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6건
-
접근금지 위반 전에도 격리 검토…가정폭력법 개정안 32건 계류
[경제일보] 잇따른 가정폭력 살인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가해자 격리와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관련 법률 개정안은 국회에서 좀처럼 처리되지 않고 있다. 기존 접근금지 조치 위반 여부와 관계없이 재범 위험성이 높은 가해자를 격리하거나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방안 등이 이미 법안으로 발의됐지만, 상당수가 소관 상임위원회에 묶여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은 총 32건으로, 모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16건은 법사위 심사 단계에 있으며, 나머지 16건은 접수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계류 법안에는 최근 잇따른 가정폭력 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검토하는 가해자 격리·감시 강화 방안과 맞닿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기존 퇴거·접근금지 조치를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재범 위험성을 고려해 가해자의 유치장 유치를 신청하거나, 긴급임시조치 위반에 대한 제재를 과태료에서 형사처벌로 강화하는 방안 등이다. 가정폭력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 이른바 전자발찌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 접근금지 위반해야 격리 가능…현행 제도의 한계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은 가정폭력 재발 우려가 있는 경우 가해자에게 퇴거·격리와 접근금지 등의 임시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수사 단계에서 가해자를 유치장 등에 유치하도록 신청하려면 기존 임시조치를 위반하고 가정폭력이 재발할 우려가 있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경찰은 해당 요건의 한계에 주목하고 있다. 가해자가 접근금지 명령을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반복적인 폭력이나 협박 정황 등으로 피해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지만, 현행 제도에서는 가해자를 신속하게 격리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스토킹 범죄와 유사하게 기존 조치 위반 여부만이 아니라 재범 위험성도 고려해 유치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임시조치 위반에 대한 처벌 수준도 개선 과제로 꼽힌다. 긴급임시조치는 가정폭력이 다시 발생할 우려가 있고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기 어려운 긴급한 상황에서 경찰이 가해자에게 퇴거나 접근금지 등을 명령하는 제도다. 현행법상 이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반면 스토킹 범죄의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비슷하게 피해자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라도 범죄 유형에 따라 위반에 따른 제재 수준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경찰이 가정폭력 긴급임시조치 위반도 형사처벌 대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가해자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역시 피해자와 가해자의 접촉을 제한하고 재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으로 거론된다. 스토킹 범죄에는 법원 결정에 따라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가정폭력 사건에 이를 적용하려면 관련 법률의 정비가 필요하다. 해당 개선안은 이번 국회에서 처음 제기된 것이 아니다. 20대와 21대 국회에서도 가해자 격리와 긴급임시조치 위반 처벌 강화를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됐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가정폭력방지법상 경찰의 현장조사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를 과태료에서 형사처벌로 강화하는 개정안이 지난 3월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 올해 들어 관련 분야의 주요 입법 성과로 꼽힌다. ◆ 국감에선 보호 공백 질타…입법 논의는 제자리 가정폭력 사건이 반복될 때마다 경찰의 초기 대응과 피해자 보호 체계에 대한 비판은 이어져 왔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접근금지 등 보호조치가 만료되기 전에 피해자의 위험성을 다시 평가하고, 반복 신고와 접근금지 위반 이력 등을 구속영장 신청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는 개별 신고에 대한 대응을 넘어 과거 폭력과 위협이 반복된 맥락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신고 당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가해자가 접근금지 조치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위험성을 낮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과도 이어진다. 입법 논의의 필요성이 커지자 관련 법안을 종합적으로 다루기 위한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남인순 국회부의장은 지난 15일 친밀관계폭력 관련 법안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을 발의했다. ◆ '가정 회복'보다 피해자 안전…법 목적도 손질해야 전문가들은 가해자 격리 수단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가정폭력처벌법의 목적과 사건 처리 원칙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가정폭력처벌법 제1조는 법의 목적을 '가정폭력범죄로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피해자와 가족 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함'으로 규정하고 있다. 가정의 회복과 피해자 보호를 함께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사건 처리 과정에서 가정 유지가 강조될 경우 피해자의 안전과 가해자에 대한 책임 추궁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친밀한 관계 기반 폭력 대응 및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한 법제화 연구' 보고서도 사건 처리 과정에서 피해자의 위험 상태나 보호 필요성보다 관계 유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자의 처벌 의사에 따라 형사처벌 대신 보호관찰이나 상담위탁 등 보호처분을 하는 가정보호사건 절차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짚었다. 해당 보고서는 중대하거나 상습적인 가해자에게 실효성 있는 형사책임을 묻고, 피해자에게는 주거·생계·치료·자립 등을 지원하는 원칙을 법령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가정폭력은 한 차례 신고만으로 위험성을 판단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가해자와 생활공간이나 경제적 기반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어 피해자 보호에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가해자 격리와 처벌을 강화하는 동시에 피해자가 안전하게 거처를 옮기고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후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쳐서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국회가 계류 법안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신속히 처리하는 한편, 피해자의 안전을 우선하는 법적 원칙과 현장 대응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6-10-18 15:23:16
-
-
DMZ 지뢰 폭발, 진실 규명과 단호한 안보 원칙이 답이다.
