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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서두르는 추경, 더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6-03-24 07:51:06

지금은 돈을 푸는 타이밍보다 재정을 아껴 쓸 타이밍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추경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추경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추경 이야기가 다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중동발 불안이 겹치고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흔들리자 정치권은 기다렸다는 듯 재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는 속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뒤따른다.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면 가장 먼저 호출되는 것이 추경이다. 재정은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 빠르게 쓸 수 있는 돈일수록 더 늦게 결정해야 하는 법이다.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경제가 무너지는 국면은 아니다.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붕괴되는 위기와도 거리가 있다. 외부 변수에 흔들리는 국면이다. 유가와 환율이라는 비용 충격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면적인 재정 확대는 해법이라기보다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재정은 통화와 다르다. 금리는 조정이 가능하지만 예산은 한번 풀리면 회수가 어렵다. 재정 지출은 그 자체로 다음 선택의 폭을 줄인다. 지금 한 번의 추경이 끝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 한 번의 대응이 아니라 이어질 대응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요즘의 추경 논의는 방향이 조금 어긋나 있다. 추경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따지는 데서 논의가 멈춰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지금 이 시점에 얼마를 풀어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디까지 버티고 언제 투입해야 하는가다.
 

정치는 늘 속도를 앞세운다. 국민의 불안을 빨리 달래야 한다는 명분은 언제나 유효하다. 하지만 재정은 속도로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급하게 편성된 예산은 급하게 집행되고, 급하게 집행된 돈은 대개 효과보다 흔적을 더 많이 남긴다. 그 흔적은 적자와 채무로 돌아온다.
 

재정 여건도 여유롭지 않다. 세수는 불확실하고 지출은 늘어나는 방향으로 고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방위 추경을 반복하는 것은 정책의 선택이 아니라 미래 부담의 이연에 가깝다. 당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다음 선택지를 줄이는 셈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범위를 좁히는 일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직접 타격을 받는 계층과 업종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지점을 정확히 겨냥하는 것이 재정의 역할이다. 넓게 풀어 체감을 만들겠다는 접근은 효과보다 비용이 더 클 수 있다.
 

추경은 언제나 명분을 갖는다. 그러나 명분이 있다고 해서 항상 적절한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재정은 쓰기 쉬운 도구일수록 더 어렵게 써야 한다.
 

지금은 재정을 서둘러 움직일 때가 아니다.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계산하고, 언제 투입해야 가장 효과적인지 따져야 할 시점이다.
 

추경은 결단으로 평가받는 정책이 아니다. 절제로 평가받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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