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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저층주거지 7곳 '휴먼타운 2.0' 확대…건축규제 완화
[경제일보] 서울시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거지 7곳에서 용적률과 건폐율, 높이 규제를 완화한다. 기존 골목과 마을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개별 필지 단위로 노후주택을 새로 짓거나 고칠 수 있도록 정비 여건을 넓히는 방식이다. 이달 초 3개 구역에 이어 추가 지정이 이뤄지면서 ‘휴먼타운 2.0’ 적용 지역도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제18차 건축위원회에서 ‘휴먼타운 2.0’ 사업 대상지 7개 구역, 총 25만3874㎡에 대한 특별건축구역 지정안이 심의를 통과했다고 14일 밝혔다. 대상지는 △중랑구 망우동 127-37번지 일대 △강북구 수유동 522-31번지 일대 △성북구 삼선동1가 300번지 일대 △중구 신당동 432-173번지 일대 △강서구 화곡1동 370-38번지 일대 △화곡2동 167-10번지 일대 △구로구 개봉동 288-7번지 일대다. 휴먼타운 2.0은 여러 필지를 묶어 대규모 공동주택을 짓는 정비 방식과 달리 기존 골목과 지형, 경관을 유지하면서 개별 필지나 인접 필지 단위로 주택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이번 7개 구역에는 용적률과 건폐율, 높이, 대지 안의 공지, 조경 등 이른바 ‘5대 건축특례’가 지역별 여건에 따라 적용된다. 모든 구역은 디자인 가이드라인 평가 결과에 따라 조례상 용적률의 최대 1.2배까지 적용받을 수 있고 지형이나 용도지역에 따라 건폐율과 높이 기준도 달라진다. 중랑구 망우동은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1층에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나 소규모 상가 등을 넣으면 해당 층의 건폐율을 기존 60%에서 최대 70%까지 높일 수 있다. 골목 상권과 주거기능을 함께 살리는 방식이다. 강북구 수유동 인수봉 숲길마을은 북한산 자락의 자연경관지구 규제를 고려해 건폐율과 높이 기준을 완화한다. 해당 지역의 건폐율은 40%에서 최대 60%, 높이는 16m에서 최대 20m까지 허용할 수 있다. 다만 고도지구에는 같은 완화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성북구 삼선동1가 장수마을은 한양도성과 인접한 특성을 반영했다. 지구단위계획으로 제한된 건축물 높이를 국가유산 앙각 규제 범위 안에서 기존 기준의 최대 1.2배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강서구 화곡1·2동과 중구 신당동은 경사진 지형이 많은 점을 반영해 지상으로 드러나는 지하층을 주차장이나 비주거 용도로 사용할 경우 해당 부분의 건폐율을 기존 60%에서 80%까지 인정한다. 구로구 개봉동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이 포함된 만큼 용적률 특례가 상대적으로 크다. 현행 250%인 용적률을 최대 300%까지 적용할 수 있어 개별 필지의 노후주택 신축 여건이 개선된다. 좁은 골목 안쪽에 위치한 필지에 대해서도 공통 특례가 적용된다. 건축선과 인접 대지경계선에서 띄워야 하는 거리는 연립주택의 경우 2m에서 1m로, 다세대주택은 1m에서 0.5m로 줄어든다. 옥상 조경을 법정 조경면적으로 인정하는 비율도 기존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확대된다. 협소한 대지에서도 주택 신축이나 개량이 가능하도록 공간 활용 폭을 넓힌 것이다. 다만 규제 완화가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건축주가 구역별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얼마나 반영했는지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가 달라진다. 평가점수 5점 이상이면 조례상 용적률의 1.1배, 10점 이상이면 최대 1.2배까지 받을 수 있다. 가이드라인은 건축물 배치와 외관, 외부공간 등 12~14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점수가 결정된다. 특례 적용을 원하는 건축주는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담은 특례적용계획서를 건축허가 신청서와 함께 자치구에 제출하면 된다. 설계 단계에서는 서울시 전문가 자문단인 ‘휴머네이터’를 통해 기획설계와 상담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특별건축구역은 지정 이후 3년간 운영한 뒤 성과를 평가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며 특례를 적용받은 건축물은 허가 또는 신고 후 12개월 안에 착공해야 한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대규모 정비가 가능한 지역은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을 활용하고 역사성과 골목 형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저층주거지는 휴먼타운 2.0을 적용해 정비 방식을 달리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여건에 따라 리모델링 활성화구역이나 건축협정 집중구역도 함께 지정해 개별 필지 정비가 실제 신축과 개량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세계적인 도시 평가에서 서울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의 역사·골목 풍경과 미래 경쟁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휴먼타운 2.0은 마을의 옛길과 지형의 가치를 지켜내면서도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혁신 모델로서 저층주거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만의 독창적인 도시경관을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10-14 1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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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간판 바꾼 뒤가 더 중요하다…형사사법 개편은 '사후평가'가 필요하다
