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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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짧아지자 백화점·아웃렛 웃었다…매출 두 자릿수 증가
[경제일보] 올해 추석 연휴가 지난해보다 짧아지면서 국내에 머물며 쇼핑과 나들이를 즐기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매출이 20% 안팎 증가한 데 이어 아웃렛과 대형마트도 가족 단위 방문객과 먹거리 수요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인 지난 24~27일 롯데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추석 전날부터 이틀 뒤인 10월 5~8일과 비교해 약 20% 증가하며 같은 기간 구매 고객 수도 15% 늘었다. 상품군별로는 가족 단위 방문객 증가에 힘입어 키즈 매출이 25% 늘었고 외식 수요가 몰리면서 식음료(F&B) 매출도 20% 증가했다. 추석 전후 선물 수요가 이어진 뷰티와 레저·골프 상품군 역시 각각 20% 신장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21.6%, 현대백화점은 20.3% 증가하며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은 구매 고객 수가 14% 늘고 객단가도 약 5% 상승했다. 특히 럭셔리 주얼리 매출이 73% 증가했으며 럭셔리 워치와 대형가전이 각각 50.7%, 50.2% 신장했다. 리빙·베드 매출도 45.1% 늘었고 아동과 F&B는 각각 24.3%, 21.5%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고가 상품과 패션·스포츠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며 럭셔리 주얼리 매출이 45.6% 증가했고 영패션과 스포츠도 각각 31.8%, 20.9% 신장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백화점 매출 증가가 명절 선물 수요뿐 아니라 짧아진 연휴에 따른 국내 체류 수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천절부터 한글날까지 7일간 연휴가 이어지면서 해외여행 등으로 소비가 분산됐지만 올해는 추석을 포함한 연휴가 4일에 그쳐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쇼핑과 여가를 즐기려는 수요가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근거리 소비는 쇼핑몰과 교외형 아웃렛에서도 확인됐다. 롯데아울렛·몰 매출은 지난해 추석 연휴와 비교해 5% 증가했으며 가족 단위 방문객이 늘면서 키즈 매출은 15%, F&B 매출은 10% 이상 신장했다. 잠실 롯데월드몰에는 추석 연휴 동안 약 75만명이 방문했으며 이는 지난해 추석 전후 기간보다 약 1만명 늘어난 규모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프리미엄아울렛 4개점도 스포츠와 패션 상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스포츠 매출은 55%, TD(전통캐주얼)는 38%, 명품은 20% 늘면서 전체 매출이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22% 증가했고 방문 고객 수도 11% 늘었다.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웃렛도 방문객 증가세를 보였다. 추석 당일을 포함한 지난 24~26일 전점의 고객 입차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이상 늘었으며 TD와 F&B 매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백화점과 아웃렛에서 쇼핑·나들이 수요가 두드러졌다면 대형마트에서는 명절 먹거리와 간편식 소비가 매출을 이끌었다. 이마트는 올해와 지난해 추석 당일과 전후 3일을 비교한 결과 전체 매출이 9.6% 증가했다고 밝혔다. 과일이 18.7%, 채소 15.2%, 축산 14.9%, 수산 21.7% 늘었으며 델리, 주류, 간편식도 각각 16.3%, 10.4%, 8.2% 증가했다. 특히 조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먹거리 수요가 두드러지며 간편 생선회 매출이 51.6% 늘었고 초밥류와 냉동생선도 각각 23.5%, 28.5% 증가했다. 롯데마트 역시 추석 연휴 일평균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늘었다. 집에서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냉장 가정간편식(HMR) 매출이 31%, 냉동 HMR은 15% 증가했다. 아시안게임 경기 응원 수요가 늘면서 냉동안주 매출은 30%, 국내 맥주와 과자 매출은 각각 5%, 10% 증가했다.
