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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보] 검색 넘어 AI 인프라까지 판다…네이버, 아시아서 새 성장 공식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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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보] 검색 넘어 AI 인프라까지 판다…네이버, 아시아서 새 성장 공식 짠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선재관 기자
2026-10-20 07:58:30

미국 빅테크와 다른 길 택한 네이버…'아시아 AI 수출망' 구축 승부

태국 유상 AI 사업·사우디 국가 표준 성과 이어 베트남 FPT와 협력 확대  

현지 GPU 인프라에 하이퍼클로바X·엔지니어링 결합…AI 기술 수익화 시험대

왼쪽부터 네이버 제1사옥과 2사옥인 네이버 1784 전경 사진네이버
(왼쪽부터) 네이버 제1사옥과 2사옥인 '네이버 1784' 전경. [사진=네이버]

[경제일보] 네이버가 인공지능(AI) 해외사업의 판을 다시 짜고 있다. 미국 빅테크와 초거대 AI 모델의 규모로 경쟁하기보다 현지 기업의 GPU 인프라와 고객망에 자체 AI 모델과 운영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태국에서 현지 언어 기반 AI 개발을 추진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디지털트윈 사업을 확장한 데 이어 베트남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FPT와 손잡으며 아시아를 잇는 AI 사업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 12일 FPT와 AI 팩토리 및 서비스형 GPU(GPUaaS)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한국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기업용 AI 수요를 발굴하고 GPU 인프라 최적화부터 모델 운영, AI 에이전트 구축까지 협력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FPT가 확보한 인프라와 고객망이다. FPT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인프라를 구축·운영하고 있으며, 자사 AI 팩토리를 통해 1만8000명 이상의 개발자와 2000곳 이상의 기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해외에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고 고객을 모집하는 대신 기존 인프라와 고객망을 활용해 기술과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다.

네이버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GPU 자체보다 그 위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와 AI 서비스에 있다. 양사는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FPT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객 현장에서 추론 성능과 비용을 최적화하고 실제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는 작업도 협력 대상이다. 기업의 업무 환경에 맞춰 모델을 조정하고 운영까지 지원하면 단순한 기술 공급보다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쉽다.

기업 고객은 모델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보안과 기존 시스템 연계, 운영 비용, 장애 대응까지 해결해 줄 사업자를 필요로 한다. GPU 이용료와 모델 사용료에 시스템 구축·운영 서비스를 결합하면 일회성 기술 공급을 넘어 반복 매출을 확보할 여지가 생긴다. 다만 이번 협약은 사업 기획과 개발, 운영 협력을 위한 단계로 구체적인 수주 금액과 매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사업성은 고객 확보와 장기 계약, GPU 자원 사용량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 전략은 네이버가 강조해 온 '소버린 AI'와도 연결된다. 각국의 언어와 문화, 데이터 관리 규정에 맞춰 AI를 개발·운영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지 규정과 산업 특성 때문에 범용 AI 서비스를 그대로 도입하기 어려운 국가와 공공기관, 금융·제조기업 등이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 현지 파트너와 협력하면 시장 진입 부담을 낮추면서 국가별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네이버와 태국 인공지능AI·클라우드 플랫폼 기업 ‘시암 AI 클라우드’ 엔비디아 경영진이 22일 태국어 기반 거대 언어 모델LLM과 AI 에이전트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라따나폰 웡나파찬트 시암 AI 클라우드 대표 레이몬드 테 엔비디아 APAC 총괄 대표사진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와 태국 인공지능(AI)·클라우드 플랫폼 기업 ‘시암 AI 클라우드’, 엔비디아 경영진이 22일 태국어 기반 거대 언어 모델(LLM)과 AI 에이전트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라따나폰 웡나파찬트 시암 AI 클라우드 대표, 레이몬드 테 엔비디아 APAC 총괄 대표.[사진=네이버클라우드]

태국에서는 현지 언어에 특화한 AI 개발을 추진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태국 AI·클라우드 기업 시암AI와 태국어 기반 대형언어모델(LLM) 및 관광 특화 AI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현지 언어와 관광 산업의 요구에 맞춘 AI 기술을 서비스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디지털트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팀네이버는 메카·메디나·제다 등 3개 도시의 6800㎢와 건물 92만동 이상을 가상공간에 구현했다. 올해 8월에는 네이버의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트윈 플랫폼이 사우디 국가 표준 플랫폼으로 채택됐다. AI 모델 수출과는 다른 사업이지만 현지 정부 시스템에 기술을 공급하고 운영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가별 사업 형태는 다르지만 현지 파트너와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 요구에 맞는 기술을 공급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네이버는 직접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해외 사업을 넓힐 수 있지만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의 경쟁에서 기술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협력이 실제 도입과 장기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기 어렵다.

네이버 AI 해외사업의 성패는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보다 현지 기업이 네이버 기술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검색과 광고로 성장한 네이버가 해외에서는 기업의 AI 활용을 기술 사용료와 운영 매출로 연결하려는 것이다. 아시아 각국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네이버 AI가 현지 기업의 업무에 안착한다면 한국 포털 기업의 글로벌 성장 공식도 달라질 수 있다.

[아주경제 2026년 10월 20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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