[경제일보] 오는 10월 2일 검찰청 간판이 내려간다. 1948년 출범한 검찰청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갈라진다. 공소청은 법무부에, 중수청은 행정안전부에 둔다. 수사와 기소를 조직적으로 나눈다는 것이 이번 형사사법 개편의 뼈대다.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은 이미 제정됐고 개정 형사소송법도 같은 날 시행된다. 하지만 형사사법 개편의 성패를 가르는 날은 10월 2일이 아니다. 그날부터다. 조직을 둘로 나누고 권한을 새로 배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결과 국민이 이전보다 빨리 수사를 받고 제대로 된 처분을 받을 수 있느냐다. 피해자의 기다림은 줄었는지 피의자가 수사기관을 오가는 일은 늘지 않았는지 중대범죄 수사 역량은 유지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우리는 이미 한 차례 비슷한 경험을 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생기고 검찰과 경찰의 관계가 크게 바뀌었다. 그러나 시행 뒤 보완수사와 재수사를 거치면서 사건이 장기화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경찰의 보완수사 사건 가운데 3개월을 넘긴 비율은 2021년 하반기 47.1%였다. 2023년 하반기에도 38.2%였다. 재수사 사건은 그 비율이 한때 60%에 이르렀다. 정부도 결국 제도를 다시 손봤다. 2023년 수사준칙을 개정해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을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수사하도록 하고 보완수사와 재수사에도 3개월의 처리기한을 뒀다. 사건 처리가 늦어지는 문제가 제도 변경 2년여 뒤 또 다른 제도 변경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번 개편은 그보다 규모가 크다. 검찰청이라는 하나의 조직을 없애고 수사와 공소 기능을 서로 다른 부처 산하 기관으로 나눈다. 국회는 출범을 불과 보름 앞둔 지난 17일에도 공소청·중수청 관련 후속 법률을 포함한 51개 법안을 처리했다. 제도의 세부 설계가 시행 직전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인력도 아직 완전히 갖춰진 상태가 아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중수청 1차 특례임용 최종 신청자는 1761명이고 2차 신청자는 201명이다. 합치면 1962명이다. 중수청 정원 2874명의 68% 수준이다. 정부는 부족한 인력을 경찰과 변호사, 회계사, 금융·사이버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경력채용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지금 필요한 것은 개편의 성공을 미리 선언하는 것도 실패를 예단하는 것도 아니다. 측정할 준비부터 해야 한다. 시행 전과 시행 후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통계를 만들어 놓고 1년 뒤, 3년 뒤 결과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볼 지표는 어렵지 않다. 사건 접수부터 최종 처분까지 평균 몇 일이 걸렸는지부터 보면 된다. 3개월과 6개월, 1년을 넘긴 사건은 얼마나 되는지 공개하면 된다. 공소청이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한 사건이 얼마나 되는지 한 사건이 경찰과 중수청, 공소청 사이를 몇 차례 오갔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피해자에게 처분 결과가 전달되는 기간과 이의신청 처리기간도 비교할 수 있다. 중대범죄 수사에는 다른 지표가 필요하다. 사건 착수부터 송치까지 걸린 기간과 범죄수익 환수 규모, 전문수사 인력 충원율 등을 매년 공개할 수 있다. 수사기관이 바뀐 뒤 대형 경제범죄와 부패범죄 수사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도 장기간 추적해야 한다. 몇 건을 잡았다는 숫자 하나보다 수사의 속도와 완결성을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의 연속성도 확보해야 한다. 조직이 바뀔 때마다 사건 분류와 통계 기준까지 달라지면 개편 전후를 비교하기 어렵다. 2026년 이전 검찰과 경찰의 사건 처리 자료를 기준값으로 삼고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 이후에도 같은 항목을 계속 집계해야 한다. 그래야 3년 뒤 제도가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를 자료로 말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법을 만든 뒤 다시 들여다보는 절차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영국 정부의 2025년 입법 지침은 원칙적으로 법률이 국왕 재가를 받은 뒤 3~5년 안에 담당 부처가 실제 작동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하원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법을 만들 때 제시했던 목표와 실제 결과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다시 따져보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사후평가를 강조한다. 