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 말 ‘7만3000가구+α’ 규모의 추가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다시 공급 후보지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도심과 가까운 대규모 가용지가 필요하지만 서울시가 그린벨트 훼손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중앙정부와 서울시 간 협의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1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공급대책에서 서울 강서구와 경기 남양주시·광주시 등 3곳에 신규 택지를 조성해 2030년까지 2만7000가구를 착공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7만3000가구 이상 규모의 추가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를 최대한 조속히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1차 발표에서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일대 등 과거 공급 후보로 거론됐던 서울 그린벨트 지역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추가 후보지 발표가 남아 있어 서울 그린벨트가 다시 검토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정부가 그린벨트 주변을 광범위하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를 앞두고 투기 수요가 특정 지역으로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서울에서는 중구·용산구·성동구·동대문구·영등포구·동작구를 제외한 19개 자치구에 그린벨트가 분포한다. 서울 그린벨트 면적은 약 149㎢로 서울 전체 면적의 약 25%에 해당한다.
특히 강남권 그린벨트는 공급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높다. 서초 내곡동과 강남 세곡·자곡동 등은 서울 도심과 가까우면서 광역교통망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과거에도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됐다. 실제 정부는 과거 보금자리주택 공급 과정에서도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일대 그린벨트를 해제해 주택을 공급한 전례가 있다.
문제는 서울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린벨트 추가 해제보다는 정비사업과 도심 내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공급 확대를 강조해왔다. 서울시가 보존가치가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해제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과 정부의 대규모 공급 필요성이 충돌할 경우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도 서울시와의 협의를 우선한다는 입장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서울시와 협력해 주택 공급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왔다. 서울시와의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그린벨트 해제 대상과 공급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절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협의가 끝내 결렬될 경우 중앙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법적 수단도 있다. 개발제한구역법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해제를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국가계획과 관련된 경우 국토부 장관이 직접 도시·군관리계획을 입안하거나 관계 지자체의 의견을 들은 뒤 입안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지자체장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구조는 아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정부 직권 해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그린벨트 해제는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각종 심의·환경 검토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가능한 권한과 실제 사업 추진 사이에는 상당한 절차적·정책적 간극이 존재한다.
결국 추가 신규택지 발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물량 자체보다 서울이 포함되느냐, 포함된다면 어디까지 그린벨트를 활용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서울 주택시장에 공급 확대 신호를 주기 위해 강남권 등 서울 내 부지를 선택할 경우 서울시와의 정책 충돌은 불가피하다.
반대로 서울 그린벨트를 제외하고 수도권 외곽 중심으로 추가 물량을 채울 경우 공급 규모는 확보할 수 있지만 서울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정부가 다음달 발표에서 어떤 지역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서울 주택시장과 중앙정부·서울시 간 주택정책의 주도권도 함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