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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뉴욕서 한미 정상회담·AI 세일즈 마치고 멕시코행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미국 뉴욕 일정을 마치고 멕시코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유엔 무대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 구상을 제시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조선·원자력·전시작전권 등 한미 현안을 논의했다. 호주와는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은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를 타고 멕시코로 출국했다. 지난 21일 서울을 출발한 이 대통령은 2박 3일간 뉴욕에 머물며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 참석과 주요국 정상회담, 투자자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뉴욕 일정의 첫 무대는 유엔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전쟁을 끝내고 평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당사자 간 대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적 기여국 연대'와 함께 '글로벌 AI 기본사회', '녹색 대전환'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맡을 역할도 설명했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주요국 정상들과의 양자 외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공급망과 방산 협력을 논의했다. 양국은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LNG와 석유제품 등 주요 에너지자원을 서로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확인하고 안정적인 역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호주의 AI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정책과 에너지 가격 동향 등을 직접 물으며 AI 인프라 분야의 협력 가능성도 모색했다. 호주는 핵심광물과 청정에너지 등 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제조업 역량을 갖춘 만큼 양국의 산업 기반을 결합할 수 있다는 데 양국 정상이 공감했다. 같은 날 밤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약 30분간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초 예정에 없던 회담으로, 대미 투자 협상이 진전을 보이면서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미 정상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바탕으로 핵잠수함 연료,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조선업 협력, 전시작전권 전환 등 현안을 놓고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국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후속 협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뉴욕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서밋 2026'에 참석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한국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과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티모시 가이트너 워버그핀커스 회장 등 글로벌 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 현대차그룹, LG CNS, 한화오션, 두산에너빌리티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미래 성장축으로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묶은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여기에 소형모듈원전(SMR),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와 핵심광물 등을 포함한 '7대 시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AI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생산 거점을 확대해 5년 안에 메모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고 AI 핵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투자 지원을 강화하고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미래산업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한미 산업 협력도 투자자들에게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군함 건조를 포함한 조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가 투자할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미국 전략 함정을 건조할 계획이며, 미국의 차세대 화력 체계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언급하며 미국의 원천기술과 자본·시장, 한국의 제조·공급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양국 산업과 공급망의 연결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개혁도 투자 유치의 주요 메시지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 차례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가치 강화와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체제 전환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자본이 한국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에서는 경제·산업 외에도 현지 동포 및 시민들과의 접촉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뉴욕 코리아타운을 찾아 한인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났으며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동포들의 생활 여건 개선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뉴욕 일정을 마무리하고 멕시코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한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 방문은 16년 만이다. 멕시코에서는 24일 애국영웅탑 헌화와 공식 환영식에 이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에서는 단독·확대회담과 양해각서(MOU) 교환식, 오찬, 공동언론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이후 오는 25일 비즈니스포럼과 K-엑스포 행사장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6일 귀국길에 오른다.
2026-09-24 09: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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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청·AWS·메가존, 우주 스타트업 20곳에 최대 10만달러… 한국 '뉴 스페이스' 키운다