2026-09-29 0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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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초코파이 52년…세계인과 情 쌓고 스낵 영토도 넓혔다
[경제일보] 1956년 출범한 국내 제과회사가 70년 뒤 중국·베트남·러시아·인도에 생산거점을 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출발점은 창업주 이양구 회장이 풍국제과를 인수하며 탄생한 동양제과였다. 오리온의 70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복제와 확장'이다. 하나의 히트상품에서 검증한 성공 방식을 다른 제품과 시장에 잇달아 적용하면서 성장 기반을 넓혀왔다. 초코파이를 앞세워 해외 시장을 개척한 뒤 감자스낵과 비스킷, 젤리, 쌀과자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고 수출에서 현지 생산, 다시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로 사업 방식을 바꿨다. 여전히 초코파이는 오리온을 상징하는 대표제품이다. 다만 최근 성장세를 보면 다른 제품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감자스낵이 핵심 품목으로 자리 잡았고 베트남과 러시아에서도 쌀과자·파이·젤리 등 다양한 제품군이 매출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초코파이로 연 시장, 감자스낵이 키웠다 가장 큰 전환점은 1974년 '초코파이情' 출시였다. 브랜드 경쟁력을 키운 오리온은 이후 오징어땅콩, 다이제, 포카칩 등 장수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제과 포트폴리오를 넓혔고 이렇게 축적한 경쟁력은 해외시장 진출의 기반으로 이어졌다. 초코파이의 2024년 글로벌 판매량은 40억개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500억개, 누적 매출은 8조원을 돌파했다. 초코파이의 성공은 해외 사업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됐고 오리온은 이를 바탕으로 현지 생산·영업망을 구축해 스낵·비스킷·젤리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제품군 확대 과정에서 감자스낵은 초코파이를 잇는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글로벌 감자스낵 매출은 8740억원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해외 비중이 73%에 달했다. 포카칩·오!감자·스윙칩·예감 등 주요 브랜드 역시 각각 글로벌 연매출 1000억원을 넘기며 감자스낵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중국에서도 감자스낵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오!감자는 지난해 26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스윙칩은 올해 1분기 현지에서 초코파이 매출을 넘어서며 오리온 중국 법인의 2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주요 브랜드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감자스낵은 지난해 중국 법인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했다. '한국 과자' 넘어 '현지 브랜드'로…해외 법인 진화 제품 다변화가 본격화되면서 해외사업 방식도 함께 진화했다. 초기에는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출하는 데 주력했지만 이후 주요 시장에 직접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현지에서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오리온은 1995년 중국 법인을 설립한 뒤 현지 생산시설을 확대했고 러시아와 베트남에도 2000년대 초중반부터 공장을 구축했다. 2021년에는 인도 라자스탄 공장을 가동하며 중국·러시아·베트남·인도에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 뒤에는 각 국가의 식문화와 소비 취향, 유통채널에 맞춰 제품 전략도 세분화했다. 중국에서는 현지 입맛을 반영한 감자스낵을 확대했고 베트남에서는 쌀과자를 새로운 성장품목으로 육성했다. 러시아에서도 과일잼을 넣은 초코파이를 비롯해 후레쉬파이, 참붕어빵, 초코송이, 젤리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국내에서 검증된 제품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현지 소비자 취향과 시장 특성에 맞춰 제품을 재설계하고 현지 생산·영업 기반을 활용해 제품군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이 축적되면서 해외 법인의 역할도 단순 판매기지에서 각 시장에서 여러 브랜드를 육성하는 사업 거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지화와 제품 다변화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조8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80억원으로 17.9% 늘었다. 특히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주요 해외 법인의 성장세가 전체 실적 확대를 뒷받침했다. 중국 법인 매출은 7877억원으로 24.4% 증가했고 베트남은 2677억원으로 15.9% 늘었다. 러시아 법인도 다제품 체제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32.1% 증가한 1955억원을 기록했다. 늘어난 수요에 8300억원 증설 계획…수익성 변수는 '운영 효율' 제품과 시장이 확대되면서 오리온의 과제도 생산과 공급 측면으로 옮겨가고 있다. 신규 성장제품 발굴뿐 아니라 늘어난 수요에 대응할 생산능력과 안정적인 제품 공급체계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총 83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 확대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충북 진천 통합센터에 4600억원을 투자하고 러시아·베트남에도 각각 2400억원, 1300억원을 들여 생산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초코파이 생산라인 가동률이 140%를 웃돌 만큼 수요가 생산능력을 넘어선 상태다. 