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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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하지 말라더니 합수본엔 들어오라는 검사
[경제일보] 정부가 검사가 사건을 직접 수사하거나 경찰 수사의 부족한 부분을 다시 조사하는 권한을 없앴다. 그런데 마약과 보이스피싱, 주가조작 사건을 맡아온 합동수사본부에는 공소청 검사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소청은 기소와 재판을 맡고 중대범죄수사청은 주요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이다. 정부는 두 기관을 나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합수본에서는 공소청 검사가 수사 기록을 살펴보고 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과정에 법률 의견도 내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검사가 법만 설명한 것인지, 실제로 수사 방향까지 정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압수수색 범위나 계좌 추적, 공범 조사에 의견을 냈다면 피고인 측은 권한 없는 수사 참여라고 다툴 가능성이 크다. 검사의 합수본 참여 범위를 미리 정하지 않으면 수사 과정뿐 아니라 재판에서도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복잡한 범죄 맡아온 합수본 9곳 현재 전국 검찰청에서 운영되는 합동수사기구는 모두 9곳이다. 보이스피싱과 마약, 금융·증권 범죄, 가상자산 범죄 등을 맡고 있다. 합수본에는 검찰과 경찰뿐 아니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세청, 관세청, 금융정보분석원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한다. 기관마다 따로 보유하고 있는 정보와 전문 인력을 한곳에 모아 수사하는 방식이다. 합수기구 9곳의 본부장은 모두 검사가 맡고 있다. 합수본이 필요한 이유는 대상 범죄가 한 기관의 힘만으로 쫓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해외에 거점을 두고 대포통장과 대포전화, 가상자산을 이용해 돈을 빼돌린다. 금융·증권 범죄는 주식 거래 자료와 계좌 흐름, 세금 자료를 함께 살펴야 한다. 마약 사건도 세관의 밀수 단속부터 국내 유통망과 범죄수익 추적까지 여러 기관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기존 합수본에서는 검사가 사건 초기부터 압수수색과 구속 필요성을 살피고 피의자 조사와 증거 수집에도 참여했다. 수사가 끝난 뒤 기록을 넘겨받는 것이 아니라 수사 단계부터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갖춰졌는지 확인한 것이다. 보이스피싱 합수단은 출범 이후 2년간 628명을 입건하고 201명을 구속했다. 여러 기관이 각자 가진 정보와 권한을 모은 합동수사가 조직범죄 대응에 활용돼 온 사례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공소청 검사가 피의자를 직접 조사하거나 압수수색을 집행할 수 없게 된다. 새 공소청법은 검사가 기소와 재판, 영장 청구를 맡고 경찰 등 수사기관에 법률 의견을 줄 수 있도록 했다.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에 파견되거나 중수청의 직책을 함께 맡는 것도 금지했다. 검사를 수사 조직에서 떼어내겠다는 취지는 법에 담겼다. 그러나 합수본에서 검사가 어디까지 의견을 낼 수 있는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 “법률 의견”이 수사 방향 바꿀 수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합수본의 운영 근거가 “매우 취약하고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 검사가 합수본에 참여하면 확보한 자료를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다. 행정안전부는 공소청과 중수청, 경찰이 함께 참여하는 이른바 ‘공중경 합수본’을 대안으로 내놨다. 중수청과 경찰이 실제 수사를 담당하고 공소청 검사는 법률 검토와 영장 청구, 수사 과정에 대한 의견 제시를 맡는 방식이다. 기관별 업무를 문서로 나누는 것은 가능하다. 실제 사건에서는 법률 판단과 수사 판단이 맞물릴 수밖에 없다.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한 뒤 특정 계좌를 더 추적해야 한다거나 공범의 휴대전화를 압수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의견은 단순한 법률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 수사 대상과 범위, 순서를 바꿀 수 있다.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검사는 혐의가 어느 정도 확인됐는지, 피의자가 도주하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자료가 부족하면 수사기관에 추가 조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요구가 법률 검토인지 수사 지휘인지는 사건마다 논란이 될 수 있다. 공식 문서가 아니라 합수본 회의나 전화 통화에서 오간 의견을 어떻게 볼지도 문제다. 피고인 측은 검사가 압수수색 대상과 조사 순서, 자금 추적 범위를 정하는 데 관여했다면 수사권 없는 검사가 사실상 수사를 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법원이 이를 위법한 수사 참여로 판단하면 압수한 자료나 피의자 진술을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지를 놓고 다툼이 벌어진다. 마약이나 보이스피싱 조직을 어렵게 적발하고도 재판에서는 범죄 혐의보다 수사 절차의 적법성부터 다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검사가 영장만 전달할 수도 없어 헌법상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검사다. 경찰이나 중수청이 압수수색 또는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법원에 직접 영장을 청구할 수는 없다.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려면 사건 기록을 살펴야 한다. 