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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고 또 일어선 젠지…젠지가 털어놓은 LCK 2연패의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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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고 또 일어선 젠지…젠지가 털어놓은 LCK 2연패의 뒷이야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류청빛 기자
2026-09-13 23:16:28

젠지, 한화생명에 1세트 내주고도 3연속 세트 승리…2년 연속 LCK 정상

룰러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 2026 LCK 파이널 MVP 수상으로 증명

1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2026 우리은행 LCK 파이널에서 승리한 젠지 선수들이 인터뷰를 앞두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류청빛 기자
1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2026 우리은행 LCK 파이널'에서 승리한 젠지 선수들이 인터뷰를 앞두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류청빛 기자]

[경제일보] 젠지가 2026 LCK 정상에 오르며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가운데, 선수들은 이번 시즌을 '흔들렸지만 그만큼 단단해진 과정'으로 돌아봤다. 특히 2026 LCK 파이널 MVP에 2년 연속 선정된 원딜 '룰러' 박재혁은 시즌 중 어려웠던 상황을 털어놓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더 많은 연습을 이어간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13일 젠지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2026 우리은행 LCK 파이널'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세트 스코어 3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1세트를 내준 뒤 2·3·4세트를 내리 가져오며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LCK 정상에 오르며 단일 시즌 체제 개편 이후 두 시즌을 모두 제패했다.

우승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젠지 선수단은 1세트 밴픽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입을 모았다. 유상욱 젠지 감독은 "2AP 조합이 나왔는데 갈리오를 (상대가) 할 줄도 알았고, 상대를 보고 어떻게 구상할지를 생각하다가 2AP를 가져오고 상대에게 어떤 것을 주느냐, 아니면 케이틀린을 압박하는 픽을 하느냐 고민하다가 그렇게 나왔다"며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난이도가 많이 어려웠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4세트 연속 탑 선픽을 맡은 탑 '기인' 김기인은 상대 '제우스' 최우제와의 대결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인은 "제우스 선수라면 너무 많이 붙어봤다 보니까 붙을 때마다 부담보다는 오히려 재밌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며 "밴픽적으로 플레이를 잘해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4세트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탑 피오라를 꺼낸 것에 대해서도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기인은 "피오라라는 챔피언이 강해지는 타이밍이 정해져 있는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타이밍을 무난히 잘 넘긴 것 같아서 4세트 같은 경우는 챔피언의 강한 타이밍을 넘겨서 많이 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세트 탑 바루스로 색다른 아이템 선택을 보여준 이유도 설명했다. 기인은 "바루스를 많이 연습하면서 느낀 게 챔피언이 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오늘 이 세트 같은 경우는 딜할 수 있는 환경이 많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AP 쪽으로 가 폭딜을 노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는 우승 직후 아시안게임을 앞둔 상황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캐니언은 "아시안게임이 얼마 남지 않은 일정에서 이렇게 우승할 수 있게 돼서 엄청 기쁘다"며 "여기서도 자신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결승 MVP를 차지한 '룰러' 박재혁의 소감에는 이번 시즌을 버틴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룰러는 시즌 초반부터 여러 일로 화제가 된 뒤 리그를 치르면서 점점 어려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룰러는 "리그를 하면서 확실히 점점 어려웠다고 느꼈다"며 "늘 주변 사람들에게는 자신 있다, 잘할 것 같다, 더 잘할 것 같다고 말을 많이 했는데 사실 속으로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프로 생활 자체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는 "이러다가 정말 내 프로 생활이 끝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걱정도 많이 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그냥 계속 열심히 했고, 포기하지 않고 뭔가 더 남들보다 더 게임도 많이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까 점점 제 실력이 돌아오는 걸 느꼈고 그러면서 오늘 이렇게 우승도 하고 MVP도 받았다"며 "사람은 언제나 못하는 시기가 오지만 정말 다시 빛날 날도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젠지 원딜 룰러 박재혁 선수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류청빛 기자
젠지 원딜 '룰러' 박재혁 선수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류청빛 기자]

미드 '쵸비' 정지훈 역시 이번 시즌을 젠지가 한 단계 더 성장한 계기로 평가했다. 쵸비는 "프로 생활을 오래 하면서 가능했던 것 같다"며 "처음에 프로 생활을 할 때는 팀에 민폐 끼치지 말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점점 많은 연차를 쌓으면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팀원들이 흔들려도 제가 끌고 더 올라갈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프로 생활을 한 지가 좀 됐다"며 이번 시즌에도 그런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서포터 '듀로' 김주영은 4세트 알리스타 선택의 배경을 설명했다. 듀로는 "상대 챔피언들을 견제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그나마 알리스타가 상대 피오라나 다른 챔피언들을 견제하기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알리스타를 뽑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상욱 젠지 감독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류청빛 기자]
유상욱 젠지 감독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류청빛 기자]

젠지는 이제 국내 무대를 넘어 월즈로 시선을 돌린다. LCK 2연패와 함께 올해 MSI에서도 우승했지만, 젠지라는 이름으로 월즈 우승은 아직 달성하지 못한 만큼 이번 월즈는 또 다른 도전이 될 전망이다.

유상욱 감독은 짧은 준비 기간 동안 선수들 사이의 소통과 메타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컨디션 조절을 잘할 것"이라며 "월즈를 대비해서 짧은 기간 동안 서로 소통이 잘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티어를 정리하는 부분과 갑자기 챔피언 티어가 바뀔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유연하게 소통하는 방법 등을 위주로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도 올해 겪은 어려움이 월즈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쵸비는 "올 한 해 동안 흔들려도 다시 잘하는 법을 알게 됐다"며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한 세트를 패배하거나 경기 중에도 불리해지면 바로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유연성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인은 올해 많은 패배를 경험한 것이 오히려 팀을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많은 패배를 함으로써 계속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했다"며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더 잘 알게 되니까 저희가 맞는 발전을 더 이뤄낸 것 같다"고 말했다.

듀로 역시 "올해 안 좋은 시기도 겪으면서 저희가 다 같이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그런 피드백 과정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즈에서도 저희가 이런 피드백을 잘하면서 올라간다면 올해보다 더 높은 것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룰러 역시 월즈 우승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월즈 가서 꼭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올해 1년의 과정들이 루틴적으로 단단해지는 과정이 많았다고 생각하고, 그게 롤드컵에서 좋은 영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자신 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LCK를 제패한 젠지가 다음으로 바라보는 목표는 월즈다. 이번 시즌 흔들리는 순간마다 대화와 피드백을 거쳐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린 젠지가 이번에는 국제무대에서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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