏟아부을 수 있는 국가의 자금 동원 능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의 개혁과 만나게 된다. 원문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연원을 추적하면서 분세제와 국유기업·금융 개혁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94년 분세제(分税制) 개혁 전까지 중국 중앙정부의 재정 형편은 지금의 이미지와 크게 달랐다. 1993년 중앙정부가 가져가는 재정수입은 전체의 22%에 그쳤다. 지방이 세금의 대부분을 거둬 쓰면서 중앙정부는 전국 단위의 경제정책을 밀어붙일 돈이 부족했다. 주룽지는 중앙세와 지방세를 다시 나누고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증치세의 75%를 중앙 몫으로 돌렸다. 이듬해 중앙정부의 세입 비중은 55.7%로 뛰었다. 중앙정부의 곳간이 커지자 경제를 움직이는 힘도 달라졌다. 지역별 이해관계에 끌려다니지 않고 전국을 상대로 산업정책을 펼칠 재정 능력이 생겼다. 중앙의 재정력이 커진 만큼 지방정부가 짊어진 부담도 늘었다. 세입은 중앙으로 넘어갔는데 교육·의료를 비롯해 지방이 맡아야 할 지출은 그대로 남은 분야가 많았다. 세계은행도 1994년 개혁이 중앙정부의 세입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반면 중앙과 지방 사이의 재정 불균형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지방정부는 부족한 돈을 다른 곳에서 찾아야 했다. 토지와 부동산 개발에 기대고 각종 예산외 수입을 늘리는 방식이 뒤따랐다. 오늘날 중국을 짓누르는 지방부채와 부동산 문제를 1994년 개혁 하나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지방정부의 재정 운용을 바꾼 중요한 계기였던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중앙정부가 강력한 산업정책을 펼칠 힘을 얻는 동안 지방에서는 다른 문제가 자라난 셈이다. 주룽지의 개혁은 재정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큰 것은 잡고 작은 것은 놓는다’는 ‘좡다팡샤오(抓大放小)’ 정책 아래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유기업을 정리하고 대형 국유기업에 국가 역량을 집중했다. 이 과정은 혹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유기업에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약 16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비효율을 걷어낸 대가를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은행도 바꿨다. 지방정부의 영향 아래 있던 금융기관의 자금 배분 권한을 중앙으로 가져오고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세금을 중앙으로 모으고 금융의 돈줄도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체제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주룽지가 특정 반도체 기업이나 AI 산업을 염두에 두고 이런 개혁을 했다고 볼 근거는 없다. 그가 만든 것은 중앙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분야에 장기간 돈을 투입할 수 있는 국가의 능력이었다. 그 힘이 20여 년 뒤 반도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은 2014년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이른바 ‘반도체 대기금’을 만들었다. 2019년 2기에 이어 2024년에는 등록자본 3440억 위안 규모의 3기 펀드가 출범했다. 중국 재정부가 최대 주주로 참여했고 공상은행·건설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교통은행 등 대형 국유은행도 자금을 댔다. 1기 1387억 위안, 2기 2040억 위안에 이어 국가 차원의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반도체처럼 투자 규모가 크고 자금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산업에서는 이런 힘이 무섭다. 한두 해 적자가 났다고 투자를 끊지 않고 국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10년 이상 돈을 넣을 수 있다. 민간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정부와 국유금융기관이 떠받친다. 지방정부들도 토지와 보조금, 투자기금을 들고 뛰어들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을 중앙정부 하나의 작품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원문에서 CXMT와 YMTC, SMIC 등의 성장 과정에 지방정부의 역할을 함께 살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도 뒤따랐다. 중앙정부가 특정 산업을 키우겠다고 하면 지방정부들이 비슷한 사업에 한꺼번에 뛰어들었다. 기술과 인력이 부족한 지역까지 공장 건설에 나섰고 부실과 중복투자가 생겼다. 반도체 투자 과정에서는 기술 사기와 파산 사례까지 나왔다. AI에서도 각 지역이 데이터센터와 지능형 컴퓨팅 시설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장기 투자를 밀어붙일 수 있다는 장점이 투자 방향을 잘못 잡으면 손실까지 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주룽지 시대와 지금의 중국은 사정도 많이 달라졌다. 당시 중국에는 값싼 노동력과 빠른 성장, 해외 자본 유입이라는 조건이 있었다. 지금은 부동산 침체와 지방정부 부채를 안고 있고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규제에도 맞서야 한다. 돈을 모아 한 산업에 집중하는 방식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늘었다. 