[경제일보]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우주항공청, 메가존클라우드와 함께 국내 우주·위성 스타트업 약 20곳을 선발해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반 사업화를 지원한다. 정부 주도 연구개발에 머물렀던 국내 우주산업을 민간 기업 중심의 ‘뉴 스페이스’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AWS는 국내 우주항공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AWS 스페이스 엑셀러레이터: 한국 2026’을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우주항공청이 유망 기업 발굴과 정책 연계를 지원하고 AWS와 메가존클라우드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벤처캐피털(VC) 컴퍼니케이파트너스도 지역 우주산업 연계와 투자 코칭 등에 참여한다. 모집 대상은 위성 제조·운용과 지구관측, 발사체, 궤도상 서비스, 우주통신, 우주 AI·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초기 기업부터 프리시리즈B 단계까지 지원할 수 있다. 다만 단순 교육 참가가 아니라 AWS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우주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전환할 계획이 있어야 한다. 최고경영진 또는 사업 의사결정권자 1명 이상이 교육에 참여하고, 프로그램 이후 AWS 클라우드 활용을 담당할 기술책임자도 지정해야 한다. 신청은 10월2일까지 받는다. 서류 심사를 거쳐 약 20개 기업을 선발하며 10월27일부터 교육을 시작한다. 처음 3주는 온라인으로 기술·사업 교육과 실습을 진행하고 마지막 4주 차에는 제주에서 피칭 행사를 연다. 전체 세션의 80% 이상에 참여하고 최종 피칭을 마쳐야 수료할 수 있다. 선정 기업은 위성 데이터 처리와 우주시스템 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AWS 기술교육과 핸즈온 랩, 일대일 기술 멘토링을 받는다. 메가존클라우드는 기업별 클라우드 설계와 기술 검증을 지원한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투자 전략과 사업계획서 작성, 투자자 발표 등을 코칭한다. AWS 우주·위성 분야 엔지니어를 비롯해 위성 서비스 기업 로프트 오비탈과 스카이노피, 국내 우주기업 나라스페이스·텔레픽스·쎄트렉아이 관계자도 멘토로 참여한다. 참가 기업은 11월 말 제주 피칭 데이에서 투자사와 우주기관,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과 사업모델을 발표한다. 우주항공청이 연계하는 해외 우주 행사에서 발표할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기업당 최대 10만달러 상당의 AWS 클라우드 크레딧도 지원한다. 다만 모든 선정 기업에 일괄적으로 10만달러가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AWS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AWS 액티베이트’의 자격요건과 투자 단계를 충족해야 하며 기존 지원과 중복해 받을 수 없다. 현금 투자와도 구분된다. AWS는 2021년 미국에서 스페이스 엑셀러레이터를 시작한 뒤 인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했다. AWS 측 집계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120개 이상의 우주항공 스타트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 글로벌 교육과 네트워크를 국내 산업 환경에 맞춰 구성한 첫 한국 특화 과정이다. 정부의 우주산업 투자 확대도 배경으로 꼽힌다. 우주항공청의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은 1조6491억원으로 올해 1조1201억원보다 5290억원, 47.2% 늘었다. 발사체와 위성, 달 탐사뿐 아니라 민간 주도 산업 기반과 우주기업 육성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다만 현재는 정부안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데스 백스터 AWS 항공우주·위성 사업부 아시아태평양·일본 총괄은 “한국 우주산업은 변곡점에 서 있다”며 “클라우드와 AI 기술, 실무 멘토링을 결합해 스타트업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주산업은 위성에서 생산되는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분석하고, 궤도·기상 시뮬레이션과 지상국 운영을 연결해야 해 클라우드 의존도가 높다. 국내 스타트업에는 초기 개발비용을 낮추고 해외 고객과 투자자를 만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로그램의 성과는 교육 참가 숫자보다 후속 투자와 해외 계약, 실제 서비스 출시 실적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2026-09-09 17: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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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9조 '슈퍼예산' 국회로…성장 투자냐, 재정 재량 확대냐
[경제일보] 정부가 820조9000억원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국회 심사의 막이 오른다. 올해 본예산보다 93조원, 12.8%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총지출이 8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총수입이 200조원 넘게 늘어나는 특수한 세수 여건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미래산업, 청년, 지방, 민생 분야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관전 포인트는 분명하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을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완화를 위한 ‘성장 투자 예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의 운용 방식, 100조원대 지출 구조조정의 타당성,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부세 개편의 파장, 2030년 총지출 1000조원 시대의 재정 지속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1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27년 예산안’과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심의·의결했다. 내년도 총수입은 880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05조6000억원, 3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으로 49.8% 늘어날 것으로 봤다. 법인세와 소득세 증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입 개선이 수입 확대의 핵심 배경이다. 수입 증가 폭이 지출 증가 폭을 웃돌면서 재정지표는 일시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올해 본예산 기준 3.9%에서 내년 0.1%로 낮아지고, 국가채무비율도 51.6%에서 48.3%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확장 재정 기조가 이어지면서 2030년 총지출은 1005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첫 쟁점은 162조 미래대응기금 가장 큰 쟁점은 미래대응기금이다. 정부는 최근 10년 내국세 증가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세수를 기금에 적립해 경기 변동과 세수 급감에 대비하는 ‘재정 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내년 추가세수 162조3000억원을 기금에 적립하고, 이 가운데 45조4000억원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투입한다. 또 12조5000억원은 국채 신규 발행 물량을 줄이는 데 활용하고, 104조4000억원은 여유자금으로 비축한다. 정부는 세수가 급격히 줄거나 경기 대응이 필요할 때 추가경정예산 편성 없이 기금 변경으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국회 심사에서는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국회 통제 문제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금은 일반 예산보다 행정부 재량이 크다. 정부가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항목 지출 금액을 일정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국가재정법 개정을 추진하는 점도 논란거리다. 야당과 재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수 호황기에 여윳돈이 생기면 우선 국가채무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 수 있다. ◆AI·반도체에 21조원…미래산업 투자 확대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분야에 21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올해 10조8000억원보다 97.2% 늘어난 규모다.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국가 전략 프로젝트를 집중 지원해 한국 경제의 차세대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2조6000억원 규모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를 신설한다. 