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문명사는 자원의 지배자가 누구였느냐에 따라 판가름 났다. 철기 시대와 석유 패권 시대를 지나 바야흐로 인공지능(AI)과 전기화(Electrification)가 지배하는 신인류 사회가 도래했다. 이 거대한 전환기의 핵심 동력은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구리와 희토류, 리튬과 같은 가장 희소한 전략 원자재들이다. 데이터센터를 짓고 전기차를 움직이며 신재생에너지망을 구축하는 모든 과정은 결국 이 원자재들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원자재가 과거 제조업의 자재를 넘어 국가와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핵심 안보 자산이 된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 산업계에서 가장 고무적인 변화는 이러한 전략 원자재에 토큰증권(STO)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다. 국내 대기업들이 구리와 희토류의 공급망 확보를 넘어 이를 디지털 자산화해 글로벌 유동성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은 시대 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으로 읽힌다.
원자재 무역은 본래 막대한 자본력과 고도의 네트워크를 가진 소수 금융기관의 전유물이었다. 높은 진입 장벽과 불투명한 유통 구조 탓에 일반 투자자는 물론 중견 기업들조차 접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실물자산 토큰화(RWA)는 이 폐쇄적인 시장의 빗장을 열어젖히고 있다.
원자재 STO 도입은 단순히 새로운 투자 상품의 등장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 조달에 필요한 막대한 금융 비용을 낮추고 리스크를 분산하는 정교한 헤지 수단이 된다.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실시간으로 자금을 조달해 원자재 비축량을 늘리고, 투자자에게는 실물 자산 가치 상승에 연동된 수익 기회를 조각 투자 형태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버려지는 전기·전자제품이나 배터리에서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도시광산' 사업과 STO가 결합할 때 그 잠재력은 더욱 커진다. 친환경 순환경제라는 시대적 가치와 토큰 금융의 효율성이 결합하면 자본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자재 STO가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본질이 있다. 구리와 희토류라는 원자재는 그 자체로 완성된 가치가 아니라 무언가를 작동시키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훌륭한 광물을 확보하고 토큰화에 성공하더라도 그것이 결국 전력망 시스템으로 이어지고 지능형 에너지 관리 인프라와 연결되지 못한다면 자본의 흐름은 업스트림, 즉 원자재 단계에 다시 고여버릴 수밖에 없다.
원자재 STO는 자본 지도를 바꾸는 새로운 출발점이다. 이 흐름이 혁신적인 결실로 이어지려면 원료 조달부터 인프라 운영,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제어에 이르는 다운스트림 전 과정이 하나의 유기적인 데이터 링으로 통합돼야 한다. 대한민국 제조 자본이 가야 할 다음 단계의 디지털 인프라망은 이미 그 연결을 준비하고 있다.
[필자 소개]
구교성 | 클레버스(CLEBUS) 의장
2001년 ‘질문·답변을 통한 정보 제공 방법’ 및 ‘대표 키워드 검색’ 등 원천 특허를 출원하며 일찍이 인터넷을 통한 지식 공유와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시대를 예견했다. 국경 없는 가치 공유와 결제 생태계를 목표로 2006년 클레버스를 설립했다.
이후 2019년 블록체인 기술의 도래와 함께 무형의 지식 자산을 넘어 실물 자산과 에너지 인프라를 토큰화하는 혁신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현재 클레버스를 통해 실물자산(RWA) 거래소를 포괄하는 초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선박과 같은 대규모 인프라부터 공공 자산에 이르는 디지털 트윈 및 STO 인증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글로벌 실물자산 금융화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또한, 클레버스 초연결 생태계의 기축자산통화인 클레코인(CLE)은 현재 고팍스(GOPAX)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 중이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