오리온은 이에 대응해 신규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현지 생산능력을 기존의 두 배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생산거점과 제품군이 확대될수록 원재료 가격과 환율, 물류비, 국가별 유통환경 등 관리해야 할 변수도 함께 늘어난다. 비용 부담은 국내 법인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7% 증가했지만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5.4% 감소했다. 해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외형 확대와 함께 원가 관리와 운영 효율 제고가 향후 수익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오리온 관계자는 "차별화된 제품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맛있고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경영방침을 한결같이 지켜온 것이 오리온의 경쟁력"이라며 "앞으로도 사업가 정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과 영역에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한국·중국·베트남·러시아·인도 등 전 법인의 균형 있는 성장을 통해 '성장-투자-성장'의 선순환 체계를 강화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주경제 2026년 09월 22일자 13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6-09-22 08: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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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대전에 시니어 특화 '하나더넥스트 라운지' 개설 外
[경제일보] 하나은행이 지난 17일 대전광역시에 시니어 세대 맞춤형 특화 채널인 '하나더넥스트 대전 라운지'를 개설했다고 18일 밝혔다. 대전 라운지는 충청권에 처음 문을 연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다.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정부대전청사 등 연구·공공 인프라가 밀집한 지역 특성을 반영해 △은퇴설계 △상속·증여 △유언대용신탁 △투자전략 등 금융 솔루션을 제공한다. 건강관리와 문화·여가, 주거 등 비금융 분야의 라이프케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 '4층 연금'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평생소득설계' 상담도 상시 진행한다. 정기적인 세미나와 치매안심 금융센터, 치매안심 아카데미 등 시니어 대상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대전 라운지가 들어선 대전 대흥동 건물에는 지역 중장년층의 재취업과 복지 등을 지원하는 대전중장년지원센터도 자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개소를 기념해 지역 시니어 고객 30여명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었다. 하나더넥스트 전문 컨설턴트가 연금관리 방법을 설명하고 하나은행 리서치 전문가가 하반기 금융시장과 주요 투자전략을 소개했다. 하나은행은 현재 서울 4곳과 대구·대전 각 1곳에서 하나더넥스트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 주엽과 부평대로, 광주 등으로 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진우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은 "하나더넥스트 대전 라운지는 단순한 자산관리를 넘어 손님들의 노후 생활을 아우르는 비금융 라이프케어부터 '평생소득설계'까지 손님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전문 복합공간"이라며 "앞으로도 하나은행의 강점인 종합 자산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손님들의 평생 금융 파트너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우리은행, WON뱅킹서 세금·월세 환급 조회부터 신청까지 우리은행이 택스테크 스타트업 덧셈컴퍼니와 제휴해 우리WON뱅킹에서 세금 환급금을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는 '세금돌려받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고객은 별도 플랫폼에 가입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우리WON뱅킹에서 환급금 조회부터 신청까지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는 △종합소득세 과다 납부액을 확인하는 '세금 환급'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등 놓친 세제 혜택을 찾는 '추가 환급' △월세 세액공제 미신청 금액을 확인하는 '월세 환급'으로 구성됐다. 월세 환급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대 5년간의 월세 납부 내역을 바탕으로 공제받지 못한 금액을 조회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환급 신청에 추가 자료가 필요한 경우 사진을 촬영해 제출할 수 있다. 제출 자료는 덧셈컴퍼니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위·변조 여부를 검수한다. 덧셈컴퍼니는 세금 신고·환급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로 지난달 기준 누적 가입자는 166만명, 환급 신청액은 807억원이다. 