용인·평택 반도체 생산기지 조기 가동을 위한 기반시설 투자에 1000억원을 배정하고,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신속한 착공을 위해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위한 지중 송전망과 고압 변전소 등 전력 인프라에도 881억원을 투입한다. 서남권·충청권 산업단지 용수 공급과 수자원시설 확충에는 1277억원이 배정됐다. AI 분야에는 4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장과 데이터, 인재를 집중 지원해 독자 AI 모델 고도화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모두의 AI’를 개발해 대국민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미래 성장엔진 확충 예산은 올해 51조2000억원에서 내년 62조8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우주항공, 바이오, 모빌리티, 원자력, 방산 등 10대 전략기술 분야에 15조원을 투입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등 미래선도기술 분야 연구 기반도 강화한다. 재생에너지 보급 예산은 9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두 배 늘어난다. ◆청년·지방 예산 급증…양극화 대응 전면에 청년 지원 예산은 올해 28조2000억원에서 내년 43조3000억원으로 53.5% 확대된다. 교육, 일자리, 자산, 주거, 혼인·출산·양육, 생활·문화 등 성장단계별 종합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를 두 배로 늘리고, 대학생 6만 명에게 졸업 전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 인턴학기제를 추진한다. K-뉴딜아카데미 등 첨단 분야 직업훈련도 확대한다. 창업안심보험을 신설해 취업 초기 청년에게 보험료의 최대 80%를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자산 형성 지원도 강화된다. 출생부터 18세까지 연 최대 120만원을 지원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를 신설하고, 청년미래적금은 소득요건을 없애 모든 청년이 가입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주거 분야에서는 청년 공공임대주택 10만6000호를 공급하고, 비아파트 구매 시 월세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도입한다. 혼인지원금, 출산지원금, 아동기본수당을 묶은 저출생 대응 3종 패키지도 신설한다. 지역균형발전 예산도 대폭 늘어난다. 국토 대전환과 지방주도 성장 예산은 올해 16조1000억원에서 내년 33조원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5극3특 성장엔진특별보조금을 신설해 앵커기업이 지방에 대규모 투자를 할 경우 설비투자액의 최대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 필수의료 지원 예산은 8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난다. 2027년 신입생부터 지방 국립대에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민생 안정 예산은 10조원에서 15조4000억원으로 늘고,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의 장기연체 채무 특별조정에는 7000억원이 투입된다. ◆지출 구조조정 107조…교부금 개편 충돌 가능성 정부는 대규모 확장 재정과 함께 107조6000억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한다. 소규모·관행적 사업과 불요불급한 경상비, 저성과·유사·중복 사업을 줄여 38조6000억원을 절감하고, 의무지출 조정으로 69조원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회 심사에서 특히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부세 개편이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 폐지로 32조5000억원을 줄이고, 교부세 산정 방식 개편으로 30조5000억원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교육재정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는 게 정부 논리다. 그러나 교육계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역 교육재정의 핵심 재원이고, 교부세는 지방정부의 재정 운영과 직결된다. 정부가 지방 투자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도 기존 지방·교육 재정 배분 방식을 바꾸겠다고 한 만큼, 국회에서는 재원 배분의 형평성과 지역별 영향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회 심사 본격화…12월 2일 법정 시한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인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는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 본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예산안을 확정한다. 국회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하는 법정 시한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이다. 이번 예산안은 반도체 호황이라는 특수한 세수 여건을 바탕으로 성장과 분배, 미래 투자와 재정 안정성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적극 재정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양극화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도 적극적인 재정 투자를 통해 V자형 경제 회복을 보다 공고히 견인하고, 성장주도형 재정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회에서는 ‘슈퍼예산’의 방향과 재정 운용 방식에 대한 검증이 불가피하다. 820조9000억원이라는 지출 규모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돈이 어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느냐다. AI·반도체·청년·지방 투자처럼 미래 성장과 사회 구조 개선에 필요한 예산은 힘을 받을 수 있지만, 미래대응기금의 행정부 재량 확대와 지방교육재정·교부세 개편은 치열한 공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2027년도 예산안 심사는 정부가 내세운 ‘성장 투자’ 논리가 국회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얻느냐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일시적 세수 여력을 미래 성장의 마중물로 쓸 것인지, 재정 건전성과 국회 통제를 우선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기국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6-09-01 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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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3대 강국' 사활 건 과기정통부…내년 29.6조 쏟아붓는다
[경제일보] 정부가 인공지능(AI)을 국가 성장전략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내년 살림도 크게 불어난다. 과기정통부는 AI 대전환과 차세대 전략기술에 재정을 집중하고, 이를 산업 현장과 지역으로 확산해 ‘AI 3대 강국’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총예산은 29조6476억원으로 올해 추가경정예산보다 5조8272억원, 24.5% 증가했다. 이 가운데 AI 관련 예산은 9조4000억원으로 84.3% 늘었고, R&D 예산도 14조1000억원으로 18.5% 증가했다. 가장 큰 변화는 AI 투자 확대다. 정부는 고성능 GPU 확보부터 독자 AI 모델, 데이터센터, 피지컬 AI까지 AI 생태계 전반에 투자한다. 대규모 GPU 확보를 통해 AI 연산 기반을 확충하고 프론티어급 AI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 경쟁력도 강화한다. 전 국민이 범용 AI와 공공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모두의 AI’에는 2500억원을 신규 배정했다. AI를 산업 현장으로 가져가는 투자도 늘어난다. 