과거에 효과를 냈던 국가 주도의 투자 방식이 앞으로도 같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의 경험은 한국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역시 반도체와 AI, 첨단 제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정하고 막대한 정책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기업과 공장,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고 경쟁한다. 규모와 체제는 다르지만 정부가 전략산업을 정하고 재정과 금융을 동원한다는 점에서는 중국이 겪었던 성공과 실패를 살펴볼 가치가 있다. 원문이 중국 산업정책의 흐름을 한국의 반도체·AI·제조업 전략과 연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에서 가져올 것은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법이 아니다. 반도체와 AI처럼 오랫동안 돈이 들어가는 산업에 자금이 끊기지 않게 할 제도가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비슷한 사업에 돈을 붓는 일은 없는지, 기술도 없는 사업이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고 있지는 않은지도 살펴야 한다. 실패가 확인된 사업을 정리하지 못하면 지원금은 산업을 키우는 돈이 아니라 부실기업을 연명시키는 돈으로 바뀐다. 주룽지의 개혁은 중국 정부가 국가의 돈을 모으고 움직이는 방식을 바꿨다. 그 힘은 제조업 성장과 반도체 투자에 밑천이 됐지만 지방부채와 부동산 의존, 과잉투자라는 문제도 함께 남겼다. 국가가 산업을 키운 성공 사례만 보고 투자 규모부터 따라갈 일이 아니다. 반도체와 AI에 국가의 미래를 건 한국이라면 중국이 어디에 돈을 썼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어디서 돈을 잃었는지도 봐야 한다. 산업정책의 실력은 예산을 크게 잡는 데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오래 투자할 곳과 그만둘 곳을 제대로 가려내는 데서 드러난다.
2026-08-14 17: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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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교역 줄어도 수출 14% 늘었다…로봇·관광객 소비 키우는 중국
[경제일보] 중국의 올해 1~7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미국과의 교역은 감소했지만 아세안과 유럽연합, 일대일로 참여국과 거래가 늘면서 전체 교역액은 30조위안을 넘어섰다. 자본시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유니트리가 60억위안 넘는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공개에 들어갔다. 베이징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발급한 출국세 환급 신청서가 지난해의 5배 수준으로 늘었다. 내국인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중국이 수출 상대를 넓히고 로봇 산업에 자금을 대는 한편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 미국 줄고 아세안 늘었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7월 상품 수출입액은 30조130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증가했다. 수출은 17조4400억위안으로 14%, 수입은 12조6900억위안으로 22% 늘었다. 7월 한 달간 수출입액은 4조6600억위안으로 전년 동월보다 19.2% 증가했다. 수출은 17.8%, 수입은 21.2% 늘었다. 월간 교역액은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 4조위안을 웃돌았다. 교역 상대별 실적은 엇갈렸다. 아세안과의 교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고 유럽연합과의 교역은 9.5% 증가했다.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상대로 한 교역도 각각 15.4%, 18.9% 늘었다. 중국이 일대일로 참여국으로 분류한 국가들과의 교역액은 15조3600억위안으로 15.5% 증가했다. 중국 전체 교역액의 절반을 넘는다. 미국과의 교역은 1.6% 줄었지만 감소 폭은 상반기보다 2%포인트 줄었다. 미국 시장에서 줄어든 거래를 아세안과 중남미, 아프리카 시장이 메우는 양상이다. 중국의 최대 교역 상대도 미국이 아니라 아세안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동남아시아로 옮기고 현지에서 부품과 중간재를 조달하는 움직임도 교역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수출 품목도 달라지고 있다. 올해 1~7월 중국의 기계·전자제품 수출은 11조1200억위안으로 21.2% 증가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8%로 지난해보다 3.8%포인트 높아졌다. 전기차 수출은 71.2%, 리튬 배터리는 35.8%, 풍력발전기는 34.8% 늘었다. 3D 프린터 수출액은 지난해의 두 배를 넘었고 산업용 로봇 수출도 13.2% 증가했다. 의류와 완구 같은 소비재보다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용 장비가 수출 증가를 이끌고 있다. 수입도 빠르게 늘었다. 기계·전자제품 수입액은 5조3100억위안으로 29.7% 증가했다. 인공지능 산업과 첨단 제조업에 들어가는 반도체와 장비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해 1~7월 수입 증가율은 수출 증가율을 8%포인트 웃돌았다. ◆ 유니트리에 몰린 중국의 큰손들 중국 로봇 업체 유니트리는 지난 6일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 기업공개 공모가를 주당 150.8위안으로 확정했다. 커촹반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바이오, 첨단 장비 기업이 주로 상장하는 시장이다. 유니트리는 신주 4044만6434주를 발행한다. 상장 후 전체 주식의 10%에 해당한다. 