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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구광모 의장직 내려놓은 LG…지배구조 개편 '다음 단계' 들어갔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보운 기자
2026-03-24 16:38:31

사업 재편 이후 지배구조 정비

대표·의장 분리로 견제 강화

여의도 LG트윈타워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LG트윈타워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LG그룹이 상장사 이사회 의장직을 사외이사로 전면 전환하며 구광모 회장이 취임 8년 만에 의장직을 내려놓고 대표이사로서 경영에 집중한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LG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은 이달 정기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절차를 순차적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LG는 오는 26일 이사회에서 구 회장 후임으로 사외이사를 신임 의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의 견제·감시 기능을 강화하려는 지배구조 개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총수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는데 이 경우 주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이 한 인물에 집중되면서 이해 상충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할 경우 이사회 안건 상정과 의사 진행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경영진에 대한 감시 기능이 강화되고, 내부거래·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미국·유럽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구조를 통해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LG화학·LG디스플레이·LG에너지솔루션·LG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도 잇달아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하며 그룹 차원의 전면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계열사에 국한된 변화가 아닌 전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일괄 도입이라는 점에서 재계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변화는 LG가 배터리·디스플레이·전장 등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일정 부분 마무리한 시점에서 단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업 구조를 정비한 이후 글로벌 투자자 신뢰 확보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정비 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주주 권익 보호 요구가 강화되는 흐름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LG 계열 특성상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는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총수의 의장직 사퇴가 실질적인 권한 분산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사회 의장이 사외이사로 바뀌더라도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사실상 회사 측 주도로 이뤄지고 주요 안건 역시 경영진이 사전에 조율하는 구조가 유지될 경우 독립적 견제 기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의 경우 이사회가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추인하는 역할에 그쳤던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의장 분리만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이 정착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사외이사 비중 확대 이후에도 이사회 안건이 부결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어 '형식적 독립성'에 그친다는 비판이 지속돼 왔다.

결국 향후 이사회가 대규모 투자, 내부거래, 계열사 간 사업 재편 등 주요 의사결정에서 얼마나 독립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느냐가 '이사회 중심 경영'의 실효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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