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로봇과 제조 현장에 AI를 접목하는 사업을 확대한다. AI 데이터센터의 국산 솔루션과 인프라 기술을 개발하고,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휴머노이드와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등 차세대 기술 확보에 나선다. AI 확산에 따른 부작용과 보안 문제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AI 안전 기술과 사이버보안 AI 개발, 중소기업의 AI 기반 위협 대응 등을 지원해 ‘빠른 AI 도입’과 ‘안전한 AI 활용’을 동시에 추진한다. ◆ AI 다음 먹거리도 선점 정부는 AI에만 올인하지 않는다. AI 이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차세대 전략기술에는 12조3770억원을 편성했다. 특히 7대 시드(SEED) 프로젝트에는 1조3439억원을 투입한다. SMR과 핵융합 등 미래에너지, 양자컴퓨터, AI·로봇 기반 신약개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우주항공 등이 주요 대상이다. 정부는 현재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10~20년 뒤 산업을 좌우할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초연구와 출연연구기관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기초연구 예산을 늘리고 출연연은 기관별 임무 중심 연구를 강화한다. R&D 예산을 대형·중장기 과제로 전환하고 연구성과가 기술이전과 창업,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투자형 R&D도 새롭게 도입한다. 2027년 정부 전체 R&D 예산은 39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1.2% 증가한다. 지역 격차 해소도 핵심 축이다. 4대 권역을 중심으로 지역 AI 전환(AX)을 확대하고 지역이 강점을 가진 산업과 AI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늘린다. AI 인재를 수도권에만 묶어두지 않고 지역 대학과 산업 현장에서 길러내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내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의 특징은 AI를 중심으로 인프라·기술·인재·산업·지역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것이다. 다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고 경쟁력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GPU 확보량이나 연구비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실제 글로벌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성과를 얼마나 만들어내느냐다. 과기정통부 역시 예산 확대와 함께 R&D의 성과관리와 사업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2027년은 한국이 AI에 얼마를 썼느냐보다 그 돈으로 어떤 기술을 확보하고 어떤 기업을 키웠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2026-09-01 1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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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위성부품, 개발만으론 못 큰다"…우주항공청, 실증·판로 지원 나서
[경제일보] 우주항공청이 국내 위성 핵심부품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기술 국산화부터 우주 실증, 공급망 진입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방안 마련에 나선다. 국내 우주산업이 위성 완제품 중심에서 핵심 부품과 소재 등 공급망 경쟁력 확보로 확대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실제 우주에서 기술력을 입증하고 판로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7일 우주항공청은 대전 유성구 텔레픽스에서 국내 위성 핵심부품 개발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10개사와 '제10차 우주항공 SOS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그린광학, 나라스페이스, 레오스페이스, 솔탑, 엠아이디, 인스페이스,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 코스모비, 텔레픽스 등이 참석했다. 위성체와 탑재체, 부품·소재, 지상시스템 등 우주산업 밸류체인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정책 지원 필요성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간담회의 핵심 의제는 '개발 이후'가 다뤄졌다. 국내 기업들이 위성 핵심부품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실제 위성에 탑재해 우주에서 성능을 검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고 우주 실증을 마친 이후에도 체계기업 공급망에 진입하거나 초기 시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참석 기업들은 핵심부품 기술 개발 및 고도화, 우주환경 시험·인증, 위성 탑재를 통한 우주 실증 및 우주 이력(헤리티지) 확보, 체계기업과의 협력 및 공급망 진입, 초기 시장 확보와 판로 확대 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제시했다. 특히 우주산업에서는 실제 우주환경에서 제품 성능을 검증한 이력이 기업의 기술 신뢰도를 좌우하는 만큼 '우주 헤리티지' 확보가 중소기업의 사업화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지상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과 실제 위성에 탑재돼 발사와 운용 과정을 거치는 것은 기술적·사업적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해당 이유로 정부 지원도 연구개발(R&D)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우주환경 시험과 인증, 실제 위성 탑재 및 실증, 후속 사업화로 이어지는 방식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이 기술을 개발한 이후 실제 고객과 시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에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위성산업 역시 민간 기업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핵심부품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위성 제작과 발사 비용이 낮아지고 민간 주도의 뉴 스페이스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위성 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핵심 부품을 해외에 의존할 경우 공급망 불안이나 기술 종속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성용 부품은 일반 산업용 부품과 달리 극한의 온도와 진공, 방사선 등 우주환경을 견뎌야 하는 만큼 별도의 시험과 인증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이 기술력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우주환경에서 검증할 기회를 얻기 어렵다는 점은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체계기업과의 연결도 과제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핵심부품을 개발하더라도 대형 위성 제작사나 체계기업의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하면 안정적인 매출로 연결하기 어렵다. 이에 정부가 기술 개발 기업과 체계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초기 수요를 만들어주는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우주산업의 경쟁력은 위성체뿐만 아니라 위성의 성능을 뒷받침하는 핵심부품 기술력에서 결정된다"며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우수한 기술이 실제 우주에서 검증되고 시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08-27 1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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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미래산업, 또 하나의 백화점식 정책 돼선 안 된다
