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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누리호의 성공,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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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누리호의 성공,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6-10-07 14:51:46
선재관 AI 부장
선재관 AI 부장
[경제일보] 누리호가 다시 우주로 향했다. 이번에는 위성 15기를 싣고 갔다. 목표 궤도에 올랐고 초소형 군집위성과 큐브위성을 차례로 분리했다. 한두 번의 우연한 성공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단계까지 왔다.

몇 년 전만 해도 국민은 누리호가 발사대에서 제대로 떠오를 수 있을지를 걱정했다. 이제는 다르다. 발사 성공 자체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지를 보기 시작했다.

한국 우주개발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뜻이다. 우주 기술은 한 번 성공했다고 완성되는 분야가 아니다.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하면서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작은 오차 하나가 수년간 준비한 위성을 잃게 할 수도 있다. 오늘 성공했다고 내일의 성공이 보장되는 산업이 아니다.

세계 우주 강국들이 무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과 중국은 발사체 하나를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반복 발사를 통해 데이터를 쌓고 비용을 낮췄다. 재사용 기술을 개발하고, 위성과 탐사선, 발사체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묶었다. 우주개발의 힘은 한 번의 화려한 성공보다 얼마나 꾸준히 쏘아 올릴 수 있느냐에서 나온다.

누리호도 이제 그런 길로 가야 한다. 먼저 신뢰도를 더 높여야 한다. 발사 횟수를 늘리고 다양한 위성을 실어보면서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정부 연구기관에 쌓인 기술도 민간으로 더 빠르게 넘어가야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기업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차세대 발사체도 서둘러야 한다. 지금보다 더 무거운 위성을 싣고 더 먼 우주로 갈 수 있어야 한다. 달과 심우주 탐사를 말하려면 발사체 성능부터 한 단계 더 올라가야 한다. 재사용 기술 역시 피해갈 수 없는 과제다.

위성 기술도 함께 커야 한다. 로켓만 있다고 우주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찰과 통신, 기상과 지구관측, 항법 위성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발사체와 위성, 지상국과 데이터 산업이 연결돼야 비로소 국가의 우주 역량이 된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우주개발은 정권마다 목표가 바뀌고 예산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한번 끊긴 기술과 인력은 다시 만들기 어렵다. 발사가 성공했을 때 박수를 보내는 것만큼, 실패했을 때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누리호의 다섯 번째 비행은 한국이 우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증명했다. 이제 보여줘야 할 것은 한 번의 성공이 아니라 지속할 수 있는 힘이다.

우주강국은 로켓 한 번 잘 쏘아 올린 나라가 아니다. 더 멀리 갈 준비를 멈추지 않는 나라다. 누리호가 오늘 도달한 궤도보다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훨씬 더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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