[경제일보]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장병들이 지뢰 폭발로 중상을 입은 사건은 단순한 안전사고로 치부할 사안이 아니다. 지난 9월 21일 서부전선 DMZ 수색작전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해 장병 3명이 다쳤고, 이후 군과 유엔군사령부의 현장조사에서는 북한의 수지 반보병지뢰가 추가로 발견됐다. 군은 폭발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사실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DMZ는 정전협정이 유지되는 한반도 안보의 최전선이다. 그곳에서 적대 세력의 지뢰가 우리 장병의 생명을 위협했다면, 그 경위와 책임 소재를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밝혀야 한다. 특히 북한의 지뢰 매설이 최종 확인된다면 이는 단순한 우발적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우리 장병을 직접 겨냥한 위험 행위인 만큼 정전협정 위반 여부와 북한의 책임을 엄정하게 따져야 한다. 초기 대응 과정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사고 직후 군은 현장의 위험성과 작전상 보안 등을 이유로 현장조사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실제로 군과 유엔사는 지난달 26일부터 기동로 확보와 작전환경 조사를 시작했다. 위험지역에 조사 인력을 투입하는 만큼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설명에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국민이 납득하려면 왜 조사에 시간이 필요했는지, 사전에 식별된 지형 변화와 지뢰 매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까지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안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적의 도발 그 자체만이 아니다. 위험 신호를 보고도 판단을 미루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대응을 늦추는 것도 위험하다.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대해서는 과도한 추측도 경계해야 하지만, 반대로 평화를 이유로 의심되는 정황을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사실은 철저하게 확인하고, 확인된 사실에는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국가안보의 기본이다. 더욱이 이번 현장조사에서 폭발 지점 부근에 북한의 지뢰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수 없다. 군은 해당 지뢰가 사고 당시 장병들이 목격한 지뢰와 다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장에 복수의 북한산 지뢰가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DMZ 일대의 위험 관리와 작전 안전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할 이유다. 정부와 군은 이제부터라도 대응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사고 원인과 지뢰의 종류·매설 시점·매설 주체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규명해야 한다. 둘째, 우리 군의 정보·감시·정찰과 위험지역 관리에 허점이 없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셋째, 북한의 매설 행위로 최종 확인될 경우 정전협정과 관련 규정에 따른 책임을 분명히 묻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군 당국은 이미 북한에 국경선 요새화 활동 중단과 사과,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제 말에 그치지 않는 후속 대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부상 장병과 가족들에게 국가가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장병들이 위험한 최전선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국가가 그들의 생명과 명예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사고의 진상을 축소해서도 안 되고, 반대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서도 안 된다. 진정한 평화는 위험을 외면하는 데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확한 정보와 강력한 대비태세, 그리고 도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이 있어야 평화가 지속된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DMZ 전반의 지뢰와 군사위협 실태를 재점검하고, 한미동맹과 유엔군사령부와의 공조 아래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장병들의 부상은 국가안보 시스템이 어디에서 작동했고 어디에서 보완돼야 하는지를 묻는 경고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첫 번째이고, 책임을 묻는 것이 두 번째이며, 같은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비태세를 바로 세우는 것이 마지막 책무다. 안보에는 정치적 유불리보다 사실과 원칙이 앞서야 한다.
2026-10-02 10:44:57
-
-
-
-
공정위 조사에 잇단 법원 제동…조사권·기업 방어권 경계 다시 세워야
[경제일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조사와 처분에 법원이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행정조사권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고법은 쿠팡이 제기한 현장조사 결정 효력정지 신청과 한화의 자료제출명령 효력정지 신청을 각각 받아들였다. 제지·제분업체에 대한 가격 재결정 명령도 집행이 정지됐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법원 판단에 “굉장히 유감”이라며 쿠팡 조사의 경우 약 30일간 유보돼 조사 실효성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을 단순히 ‘기업 대 공정위’의 힘겨루기로 볼 일은 아니다. 쿠팡은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과 관련한 공정위 현장조사에 대해 사전통지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법원에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공정위는 해당 조사는 행정조사기본법상 사전통지의 예외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의 절차적 방어권과 경쟁당국의 조사 실효성이 정면으로 부딪힌 것이다. 한화 사건에서는 전자정보 조사 방식까지 쟁점이 됐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상표권 사용료와 관련한 부당 내부거래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직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관련된 자료제출 명령을 내렸다. 한화 측은 영장 없이 휴대전화 자료를 열람하고 휴대전화를 별도로 보관하는 등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변호인과 피조사인의 사전 동의를 받았으며 강압적인 조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법은 자료제출명령의 효력을 내년 1월 말까지 정지했다. 다만 법원이 공정위 현장조사 자체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자료제출명령의 적법성은 본안소송에서 가려질 사안이다. 두 사건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불공정행위를 밝혀내기 위해 공정위에 어디까지 조사권을 허용할 것인가. 동시에 조사받는 기업의 방어권은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가. 공정위의 우려에는 이유가 있다. 담합이나 부당지원,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는 자료 확보의 적시성이 중요하다. 기업이 조사 단계마다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그때마다 상당 기간 조사가 중단된다면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고 조사권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제적 약자와 소비자를 보호해야 할 경쟁당국의 손발을 지나치게 묶어서도 안 된다. 주 위원장이 조사 회피의 여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배경일 것이다. 다만 그는 강제조사권이나 특별사법경찰 도입을 본격 검토할 상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고 조사의 목적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모든 조사 방식까지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 사무실에 들어가 자료를 요구하고 임직원의 휴대전화와 전자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기업 활동뿐 아니라 개인의 권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 한 대에는 업무정보와 사생활이 뒤섞여 있다. 디지털 시대의 행정조사는 과거 서류철을 들여다보던 조사와 차원이 다르다. 조사 대상과 범위, 전자정보 확보 방법을 보다 세밀하게 규정해야 하는 이유다. 주 위원장이 법원의 판단에 공개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시한 대목도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행정조사의 실효성을 걱정할 수는 있다. 그러나 행정권에 대한 사법적 통제 역시 법치주의의 한 축이다. 법원의 집행정지 판단에 이견이 있다면 정해진 사법절차를 통해 다투고 조사제도의 법적 근거와 절차를 보완하는 것이 정도다. 사법적 통제를 곧바로 조사권의 무력화와 동일시하는 인상을 줘서는 곤란하다. 법치의 힘은 권한의 크기보다 절차의 정당성에서 나온다. <논어>에는 “도지이정, 제지이형, 민면이무치(道之以政, 齊之以刑, 民免而無恥)”라는 구절이 있다. 정령으로 이끌고 형벌로 다스리기만 하면 백성은 처벌을 피하려 할 뿐 부끄러움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권력의 행사만으로 질서를 세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오래된 경계다. 기업이라고 법의 밖에 있을 수 없고 행정기관이라고 절차의 밖에 있을 수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정위 조사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사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는 요건부터 전자정보의 조사 범위, 개인 휴대전화 접근 절차, 자료제출명령의 한계까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긴급하게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을 구분하고, 조사 단계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사법적 판단을 받을 수 있는 절차도 검토할 만하다. 물론 기업의 절차적 권리가 정당한 조사를 지연하거나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상황 역시 경계해야 한다. 공정위와 법원이 대립하는 모양새가 반복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행정기관의 권한 행사를 통제하는 것은 사법부의 역할이고, 법원의 판단을 통해 드러난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는 것은 행정부와 입법부의 몫이다. 기업 역시 적법한 조사에는 협조해야 한다. 세 주체가 각자의 선을 지킬 때 경쟁법 집행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다. 조사권이 강해질수록 절차는 더 엄격해야 한다. 기업의 방어권이 두터워질수록 정당한 조사에 협조할 책임도 커진다. 공정한 시장을 지키는 힘은 강한 권한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누구도 쉽게 시비 걸 수 없는 명확하고 공정한 절차에서 나온다.
