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새 형사사법체계 시행을 보름 앞두고 국회가 중대범죄수사청에 보완수사와 재수사 역할을 추가하는 법 개정에 나섰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는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약자 대상 사건에서 생길 수 있는 수사 공백은 중수청이 메우도록 한 것이다. 시행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핵심 수사 절차를 다시 손질하면서 제도 준비가 충분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공소청 검사가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에 대해 중수청이나 지방중수청에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중수청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성폭력과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스토킹, 아동학대, 장애인 학대, 노인학대, 가정폭력 사건이 대상이다. 법안은 본회의 처리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불과 두 달 전 국회에서 정한 방향과 비교하면 변화가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대신 검사는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고 직접 수사는 하지 못하도록 했다.
문제는 직접 보완수사를 없애는 과정에서 피해자 보호와 부실 수사 통제 문제가 잇따라 제기됐다는 점이다. 결국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않는 대신 중수청에 다시 사건을 맡겨 보완하거나 재수사하는 길을 따로 만들었다. 검사에게서 보완수사권을 떼어낸 뒤 다른 수사기관을 통해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한 셈이다.
여당은 두 제도가 다르다는 입장이다. 검사가 직접 피의자를 조사하거나 압수수색하는 방식은 없애되 보완이 필요한 사건은 독립된 수사기관에 다시 맡기기 때문에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는 어긋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동학대나 성폭력처럼 피해자 보호가 중요한 사건에서 보완수사 요구가 실제 수사로 이어지도록 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반대편에서는 시행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이런 보완책이 추가되는 점을 문제로 삼는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다시 중수청에 보완수사 근거를 만드는 것은 애초 법안 설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법사위에서도 여당 주도로 후속 법안이 처리됐다.
현장에서는 이미 다른 문제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청에서 이뤄지던 구속 피의자 출정 조사는 지난해 약 4만건에 달했는데 10월 2일부터 공소청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되면서 경찰 등 수사기관이 구치소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 구속 피의자의 신병 관리와 보완수사 장소, 수사기한을 어떻게 맞출지도 남은 과제다.
정부도 출범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법무부는 10월 2일 공소청 출범에 맞춰 기존 검찰청의 수사기능을 없애고 전체 정원 10706명 가운데 2294명을 줄이는 직제안을 확정했다. 경찰도 보완수사 부담 증가에 대비해 수사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
수사와 기소를 나누는 큰 틀은 이미 법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보완수사를 누가 맡을지, 구속 피의자는 어디서 조사할지, 수사기관이 미흡한 수사를 했을 때 누가 다시 들여다볼지는 시행 직전까지 법과 제도를 고치는 중이다. 10월 2일부터 현장에서 확인될 것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원칙만이 아니라 그 사이를 연결하는 절차가 실제 사건에서 제대로 움직이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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