[경제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에 이은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 방안을 직접 주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미래성장동력 7대 SEED 보고회'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융합, 차세대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 첨단 공급망을 10~20년 뒤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전략 분야로 제시했다. 목표도 야심차다. 정부는 경수형 SMR을 2035년 상용화하고, 2029년까지 오류정정이 가능한 100큐비트 양자프로세서(QPU)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2030년 민간 주도 달 착륙선을 발사하고, 첨단바이오에서는 AI 바이오 인프라 구축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상용화를 추진한다. 미래 기술에 국가가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방향은 옳다. 반도체 하나에 국가 수출과 성장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해지고 에너지와 핵심광물, 바이오와 우주까지 경제안보 영역으로 편입되는 상황에서 제2, 제3의 성장동력을 준비하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문제는 무엇을 선정했느냐보다 어떻게 키울 것이냐다. 우리 정부의 미래산업 정책은 정권마다 새로운 이름으로 등장했다. 녹색성장, 창조경제, 혁신성장, 한국판 뉴딜, 국가전략기술 등 간판은 달랐지만 비슷한 분야가 반복해서 포함됐다. 정부가 여러 산업을 동시에 전략 분야로 지정하고 예산을 나눠주다가 정권이 바뀌면 사업 이름과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일도 적지 않았다. 이번 7대 SEED가 과거 정책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첫 번째 원칙은 선택과 집중이다. SMR과 핵융합, 재생에너지, 양자, 우주항공, 바이오, 첨단 공급망은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중요하다는 것과 한국이 모두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국가 재정과 인재, 연구개발 역량은 한정돼 있다. 양자와 우주, 핵융합처럼 막대한 장기투자가 필요한 분야까지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한다면 결국 각 부처와 연구기관에 예산을 나눠주는 백화점식 지원으로 흐를 수 있다. 정부는 한국이 이미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가진 분야와 장기적인 원천기술 확보가 필요한 분야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SMR처럼 원전 산업과 제조 공급망이라는 기존 강점이 있는 분야는 상용화 전략을 공격적으로 짤 수 있다. 반면 핵융합이나 심우주 탐사처럼 장기간의 기초연구가 필요한 분야는 당장의 매출과 수출 실적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기술 수준과 시장성, 민간기업의 투자 의지, 공급망 파급효과가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 모두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돈을 나눠주는 것은 전략이 아니다. 정부와 민간의 역할도 분명해야 한다. 정부가 미래 산업의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시장의 승자를 미리 결정할 수는 없다. 특정 기술과 기업을 '국가대표'로 정해 지원을 집중하면 민간의 경쟁과 혁신이 오히려 약해질 수도 있다. 정부는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기초연구와 대규모 실증 인프라, 규제개혁과 초기 시장 형성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술개발과 사업화, 해외시장 진출은 기업의 경쟁과 선택에 맡겨야 한다. 정부 지원 1원이 민간투자 몇 원을 끌어냈는지, 지원이 끝난 뒤에도 기업이 투자를 이어가는지를 성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실패를 인정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미래기술은 성공보다 실패 가능성이 높다. 10년 뒤 시장을 지금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7개 분야 가운데 일부는 시장이 예상보다 늦게 열리거나 다른 기술에 밀릴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만큼 중단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원칙을 미리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 기간마다 세계 기술 수준과 민간투자, 시장 규모를 평가하고 경쟁력을 잃은 사업은 과감하게 축소해야 한다. 반대로 한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앞서가는 분야에는 자원을 더 집중해야 한다. 정부 사업이 한번 시작되면 예산과 조직, 지역 이해관계 때문에 없애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성과가 부족해도 지원이 이어지는 이른바 '좀비 프로젝트'가 생겨서는 안 된다. 미래산업 정책의 목표는 실패를 감추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빨리 찾아내 자원을 다시 배치하는 데 있다. 인재 전략도 함께 가야 한다. SMR과 핵융합, 양자, 우주항공, 첨단바이오는 모두 세계적으로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정부가 연구개발비를 늘려도 이를 수행할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없다면 목표는 계획표에 머문다. 대학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해외 우수 연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국내 연구자가 장기간 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실패한 연구에도 재도전할 기회를 주고 박사급 연구자가 산업계와 연구소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7대 SEED는 대부분 2030년대 이후를 바라보는 사업이다. 한 정부 임기 안에 끝낼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여야와 산업계, 과학계가 최소한의 장기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 미래산업 전략은 대통령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의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 첨단 공급망 전략도 단순한 국산화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모든 소재와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 반드시 국내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하는 품목과 우방국과 공급망을 나눌 품목을 구분해야 한다. 경제안보도 결국 비용과 효율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반도체가 오늘의 한국경제를 만들었다면 10년, 20년 뒤에는 새로운 산업이 그 역할을 이어받아야 한다. 그러나 반도체도 정부가 어느 날 '국가대표 산업'으로 지정했다고 세계 1위가 된 것은 아니다. 수십 년간 기업의 투자와 연구개발, 인재 축적,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쌓인 결과다. 정부가 씨앗을 뿌릴 수는 있다. 그러나 어떤 씨앗이 큰 나무로 자랄지는 시장과 기술의 경쟁이 결정한다. 국가의 역할은 모든 씨앗에 같은 양의 물을 주는 데 있지 않다.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는 자원을 집중하고, 성장이 멈춘 사업에는 지원을 과감히 줄이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손자병법 허실편에는 모든 곳을 지키려 하면 모든 곳이 약해진다는 취지의 가르침이 있다. 국가 산업전략도 다르지 않다. 한정된 자원을 모든 분야에 흩뿌리면 세계 최고가 필요한 첨단기술 경쟁에서 어느 하나도 앞서기 어렵다. 7대 SEED는 출발점일 뿐이다. 정부가 평가받을 것은 7개의 화려한 청사진을 발표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 가운데 몇 개를 실제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으로 키웠는지다. '제2의 반도체'는 예산을 많이 배정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술 수준과 시장성, 민간 역량을 냉정하게 따지고 가능성 있는 분야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실패한 사업을 중단할 용기까지 갖출 때 비로소 미래성장동력 전략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래산업 육성에서 가장 필요한 것도 결국 선택과 집중이다.
