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호주를 7대2로 꺾고 17년 만에 8강에 올랐다.
10일 야구계에 따르면 한국은 도쿄돔에서 열린 WBC C조 최종전에서 까다로운 경우의 수를 충족하며 극적인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려면 2실점 이하와 5점 차 이상 승리가 동시에 필요했다. 한국은 이 조건을 정확히 맞췄다.
경기 흐름도 극적이었다. 문보경이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9회초 안현민의 희생타로 7점째를 추가하며 조별리그 통과 조건을 완성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잡히는 순간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눈물을 보였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를 “인생 경기”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냉정한 평가도 필요하다. 이번 승리는 감동적인 결과지만 한국 야구의 경쟁력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경기는 한국 야구가 무엇을 갖고 있으며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도 함께 드러냈다.
먼저 정신력이다. 이번 호주전에서 한국은 경기 운영의 집중력을 유지했다. 단순히 점수를 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점수와 허용 가능한 실점을 계산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8회말 실점으로 긴장이 높아졌지만 흐름을 잃지 않았다. 9회초 추가점을 만들며 조건을 완성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는 기술보다 조급함과 긴장 속에서 무너지는 장면이 반복됐다. 초반 실점 이후 경기 흐름을 잃거나 찬스에서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경기에서는 이러한 흔들림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함께 압박을 견디며 경기를 운영했다.
다만 정신력은 감정이나 구호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반복 훈련과 경기 운영 경험이 축적될 때 경기장에서 나타난다. 대표팀 차원의 멘털 코칭과 고압 상황 훈련이 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본기도 다시 확인된 요소다. 국제대회에서는 장타보다 세밀한 플레이가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투수의 제구력 수비의 정확성 주자의 판단력 같은 요소가 경기 흐름을 좌우한다.
한국 야구는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기본 요소에서 흔들리는 장면이 적지 않았다. 반면 이번 호주전에서는 투수진이 실점을 관리했고 타선은 필요한 순간 점수를 만들었다. 화려한 장면 뒤에는 계산된 경기 운영과 기본 수행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야구가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아마야구부터 프로 대표팀까지 이어지는 기술 표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투수는 구속뿐 아니라 제구와 견제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타자는 장타 중심에서 벗어나 상황 타격 능력을 높여야 한다. 수비는 스타 플레이보다 반복성과 정확성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많다.
일본과 대만의 사례도 비교 대상이다. 일본은 유소년 육성부터 대표팀 운영까지 일관된 시스템을 갖췄다. 수비와 주루의 정밀성 투수 운용 방식이 체계적으로 축적돼 있다. 큰 경기에서도 경기 흐름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이유다.
대만 역시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민첩한 경기 운영과 대표팀 응집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호주 대만이 모두 2승2패로 얽히며 조별리그 경쟁이 치열했다. 한국은 최소 실점률에서 앞서 가까스로 8강에 올랐다.
야구계에서는 한국 야구가 일본과 대만의 장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본의 체계적인 선수 육성과 경기 운영 방식, 대만의 민첩한 팀 플레이는 현실적인 참고 사례로 꼽힌다.
한국 야구는 여전히 좋은 선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문보경 같은 해결사가 등장했고 젊은 타자들의 역동성도 살아 있다. 류현진 등 베테랑의 경험도 팀에 남아 있다. 문제는 이 자원들을 개인 활약에 그치지 않고 팀 경쟁력으로 묶어내는 일이다.
도쿄돔의 승리는 한국 야구가 다시 경쟁력을 찾을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이다. 동시에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드러낸 경기였다. 정신력과 기본기 그리고 국제 야구 흐름에 대한 학습이 이어질 때 이번 승리는 일회성 결과를 넘어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