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자료까지 압수하려는 것은 아닌지, 강제수사가 꼭 필요한지, 피의자를 구속할 만큼 증거가 확보됐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검사가 자료 보완을 요구하거나 압수수색 범위를 줄이면 수사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수사 관여 논란을 피하려고 기록을 제대로 보지 않은 채 수사기관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넘길 수도 없다. 검사를 거치도록 한 제도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검사의 참여를 넓히면 수사권 없는 검사가 사건을 지휘했다는 논란이 생긴다. 참여를 줄이면 검사는 영장 서류를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 수 있다. 정부가 검사에게 어떤 행위까지 허용할지 법률에 적어야 하는 까닭이다. 정부가 시행령이나 내부 지침으로만 역할을 정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국회가 법률로 없앤 검사의 수사권을 정부가 하위 규정으로 다시 인정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공소청 검사가 어떤 기록을 볼 수 있는지, 수사기관에 추가 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지, 합수본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낼 수 있는지부터 법률에 담을 필요가 있다. 검사의 의견에 수사기관이 따라야 하는지, 협의 내용은 어떤 방식으로 남길지도 정해야 한다. ◆중수청으로 옮겨도 수사와 재판 연결 필요 정부는 중수청에 보이스피싱과 금융범죄, 가상자산범죄, 마약범죄, 국가재정범죄를 담당하는 합동수사과를 설치할 계획이다. 금융위와 국세청 등 다른 기관의 인력도 파견받아 현재 검찰청 합수본의 기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수사 조직을 중수청으로 옮긴다고 문제가 모두 풀리는 것은 아니다. 중수청이 수사를 마치면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해 기소할지 결정하고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공소청 검사가 수사가 끝난 뒤 처음으로 기록을 받으면 사건을 다시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증거가 부족하거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기록을 중수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 사이 범죄수익 동결이나 공범 추적이 늦어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공소청 검사를 수사 초기부터 참여시키면 이번에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는 원칙과 부딪힌다. 공소청 검사와 중수청 수사관이 같은 합수본에서 한 팀처럼 사건을 처리하면 검찰의 수사 기능을 두 기관으로 나눈 의미도 약해진다. 권한과 책임의 구분도 필요하다. 중수청은 수사를 제대로 할 책임이 있고 공소청은 재판에서 입증할 수 있는 사건만 기소할 책임이 있다. 누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남기지 않으면 수사가 잘못됐을 때도, 재판에서 혐의 입증에 실패했을 때도 서로 책임을 미룰 수 있다. ◆검사 역할부터 법으로 정해야 마약과 보이스피싱, 주가조작처럼 여러 기관이 함께 움직여야 하는 범죄에서는 수사와 재판 준비를 완전히 떼어놓기 어렵다. 수사 초기부터 법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증거를 제대로 모으지 못하면 사건이 재판에서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소청 검사에게 기존 검찰과 비슷한 역할을 맡긴 뒤 법률 자문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검사가 수사 대상과 범위, 방법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다면 이름과 관계없이 수사 관여 논란이 생긴다. 정부는 합수본이라는 이름을 유지할 수 있는지보다 공소청 검사가 합수본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부터 정해야 한다. 검사의 참여가 필요하다면 역할과 절차를 법률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검사에게 수사하지 말라고 해놓고 수사 기록을 검토하며 영장과 수사 방향을 판단하도록 하는 현재 구상으로는 권한과 책임을 가르기 어렵다. 새 수사 체계가 출범하기 전에 이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2026-08-09 13: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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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할 사람도 못 정한 중수청, 10월 문부터 연다
[경제일보] 중대범죄수사청이 오는 10월 2일 문을 연다.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을 두고 정원 2874명 가운데 2567명을 수사관으로 채운다. 부패와 경제범죄, 방위사업, 마약,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법왜곡죄까지 맡는다. 정부가 발표한 직제만 보면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넘겨받을 거대 기관은 이미 완성돼 있다. 사건을 맡을 사람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행정안전부는 8월 들어서야 전국 검찰청을 돌며 임용 설명회를 시작했다. 검사와 검찰수사관의 지원 규모를 확인한 뒤 부족한 자리를 외부 채용과 다른 기관 파견으로 메워 9월 말까지 배치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출범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사람을 모집해 한 달여 만에 2800명이 넘는 수사기관을 꾸리겠다고 한다. 요리사도 못 구한 식당이 개업일부터 못 박은 꼴이다. 