법과 제도는 시행 뒤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나타날 수 있고 처음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OECD는 사회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효과에 불확실성이 큰 제도일수록 사후평가 장치를 처음부터 제도 안에 넣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에게도 낯선 개념은 아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미 사후입법영향분석을 별도 연구하고 효과성과 효율성, 사회·경제적 영향과 예상하지 못한 결과 등을 법 시행 뒤 분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형사사법처럼 국민의 기본권과 일상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대수술을 하면서 이런 장치를 얼마나 촘촘하게 준비했느냐다. 정부와 국회는 공소청과 중수청의 출범을 개혁의 종착점으로 볼 일이 아니다. 시행 1년 뒤에는 초기 운영 결과를 공개하고 3년 뒤에는 독립적인 종합평가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사건 처리기간과 장기미제 사건, 보완수사와 재수사, 기관 간 이첩, 인력과 비용 같은 핵심 지표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편이 타당하다. 형사사법 제도는 정치적 구호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국민에게는 수사기관 이름보다 내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는지가 먼저다. 검찰청 간판을 내리고 두 기관의 간판을 새로 다는 것으로 개편 작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법을 바꾸는 데에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바꾼 법의 결과를 확인하는 데에는 그보다 더 긴 책임이 필요하다. 10월 2일은 검찰청 개혁의 결승선이 아니라 새 형사사법 체제를 검증하는 출발선이어야 한다.
2026-09-22 09: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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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잃고 빚까지 떠안았다…전세사기 피해자 89%가 2030
[경제일보] 전세사기 피해로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특례채무조정을 이용한 사람이 4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떠안은 채무는 3942억원에 달했다. 특히 전체 이용자의 약 90%가 20·30대에 집중돼 청년층의 전세사기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례채무조정 제도가 시행된 2023년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제도를 이용한 사람은 모두 3898명으로 집계됐다. 제도 이용자는 해마다 급증했다. 2023년에는 94명에 그쳤지만 2024년 797명, 2025년 1507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7개월 만에 1500명이 이용해 지난해 연간 이용자의 99.5% 수준에 이르렀다. 이들이 떠안은 총 채무액은 3942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채무조정을 받은 금액은 2943억원으로 1인당 평균 채무액은 약 1억원이었다. 특례채무조정은 전세사기 피해자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다. 최장 20년 분할상환과 상환 유예, 이자 감면 등의 특례를 제공한다. 제도 시행 이후 3784명이 최장 20년 분할상환을 이용했고 2016명은 상환유예를 적용받았다. 이자를 감면받은 금액은 총 24억4000만원에 달했다. 피해는 청년층에 집중됐다. 전체 이용자 3898명 가운데 30대가 2023명으로 51.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20대는 1455명으로 37.3%였다. 20·30대를 합치면 3478명으로 전체의 89.2%에 달했다. 이어 40대 318명, 50대 77명, 60대 24명, 70대 1명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52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 673명, 인천 668명, 대전 642명, 부산 421명이 뒤를 이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개 지역의 이용자는 2293명으로 전체의 58.8%를 차지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전세사기 피해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별도로 제공하는 금융지원 규모도 1조원을 넘어섰다. 2023년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공급된 주택보증 금융지원은 모두 1만4563건, 지원 규모는 약 1조1895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피해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기존 대출을 저금리 버팀목전세대출로 갈아타는 특례갱신보증이 1만2337건, 1조928억원으로 전체 지원액의 91.9%를 차지했다. 피해주택이나 신규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특례구입자금보증은 2160건, 930억원이었다. 피해주택의 경·공매 이후 다른 임차주택으로 옮기기 위한 특례전세자금보증은 66건, 3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해 일반 보금자리론과 달리 소득 제한을 두지 않고 주택가격 요건도 9억원 이하로 완화하는 등 특례를 적용하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전세사기로 보증금을 잃은 것도 모자라 수천억원의 빚까지 피해자 몫으로 남은 상황”이라며 “피해자의 90%가 2030세대인 만큼 청년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실질적인 채무 경감과 재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6-09-13 17: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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