2026-08-13 17: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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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만 옮겨선 '수도권 공화국' 끝낼 수 없다
[경제일보] 대통령이 세종으로 간다. 국회도 뒤따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임기 안에 대통령 세종집무실 시대를 열고, 마지막 국무회의도 세종집무실에서 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도 속도를 내고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법·제도적 뒷받침을 계속하라고 주문했다. 세종을 명실상부한 국정의 중심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 부처 상당수가 세종에 내려가 있는데 대통령실과 국회는 서울에 남아 있는 지금의 구조는 비효율적이다. 장관과 공무원이 회의 하나 때문에 서울과 세종을 오가는 일이 반복되고, 행정부와 국회의 물리적 거리는 정책 결정의 비용을 높인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이 자리 잡으면 행정수도의 마지막 퍼즐 하나가 맞춰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수도권 집중까지 끝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은 이미 오랫동안 ‘서울공화국’을 넘어 ‘수도권공화국’으로 움직여 왔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토 면적의 11.8%인 수도권에 전국 인구의 50.8%, 지역내총생산의 52.5%가 집중돼 있다. 사람만 서울로 몰린 것이 아니다. 생산과 소비, 좋은 일자리와 인재, 기업과 자본이 함께 수도권으로 모였다. 행정기관을 옮기는 것만으로 이 흐름을 거꾸로 돌리기 어려운 이유도 이미 확인됐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7일 공개한 공공기관 지방이전 분석을 보면 공공기관 이전이 집중됐던 2010년대 중반 수도권에서 혁신도시로의 인구 이동은 한동안 늘었지만 2017년 이후 사실상 사라졌다. 2023년부터는 혁신도시 인구가 순유출로 돌아섰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늘어난 고용도 상당 부분 음식·숙박·의료·교육 등 지역 내부 수요에 의존하는 서비스업에 집중됐다. 무엇보다 직업을 이유로 혁신도시를 떠나는 흐름이 이어졌다는 점을 연구진은 주목했다. 사람은 청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따라 움직인다. 공무원 수천 명이 내려가면 아파트가 들어서고 음식점과 학원이 생긴다. 그것만으로 도시 하나의 외형은 갖출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한 자녀가 취업을 위해 서울로 떠나고, 배우자가 원하는 직장을 지역에서 구하지 못하며, 기업의 연구소와 본사가 수도권에 남아 있다면 도시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행정기관 이전으로 사람을 옮기는 데는 성공해도 다음 세대까지 붙잡는 데 실패할 수 있다. 떄문에 세종 행정수도의 다음 단계는 ‘무엇을 더 옮길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스스로 오게 만들 것인가’여야 한다. 먼저 기업이 와야 한다. 세종과 대전·청주·천안·오송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고 AI·반도체·바이오·양자·국방산업 등 충청권이 경쟁력을 갖춘 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 기업 본사와 연구개발센터가 들어오고 스타트업이 생기며, 그 기업을 지원하는 금융과 법률·회계 서비스가 따라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이 방향을 일부 제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세종의 자족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AI·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산학연 기업혁신허브를 조성하고 기업과 대학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통령 역시 11일 세종 국무회의에서 균형발전과 함께 SMR·재생에너지·양자컴퓨터·우주항공·첨단바이오 등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정수도와 첨단산업 거점을 연결하겠다는 방향은 맞다. 대학도 달라져야 한다. 지역 대학을 중앙정부가 보조금으로 연명시키는 대상으로만 보는 정책으로는 청년을 붙잡기 어렵다. 기업 연구소와 대학 연구실이 연결되고, 학생이 지역 기업에서 인턴을 거쳐 취업하며, 교수가 창업하고 그 기업이 다시 지역 대학의 인재를 채용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 보스턴이나 실리콘밸리, 독일 뮌헨 같은 혁신도시는 관공서가 많아서 만들어진 도시가 아니다. 대학과 기업, 연구소와 자본이 서로 사람을 주고받으며 만들어졌다. 의료와 문화도 산업정책만큼 중요하다. 좋은 연봉을 주는 기업을 데려와 놓고 아이를 보낼 학교와 가족이 이용할 병원, 공연장과 문화시설이 부족하다면 핵심 인재는 장기간 머물지 않는다. 특히 고급 연구인력과 기업 경영진의 이동은 월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배우자의 직장과 자녀 교육, 의료와 문화까지 가족 전체의 삶을 계산한다. 균형발전이 산업부와 국토부만의 정책일 수 없는 이유다. 기업 이전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수도권 공장을 지방으로 옮기면 세금을 깎아주는 식의 일회성 유인책만으로는 부족하다. 연구개발 인력 확보와 대학 협력, 벤처투자, 공급망까지 묶어 기업이 지방에 있을수록 오히려 사업하기 좋은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 기업에 불이익을 줘 억지로 내려보내기보다 세종·충청에 있을 때 더 큰 경제적 이익을 얻도록 하는 것이 시장경제에도 맞다. 무엇보다 세종을 또 하나의 서울로 만들겠다는 욕심도 경계해야 한다. 균형발전의 목적은 수도권의 모든 것을 세종으로 옮겨 새로운 집중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세종은 행정과 정책, 대전은 연구개발과 과학기술, 청주는 반도체·바이오, 천안·아산은 첨단 제조업처럼 각 도시의 강점을 광역교통망으로 연결해야 한다. 하나의 거대한 충청 경제권이 서울과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맹자’에는 “항산이 있는 자에게 항심이 있다(有恒産者有恒心)”는 말이 나온다. 안정된 삶의 기반이 있어야 마음도 안정된다는 뜻이다. 오늘의 균형발전에 적용한다면 사람에게 지역에 남으라고 요구하기 전에, 그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 기반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 부처를 옮긴다고 청년에게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이 세종에서 근무한다고 대기업 본사가 따라 내려오는 것도 아니다. 국회의사당이 들어선다고 서울의 대학과 병원, 문화와 자본이 저절로 분산되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은 필요하다. 국가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이 공간적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강한 상징이며, 행정 효율을 높이는 실질적인 효과도 있다. 이 첫걸음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다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세종 행정수도의 성공 여부는 몇 개 부처와 기관이 내려왔는지가 아니라 세종과 충청에서 얼마나 많은 민간 일자리가 새로 생겼는지, 지역 대학을 나온 청년이 서울행 열차를 타지 않아도 되는지, 기업이 정부 권유가 없어도 스스로 내려가겠다고 판단하는지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 균형발전의 단위를 ‘기관’에서 ‘생태계’로 바꿔야 한다. 대통령실과 국회를 옮기는 것은 행정수도를 만드는 일이다. 기업과 대학, 연구소와 병원, 문화와 자본이 함께 움직여야 경제수도가 만들어진다. 행정수도 하나를 만드는 것으로 수도권공화국은 끝나지 않는다. 서울에 가지 않아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강한 경제권을 만드는 것. 그것이 세종 행정수도 완성의 진짜 목적이어야 한다.
