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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연관검색어' 20년 만의 퇴장… '키워드 시대' 저물고 '대화형 AI'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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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연관검색어' 20년 만의 퇴장… '키워드 시대' 저물고 '대화형 AI' 뜬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6-04-07 17:20:56

20년의 유산을 버린 결단, 과연

'검색 내비게이터'에서 'AI 비서'로의 진화

네이버 본사 사진네이버
네이버 본사 [사진=네이버]

[경제일보] 네이버가 2000년대 중반 도입 이후 약 20년간 자사 검색 서비스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던 ‘연관검색어’ 기능을 이달 30일부로 공식 종료한다고 7일 밝혔다. 이는 네이버 검색 엔진이 단순한 ‘키워드 매칭’ 방식에서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는 ‘지능형 AI 플랫폼’으로 완전히 체질을 개선했음을 의미하는 상징적 조치다. 정보 탐색의 패러다임이 ‘단어 나열’에서 ‘맥락적 대화’로 이동함에 따라 과거의 유산은 과감히 버리고 AI 기반의 차세대 검색 생태계로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연관검색어는 그간 이용자가 ‘캠핑’을 검색하면 ‘캠핑장 추천’, ‘캠핑 요리’ 등을 나열해 추가 탐색을 돕는 이정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비약적 발전은 이러한 길잡이의 필요성을 무력화했다. 이제 이용자들은 수많은 링크를 클릭해 정보를 조각조각 맞추는 대신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정제된 답변을 한 번에 내놓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미 네이버는 지난해 도입한 ‘AI 브리핑’을 통해 통합 검색 질의의 20%를 처리하며 이러한 변화를 입증했다. AI가 사용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해 요약된 답변과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함께 제시하자, 이용자들은 굳이 연관검색어를 눌러 추가 탐색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 즉 연관검색어는 AI가 사용자의 궁금증을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지능형 제안 서비스’에 의해 자연스럽게 대체되고 있다.

◆ ‘AI 탭’으로 여는 대화형 검색의 시대
 
네이버 검색 결과 하단에 표시된 AI 기반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 사진네이버 통합검색 화면 캡쳐
네이버 검색 결과 하단에 표시된 AI 기반 검색 서비스 ‘AI 브리핑’ [사진=네이버 통합검색 화면 캡쳐]

네이버는 상반기 중 검색 결과 페이지에 ‘AI 탭’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단답형 검색을 넘어 AI와 주고받는 ‘멀티턴(Multi-turn) 대화’가 핵심이다. 사용자가 “제주도 3박 4일 여행 코스 추천해 줘”라고 검색한 뒤 이어 “아이와 함께 갈 만한 곳으로 수정해 줘”, “맛집은 현지인 위주로 알려줘”와 같이 대화를 이어가며 정교한 의도를 AI가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구글의 ‘SGE(Search Generative Experience)’나 오픈AI의 ‘서치GPT(SearchGPT)’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의 행보와 정면으로 맞닿아 있다. 검색 엔진이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를 분석하고 계획을 세워주는 ‘개인 비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한국어 데이터와 국내 문화적 맥락에 가장 최적화된 하이퍼클로바X를 앞세워 글로벌 검색 강자들과의 진검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의 이번 개편은 단순한 기능 삭제가 아니라 국내 검색 시장의 ‘데이터 주권’과도 직결된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검색은 정보 요약 기능을 강화하면서 결과적으로 사이트 방문을 줄이는 ‘제로 클릭(Zero-click)’ 검색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AI가 단순히 요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더 깊은 정보를 탐색하도록 이끄는 ‘가교(Bridge)’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가 언급한 ‘관련 질문’ 서비스의 고도화는 AI가 답변을 제공한 뒤 사용자가 클릭할 만한 심층적인 콘텐츠 링크를 연결해 트래픽 생태계를 유지하려는 의도다.

연관검색어 종료는 네이버가 스스로 자신의 상징을 버리는 ‘자기 파괴적 혁신’의 단면이다. 2007년 도입 이후 검색창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했던 이 기능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보 접근성의 후퇴’를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바일 중심의 환경에서 사용자는 더 이상 키워드 나열을 원하지 않는다.

향후 네이버는 검색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개인화된 탐색’ 경험을 강화할 것이다. 사용자의 검색 이력과 맥락을 학습한 AI가 개인별로 다른 답변과 제안을 내놓는 구조가 될 것이다. 

물론 과제도 남았다. AI가 제공하는 답변의 정확성과 할루시네이션(환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어할지 그리고 대화형 검색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 모델의 변화를 어떻게 안착시킬지가 관건이다. 

‘연관검색어’라는 20년 된 이정표를 떼어낸 네이버의 자리에 ‘대화형 AI’라는 지능형 비서가 앉았다. 이 변화가 한국 검색 시장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지 아니면 플랫폼의 파편화를 초래할지 네이버의 ‘AI 검색 전환’은 올 상반기 한국 인터넷 산업의 가장 뜨거운 화두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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