2026-09-22 11:45:44
-
두산 네팔 현장, 홍수경보 '전면 재설계' 권고 6개월 뒤도 미이행
[경제일보]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은 네팔 어퍼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의 홍수 조기경보체계에 대해 국제 독립전문가들이 2024년 전면 재설계를 요구했지만 약 6개월 뒤에도 이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개선 작업이 진행됐지만 2025년 5월에도 홍수위험 평가와 경보체계 개편 작업은 전문가의 최종 검증을 거치기 전이었다. 8일 본지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난 4월 공개한 UT-1 독립전문가패널(IPoE) 3~5차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0년 UT-1 EPC 사업자로 선정돼 주요 기자재 공급과 발전소 건설 전반을 수행해왔다. 두산도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 사업의 EPC 계약자로 “기자재 공급, 시공 등 발전소 건설 전반을 수행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UT-1은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빙하 붕괴에서 시작된 대규모 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빙하 붕괴로 발생한 토석류와 홍수가 트리슐리 계곡의 수력발전 시설들을 덮쳤고, UT-1 역시 주요 피해 현장이 됐다. 사고 직후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 근로자들이 연락 두절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센서, 경보 전에 떠내려갈 수도”…2024년 이미 구체적 경고 IPoE가 2024년 5월 27~31일 현장을 점검한 뒤 작성한 제3차 보고서에는 최근 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패널은 건설현장 근로자를 위협하는 홍수 유형으로 상류의 ‘지질학적 또는 빙하 사건’에 의해 발생하는 돌발홍수를 명시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UT-1 상류 약 12㎞의 칠리메 지역에 수위 센서를 두고 있었다. 물이 일정 높이에 이르면 센서의 부유물이 움직여 전기 접점을 만들고 현장에 경보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IPoE는 센서 설계 논리를 두산의 산업안전보건(OHS)팀이 설명하지 못했고, 발주자 측 감리를 담당하는 Owner's Engineer(OE) 역시 이 경보장치의 설계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센서 방식 자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갑작스러운 돌발홍수가 닥칠 경우 물이 센서에 닿아 경보를 발생시키기 전에 장비 자체가 떠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보완 방식도 원시적이었다. 감시 인력이 12시간 교대로 코퍼댐 상류의 수위를 확인하고 한 시간마다 사진을 찍어 프로젝트 왓츠앱(WhatsApp) 단체방으로 전달했다. 보고서는 야간에는 조명이 없어 수위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두운 사진까지 전송됐다며 이를 적절한 조기경보 방식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결국 IPoE는 홍수 조기경보시스템과 비상대응계획(EPRP)의 홍수 부분을 경험 있는 전문가가 전면 재설계·재구성하고 OE의 검토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그로부터 불과 석 달 뒤 실제 홍수가 닥쳤다. 2024년 9월 28일 트리슐리강이 범람하면서 현장 교량 제방과 도로가 유실되고 토사처리장 일부가 강으로 무너졌다. 저장시설과 근로자 캠프 일부도 붕괴했다. 이 사고를 분석한 제4차 IPoE 보고서는 칠리메에 설치돼 있던 기존의 비공학적 조기경보시스템이 실제 홍수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9시께 대규모 침식이 관찰됐고, 오전 9시 45분 두산 H&S팀이 작업자들로부터 위험 상황을 전달받았다. 오전 10시 30분 대피 준비가 시작됐고 11시 30분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다만 이 대목은 두산의 안전관리를 일방적으로 실패라고 규정할 수 없게 하는 중요한 사실도 담고 있다. IPoE는 인명피해를 피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두산 H&S팀이 추가 감시를 실시하고 적절하게 대응한 점을 명시적으로 평가했다. 사고가 야간이 아니라 낮에 발생해 현장 상황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던 점도 인명피해를 피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2024년 12월 2~6일 다시 현장을 방문한 IPoE는 앞서 요구한 홍수 조기경보시스템과 EPRP 전면 재설계의 이행 상태를 ‘Not implemented yet’, 즉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새 조기경보시스템은 준비 중이라고 보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제3차 점검 이후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IPoE는 이때 홍수대책 외에도 여러 안전 관련 권고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터널 출입·점검 절차와 화재안전 감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9월 홍수의 원인과 재발 가능성을 면밀히 조사해 캠프 안전성과 토사처리장 설계기준, 조기경보체계를 재검토하라고 다시 요구했다. 2025년 개선 본격화…방호벽은 감리 승인 전 이후 현장의 안전관리에는 변화가 나타났다. IPoE가 2025년 5월 5~9일 실시한 제5차 점검에서는 두산이 프로젝트정보관리시스템(PIMS)을 새로 도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PIMS 도입 이후 안전·환경 관련 문제 신고가 크게 증가해 1만1344건의 내부 HSE 점검 사례와 67건의 OHS 사건, 77건의 near-miss 등이 시스템에 기록됐다. IPoE는 과거의 과소보고 문제와 비교해 이를 ‘major progress’로 평가했다. OE에도 OHS 담당자 2명이 새로 충원됐다. 또 NWEDC는 2025년 4월 18일 중대한 부적합 사항이 발생할 경우 작업을 즉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을 도입했다. IPoE는 이를 기존 관리체계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주목할 만한 조치’로 평가했다. 홍수대책도 이 시기 본격적인 보완 단계에 들어갔다. 