국가의 중대범죄 수사권을 옮기면서 누가 그 일을 맡을지 확인하지 않은 채 출범일과 직제부터 정했다. 중수청이 맡을 사건은 정원표의 빈칸을 채운다고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기업 회계장부에서 비자금을 찾아내고 수백 개 계좌의 흐름을 연결해야 한다. 압수수색 범위를 정하고 피의자와 참고인의 조사 순서를 짜며 디지털 자료와 관련자 진술을 맞춰 범죄 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금융과 가상자산, 방위사업, 담합 사건은 관련 산업과 거래 관행을 익히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든다. 장부에 드러나지 않은 자금 흐름을 찾아내고 말 맞추기와 허위 진술을 가려내려면 여러 사건을 직접 다뤄본 검사와 수사관이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임용장을 나눠주고 업무 지침을 읽힌다고 이런 능력이 생기지는 않는다. 현재 검찰에서 반부패·공공·증권범죄 등 직접수사를 담당하는 검사와 수사관은 70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중수청 수사관 정원 2567명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기존 직접수사 인력이 모두 옮겨도 부족하지만 정부는 그 가운데 실제로 몇 명이 중수청을 선택할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 검사와 검찰수사관은 중수청으로 자동 배치되지 않는다. 중수청 근무를 원하는 사람이 임용을 신청해야 한다. 공소청에 남아 기존 경력을 이어갈지, 행정안전부 소속 수사관으로 옮길지 개인에게 결정하도록 했다. 국가 수사 역량의 승계를 개인의 지원에 맡겨 놓은 것이다.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옮기려면 검사 신분을 내려놓고 직급과 보직, 승진 경로의 변화를 감수해야 한다. 지검장급은 1급, 차장·부장검사급은 2급, 법조 경력 10년 이상 검사는 3급, 10년 미만 검사는 4급 상당 수사관으로 임용된다. 봉급과 정년이 보장돼도 검사로 쌓아온 경력과 향후 보직 체계는 달라진다. 실무 수사의 상당 부분을 맡아야 할 저연차 검사에게 4급 상당 수사관으로 옮기라고 하면서 대규모 지원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검찰수사관도 지휘 체계와 승진 기준, 근무지와 담당 업무를 따져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는 지원자가 얼마나 들어오는지 확인한 뒤 검사 출신과 검찰수사관, 외부 채용 인력의 역할을 정하겠다고 한다. 담당 직무와 지휘 관계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사람을 뽑는 통상적인 순서를 뒤집었다. 중수청의 업무는 기존 검찰의 직접수사보다 줄지 않는다. 서울청에는 경제범죄와 금융범죄, 반독점, 반부패, 마약, 첨단수사 부서를 두고 보이스피싱과 가상자산, 국가재정범죄를 다루는 조직도 설치한다. 다른 수사기관이 처리한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까지 맡는다. 이처럼 넓고 전문적인 업무를 검찰의 희망 전입자와 신규 채용자, 다른 기관의 파견 인력을 출범 직전에 섞어 만든 수사팀에 맡기게 된다. 서로 다른 조직에서 근무한 사람들이 누구의 지휘를 받아 사건을 처리할지, 신규 인력을 누가 교육할지, 중수청과 공소청 사이의 의견 충돌은 어떻게 조정할지 실무에서 검증된 적도 없다. 수사와 기소를 나눴다면 두 기관이 사건 초기부터 증거의 적법성과 공소 유지 가능성을 협의할 절차를 먼저 마련했어야 한다. 중수청이 수개월 동안 수사한 뒤 공소청이 증거가 부족하거나 법정에서 쓰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사건은 다시 흔들린다. 보완수사 요구가 되풀이되고 책임 공방까지 벌어지면 피해자는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 변호사와 공인회계사를 채용해 부족한 자리를 메우는 방안도 수사 경험의 공백을 해소하지 못한다. 법률과 회계 지식은 필요하지만 자격증이 복잡한 자금 추적과 압수수색, 피의자 조사 경험을 대신하지 않는다. 진술의 허점을 찾아내고 증거 사이의 연결을 짚는 능력은 여러 사건을 직접 처리하면서 쌓인다. 경찰 인력을 빼 중수청을 채우면 경찰 수사 현장이 비게 된다. 경찰은 이미 해마다 20만건이 넘는 미제 사건을 안고 있다. 수사 인력을 늘린다는 계획도 충분한 신규 채용보다 다른 부서 경찰관을 옮기는 방식에 기대고 있다. 경찰의 부족한 인력을 다시 중수청으로 돌리는 것은 수사기관 사이에서 사람을 옮겨 앉히는 데 그친다.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의 인계도 가볍게 볼 수 없다. 대형 경제·부패 사건은 기록이 수만 쪽에 이르고 계좌 자료와 압수물, 디지털 증거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담당 수사팀이 바뀌면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관련자들의 관계와 진술의 의미, 추가로 확인해야 할 단서는 문서만 넘겨서는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다. 검찰청 폐지 이후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이 중수청으로 넘어가더라도 담당 검사와 수사관이 공소청에 남으면 새 수사팀은 사건을 사실상 다시 시작해야 한다. 수사는 늦어지고 피의자는 증거를 숨기거나 말을 맞출 시간을 벌게 된다. 범죄수익이 여러 계좌를 거쳐 빠져나간 뒤에는 사람을 보충해도 되돌리기 어렵다. 형사사건에서 시간은 행정 일정으로 계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사람의 기억은 흐려지고 자료는 사라지며 범죄수익은 계속 이동한다. 수사팀 교체와 기록 재검토로 몇 달을 허비하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기회까지 놓칠 수 있다. 독자적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도 출범일까지 갖춰지지 않는다. 당분간 경찰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고 일부 기능은 개청 이후 추가할 계획이다. 사람을 확보하지 못했고 사건 처리 방식도 다듬지 못했으며 전산망마저 임시로 빌려 써야 하는데 정부는 10월 2일 개청을 밀어붙이고 있다. 