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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삼성전자 돈 잔치 문제 대통령보다 주무 장관이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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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삼성전자 돈 잔치 문제 대통령보다 주무 장관이 나서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양규현 사장
2026-04-29 11:01:15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
양규현 경제일보 사장
[경제일보]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를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생산 차질까지 감수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는 단순한 기업 내부 갈등의 차원을 넘어선다.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번 사안은 국가 경제 전반의 안정성과도 직결된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직접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이를 정치적 책임론으로 연결하는 주장까지 뒤섞이며 논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걸음 물러서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정 운영의 기본은 역할과 책임의 분명한 구분에 있다. 모든 사안에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일견 강력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행정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발상에 가깝다. 대통령은 국가 운영의 큰 방향과 원칙을 제시하는 자리다. 개별 산업의 노사 갈등에 일일이 개입해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오히려 책임 행정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주무 부처 장관과 실무 라인이 존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산업과 노동을 담당하는 부처는 전문성과 정책 수단을 바탕으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갈등을 해소할 1차적 책임을 진다. 이들이 전면에 나서 노사 양측을 설득하고, 필요한 경우 밤을 새워서라도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정상적인 국정 운영의 모습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방식은 최후의 수단이어야지, 일상적인 해결 방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성과급을 둘러싼 논쟁 역시 감정이 아닌 원칙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기업이 높은 이익을 거두었다면 구성원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에서도 이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보상의 수준과 방식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경쟁력, 그리고 사회적 수용성이라는 세 가지 축 위에서 균형 있게 결정되어야 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기술 경쟁이 곧 생존과 직결되는 분야다. 연구개발 투자와 설비 확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한 번 경쟁에서 뒤처지면 만회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단기적 성과를 과도하게 분배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투자 여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노동자에게도 불리한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성과급이 미래를 잠식하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욱 중요한 점은 삼성전자의 성과가 결코 특정 집단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수많은 협력업체의 기술 축적과 헌신, 산업 생태계를 지탱해온 중소기업들의 기여, 그리고 장기간에 걸친 국가의 인프라 투자와 정책 지원이 함께 어우러져 오늘의 경쟁력을 만들어냈다. 투자자와 국민의 신뢰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이익은 단순히 내부 구성원끼리 나눌 몫이 아니라, 보다 넓은 관점에서 활용과 배분을 고민해야 할 성격을 지닌다.
 
노조 역시 이러한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그 권리가 사회 전체와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는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파업이라는 극단적 수단은 최후의 선택이어야 하며,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결국 공감대를 잃게 만든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이 흔들리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주체 역시 노동자 자신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분명하다. 원칙을 세우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노사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산업 경쟁력과 경제 안정이라는 공익적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 이를 위해 주무 부처는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하며, 필요하다면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해 갈등의 폭을 줄여야 한다. 대통령은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큰 방향을 제시하고, 책임 있는 행정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해법은 단순하다.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노사는 상호 절제와 타협의 자세로 협상에 임하고, 정부는 책임 있는 중재자로서 기능하며, 대통령은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산업과 경제의 안정성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지속 가능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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