제5차 IPoE 점검 당시 2024년 9월 홍수의 원인과 위험성을 분석하고 EPRP의 홍수 대응 부분을 개편할 외부 전문 컨설턴트가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실시간 위성자료와 수문관측 데이터를 활용하고, 같은 강에 위치한 다른 수력발전소와 경보 정보를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하지만 당시까지 컨설턴트의 최종 결과물은 IPoE 검토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IPoE는 다음 현장 방문에서 보고서를 검토하겠다고 명시했다. 2024년 홍수로 유실된 캠프 하천변에는 높이 약 7~8m, 길이 약 200m의 콘크리트·개비온 방호벽도 들어섰다. 문제는 설계 검증이었다. 제5차 보고서에 따르면 시공을 담당한 Power China가 방호벽 설계를 OE에 제출했지만 OE는 콘크리트 기초의 깊이와 향후 홍수 때 발생할 침식에 견딜 수 있는지 등을 문제 삼아 설계를 승인하지 않았다. IPoE는 이 시설이 다음 몬순 기간 캠프 거주자의 안전에 필수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두산이 관련 설계문서를 NWEDC에 긴급히 제공해 OE 검토를 받도록 권고했다. 또 2025년 5월 현재 기후복원력평가도 아직 실시되지 않은 상태였다. IPoE는 2024년 홍수가 기후와 지질학적 위험이 결합될 경우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평가 범위를 재난 위험까지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이 부분은 이미 다른 국내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것은 2024년 5월 경보장치의 구체적 문제 지적에서부터 같은 해 9월 실제 홍수, 12월 ‘미이행’ 판정, 2025년 위험평가와 방호시설 보완에 이르는 경보·안전대책의 이행 과정이다. 두산 측이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두산 측 설명 등에 따르면 올해 강 상류에 경보시스템을 추가 설치했고,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2024~2025년 IPoE가 지적한 경보체계의 문제와 지난달 발생한 초대형 재난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히 2025년 5월 이후 경보체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지난달 26일 사고 당시 새 경보시스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ADB가 공개한 3개의 독립전문가 보고서에는 한 가지 분명한 시간표가 남아 있다”면서 “빙하·지질 사건에 의한 돌발홍수 위험을 구체적으로 경고하고 경보체계의 전면 개편을 요구했지만, 약 6개월 뒤까지 핵심 권고는 완료되지 않았고, 이후 실제 홍수를 겪고 나서야 정밀 위험평가와 경보체계 보강이 본격화됐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대규모 해외 EPC 사업에서 자연재해 자체를 피할 수 있느냐와 별개로 이미 확인된 위험을 얼마나 빨리 관리체계에 반영했느냐를 따져봐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2026-09-08 17:50:00
-
현대차 美메타플랜트 또 수질 리스크…"고pH 물 의도적 방류" 민원
[경제일보]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핵심 생산거점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대해 현지 환경당국이 새로운 수질 민원을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원에는 공장이 높은 pH와 전기전도도를 가진 물을 의도적으로 방류하고 있으며, 자격을 갖춘 운영자 없이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HMGMA는 지난해 산업폐수 처리 과정에서 조지아주 규정을 위반해 3만 달러의 합의금을 낸 전력이 있다. 당시 문제를 수습하고 정식 산업폐수 전처리 허가까지 받은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폐수 관리와 관련한 민원이 제기된 것이다. 3일 본지가 미국 조지아주 환경보호국(Georgia Environmental Protection Division·EPD)의 민원추적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EPD는 2일(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 HMGMA를 대상으로 한 수질 민원(Complaint ID 118154)을 접수했다. 신고 대상은 ‘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LLC’, 주소는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 엘라벨의 1500 Genesis Drive’로 명시됐다. 시설번호 역시 HMGMA의 산업폐수 전처리 허가번호인 GAP050365와 일치한다. 담당 기관은 EPD Coastal District, 주요 관심 분야는 Water Quality Control이다. 2일 생성된 공개기록에는 사건 상태가 ‘New’로 표시돼 있고, EPD는 해당 민원이 현재 조사 과정에 있어 공개 가능한 정보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EPA 통해 넘어온 민원…현행 허가서는 pH·전도도까지 촘촘히 규정 이번 민원의 출발점은 조지아주 자체 신고가 아니다. EPD 기록에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Regional Tip/Complaint 경로를 통해 사건이 넘어왔다고 적혀 있다. 민원 내용은 구체적이다. 공개 기록에는 HMGMA가 높은 pH와 전기전도도를 가진 물을 의도적으로 방류하고 있고, 시설을 인증된 운영자 없이 운영하고 있다는 취지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적시돼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민원인이 제기한 주장이다. EPD가 현장조사 등을 통해 해당 내용을 사실로 확정했거나 현대차에 행정제재를 내린 것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주장의 사실 여부와 별개로 눈여겨볼 부분은 지목된 두 항목이 HMGMA의 현행 산업폐수 허가서에서 실제 관리 대상이라는 점이다. 조지아 EPD가 HMGMA에 발급한 산업폐수 전처리 허가 GAP050365는 지난 2025년 9월 30일 발급돼 같은 해 10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유효기간은 2030년 9월 30일까지다. HMGMA는 이 허가에 따라 금속 표면처리 공정폐수와 차량 세척수, 비접촉 냉각수, 생활하수, 빗물 등을 North Bryan Water Reclamation Facility의 하수처리 시스템으로 보낼 수 있다. 최대 허용 유량은 하루 0.425MGD(약 161만 리터)다. 허가서는 pH를 단순 관리항목이 아니라 상시 감시 대상으로 규정한다. 최종 방류수의 pH는 원칙적으로 6.0 이상 9.0 이하여야 하며 연속 측정과 함께 하루 한 번 별도 시료 측정도 요구된다. 