검찰 개혁의 성패는 검찰청 폐지라는 결과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검찰이 맡던 부패와 금융, 방위사업 수사를 누가 이어받아 어느 수준으로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수사와 기소를 나누면서 수사 경험과 전문성까지 흩어버리면 그 부담은 사건 피해자와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부는 정원 2874명을 채우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수사가 가능한 사람이 몇 명인지 공개해야 한다. 중수청 이동을 신청한 검사와 검찰수사관의 숫자, 경제·부패·금융·마약 사건을 직접 맡아본 인력의 규모, 신규 채용자의 교육 계획을 밝혀야 한다. 진행 중인 사건을 기존 수사팀과 함께 넘길지도 답해야 한다. 10월 2일에 문을 여는 것보다 검찰청이 사라진 다음 날에도 중대범죄 수사가 이어지도록 준비하는 일이 급하다. 인력이 부족하고 지휘 체계가 정리되지 않았다면 날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숙련 수사관이 몇 명인지조차 밝히지 못한 채 출범을 밀어붙이면 국가의 수사 역량 전체가 검증되지 않은 행정 실험의 대상이 된다. 그 실험이 실패했을 때 수사를 놓친 책임은 흐려지겠지만 범죄 피해와 장기 미제 사건은 그대로 남는다.
2026-08-0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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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납으로 끝나지 않은 4743만원…노태악 배우자 출장 의혹의 다섯 쟁점
[경제일보]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재임 중 배우자의 해외 출장에 들어간 비용 4743만8900원을 국고에 반납했다. 호주·뉴질랜드, 독일·에스토니아, 덴마크·스웨덴 등 세 차례 출장에서 배우자에게 지출된 비용을 중앙선관위가 산출한 금액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배우자 출장 비용을 국고에 반납하거나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국정조사에서는 배우자 동행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전부 다 그렇게 해왔고 아무런 이의 제기도 없어 특별히 의문을 갖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국고 반납으로 4743만여원은 회수됐다. 그러나 배우자 출장비를 국고에서 부담한 근거와 배우자의 공적 역할, 예산 편성·집행 과정, 외부 공개자료에서 동행 사실이 빠진 경위는 그대로 남아 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노 전 위원장 등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합동수사본부에 고발했다. 합수본은 지난 20일 노 전 위원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의 초점도 반납 사실보다 지출 당시의 의사결정 과정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반납은 국고 지출의 근거를 설명하지 못한다 공금 지출의 적법성은 돈을 돌려줬는지가 아니라 지출 당시 법령과 예산 목적에 맞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배우자 동행이 선관위원장의 공식 업무 수행에 필요했는지, 배우자가 현지에서 맡은 공적 역할이 있었는지, 상대 기관이 배우자를 공식 초청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배우자 비용을 국고에서 부담할 수 있는 규정과 내부 지침이 존재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업무상 횡령 혐의는 노 전 위원장의 예산 집행 관여 정도와 국고 부담의 근거, 지출 경위와 당시 인식을 종합해 판단된다. 사후 반환은 지출 당시의 행위와 판단을 소급해 바꾸지 않는다. 반납 시점도 짚어야 한다. 배우자 동행은 노 전 위원장 재임 중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비용 반환은 국정조사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형사 고발이 이뤄진 뒤 진행됐다. 선관위 내부 점검으로 먼저 바로잡은 사안이 아니라 외부 문제 제기를 거친 뒤 취해진 조치다. 노 전 위원장이 국고에 반납한 4743만8900원이 배우자에게 들어간 비용 전부인지도 공개돼야 한다.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현지 교통비를 어떻게 계산했는지, 공동 지출 가운데 배우자 몫은 어떤 기준으로 나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 그렇게 해왔다”는 말이 넓힌 책임 노 전 위원장은 배우자 동행을 의심하지 않은 이유로 과거의 관행을 들었다. 선관위도 헌법기관장의 지위와 역할에 상응하는 예우를 고려해 예산 편성 단계부터 배우자 비용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관행은 국고 지출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법령과 예산 목적에 맞지 않는 지출이 반복됐다면 문제의 범위는 노 전 위원장의 세 차례 출장을 넘어선다. 선관위가 기관장 배우자의 출장 비용을 계속 부담해왔다면 전임 위원장 때도 같은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 배우자 동행을 누가 제안했고 어느 부서가 예산을 편성했는지, 법률 검토와 내부 감사가 있었는지, 누가 최종 결재했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노 전 위원장의 기관장 책임도 사라지지 않는다. 예산 편성과 집행을 실무 부서가 맡았더라도 배우자를 세 차례 동반한 당사자이자 선관위의 최고 책임자는 노 전 위원장이었다. 관행을 따랐다는 설명은 국고 부담의 근거를 확인해야 할 기관장의 책임에 대한 답이 되지 못한다. 선관위는 정당과 후보자, 유권자에게 선거법과 절차를 엄격하게 적용한다. 후보자의 회계보고와 선거비용을 감독하고 작은 기재 오류와 기한 위반에도 책임을 묻는다. 기관장 배우자에 대한 예우가 오랜 관행이었다는 이유로 별도의 검증 없이 이어졌다면 선관위가 외부에 요구해온 기준과 내부에서 적용한 기준이 달랐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국민 눈높이’는 법적 근거를 대신할 수 없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장으로서 지위와 역할에 상응하는 예우를 고려해 예산을 편성할 때부터 배우자 예산을 편성했다”며 앞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눈높이는 국고 지출의 법적 근거를 대신하지 못한다. 