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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가방은 작품처럼, 매장은 전시처럼…아카이브 앱크, '플링' 오감으로 느끼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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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현장] 가방은 작품처럼, 매장은 전시처럼…아카이브 앱크, '플링' 오감으로 느끼는 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보운 기자
2026-09-16 15:27:51

7만개 팔린 시그니처백, 전시·음악·티로 확장…제품보다 브랜드 서사 강조

사전 팝업 1500명 방문·절반 신규회원 유입…서촌서 브랜드 경험 강화

16일 서울 종로구 서촌에 위치한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서촌에 위치한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내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경제일보] 16일 햇살이 선명하게 내려앉은 서울 종로구 서촌 골목. 새하얀 외관의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은 초가을의 밝은 빛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새하얀 외관을 지나 투명색 문을 열고 1층에 들어서자 반투명한 흰 패브릭이 플링백 하나를 둥글게 감싸고 있었다. 천은 바람을 따라 천천히 흔들렸고 중심에 놓인 가방 역시 마치 오브제처럼 시선을 끌었다. 부드러운 양가죽과 힘을 뺀 듯 흐르는 실루엣이 특징인 '플링'의 감각을 제품 설명 대신 공간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플링' 촉감·움직임을 공간으로…제품, 오브제로 연출하다
16일 서울 종로구 서촌에 위치한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외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16일 서울 종로구 서촌에 위치한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외관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여성 잡화 브랜드 아카이브 앱크가 이날 서촌에 컨셉스토어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을 정식으로 열었다. 기존 서울숲 매장이 제품을 직접 살펴보고 구매하는 공간이라면 서촌점은 브랜드 정체성과 철학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대표 상품을 매대에 빼곡하게 진열하는 대신 브랜드 시그니처 라인 '플링'의 촉감·움직임·분위기를 3개 층에 걸쳐 각각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내부에 전시된 제품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내부에 전시된 제품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첫 번째 기록의 주인공은 2019년 브랜드 론칭과 함께 출시한 플링백이다. 누적 판매량 약 7만개를 기록한 아카이브 앱크의 대표 상품으로 부드러운 양가죽 소재와 자연스럽게 흐르는 형태가 특징이다. 1층에서는 이 같은 특성을 반투명 패브릭과 바람의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상품 사이에 여백을 충분히 둔 진열 방식은 개별 가방의 색감과 형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공간을 둘러보는 방식도 일반적인 판매 매장과는 달랐다. 제품을 차례대로 살펴보며 이동하기보다 설치물 사이를 걷고 사진을 찍으며 공간 전체를 관람하는 흐름에 가까워 마치 미술관을 연상케 했다. 화이트 톤으로 통일한 내부에는 가방과 액세서리가 장식품이나 작품처럼 배치됐으며 미니멀한 공간과 대비되는 제품의 색과 형태가 자연스럽게 강조됐다.
 
전시에서 아카이브·라운지까지…보고 기록하고 머문다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2층 모습사진정보운 기자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2층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계단을 올라 2층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1층이 플링의 부드럽고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면 2층은 브랜드가 제품을 만들어온 과정을 기록하는 아카이브 존이다. 제품 제작 과정과 브랜드 이미지를 담은 사진이 3개 벽면과 바닥을 감쌌고 천장에는 거울을 설치해 공간이 위아래로 이어지는 듯한 깊이감을 줬다.

한쪽에 마련된 전신거울 앞에서는 방문객들이 연이어 인증샷을 남겼다. 제품을 둘러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공간 자체를 배경 삼아 브랜드 경험을 사진으로 기록하도록 한 구성이다. 실제로 기자도 이곳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하며 공간 연출을 직접 체감했다.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3층 모습사진정보운 기자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3층 모습[사진=정보운 기자]

3층에서는 '보는 공간'에서 '머무는 공간'으로 분위기가 전환된다. 흰색 소파가 놓인 '플링 라운지'에서는 방문객이 원하는 차를 직접 골라 따뜻한 물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DJ 공연과 앰비언트 음악이 이어졌고 아카이브 앱크의 영상이 비치는 대형 직사각형 케이크 등 시각적 요소도 더해져 시각적 재미를 더했다. 가방을 고르는 쇼핑 동선이 아니라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며 브랜드가 설정한 분위기 안에 온전히 머무르는 경험에 가까웠다.

결국 3개 층은 하나의 플링백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1층에서는 플링 특유의 촉감과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2층에서는 브랜드가 축적해온 제작 과정과 이미지를 기록하며 3층에서는 플링이 지향하는 느슨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직접 체류하며 오감으로 느끼도록 했다.
 
서촌 감성과 맞닿은 '아카이브'…공간 경험이 신규 고객 유입으로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1층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1층 모습 [사진=정보운 기자]

이 같은 성격은 공간 구성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서촌점은 판매 공간을 크게 두는 대신 전시, 아카이브, 라운지에 넉넉한 면적을 배치해 방문객이 층을 옮겨 다니며 브랜드 이미지와 감각을 차례로 경험하도록 설정했다. 전체적으로는 상품 구매를 위한 매장보다 아카이브 앱크가 쌓아온 서사를 따라 걷는 전시형 공간에 가까웠다.

아카이브 앱크가 서촌을 선택한 배경에도 브랜드 경험을 강조한 공간 전략이 반영됐다. 한옥과 현대적인 카페, 로컬숍이 섞여 있는 서촌의 골목과 시간이 쌓인 풍경이 '시간이 흐를수록 축적되는 아카이브'라는 브랜드 콘셉트와 맞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식 개장에 앞서 진행한 사전 팝업에서는 공간 자체가 고객 유입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확인했다. 9월 둘째 주까지 운영한 팝업은 사전 예약 마감률 100%를 기록했으며 누적 방문객은 약 1500명에 달했다. 특히 오프라인 방문객 가운데 약 절반이 브랜드몰 신규 회원으로 가입했다.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3층에 전시돼 있는 케이크 사진정보운 기자
'더 아카이브 앱크 서촌' 매장 3층에 전시돼 있는 케이크 [사진=정보운 기자]

이번 첫 번째 테마 'The Archivépke (Fling)'은 오는 12월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 서촌점에서는 26FW 신제품인 플링 플랩백과 플링 슬라우치백을 비롯해 매장 한정 상품인 '플링 펜슬백' 4종, 시그니처 장식인 호마이카를 활용한 액세서리 5종을 판매한다.

향후에는 'The Archivépke (    )'의 빈 괄호 안에 새로운 주제와 콘텐츠를 넣어 공간을 계속 바꿔나갈 예정이다. 한 매장을 완성된 형태로 고정하기보다 브랜드가 축적하는 제품과 기록에 맞춰 공간의 내용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아카이브 앱크 관계자는 "이번 서촌 공간은 아카이브 앱크가 만들어온 디자인과 제품을 기록하고 축적하는 '도큐멘팅(DOCUMENTING)' 개념을 바탕으로 고객이 브랜드 철학을 체류하며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서촌의 고유한 상권 감성과 어우러진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통해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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