기준에서 벗어나는 경우에도 허용되는 시간과 한계가 따로 설정돼 있다. 전기전도도 역시 연속 측정 대상이다. 허가서에는 특정 전기전도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도록 하고 관련 상한과 변동 범위를 설정해 놓고 있다. EPA는 물의 전기전도도가 용존 염류와 무기물 등 이온의 양과 관련돼 있으며, 통상적인 수준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경우 외부 방류나 수질 변화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전도도가 높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유해물질이 존재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민원이 지적한 ‘운영자’ 문제도 허가 조건과 무관하지 않다. GAP050365에는 시설의 적절한 운영·유지를 위해 충분한 운영 인력과 교육을 확보하도록 규정돼 있고, 별도의 Operator Certification Requirements 조항에서 주 규정상 요구되는 경우 인증된 운영자가 시설을 책임지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HMGMA 시설에 어느 등급의 인증 운영자가 필요했는지, 당시 근무 상태가 어땠는지가 향후 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핵심 대목이다. 지난해 이미 3만 달러 제재…정식 허가 후 다시 등장한 폐수 논란 이번 민원이 더 민감한 이유는 HMGMA가 폐수 문제로 조지아 당국의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조지아 EPD가 공개한 Enforcement Order EPD-WP-9650에 따르면 HMGMA는 산업폐수를 공공 하수처리시설로 보내면서 필요한 산업폐수 전처리 허가를 확보하지 않았고, 공장 내 하수 저장탱크를 허용된 용도 외에 사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HMGMA는 EPD와 3만 달러의 합의금에 합의했다. 명령은 2025년 4월 25일 체결됐으며 EPD는 같은 해 5월 5일 이를 공개했다. 회사에는 정식 전처리 허가 취득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폐수의 외부 운송·처리 기준을 준수하며 수정된 개선계획을 제출하라는 요구도 내려졌다. 현지에서는 이미 그 이전부터 HMGMA의 산업폐수 처리에 문제가 제기됐다. 조지아 지역방송 WTOC는 2025년 3월 사바나시가 HMGMA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준 충족 문제가 발생해 결국 해당 폐수를 더 이상 받지 않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역 탐사매체 The Current 역시 정부 문서를 토대로 HMGMA와 관련 공급업체가 2024년 9월 이후 폐수 처리 문제를 겪었다고 전했다. 이후 HMGMA는 정식 전처리 허가 절차를 밟았다. 조지아 EPD는 공개 의견수렴과 공청회 등을 거쳐 2025년 9월 GAP050365를 발급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과거의 ‘허가 없이 폐수를 처리한 문제’와는 성격이 다르다. 현재 HMGMA에는 정식 허가가 존재한다. 이번에 확인해야 할 것은 허가를 받은 뒤 실제 방류가 허가 조건에 맞춰 이뤄지고 있는지다. 민원에 제기된 고pH·고전도도 문제와 운영자 자격 문제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단순한 서류상 허가 문제가 아니라 운영단계의 준수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반대로 EPD 조사에서 신고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단계에서 과거 위반과 이번 민원을 묶어 ‘상습 환경규정 위반’ 등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연 50만대 증설 앞둔 美 핵심거점…환경관리도 ‘스마트공장’ 시험대 HMGMA의 중요성은 단순한 해외 완성차 공장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북미 사업의 핵심 생산기지이자 그룹의 첨단 제조기술을 집약한 스마트팩토리로 육성하고 있다. 조지아주 엘라벨에 들어선 HMGMA는 현재 연간 3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을 생산한다. 현대차는 생산능력을 50만대 규모로 확대하기 위한 20만대 증설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50만대 추가하겠다며 HMGMA의 기존 20만대 증설 계획을 재확인했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확대해 HMGMA와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북미 공급망의 무게중심을 현지로 더 옮기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HMGMA에 부여한 상징성도 크다. 그룹은 이 공장을 AI와 로보틱스, 데이터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스마트 제조 거점으로 홍보하고 있다. 올해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는 HMGMA에 147MW 규모 태양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는 등 북미 사업장의 친환경 전환 성과도 강조했다. 그만큼 환경 규정 준수 여부는 공장의 생산성과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가 미국 정부와 소비자에게 HMGMA를 ‘미래형 제조시설’이자 현지화 전략의 성공모델로 제시하려면 대규모 생산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폐수와 환경시설 관리 역시 그에 맞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당장 확정된 것은 많지 않다. EPA를 통해 수질 관련 민원이 접수됐고, 조지아 EPD 시스템에 사건번호 118154로 등록돼 조사 과정에 있다는 사실이 현재 확인 가능한 핵심이다. 고pH·고전도도 물의 의도적 방류나 무자격 운영 문제는 아직 신고자의 주장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HMGMA가 불과 지난해 같은 폐수 관리 문제로 주정부와 3만 달러 합의를 했다는 점, 이후 발급된 현행 허가가 pH와 전기전도도, 인증 운영자를 구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가볍게 볼 사안도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문제는 ‘허가가 있었느냐’였다면, 이번에는 ‘허가대로 운영했느냐’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북미 생산 확대를 앞둔 현대차 입장에서는 조지아 EPD가 이 질문에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가 또 하나의 품질지표가 됐다. 이번에는 자동차가 아니라 공장을 운영하는 방식의 품질”이라고 했다.