2026-08-12 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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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55조 영남 투자 '인재'부터 키운다…AI·우주인재 지역서 양성
[경제일보] 한화가 부산·경남 지역 국립대와 손잡고 AI·우주항공 분야 지역 인재 양성에 나선다. 계약학과와 석사과정 운영부터 장학금·인턴십, 졸업 후 채용까지 연계해 55조원 규모의 영남권 AI·우주항공 투자를 뒷받침할 인재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1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엔진은 경남 창원특례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사업장 R&D 센터에서 경상국립대, 부산대, 국립창원대와 '동남권 지역인재 양성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완수 경남도지사, 전재수 부산광역시장, 서일준 국민의힘 국회의원(경남 거제시), 권진회 경상대 총장, 최재원 부산대 총장, 박민원 창원대 총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 김종서 한화엔진 대표, 정인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상생협력실장(사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3개 국립대와의 협약은 지난달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경남 진주시에서 발표한 '55조원 규모의 영남권 AI∙우주항공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은 당시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 기업이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지역 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한화가 생각하는 진정한 산업생태계”라고 했다. 한화는 지역인재 양성과 협력업체 기술력 제고, 스타트업·연구기관 동반성장을 세 축으로 AI·우주항공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한화가 지역 인재 육성에 나선 것은 영남권 대규모 투자가 생산시설 확충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I·우주항공·조선 등 첨단산업은 연구개발과 생산 현장에 투입할 전문인력 확보가 사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한화는 지역 대학에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한 뒤 지역 사업장의 채용으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55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할 전문인력을 지역에서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부산대와는 새로운 학과(잠정 '첨단기계시스템공학과')를 신설해 연구개발 협력을 확대한다. 창원대와 경상대에서는 계약정원제 석사과정을 통해 AI 인재 양성에 집중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학업 중 학자금과 생활보조금을 지원받고 인턴 기회도 얻는다. 졸업 후에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 한화 3사에 입사할 기회가 주어진다. 대학 간 교류와 산학협력 기반도 확대한다. 창원대는 베트남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부산대와 경상대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에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기존 산학협력 프로그램(한화에어로스페이스 허브 등)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역 거점국립대를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해 교육·연구 경쟁력을 높이는 정부의 대학 육성 정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허브’는 서울대·부산대·KAIST 등 주요 대학과 방산·항공엔진·우주항공 분야의 미래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전문 인재를 육성하는 산학협력 네트워크다. 한화는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 산학협력의 범위를 계약학과·석사과정 운영과 채용 연계 등으로 더욱 넓힌다는 계획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을 위해 뜻을 모아주신 정부와 지자체, 대학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한화는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26-08-12 16: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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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KAI 지분 15.89%까지 늘렸다…'AI 우주강국' 드라이브
[경제일보]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89%까지 늘리며 우주·항공·방산 사업의 결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55조원 규모의 ‘AI 우주강국’ 전략과 맞물려 KAI의 항공기 체계종합 역량을 한화의 우주·방산 기술과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가 보유한 KAI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총 15.89%로 확대됐다. 지난달 8일 12.44% 보유를 공시한 뒤 한화시스템이 한 달간 3.45%를 장내 매입한 결과다. 한화는 KAI 지분이 15%를 넘어서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 신청 대상이 됐다. KAI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가진 한국수출입은행이며 한화는 2대 주주다. 한화는 2대 주주로서 양사 사업 협력을 통한 시너지와 글로벌 수출 확대 지원 등 KAI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분 확대의 배경에는 우주·항공·방산 사업을 하나의 체계로 묶겠다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한화는 항공엔진과 유도무기, 레이더, 위성, 지상·해양방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KAI는 전투기와 헬기, 무인기 등 항공 플랫폼의 체계종합 역량을 갖추고 있다. 양사 역량을 결합해 육상·해상·항공뿐 아니라 우주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는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전환과 무인화·지능화되는 미래 전장, 유럽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방산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항공·방산 역량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KAI와의 협력을 통해 한화의 해외 네트워크와 통합 패키지를 활용한 수출 경쟁력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한화가 지난달 공개한 ‘AI 우주강국’ 중장기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한화는 2040년까지 55조원을 투자해 독자 발사체와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저궤도 통신망, 국방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주와 항공, AI, 국방을 각각의 사업으로 두지 않고 하나의 인프라로 연결한다는 게 핵심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AI 우주강국’ 전략 발표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우주와 항공을 각각의 산업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우주와 항공, AI와 국방이 하나로 연결될 때 진정한 AI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KAI가 가진 항공 플랫폼 역량은 이 구상에서 활용도가 높다. 위성과 레이더 등으로 확보한 정보를 실제 전투기·무인기 등 플랫폼에 연결하려면 센서뿐 아니라 플랫폼 체계종합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시스템은 SAR 위성이나 우주 AI 데이터센터, 위성통신망 등 개별 사업과 KAI의 구체적인 협력 범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화는 경남 창원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사천의 KAI,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잇는 남부지역 우주·항공 종합벨트 구축도 추진한다. 지역 인재 양성과 협력업체 기술 경쟁력 강화, 스타트업·연구기관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관련 산업 생태계까지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번 지분 확대의 의미도 단순한 재무적 투자보다 산업적 협력에 무게가 실린다. 한화가 공식적으로 KAI와의 사업 시너지와 수출 경쟁력 강화를 지분 확대 목적으로 제시하면서다. 다만 구체적인 공동개발 사업이나 한화시스템의 위성·AI 사업과 KAI의 역할 분담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기업결합심사와 양사 협력 논의가 한화의 ‘AI 우주강국’ 구상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6-08-12 14: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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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넘어 우주로 향하는 AI 인프라…우주항공청, 우주데이터센터 구축 시동