배우자 동행이 공식 업무에 필요했다면 선관위는 관련 규정과 공식 일정, 초청 문서, 배우자가 수행한 역할을 제시해야 한다. 공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비용은 개인 부담 영역에 속한다. ‘헌법기관장 예우’라는 포괄적인 표현만으로 수천만원의 국고 부담을 설명하기도 어렵다. 예산에 배우자 비용이 편성돼 있었다는 사실도 지출의 정당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공공예산은 편성 목적과 실제 사용 내용이 일치해야 한다. 선관위 해명은 배우자가 어떤 자격으로 출장에 동행했는지 답하지 않았다. 공식 대표단 구성원이었는지, 의전상 동반이 필요했는지, 현지에서 수행한 일정이 무엇인지가 공개되지 않았다. 예우라는 설명만 있고 예우에 국고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내부 예산에는 있고 외부 출장 내역에는 없었다 선관위는 배우자 비용을 예산 편성 단계부터 포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관위가 외부에 제출한 국외출장 내역에는 배우자 동행 사실이 기재되지 않았다. 내부에서는 배우자 동행을 전제로 비용을 편성하면서 외부 자료의 출장자 명단에서는 배우자가 빠진 것이다. 공식 출장 참여자로 보았다면 외부 자료에서 제외된 이유가 남는다. 공식 출장 참여자가 아니었다면 국고로 비용을 부담한 근거가 약해진다. 기재 누락이 서식과 작성 기준에 따른 것인지,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배우자가 제외된 것인지 조사해야 한다. 출장 결과보고서를 작성한 실무자와 검토자, 승인권자도 확인 대상이다. 예산자료와 공개자료의 불일치는 선관위의 정보 공개 기준과 연결된다. 배우자 동행 비용이 국고에서 지출됐다면 국민은 누가 어떤 자격으로 출장에 참여했고 얼마의 예산이 사용됐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선거비용과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감독하는 기관이라면 내부 출장 예산과 참여자 정보도 같은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 배우자 비용은 공식 예산에 반영하면서 동행 사실은 공개자료에서 확인할 수 없도록 한 구조는 선관위의 설명 책임을 무겁게 한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함께 드러난 내부 통제 문제 배우자 동반 출장 의혹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하는 국회 국정조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투표용지 부족과 배우자 출장비는 발생 원인과 성격이 다르다. 두 사안에서 함께 제기되는 문제는 선관위 내부 통제다. 선거 당일 투표용지 수량을 점검하고 부족 사태를 막아야 할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같은 과정에서 기관장 배우자의 출장비가 세 차례에 걸쳐 국고에서 지출됐고, 외부 출장 내역에는 동행 사실이 없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선거 관리의 기본 업무와 수뇌부 관련 예산 집행에서 각각 어떤 점검과 감독이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한다. 실무자의 판단에만 맡겨진 것인지, 중간 결재와 사후 감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된 것인지, 기관장이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가 조사돼야 한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선거 관리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부여된 지위다. 예산 집행과 조직 운영까지 외부 감시에서 벗어나게 하는 특권은 아니다. 선관위가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과 선거 관리 부실에 이어 기관장 배우자 출장비 논란까지 맞으면서 독립기관의 책임 구조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독립성은 스스로 법과 절차를 더 엄격하게 지킬 때 설득력을 얻는다. 수사와 자체 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네 가지 합수본의 압수자료 분석은 배우자 출장비의 사용처와 함께 동행 결정, 예산 편성, 내부 결재, 공개자료 작성 과정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배우자 동행에 공적 필요성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공식 초청과 현지 일정, 배우자의 역할이 판단 자료가 된다. 둘째, 국고 부담의 법령상·예산상 근거를 밝혀야 한다. 헌법기관장에 대한 예우가 어떤 규정에 따라 어느 범위까지 인정됐는지가 핵심이다. 셋째, 세 차례 출장의 의사결정과 결재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 노 전 위원장과 선관위 관계자들이 배우자 비용 편성과 집행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알았는지가 형사책임과 기관 책임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넷째, 외부 출장 내역에서 배우자 동행 사실이 빠진 경위를 밝혀야 한다. 예산자료와 공개자료가 달라진 과정과 작성·검토·승인 책임을 확인해야 한다. 선관위의 자체 점검도 필요하다. 노 전 위원장 재임 기간에 한정하지 않고 역대 위원장의 배우자 동반 출장과 비용 부담 사례를 조사해야 한다. 관련 규정과 출장보고서 공개 기준을 함께 손보지 않으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노 전 위원장은 배우자 출장 비용 4743만8900원을 국고에 반납했다. 반납으로 확인된 것은 비용이 회수됐다는 사실이다. 세 차례 배우자 동행에 어떤 공적 필요성이 있었는지, 국고 부담은 어떤 근거와 결재를 거쳤는지, 공개자료에서 동행 사실이 빠진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노 전 위원장과 선관위가 설명해야 할 책임은 바로 그 지점에 남아 있다.