2026-09-03 13:54:50
-
현대건설, 하반기 신입사원 및 외국인 유학생 공개채용 外
[경제일보] 현대건설은 대형원전·SMR 중심의 뉴에너지 사업을 비롯해 데이터센터와 해상풍력 등 에너지·인프라 분야의 핵심 사업을 이끌어 갈 우수 인재를 대규모로 채용한다고 1일 밝혔다. 모집분야는 △토목 △건축주택 △플랜트 △뉴에너지 △지원 △안전품질이다. 특히 핵심 성장사업의 안정적인 수행과 전문 역량 강화를 위해 기계·전기·배관(MEP) 관련 분야의 인재를 적극 채용할 예정이다.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 채용도 동시에 진행된다. 모집분야는 △토목 △건축주택 △플랜트 △뉴에너지 △지원 △안전품질이며 한국어능력우수자를 우대한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신사동 디에이치 갤러리에서 팝업 리쿠르팅을 개최할 예정이다. 채용설명회를 비롯해 본부 및 사업 소개, 직무 상세 설명, 신입사원 합격수기 공유, 채용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팝업 리크루팅에는 현직 실무자들이 직접 참여해 커리어 성장 경로와 현장 근무 경험을 공유하며 합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자기소개서 작성 및 면접 관련 특강을 진행하는 등 지원 희망자들의 직무 이해와 진로 설계를 실질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참가신청은 10일까지며 참석자 전원에게는 전형별 합격전략과 면접 기출문제 등을 담은 ‘2026 현대건설 시크릿 노트’가 제공된다. 지원자격은 정규 4년제 대학(이상) 기졸업자와 2027년 2월 졸업예정자다. 지원서는 이달 29일까지 접수 가능하며 이번 채용은 인적성, 1차 면접, 2차 면접을 거쳐 내년 1월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부영그룹, 무주덕유산리조트 특별 할인 실시 부영그룹은 무주덕유산리조트가 제30회 무주반딧불축제를 맞아 특별 할인 프로모션을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무주반딧불축제는 ‘반디의 빛, 세계를 만나다’를 주제로 오는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등나무 운동장, 지남공원 등 무주군 일대에서 열린다. 반딧불이 신비탐사 등 반딧불이를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무주덕유산리조트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무주군에 후원금을 전달했으며 무주군을 찾는 관광객들의 체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 할인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특별 할인은 축제 전후 기간인 3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축제 기간 중 무주반딧불축제 행사장에서 사용한 영수증 및 축제 방문을 증빙할 수 있는 인증 사진을 제시하면 리조트 객실과 관광곤도라를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부영그룹 무주덕유산리조트 관계자는 “무주반딧불축제 기간에 무주군과 무주덕유산리조트를 찾은 고객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천혜의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이번 할인을 준비했다”며 “반딧불이의 신비로움과 덕유산의 가을 정취를 동시에 누리는 힐링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H, 주거급여 주택조사 과정에 통합돌봄 대상자 발굴 더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서울 광진구에서 주거급여 주택조사에 통합돌봄 대상자 발굴 기능을 더한 ‘광진구 통합돌봄 연계형 주거급여 주택조사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주거급여 주택조사의 현장 접점을 활용해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를 조기에 발굴하고 지자체와 연계해 돌봄 서비스로 바로 연결해 주는 방식이다. LH와 광진구, 광진주거복지센터가 협력해 오는 11월까지 3개월간 광진구에서 시범 추진하며 조사 대상은 광진구에 거주하는 주거급여 조사 대상자다. LH 주택조사 직원과 외부 전문 인력이 투입돼 조사를 실시한다. LH는 주거급여 주택조사 운영을 총괄하며 현장조사 과정에서 돌봄 필요 대상자를 파악해 광진구로 전달한다. 광진구는 대상자에 대한 추가 조사와 상담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지원을 시행한다. 광진주거복지센터는 지역 복지의 현장 거점으로서 주택조사와 돌봄 대상자 발굴, 지역 복지서비스와의 연계까지 수행한다. LH 관계자는 “기존 주거급여 주택조사 업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돌봄이 필요한 분들께 지역의 맞춤형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협업 사업을 마련했다”며 “다양한 주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사각지대 없이 국민께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01 16:55:24
-
-
광주대표도서관 붕괴는 '인재'…국토부 "용접 부실·감리 소홀 확인"
[경제일보] 광주대표도서관 건립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4명이 숨진 붕괴사고가 설계와 다른 부실 용접과 감리 소홀 등이 겹쳐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다. 용접 접합부 강도는 설계 기준의 22~31% 수준에 그쳤고, 용접 부위에 철근 등 이물질이 무단 투입된 사실도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12월 11일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와 관련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당시 광주시 서구 치평동 소재 광주대표도서관 건립공사 현장 옥상층 콘크리트 타설 중 트러스 구조물 용접부가 파단되면서 구조물이 무너졌고 이 사고로 근로자 4명이 사망했다. 사조위는 사고 직후 해당 사업과 이해관계가 없는 산·학·연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됐다. 이후 전체회의 20회, 현장조사 5회, 관계자 청문 2회, 용접부 비파괴검사 등 조사를 진행했으며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사고 구간에 대한 비파괴검사와 정밀 구조해석도 실시했다. 조사 결과 사고의 직접 원인은 용접 시공 부실이었다. 용접 부위에는 철근 등 이물질이 무단으로 들어갔고 실제 시공된 용접 접합부도 설계에서 요구한 강도를 크게 밑돌았다. 사조위는 건축물 자중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약해진 용접 접합부가 버티지 못하고 파단되면서 붕괴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관리 절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적정 용접 방법을 담아야 할 시공상세도 작성과 검토가 미흡했고 시공 이후 용접부 검사도 부실했다. 해당 현장에서 필요한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용접사가 투입된 점도 사고에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사조위는 책임이 시공자와 건설사업관리자 모두에 있다고 봤다. 시공자는 착공 전 시공상세도 작성을 소홀히 했고 용접사 기량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여기에 용접부에 이물질을 넣는 등 부실시공으로 붕괴의 직접 원인을 제공했다. 감리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흡한 시공상세도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용접사 기량 검증과 용접부 검사에 대한 관리·감독도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현장 감리 전반에서 사고 예방 기능이 작동하지 않은 셈이다. 국토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사조위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문제를 토대로 지난달 광주대표도서관 건설현장 특별점검도 실시했다. 점검 결과 안전관리계획 미이행, 품질관리기술인 관리 미흡, 무등록자 재하도급 등 위반사항이 적발됐고 용접부 철근 삽입과 도면과 다른 불완전 시공 등 용접 상태 불량도 다시 확인됐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법령 위반사항에 대해 고발 절차를 진행하고 벌점과 과태료 등 행정처분도 병행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시공자와 건설사업관리자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 등을 추진하고,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산업안전 관련 법령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 수사기관에 조사 결과를 공유하기로 했다. 