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유진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위탁매매와 자기매매 부문 호조에 힘입어 기록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기존 성장을 이끌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잔재를 조기에 털어내고 기업공개(IPO)와 주식자본시장(ECM) 등 정통 기업금융 영역으로 수익 구조를 재편하는 체질 개선 작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1조6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늘었다. 영업이익은 6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33.1%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527억원을 기록해 775.2% 늘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코스피 강세장에 따른 위탁매매 실적 성장이 이끌었다. 위탁매매업 영업이익은 15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6배 늘었다. 자기매매 부문 이익은 823억원으로 4.8배 불어났다. 투자자의 대기 자금인 고객예수금 규모는 지난해 말 1조1836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조7422억원으로 47.3% 증가했다.
선제적 PF 리스크 털어내며 재무건전성 획기적 개선
실적 상승을 이끈 배경에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자리 잡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4월 장래사업 경영계획 정정 공시를 통해 기보유 부동산 PF 대출 회수 예정가액 530억원을 전액 회수했다. 장래사업 경영계획 정정 공시는 회사가 기존에 발표했던 미래 사업이나 자금 계획에 변동이 생겼을 때 이를 바로잡아 투자자에게 다시 알리는 공식 절차다. 이는 과거 부동산 개발 사업에 빌려주었던 자금을 전액 현금으로 돌려받았다는 의미다. 당초 올해 12월 31일이던 회수 종료일을 8개월가량 앞당겼기 때문에 이 같은 정정 공시를 낸 것이다. 회수금액 530억원은 지난해 전체 순이익 645억원의 80%를 웃도는 규모다.
또한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의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중은 지난 2024년 16.1%에서 지난해 9월 기준 7.4%로 크게 낮아졌다. 순요주의이하자산은 회수가 불투명한 부실채권에서 손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둔 대손충당금을 뺀 실질적인 위험 자산을 뜻한다. 이 비중이 낮아진 것은 그만큼 재무적 위험이 줄었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충당금커버리지비율은 67.3%에서 89.4%로 상승했다. 이는 부실 자산에 대비해 충당금을 얼마나 쌓아뒀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손실 흡수 능력이 크다. 전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역시 지난 2023년 7126억원에서 지난해 9월 6855억원으로 줄어들며 자산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안정화되는 추세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 사업 부실 시 돌려받지 못할 수 있는 위험 노출액을 의미한다.
돋보이는 IPO 주관 역량…IPO '7강 하우스' 도약 위한 체질 강화
유진투자증권의 가장 큰 강점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입증된 IPO 주관 역량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 기준 강화와 중복상장 규제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IPO 실적이 전무한 상황에서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중소형사 중 유일하게 주관 실적을 올렸다. 2분기에 진행한 코스모로보틱스와 인벤테라 2건의 상장을 완료하며 공모총액 44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나아가 빅웨이브로보틱스 공모 절차에 착수하며 주관 상장을 준비중이다. 지난 5월 말에는 한국거래소에 5G 특화망 전문 기업인 유캐스트의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도 청구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34명의 IPO 전담 인력을 확보하고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석∙박사 학위와 약사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 3명을 확보했으며 이와 함께 △IT 전문인력 2명 △기술평가 출신 2명 △전문가회의 위원 경력자 1명 등을 전진 배치했다. 이들은 △상장 가능성 검토 △기술성·사업성 분석 △심사 대응 △공모 전략 수립 등 IPO 전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1년 내 10건의 IPO를 수행해 시장 내 7강 하우스로 진입한다는 목표다.
유창수·고경모 대표 체제 아래 단행된 강도 높은 조직 개편은 미래 성장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불거진 신탁 운용 내부통제 문제 등을 극복하기 위해 지배구조와 조직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했다. 주요 추진 사업은 △고객자산운용실 폐지 △디지털혁신총괄부 신설을 통한 리스크 통제 강화 △기업금융본부와 구조화금융본부 분리를 통한 의사결정 효율화 △채권솔루션실 신설·자본시장 팀 확대 △토큰증권(STO) 플랫폼 기반 신사업 추진 등이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는 올해 고액자산가 전담 마스터 PB를 선정하고 HNW지원팀을 신설해 종합자산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기관과 개인 투자자 대상 영업력을 넓히기 위해 지난 5월 리서치센터를 매크로분석실과 산업분석실 체제로 개편하기도 했다. 거시경제와 파생상품 분석을 담당하는 매크로분석실과 융합형 테마 보고서를 발간하는 산업분석실을 통해 대외 신뢰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지속적인 체질 개선 결과 지난 2022년 1.62%에 불과했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5.91%까지 3년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대형사 대비 얇은 자본력 한계…파생상품 변동성·눈덩이 IT 전산비는 '과제'
다만 대형사 대비 열세에 있는 자본적정성과 파생상품 운용 과정의 높은 변동성은 한계로 지목된다. 지난 1954년 서울증권으로 설립돼 72주년을 맞은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이후 뚜렷한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순자본비율은 414.4%다. 이는 중형 증권사 평균치인 644.0%를 밑도는 수치다. 현재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은 1조513억원으로 업계 20위에 머물고 있다.
실적 안정성을 위협하는 변동성도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파생상품거래이익은 3958억원으로 늘었으나 파생상품거래손실 역시 3987억원에 달해 3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파생상품은 주식이나 환율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상품으로 단기간에 큰 수익이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시장 가격의 변화를 현재 가치로 평가해 장부에 반영하는 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 실적에서도 3968억원의 이익이 발생했지만 처분 손실이 4182억원을 넘어서며 214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이익과 손실의 등락 폭이 모두 수천억원대에 달할 만큼 크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운용 변동성 관리가 요구된다.
전산 인프라 투자 비용이 가중되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해 3월 대체거래소 넥스트트레이드(NXT) 출범에 따른 스마트주문전송(SOR) 시스템 의무 구축과 한국거래소의 프리·애프터마켓 개설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IT 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거래 운영 시간이 최대 13시간으로 늘어나면서 서버 증설과 시스템 고도화가 불가피해졌다.
유진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전산운용비는 3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반면 핵심 자산관리수수료수익은 올해 1분기 9억원에 그치며 전산비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비용 부담을 상쇄할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 구조 안착이 요구된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고, 국내 증시 활성화 기조 속에 금융상품 라인업 강화와 HNW 고객 기반 확대 등 WM 역량 강화에 주력하여 브로커리지 전반과 금융상품 수익이 크게 확대됐다"며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34명의 IPO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기술평가와 중견규모 IPO 분야의 강자로 도약해 향후 1년 내 IPO 10건 수행과 시장 내 IPO 7강 하우스 진입을 목표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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