2026-07-21 09: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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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개인정보보호 자문위 본격 가동…사고 대응서 예방 중심으로
[경제일보] KT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위험을 사전에 찾아 개선하는 개인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나선다. 외부 전문가의 자문 결과를 실제 정책과 시스템에 반영하고 개인정보최고책임자(CPO) 중심의 실행·점검 체계를 강화한다. KT는 지난 5월 신설한 ‘개인정보보호 자문위원회’가 16일 첫 정기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첫 회의에는 이상운 KT 정보보안실장(CISO) 전무와 김창오 개인정보보호그룹장(CPO) 상무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위원회 운영계획과 고객 중심의 개인정보보호 방안,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사항 이행, 개인정보 유출 사고 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개인정보 처리자의 의무 이행과 책임 강화 △개인정보 안전성 확보 조치 △데이터 활용의 적정성 △개인정보 유출 예방과 재발 방지 체계 등을 점검한다. KT는 자문 결과를 검토한 뒤 개인정보보호 정책과 관련 시스템 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다. 초대 위원은 정책·법률과 기술·보안, 산업·서비스, 윤리·이용자 보호 분야 전문가로 구성됐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와 이희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류재철 충남대 컴퓨터융합학부 교수, 손기욱 서울과학기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심상현 한국CPO포럼 사무국장, 김경하 제이앤시큐리티 대표가 참여한다. 이번 위원회 가동은 KT가 추진하는 보안 거버넌스 재편의 하나다. KT는 정보기술(IT)과 네트워크 등 조직별로 분산됐던 보안 기능을 정보보안실로 통합하고 CISO와 별도로 CPO를 선임했다. CISO가 전사 정보보안 전략과 침해사고 대응, 네트워크·클라우드 보안 등을 총괄한다면 CPO는 개인정보 처리의 적법성과 수집·보관·파기 과정의 안전관리, 이용자 권리 보호에 집중한다. 기술 보안과 개인정보보호의 책임 범위를 구분하면서도 정보보안실을 중심으로 협업하는 구조다. KT는 앞서 인공지능(AI) 보안과 제로트러스트, 클라우드 보안 등을 다루는 정보보호 자문위원회도 출범시켰다. 개인정보보호 자문위원회가 개인정보 처리와 이용자 보호 정책을 점검하고, 정보보호 자문위원회는 전사 보안 전략과 기술 분야를 자문하는 역할을 각각 맡는다.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개인정보 관리 범위도 기존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넘어 학습 데이터와 프롬프트, AI가 생성한 결과물까지 넓어지고 있다. 외부 자문이 형식적인 의견 청취에 머물지 않고 시스템 개선과 예산·인력 투입, 이사회 점검으로 이어지는지가 위원회 운영의 실효성을 가를 전망이다. 김창오 KT 개인정보보호그룹장 상무는 “개인정보보호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고객 신뢰를 뒷받침하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고객 중심의 개인정보보호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AI 시대에 부합하는 선제적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2026-07-20 10: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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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위, AI 데이터 규제 '활용·책임' 함께 손본다…AX 안심체계 구축
[경제일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인공지능(AI) 개발 과정의 데이터 활용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유출과 오남용에 대한 책임은 강화하는 규제 전환에 나선다. 일률적인 개인정보 규제에서 벗어나 AI 기술과 데이터의 위험 수준에 따라 활용 범위와 안전조치를 달리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정보위는 16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4대 역점 분야와 개혁·지역성장·국가정상화 과제를 제시했다. AI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가칭 ‘AX 안심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공익·사회적 목적의 AI 개발에는 맞춤형 안전조치를 전제로 원본 개인정보 활용을 허용하는 특례 도입을 추진한다. ◆ AI 데이터 활용 문턱 낮추고 사전 검토 강화 AX 안심 지원체계는 적극적 법령 해석과 사전적정성 검토, 비조치 의견서 등 기존 제도를 통합해 AI 기업과 공공기관에 적합한 지원 방식을 연결하는 구조다. 기업이 AI 서비스를 개발한 뒤 제재 여부를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단계부터 데이터 처리의 적법성과 프라이버시 위험을 점검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개인정보위는 에이전틱 AI와 공공 AX 등 기술·분야별 안내서도 마련할 계획이다.