[경제일보] 우주항공청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태양전지, 냉각 기술 등을 우주에서 활용하는 '우주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국내 산업계 참여 확대에 나선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냉각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우주공간을 새로운 데이터 처리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글로벌 경쟁도 본격화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과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우주항공청은 경기도 성남시 리벨리온 사옥에서 우주데이터센터 기술 관련 산업계 관계자들과 '제9차 우주항공 SOS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에는 AI 팹리스 6개사를 비롯해 태양전지·배터리 등 전력 분야 4개사, 냉각 기술 분야 2개사, 위성 체계 개발 기업 5개사 등 총 17개 기업이 참여했다.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과 SK하이닉스, 딥엑스, 모빌린트, 퓨리오사AI,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한화솔루션 큐셀,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쎄트렉아이 등이 참석했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AI·정보통신기술(ICT) 등 기존 우주산업에 속하지 않았던 기업의 기술 역량을 확인하고 우주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산업계의 요구사항을 청취했다. 우주항공청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K-문샷 추진단은 K-문샷 우주 미션 현황을 공유하고 기업들과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우주데이터센터는 지구 궤도에 데이터 처리와 저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개념이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가 급증하고 전력과 냉각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상에 집중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우주로 확장하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우주에서는 태양광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지상과 달리 대규모 시설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토지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다.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우주공간에서 효율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냉각 기술을 확보할 경우 지상 데이터센터가 안고 있는 전력·냉각 문제를 보완할 가능성도 제안되고 있다. 다만 우주데이터센터를 실제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상 데이터센터와 다른 기술적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주에서는 강한 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용 반도체를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고, 태양전지와 배터리 등 전력 시스템 역시 극한의 온도와 방사선 환경을 견뎌야 한다. 발사 비용과 유지보수의 어려움도 상용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우주데이터센터를 새로운 데이터 인프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역시 위성 네트워크와 AI 인프라를 결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우주공간을 데이터 처리 영역으로 활용하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지상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과 냉각 인프라를 우주공간에서 확보하고, 위성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전송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최근 우주데이터센터가 단순한 미래형 우주기술을 넘어 AI 산업의 인프라 경쟁과 연결되고 있다. 특히 AI 모델의 규모가 커질수록 연산을 위한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우주를 새로운 컴퓨팅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우주항공청이 K-문샷의 우주미션 가운데 하나로 '우주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우주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반도체와 태양전지, 냉각 기술 등을 확보하고 실제 우주 환경에서 실증하는 것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우주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핵심 기술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졌다. 참석 기업들은 우주 방사선에 견딜 수 있는 반도체 기술과 우주용 태양전지·배터리, 냉각 기술의 우주 실증 가능성을 비롯해 기업의 참여 방식과 민관 협력 체계 구축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AI 반도체 기업들이 우주 산업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산업과 다른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상용 부품(COTS)을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하고, 극한 환경에서의 우주 환경 시험과 실제 위성을 활용한 실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주 산업에 진입하려는 AI·ICT 기업 입장에서는 우주용 제품을 처음부터 별도로 개발하는 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존 상용 기술을 우주 환경에 맞게 검증하고 실제 우주에서 시험할 수 있는 기반이 중요하다. 우주항공청 역시 이 같은 기술 검증과 실증 기회를 확대해 비(非) 우주 기업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우주 데이터센터가 구축되면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전력, 배터리, 냉각, 위성 제조 등 다양한 산업이 우주 산업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기존 우주 산업이 위성체와 발사체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우주 데이터센터는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술을 우주 산업으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간담회에서 나온 기업들의 의견을 향후 우주 데이터센터 추진 방향과 세부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또한 AI·ICT 기업을 비롯한 비우주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 우주데이터센터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공급망을 국내에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우주데이터센터는 우주공간 신산업 창출을 위한 핵심 성장동력으로서, 비(非) 우주 기업인 AI·ICT 기업의 참여 의지를 확인하고 새로운 위성개발·제조 생태계로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의견을 면밀히 검토하여 우주데이터센터의 추진 방향과 세부 전략에 반영하고, 인공지능이 우주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8-10 1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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