이광수 우리은행 WON뱅킹사업부 차장은 "세금돌려받기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놓치기 쉬운 환급 혜택을 보다 편리하게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우리WON뱅킹을 중심으로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NH농협은행, 농식품 기업 스윗밸런스에 누적 60억원 투자 NH농협은행이 17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신선 샐러드 전문 제조기업 스윗밸런스의 이운성 대표를 초청해 푸드테크 혁신과 기업 성장 사례를 공유하는 행사를 열었다고 18일 밝혔다. 스윗밸런스는 서울대학교 창업동아리 프로젝트에서 출발한 식품 제조기업이다. 10년간 축적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식품 제조 특화 플랫폼 'COMPASS OS'를 자체 개발했으며 이를 활용한 경영 효율화로 지난해 하반기 흑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월 매출 3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스윗밸런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난 2021년 4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후속 투자를 집행해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은 60억원이다. 이날 이 대표는 '신선 건강 간편식의 미래와 스케일업 전략'을 주제로 △COMPASS OS 기반 경영 혁신 △마켓컬리·코스트코 등 유통채널 다변화 △해외시장 진출 전략 등을 소개했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례를 농식품 분야 유망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성장 단계별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생산적 금융 사례로 공유했다. 향후 농식품 기업의 스케일업과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영우 농협은행 농업·공공금융부문 부행장은 "데이터 기반 운영 혁신을 통해 식품 제조경쟁력을 높이고 흑자 전환까지 이뤄낸 스윗밸런스는 생산적 금융의 의미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유망 농식품 기업의 성장 단계별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스케일업과 해외시장 진출까지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2026-09-18 15: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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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해서 입점'에서 '입점해서 유명'으로…올리브영이 키운 K-뷰티 '발견의 힘'
[경제일보] 1999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작은 화장품 매장은 2026년 한국인의 뷰티 소비 지도를 뒤집었다. 특정 브랜드와 제품을 정해 구매하던 소비자는 이곳에서 여러 브랜드를 한눈에 비교하고 이름조차 낯선 제품을 직접 써본 뒤 선택하기 시작했다. 국내 첫 헬스앤뷰티(H&B) 스토어로 출발한 CJ올리브영은 해외 드럭스토어를 그대로 옮기는 대신 뷰티를 중심에 둔 한국형 모델을 만들었다. 27년이 지난 지금은 단순한 화장품 유통점을 넘어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접하고 신생 브랜드는 고객과 만남의 기회를 얻는 K뷰티 '발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올리브영의 성장사를 관통하는 DNA도 이 '발견'에 있다. 이미 검증된 인기 상품에만 의존하기보다 가능성 있는 브랜드와 제품을 발굴하고 매대와 랭킹·행사·체험 등을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구매로 연결해왔다. 구매할 제품을 정한 뒤 매장을 찾던 소비 방식을 매장을 둘러보며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올리브영은 단순한 화장품 판매점을 넘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혀주는 큐레이터이자 신생 브랜드가 시장 반응을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로 변했다. 과거 해외 브랜드와 국내 소비자를 연결하는 역할에 가까웠다면 현재는 국내 중소·인디 브랜드를 발굴해 한국은 물론 해외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K뷰티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낯선 브랜드를 '발견'으로…올리브영이 만든 K뷰티 성장 공식 올리브영은 신사점 이후 수도권과 지방으로 점포망을 넓혔다. 2008년 부산에 첫 지방 매장을 열며 전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닥터자르트와 메디힐 등 중소 브랜드의 판로 역할을 하며 상품군을 넓혔다. 2017년에는 전국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섰다. 경쟁자도 잇따랐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를, 롯데쇼핑은 롭스를 운영했고 이마트도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를 들여와 H&B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부츠는 2020년 국내 매장을 모두 철수했고 랄라블라도 2022년 사업을 접었다. 롭스 역시 가두점에서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사업을 재편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면서 올리브영 중심의 시장 구도가 굳어졌다. 경쟁자도 잇따랐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를, 롯데쇼핑은 롭스를 운영했고 이마트도 영국 드럭스토어 부츠를 들여와 H&B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부츠는 2020년 국내 매장을 모두 철수했고 랄라블라도 2022년 사업을 접었다. 롭스 역시 가두점에서 철수하고 롯데마트 내 숍인숍 형태로 사업을 재편했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면서 올리브영 중심의 시장 구도가 굳어졌다. 다만 H&B 전문점 중심의 경쟁이 약화된 것과 달리 최근 경쟁 구도는 오히려 다변화되고 있다. 