이번 기업공개로 조달하는 금액은 약 60억9900만위안이며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609억9300만위안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7월 유니트리의 상장을 승인했다. 유니트리는 네 발로 걷는 사족보행 로봇과 사람의 몸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든다. 조달한 자금은 로봇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 체화지능 알고리즘 개발 등에 쓸 예정이다. 체화지능은 인공지능이 로봇의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을 인식하고 팔과 다리를 움직여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을 말한다. 사람의 지시를 글이나 음성으로 답하는 생성형 인공지능보다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어렵지만 시장 규모는 훨씬 클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전략적 투자자에는 딥시크 운영사인 항저우선두추숴인공지능기초기술연구유한공사가 이름을 올렸다. 딥시크는 약 93만3400주를 배정받아 1억4100만위안을 투자한다. 텐센트 계열 상하이치산투자와 중국석유그룹 쿤룬캐피털, 중국남방전력 계열 투자회사, 차이나텔레콤 계열 톈이캐피털도 참여했다. 인공지능 업체와 정보기술 기업, 에너지·통신 국유기업이 유니트리 주주로 들어가는 것이다. 공모가는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유니트리의 공모가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약 219배다. 같은 업종 기업들의 평균인 약 39배보다 5배 이상 높다. 유니트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을 10억5200만~11억2800만위안, 순이익을 2억5800만~3억600만위안으로 예상했다. 매출과 순이익이 늘어도 현재의 공모가를 뒷받침하려면 로봇 판매를 빠르게 늘려야 한다. 연구개발비와 판매비가 늘면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다. 상장 후에는 로봇을 얼마나 많이 생산해 어느 시장에 팔 수 있는지가 평가의 기준이 된다. ◆ 관광객이 산 자리에서 세금 돌려준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이 입국해 쓰는 돈을 늘리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 입국한 외국인은 229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무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1781만5000명으로 30.6% 늘었다.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77.7%가 비자 없이 중국에 들어왔다. 관광객이 늘면서 쇼핑도 함께 증가했다. 올해 1~7월 베이징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발급한 출국세 환급 신청서는 지난해보다 400% 증가했다. 지난해의 5배 수준이다. 환급 대상 상품 매출은 44.5%, 실제 환급액은 44% 늘었다. 베이징의 출국세 환급 매장도 7월 말 기준 2000곳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사는 물건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실크 제품과 차, 전통 공예품이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중국산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 전동칫솔, 액션카메라, 무선이어폰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베이징 싼리툰의 샤오미 매장과 중국 국제무역센터 인근 DJI 매장에는 중국산 전자제품을 사려는 외국인이 몰리고 있다. 베이징 훙차오시장은 하루 방문객 8000여 명 가운데 외국인이 70%를 차지한다. 중국 정부는 출국세 환급 절차도 계속 줄이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최소 구매액을 500위안에서 200위안으로 낮췄고 현금 환급 한도는 1만위안에서 2만위안으로 올렸다. 물건을 산 매장에서 세금을 먼저 돌려주는 ‘즉시 환급’ 제도도 전국으로 확대했다. 지난 7월부터는 구매액이 1만위안 미만인 경우 모든 물품을 검사하지 않고 일부만 무작위로 확인한다. 신청서와 영수증도 종이로 낼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다. 베이징에서 즉시 환급을 받은 관광객이 상하이나 광저우 공항을 통해 출국하더라도 절차를 마칠 수 있도록 지역 간 환급도 허용했다. 즉시 환급을 받은 뒤 출국해야 하는 기간은 28일로 통일했다. 중국이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부진한 내수가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소매판매액은 24조8722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품 판매 증가율은 1.1%였다. 수출입 증가율과 비교하면 소비 회복 속도가 더디다. 관광객 소비만으로 중국 전체 내수를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다만 관광객이 쓰는 돈은 숙박과 음식, 교통, 쇼핑으로 곧바로 퍼진다. 무비자 입국을 확대하고 외국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를 허용한 데 이어 세금 환급 절차까지 손보는 이유다. 중국은 아직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신 해외에서는 거래처를 넓히고 국내에서는 로봇 기업에 자금을 대며 공항과 상점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돈을 더 쓰게 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부동산과 내국인 소비가 예전처럼 성장률을 끌어주지 못하자 다른 곳에서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2026-08-07 17:4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