사조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용접 시공과 품질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표준시방서 개정을 통해 용접 품질검사 기준과 절차를 구체화하고 고난도 용접 시공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건설사업관리자의 용접 시공 확인과 시공 후 검사 계획 확인 의무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현장 인력 역량 강화도 과제로 제시됐다. 사조위는 현장 용접사의 자격 검증을 명확히 하고 기능인력에 대한 교육과 인센티브를 통해 현장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는 단순한 현장 사고가 아니라 설계 검토, 시공, 감리, 품질검사 전 단계의 관리 부실이 쌓인 결과로 드러났다. 국토부가 조사 결과를 관계기관에 전파하고 처분 절차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향후 유사 구조물 공사 현장의 용접 품질관리와 감리 책임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사조위 최병정 위원장은 “관련 분야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고조사를 위해 노력했다”며 “사조위가 밝힌 사고원인과 재발방지대책을 계기로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발생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2026-07-30 15:23:23
-
개보위, AI 데이터 규제 '활용·책임' 함께 손본다…AX 안심체계 구축
[경제일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인공지능(AI) 개발 과정의 데이터 활용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유출과 오남용에 대한 책임은 강화하는 규제 전환에 나선다. 일률적인 개인정보 규제에서 벗어나 AI 기술과 데이터의 위험 수준에 따라 활용 범위와 안전조치를 달리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정보위는 16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4대 역점 분야와 개혁·지역성장·국가정상화 과제를 제시했다. AI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가칭 ‘AX 안심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공익·사회적 목적의 AI 개발에는 맞춤형 안전조치를 전제로 원본 개인정보 활용을 허용하는 특례 도입을 추진한다. ◆ AI 데이터 활용 문턱 낮추고 사전 검토 강화 AX 안심 지원체계는 적극적 법령 해석과 사전적정성 검토, 비조치 의견서 등 기존 제도를 통합해 AI 기업과 공공기관에 적합한 지원 방식을 연결하는 구조다. 기업이 AI 서비스를 개발한 뒤 제재 여부를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단계부터 데이터 처리의 적법성과 프라이버시 위험을 점검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개인정보위는 에이전틱 AI와 공공 AX 등 기술·분야별 안내서도 마련할 계획이다.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는 개인정보 접근 범위와 행위 책임이 불명확할 수 있고 로봇·스마트글라스 등 피지컬 AI는 카메라와 마이크로 주변인의 정보를 실시간 수집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별 위험이 다른 만큼 하나의 동의 절차만으로 규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AI 원본활용 특례는 범죄 대응과 재난 방지 등 공익적 목적의 AI 개발에서 가명정보만으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를 겨냥한다. 신청과 현장조사, 위험평가, 전문위원회와 개인정보위 심의, 사후관리 절차를 거쳐 제한적으로 원본 활용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제도의 본질은 무제한 활용 허용이 아니다. 활용 필요성과 공익성을 확인하고 정보의 민감도와 유출 가능성에 맞춘 안전조치를 부과하는 조건부 활용체계에 가깝다. 개인정보위는 AI 시대의 데이터 활용을 넓히되 위험에 비례하는 규율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 공공기관 387개 시스템 보안 의무 강화 대규모 개인정보를 보유한 공공기관에는 더 무거운 책임이 부과된다. 개인정보위는 주요 개인정보 처리 시스템 387개를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취약점 점검과 모의해킹을 의무화하고 전문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지정과 신고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24와 국민신문고 등 주요 공공시스템에는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인 ISMS-P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주민등록번호 5000만건 이상을 보유한 대민 시스템 11종은 별도 집중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자체 점검 결과가 미흡한 시스템에는 관계부처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 인력과 예산 확대도 병행한다. 취약점 점검, 접속기록 관리, 보호 솔루션 도입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지원하고 담당자에게 수당과 인사상 우대 방안을 제공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반대로 고의나 중과실에 따른 유출과 업무 해태에는 징계 권고와 이행점검을 통해 책임을 묻는다. 공공부문의 개인정보 유출은 민간 사고보다 피해 범위가 넓고 국민이 서비스를 선택해 회피하기도 어렵다. 개인정보위가 공공기관의 자율점검을 의무 점검과 인증체계로 전환하려는 이유도 공공서비스의 신뢰를 기관의 자율에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 예방투자는 감경하고 중대 위반은 최대 10% 민간기업 제재 체계도 달라진다. 개인정보위는 기업이 법정 의무를 넘어 예방투자를 하고 유출 사고를 신속하게 탐지·차단한 경우 과징금 산정에서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사고 이후 2차 피해 방지와 피해회복, 보호체계 복원 수준도 평가 대상에 포함한다. 보호 역량이 부족한 중소·영세기업에는 기술지원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경미한 사건은 시정을 전제로 처분을 면제하되 같은 위반이 반복되면 제재를 가중하는 ‘처분성 경고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규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에는 개선 기회를 주면서 반복적 방치에는 책임을 묻는 구조다. 반면 중대하거나 반복적인 위반에는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유출 신고와 통지를 지연하거나 피해 확산 방지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과징금이 가중된다.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숨기거나 폐기하는 행위에는 별도 제재와 신고포상금 도입도 추진한다. 100만건 이상이 유출된 중요 사건은 전담 조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소규모·정형화된 사건은 소위원회 중심의 신속 처리 절차를 적용한다. 개인정보위는 연내 기술분석센터를 구축하고 포렌식 기능을 강화해 랜섬웨어와 AI 해킹 등 복합적인 침해사고에 대응할 계획이다. ◆ AI 규제의 성패는 ‘허용 이후의 책임’에 달렸다 국민 권리구제 체계도 확대된다. 개인정보 유출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고 유출 관련 과징금 수입을 피해회복과 권리구제에 활용하는 통합기금 도입을 추진한다. 약 300개 주요 앱을 대상으로 탈퇴 방해, 선택동의 강요, 반복적 동의 요구 등 개인정보 다크패턴 실태도 점검한다. 마이데이터는 의료·통신·에너지 분야를 결합한 서비스로 확장한다. 진료·검사 기록을 활용한 맞춤 서비스, 실제 통신 이용량에 기반한 요금제 추천, 공과금 납부 이력을 활용한 대안 신용평가 등이 검토 대상이다. 개인정보 활용으로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정보주체에게 돌려주는 이익공유 모델도 추진한다. 이번 업무계획은 개인정보 정책의 중심을 ‘동의를 받았는가’에서 ‘어떤 위험을 만들고 어떻게 통제했는가’로 옮기려는 시도다. AI 산업에는 데이터 활용의 예측 가능성을 주고, 국민에게는 피해 예방과 구제 장치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규제 완화만으로 AI 혁신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본 데이터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기업과 공공기관의 설명 책임, 기록 의무, 사후 검증도 더 엄격해져야 한다. 활용의 문을 여는 것은 정부가 할 수 있지만 신뢰를 지키는 것은 데이터를 다루는 기관의 몫이다. AI 시대 개인정보 정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이 허용했느냐가 아니라 허용 이후의 위험을 얼마나 투명하게 통제했느냐에서 갈릴 것이다.