다이소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화장품 시장을 확대하고 무신사와 컬리 등 패션·커머스 플랫폼도 각자의 고객층과 큐레이션 역량을 기반으로 뷰티 사업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접하는 유통채널도 올리브영을 넘어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이 매장 수를 늘리는 동안 함께 축적한 경쟁력은 새로운 상품과 브랜드를 발굴해 소비자에게 제안하는 선별 역량이었다. 유명 화장품 회사의 베스트셀러만 채우기보다 새로운 제형과 콘셉트,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카테고리를 발굴해 매대에 선보였다. 이후 올영세일과 올리브영 어워즈, 페스타, 온라인 랭킹과 리뷰 등 다양한 마케팅 장치를 더해 소비자의 관심을 한 데 모았다. 성과는 입점 브랜드의 성장에서도 나타난다. 2025년 올리브영 온·오프라인에서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입점 브랜드는 116개로 2020년 36개에서 5년 만에 세 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닥터지와 달바, 라운드랩, 메디힐, 클리오, 토리든 등 6개 브랜드는 올리브영 내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고 메디힐은 입점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장 줄이고 경험 키웠다…온라인과 연결된 옴니채널 진화 두 번째 변곡점은 온라인이었다. 화장품 구매가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하자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는 매장이 비용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올리브영은 반대로 매장을 온라인 경쟁력을 만드는 자산으로 활용했다. 2014년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2017년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이듬해에는 화장품업계 최초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선보였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하면서 매장은 상품을 체험하고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온라인 주문을 뒷받침하는 옴니채널 거점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이는 '발견'과 '구매' 사이의 시간을 단축했다. 매장에서 테스트한 제품을 앱으로 주문하고 온라인 랭킹이나 리뷰에서 처음 본 제품을 가까운 매장에서 직접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고객에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별개의 채널이 아니라 하나의 쇼핑 과정으로 묶인 셈이다. 최근에는 점포 전략도 양적 확대에서 매장 대형화와 기능 강화로 옮겨가고 있다. 올리브영 국내 매장은 지난해 2분기 1393개에서 올해 2분기 1367개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1394개를 정점으로 4분기 1381개, 올해 1분기 1369개, 2분기 1367개로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대신 기존 소형 점포를 통합하거나 더 넓은 공간으로 확장 이전하고 체험·특화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점포망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센트럴 명동 타운'이 대표적이다. 3개 층 약 950평 규모에 1000여개 브랜드와 약 1만5000개 상품을 갖춰 올리브영 매장 중 최다 상품을 선보인다. '마스크 라이브러리'에는 마스크팩 800여개를 모아 피부 타입과 기능별로 구분하며 소비자가 다양한 제품을 쉽게 비교·탐색할 수 있도록 진열을 세분화했다. 방한 쇼핑 명소에서 미국 현지로…해외 유통망 확장 올리브영의 발견 기능은 K뷰티의 해외 확산과 맞물리며 새로운 성장축이 됐다. 과거 올리브영이 해외 화장품과 새로운 뷰티 트렌드를 한국 소비자에게 소개했다면 이제는 반대로 세계 소비자가 한국의 새로운 브랜드를 찾기 위해 올리브영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2025년 1~11월 전국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방한 외국인 누적 구매금액은 1조원을 달성했다. 2022년 연간 실적과 비교하면 약 26배 커진 규모다. 전체 오프라인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약 2%에서 2025년 25% 이상으로 뛰었다. 외국인 고객의 58%는 6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했고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구매한 고객도 33%에 달했다. 이는 특정 K뷰티 히트상품 몇 개만 구매해가는 현상과는 차이가 있다. 올리브영 매장 자체가 여러 국내 브랜드를 비교하고 새 제품을 찾는 쇼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소 브랜드 입장에서 올리브영은 국내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관문인 동시에 세계 각국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글로벌 쇼케이스가 됐다. 올리브영은 이제 외국인이 한국을 찾아오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해외 소비자 곁으로 가고 있다. 지난 5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미국 1호점을 열었고 6월 13일에는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에 2호점을 냈다. 패서디나점은 개점 당시 약 400개 뷰티·웰니스 브랜드의 상품 5000여종을 구성했으며 현지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짧게는 2주 단위로 매대 상품 큐레이션을 업데이트한다는 운영 방침도 세웠다. 한국 매장을 그대로 복사하지도 않았다. 