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는 개인정보 접근 범위와 행위 책임이 불명확할 수 있고 로봇·스마트글라스 등 피지컬 AI는 카메라와 마이크로 주변인의 정보를 실시간 수집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별 위험이 다른 만큼 하나의 동의 절차만으로 규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AI 원본활용 특례는 범죄 대응과 재난 방지 등 공익적 목적의 AI 개발에서 가명정보만으로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를 겨냥한다. 신청과 현장조사, 위험평가, 전문위원회와 개인정보위 심의, 사후관리 절차를 거쳐 제한적으로 원본 활용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제도의 본질은 무제한 활용 허용이 아니다. 활용 필요성과 공익성을 확인하고 정보의 민감도와 유출 가능성에 맞춘 안전조치를 부과하는 조건부 활용체계에 가깝다. 개인정보위는 AI 시대의 데이터 활용을 넓히되 위험에 비례하는 규율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 공공기관 387개 시스템 보안 의무 강화 대규모 개인정보를 보유한 공공기관에는 더 무거운 책임이 부과된다. 개인정보위는 주요 개인정보 처리 시스템 387개를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취약점 점검과 모의해킹을 의무화하고 전문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지정과 신고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24와 국민신문고 등 주요 공공시스템에는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인 ISMS-P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주민등록번호 5000만건 이상을 보유한 대민 시스템 11종은 별도 집중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자체 점검 결과가 미흡한 시스템에는 관계부처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 인력과 예산 확대도 병행한다. 취약점 점검, 접속기록 관리, 보호 솔루션 도입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지원하고 담당자에게 수당과 인사상 우대 방안을 제공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반대로 고의나 중과실에 따른 유출과 업무 해태에는 징계 권고와 이행점검을 통해 책임을 묻는다. 공공부문의 개인정보 유출은 민간 사고보다 피해 범위가 넓고 국민이 서비스를 선택해 회피하기도 어렵다. 개인정보위가 공공기관의 자율점검을 의무 점검과 인증체계로 전환하려는 이유도 공공서비스의 신뢰를 기관의 자율에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 예방투자는 감경하고 중대 위반은 최대 10% 민간기업 제재 체계도 달라진다. 개인정보위는 기업이 법정 의무를 넘어 예방투자를 하고 유출 사고를 신속하게 탐지·차단한 경우 과징금 산정에서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사고 이후 2차 피해 방지와 피해회복, 보호체계 복원 수준도 평가 대상에 포함한다. 보호 역량이 부족한 중소·영세기업에는 기술지원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경미한 사건은 시정을 전제로 처분을 면제하되 같은 위반이 반복되면 제재를 가중하는 ‘처분성 경고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규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에는 개선 기회를 주면서 반복적 방치에는 책임을 묻는 구조다. 반면 중대하거나 반복적인 위반에는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유출 신고와 통지를 지연하거나 피해 확산 방지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과징금이 가중된다.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숨기거나 폐기하는 행위에는 별도 제재와 신고포상금 도입도 추진한다. 100만건 이상이 유출된 중요 사건은 전담 조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게 조사하고 소규모·정형화된 사건은 소위원회 중심의 신속 처리 절차를 적용한다. 개인정보위는 연내 기술분석센터를 구축하고 포렌식 기능을 강화해 랜섬웨어와 AI 해킹 등 복합적인 침해사고에 대응할 계획이다. ◆ AI 규제의 성패는 ‘허용 이후의 책임’에 달렸다 국민 권리구제 체계도 확대된다. 개인정보 유출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강화하고 유출 관련 과징금 수입을 피해회복과 권리구제에 활용하는 통합기금 도입을 추진한다. 약 300개 주요 앱을 대상으로 탈퇴 방해, 선택동의 강요, 반복적 동의 요구 등 개인정보 다크패턴 실태도 점검한다. 마이데이터는 의료·통신·에너지 분야를 결합한 서비스로 확장한다. 진료·검사 기록을 활용한 맞춤 서비스, 실제 통신 이용량에 기반한 요금제 추천, 공과금 납부 이력을 활용한 대안 신용평가 등이 검토 대상이다. 개인정보 활용으로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정보주체에게 돌려주는 이익공유 모델도 추진한다. 이번 업무계획은 개인정보 정책의 중심을 ‘동의를 받았는가’에서 ‘어떤 위험을 만들고 어떻게 통제했는가’로 옮기려는 시도다. AI 산업에는 데이터 활용의 예측 가능성을 주고, 국민에게는 피해 예방과 구제 장치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규제 완화만으로 AI 혁신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본 데이터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기업과 공공기관의 설명 책임, 기록 의무, 사후 검증도 더 엄격해져야 한다. 활용의 문을 여는 것은 정부가 할 수 있지만 신뢰를 지키는 것은 데이터를 다루는 기관의 몫이다. AI 시대 개인정보 정책의 성패는 얼마나 많이 허용했느냐가 아니라 허용 이후의 위험을 얼마나 투명하게 통제했느냐에서 갈릴 것이다.