2026-07-17 11:50:23
-
현대건설, CO2 액화·저장·운송 허브 개발 국책과제 참여 外
[경제일보] 현대건설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관하는 ‘다중 배출원 적용 CO2 전처리·액화·벙커링 허브 실증 기술개발’ 국책과제에 참여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과제는 서로 다른 산업 현장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고순도로 정제한 뒤 액체 상태로 전환해 저장·운송할 수 있는 통합 인프라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특히 산업단지와 항만을 중심으로 구축될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허브의 핵심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대용량으로 액화·저장하고 선박으로 운송하는 기술을 국산화해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출 뿐만 아니라 국내 탄소중립 인프라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이번 과제에서 CO2 액화 공정 설계와 전처리·액화·적하역을 연계하는 통합 엔지니어링을 담당한다. 실증 플랜트 설계와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정 최적화 기술을 고도화하고 이를 실증 플랜트 설계에 적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역량을 축적해 대규모 CCS 허브 구축에 필요한 설계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액화 CO2 저장탱크와 터미널, 항만 인프라를 연계하는 설계 기술도 개발한다. 이를 통해 국내외 CCS 허브와 탄소 운송 인프라 구축 사업에 적용 가능한 엔지니어링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번 과제에는 고등기술연구원을 비롯해 산학연 주요 기관과 기업이 참여한다. 참여기관들은 이산화탄소의 포집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전 과정을 실증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저장·운송하기 위한 인프라는 탄소중립 사회 실현의 핵심 기반이다”라며 “이번 과제를 통해 CO2 액화 및 허브 인프라 설계 기술을 고도화하고 국내외 CCUS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L이앤씨,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 주택전시관 개관 DL이앤씨는 경기 성남 분당구 동원동 일원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의 주택전시관을 개관하며 본격 분양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는 신혼희망타운 자격을 갖춘 (예비)신혼부부 및 한부모 가구를 대상으로 공급한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5층, 15개 동, 총 140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관하는 장기임대 467가구를 제외한 933가구가 이번 공공분양으로 공급된다. 단지는 전용면적 60㎡ 이하의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공공분양 기준 세부 주택형은 △51㎡A타입 274가구 △55㎡A타입 348가구 △55㎡B타입 134가구 △59㎡A타입 167가구 △59㎡T타입(테라스형) 10가구로 구성해 다양한 주거 수요를 고려했다. 분양 일정은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본청약자(신규청약자) 접수를 받고 31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이어 다음 달 7일부터 17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한다. 정당계약은 11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실시된다. 주택전시관은 경기 용인 수지구 동천동 일원에 위치해 있다. 입주는 2029년 2월 예정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분양주택이며 재당첨 제한 10년, 전매 제한 3년, 거주의무기간 5년이 존재한다. 신혼희망타운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통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70%까지 인정받을 수 있어 초기 자금 마련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성남낙생지구는 향후 4400여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지구로 조성된다. 입지적으로는 판교테크노밸리, 분당 업무지구와 인접해 있다. 용인서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해 차량을 통한 서울 도심 및 광역 이동이 양호하다. 대중교통은 단지 인근 버스 노선을 통해 신분당선 및 수인분당선 환승역인 미금역까지 약 10분 내외 이동이 가능하다. 교육 환경은 단지 인근 초등학교 신설이 예정돼 있어 도보 통학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될 전망이다. 당권역 교육 인프라를 이용 가능하며 정자역·미금역 일대 학원가와의 연계 이용을 통해 분당 주요 교육 인프라를 함께 활용할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e편한세상 분당 퍼스트빌리지는 신축 공급이 귀한 분당 권역에서 선보이는 신혼희망타운 공공분양 단지다”라며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신혼희망타운 전용 정책자금 등을 통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소규모 재건축 사업성분석 지원사업 실시 서울시는 노후 소규모 주택단지의 주거환경 개선을 돕기 위해 ‘소규모 재건축 사업성분석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사업성 부족과 전문성 부족 등으로 재건축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주택단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개략적인 건축계획과 사업성 분석을 무료로 지원해 주민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원활한 사업 추진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대상은 △부지면적 1만㎡미만 △200세대 미만 △노후·불량건축물 60% 이상인 주택단지다. 토지등소유자 10% 이상 동의를 얻어 오는 31일 17시까지 관할 구청으로 신청하면 된다. 서울시는 신청 단지에 대한 검토를 거쳐 다음 달 중으로 사업성분석 대상지 15개소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연말까지 현장조사 및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개략적인 건축계획(안)으로 1차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결과는 내년 2월 중 △개략적인 건축계획 △예상 공사비 △추정분담금 △사업성 분석 내용 등을 포함해 무료로 제공한다.
2026-07-03 14:34: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