센추리시티점은 미국에서 수요가 높은 스킨케어 매대를 국내 표준점보다 약 1.5배 크게 구성하고 피부 상태 진단과 제품 추천을 결합한 체험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미국 전용 온라인몰과 멤버십도 함께 운영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기반을 구축했다. 현지 운영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블루밍턴에는 약 3600㎡ 규모의 미국 서부 물류센터를 구축해 통관과 보관·재고 관리·배송 등을 지원한다. 올리브영이 발굴·큐레이션한 브랜드가 세포라 등 현지 유통채널에 공급될 경우 해당 물류센터를 활용해 현지 물류도 지원할 계획이다. 자체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사를 넘어 국내 브랜드가 다른 해외 채널에 진입하는 과정까지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상품 아닌 생활방식 제안…올리브영, 웰니스까지 영역 확대 올리브영은 올해 1월 웰니스 전문 플랫폼 '올리브베러'를 출범시키고 서울 광화문에 첫 매장을 열었다. 약 130평 규모의 공간에 500여개 브랜드와 3000여종의 상품을 구성하고 영양제와 건강식품을 비롯해 운동·휴식·셀프케어 등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관련된 상품을 한데 모았다. 상품을 단순히 품목별로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건강관리 목적에 따라 다양한 웰니스 상품을 탐색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의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에서도 기존 올리브영의 옴니채널 전략을 접목했다. 올리브영 앱 내 별도 서비스를 통해 웰니스 상품을 탐색하고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섭취 알림 기능과 오늘드림·매장 픽업 등 기존 배송 서비스를 연계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직접 살펴보고 온라인에서는 관련 정보를 확인한 뒤 구매와 재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접근 방식은 1999년 H&B 시장에 진입했던 당시와 닮아 있다. 당시 소비자에게 생소했던 H&B라는 범주를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 체험을 통해 하나의 소비 영역으로 구체화했다면 이번에는 건강기능식품과 운동, 휴식, 셀프케어 등 여러 산업에 분산된 상품을 '웰니스'라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재구성하고 있다. 기존 시장에 상품을 추가하는 방식보다 새로운 소비 범주를 제시하고 그 안에서 브랜드와 제품의 발견을 유도해 온 올리브영의 성장 공식을 재적용하는 시도다. 커진 영향력만큼 무거워진 책임 올리브영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입점·납품 브랜드와의 관계도 숙제다. 플랫폼에서의 노출이 브랜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행사 참여와 판매 조건, 수수료 등 거래관계에 대한 책임도 갑과 을 관계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올리브영과 납품업체 간 거래관계는 이미 공정당국과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된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의 경쟁사 행사 참여를 제한하고 판촉행사 종료 후 정상 납품가격을 환원하지 않은 행위, 정보처리비를 받은 행위 등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고발했다. 이후 행정소송에서 경쟁사 행사 참여 제한과 관련한 처분은 취소됐고 대법원도 2025년 9월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과징금은 약 14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법원은 올리브영이 납품업체에 대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가진다는 점 자체는 인정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는 이와 별개의 문제다. 공정위는 2023년 올리브영의 일부 거래정책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화장품 유통시장의 범위와 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해당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며 무혐의가 아닌 심의절차종료 결정을 내렸다. 당시 공정위 역시 올리브영의 화장품 소매유통 채널 내 위치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 거래행위가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999년 낯선 브랜드와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며 시작된 올리브영의 '발견' 스토리는 이제 브랜드와 시장의 연결 방식 자체를 재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신제품을 발굴하는 선별 역량을 넘어 입점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 및 유망 브랜드의 시장 안착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량에 달려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다양한 브랜드와 상품을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과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국내에서 축적한 카테고리 육성과 큐레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K뷰티의 글로벌 확산과 K웰니스 생태계 육성을 함께 추진하고 지역과 브랜드가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K뷰티·웰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2026-08-13 17: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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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승인…공정위 "경쟁 제한성 낮다"
[경제일보]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림그룹 계열사 엔에스쇼핑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승인하면서 유통·식품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 재편 흐름이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식품 유통의 급성장과 오프라인 채널의 수익성 악화가 맞물린 상황에서 생산 기반을 갖춘 식품기업이 유통망까지 확보하는 ‘수직계열화 확장’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엔에스쇼핑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 영업양수 건(1206억원)에 대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이번 거래는 홈플러스의 회생절차에 포함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공정위는 회생계획 이행 필요성을 고려해 신속 심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심사의 핵심은 시장 집중도였다. 공정위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시장에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점유율이 높지 않고 온라인 유통채널과 대형 식자재마트·중대형 슈퍼마켓 등 인접 시장의 경쟁 압력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몇 년간 신선식품을 포함한 온라인 식품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오프라인 SSM의 가격 결정력과 고객 흡인력이 약화된 점도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이번 결합으로 총 13개의 결합 형태가 발생한다. 우선 하림의 생산·제조 부문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유통망이 결합되는 11개의 수직결합이 형성된다. 대상 품목은 닭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 신선육을 비롯해 식육가공품, 라면, 즉석밥, 냉동만두, 가정간편식(HMR), 펫푸드 등이다. 또 엔에스쇼핑의 TV홈쇼핑·온라인몰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오프라인 유통망이 결합되는 2개의 혼합결합도 발생한다. 공정위는 이 가운데 닭고기 관련 3개 수직결합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결합은 시장점유율이 낮아 경쟁 제한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핵심 쟁점은 하림의 주력 사업인 닭고기(계육) 부문이었다. 생산과 유통이 결합될 경우 경쟁 업체가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유통업체가 특정 공급자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SSM 시장 내 점유율이 경쟁사 대비 낮고 일반 슈퍼마켓까지 포함한 인접 시장 기준으로는 약 2% 수준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쟁 계육 업체가 시장에서 배제되거나 경쟁 유통업체가 하림 제품 공급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인수로 하림은 식품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하림은 곡물 조달과 사료 생산을 시작으로 축산, 도축, 가공, 물류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여기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라는 오프라인 유통망이 더해지면서 최종 소비자 접점까지 확보하게 됐다. 또한 엔에스쇼핑이 보유한 TV홈쇼핑과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유통 전략도 가능해졌다. 이는 단순한 유통 확장이 아니라 ‘식품 생산기업의 유통 내재화’라는 점에서 기존 유통 대기업 중심 구조에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공정위는 이번 승인에 대해 “급격한 구조 변화가 진행 중인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혁신을 촉진하는 기업결합은 신속히 심사하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거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경우에는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6-12 10: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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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개국의 두꺼비… 창립 100년 하이트진로, K소주로 세계를 공략한다
[경제일보] 한국의 소주가 처음 해외로 나간 것은 1960년대였다. 수출 대상은 재일교포가 밀집한 일본이었고, 물량도 미미했다. 반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하이트진로의 '진로' 소주는 86개국 유통망을 갖추고 호주 멜버른의 대형 마트 술 코너와 필리핀 편의점 냉장고 안에 자리를 잡았다. 국내 주류 시장은 녹록지 않다. 국세청 주세 통계 기준 전체 주류 출고량은 2019년 337만6714㎘에서 2024년 315만1371㎘로 5년 사이 6.7%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위축된 데다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가 음주 빈도를 낮추면서 내수 소비는 뚜렷한 감소세다. 하이트진로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3.9% 줄어든 2조4986억원에 그친 것도 이런 시장 환경을 반영한다. 그러나 하이트진로가 마주한 역풍은 주류 업계 전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장이 쪼그라드는 가운데서도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1%포인트 오른 69%를 기록했다. 중소 브랜드들이 밀려나는 사이 1위 사업자로의 쏠림이 심화된 결과다. 증류주 시장 세계 1위라는 '진로' 브랜드의 저력이 내수 방어벽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0년 브랜드, 세계로 하이트진로는 2024년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1924년 평안남도에서 진천양조상회로 시작한 소주 회사가 한 세기를 거쳐 연매출 2조5000억원대의 주류 대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국내 상장사 기준으로는 9번째, 식음료 업계에서는 최초의 100주년 기업이다.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 '참이슬'은 1998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390억 병을 돌파했다. 출시 2년 만에 단일 브랜드로 국내 소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영국 주류전문지 '드링크인터내셔널'은 '진로' 소주가 2001년부터 16년 연속으로 전 세계 증류주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고 집계했으며, 2위 브랜드와의 격차는 두 배 이상이었다. 100주년을 기해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화두는 다음 100년이었다. 지난해 6월 하노이에서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고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2017년 571억원이던 해외 소주 매출을 13년 만에 아홉 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황정호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글로벌 종합 주류 회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공장, 동남아 공략의 교두보 올 2월,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서 첫 해외 소주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축구장 11배 크기인 약 8만2000㎡ 부지에 스마트팩토리 형태로 지어지는 이 공장은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 후 연간 최대 500만 상자, 1억5000만 병의 소주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창사 이래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현지 생산으로 물류비를 절감하고 동남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베트남 공장 가동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14년 만의 교체, 글로벌 전략에 속도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14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2011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김인규 사장이 물러나고 장인섭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올랐다. 장 대표는 1995년 입사해 경영전략, 법무, 커뮤니케이션 등을 두루 거친 30년 경력의 내부 전문가다. 이사회는 "폭넓은 실무 경험과 경영 전문성이 회사의 지속적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선임했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장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20여 명이 자사주를 장내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장 교체가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 전환과 함께 글로벌 전략을 가속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다. 올 하반기 베트남 공장 완공을 앞두고 해외 사업을 직접 챙길 적임자를 내부에서 발탁했다는 것이다. ◆필리핀 67%, 호주 20%… 이미 달라진 지도 글로벌 전략의 성과는 이미 일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 법인은 2019년 설립 이후 현지 시장점유율 67%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한인 교민 수가 같은 기간 61% 줄었음에도 소주 수출량은 3.5배 늘었다.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접한 현지인 소비자들이 그 빈자리를 채운 결과다. 호주에서도 성과가 쌓이고 있다. 2025년 호주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성장했고, 대형 주류 유통채널 BWS와 댄머피의 1400여 개 전 점포에 '참이슬 후레쉬'와 과일 리큐르 '에이슬 시리즈'가 입점돼 있다. 멜버른에서 운영 중인 브랜드 거점 '진로포차'는 현지인들이 한국식 포장마차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황정호 전무는 "현지 문화와 연계한 밀착형 마케팅이 진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소주 외에 과일 리큐르도 수출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과일 리큐르 제품군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5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통 소주에 익숙하지 않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먼저 접근하는 역할이다. 소주 1924년, 맥주 1933년. 두 이름이 하나의 회사가 된 지 15년이 됐다. 재일교포를 향해 처음 국경을 넘던 소주 한 상자가 이제 86개국을 향하고 있다. 올 하반기 베트남 공장이 처음으로 소주를 생산하면, 그 목적지는 더 늘어난다.
2026-06-08 16:2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