2026-07-17 11: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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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AEO 최고등급 'AAA' 유지…글로벌 통관 경쟁력 입증 外
[경제일보] 셀트리온은 관세청이 주관하는 수출입안전관리우수업체(AEO) 갱신심사에서 최고 등급인 ‘AAA’를 유지했다고 14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인천본부세관에서 열린 공인증서 수여식에서 수출·수입 두 부문 모두 AAA 등급을 획득했다. AEO는 법규 준수, 내부통제, 재무건전성, 안전관리 등을 종합 평가하는 국가 공인 제도로 글로벌 공급망 관리 역량을 판단하는 지표다. 전체 인증 기업 중 AAA 등급은 20곳에 불과하며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이번 심사에서 셀트리온은 고도화된 내부통제와 안전관리 체계를 인정받았다. 특히 통관 적법성과 FTA 관리 등을 사전에 점검하는 ‘통합 자율점검 시스템’을 운영하며 글로벌 공급망 관리 역량을 강화해 왔다. 해당 시스템은 한-영국 AEO 상호인정약정(MRA) 협력 과정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2021년 첫 AAA 등급 획득 이후 이번 갱신을 통해 2030년까지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AAA 등급 유지로 수출입 서류 제출 및 물류 검사 면제(무작위 제외) 등 혜택을 지속하며 통관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온도 관리가 중요한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물류 리드타임 단축 효과가 기대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통관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도를 높이고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시지메드텍·시지바이오, 지방 유래 ECM으로 바이오소재 확대 시지메드텍과 시지바이오는 세포외기질(ECM) 플랫폼 기술을 지방조직 분야로 확장하고 인체 유래 지방 기반 의료용 바이오소재 개발 및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핵심은 특정 조직이 아닌 다양한 인체조직에 적용 가능한 ECM 플랫폼 기술이다. 양사는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세포 성분을 제거하고 조직 재생에 필요한 고순도 ECM만을 분리·정제하는 기술을 확보해 피부, 지방, 어류 등 다양한 소재를 의료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ECM은 세포 주변에서 조직 구조를 지지하고 세포 성장과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체기질이다. 이를 기반으로 재건 및 연조직 보완 등 다양한 의료 분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지방 유래 ECM은 인체 지방조직에서 세포를 제거한 뒤 남은 ECM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국제 기준(AATB 인증 조직은행 등)에 부합하는 공급망을 통해 원료를 확보하고 원료 추적 및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인 제품 개발에 나선다. 적용 분야는 재건·연조직 보완뿐 아니라 메디컬 에스테틱까지 확대된다. 다양한 임상 목적에 맞춰 물성, 제형, 용량 등을 최적화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역할 분담도 명확하다. 시지바이오는 원천기술과 연구개발을 시지메드텍은 제품기획, 인허가, 생산 및 사업화를 맡는다. 양사는 연구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캠퍼스, 노보팩토리, 리젠허브 등 그룹 내 인프라를 활용해 연구·생산 전주기 체계를 운영한다. 이번 사업은 2027년 시행 예정인 '폐기물관리법' 개정에 따라 인체 유래 지방의 의료적 활용이 가능해지는 제도 변화에 맞춰 추진된다. 양사는 이에 맞춰 제조공정, 품질관리, 인허가 전략 등을 구체화하고 법 시행 이후 본격적인 상용화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지방 유래 ECM 기반 제품이 상용화된 만큼 기술성과 사업성이 검증된 분야로 평가된다. 유현승 시지바이오·시지메드텍 대표는 “지방조직으로의 플랫폼 확장을 계기로 재건과 에스테틱 분야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다. ◆유한양행, ‘버들장터’서 장마철 기획전…최대 69% 할인 유한양행은 장마철을 맞아 공식 온라인몰 ‘버들장터’에서 위생·컨디션 관리를 돕는 기획전을 오는 31일까지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세균·냄새 관리와 수분 케어에 유용한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최대 69%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주요 상품으로는 ‘해피홈 파워캡슐 세탁세제’, ‘더마푸라민’, ‘해피홈 살충제’, ‘암앤해머 베이킹소다’, ‘유한락스’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비 오는 날에 참여 가능한 ‘Lucky Rainy Day 룰렛 이벤트’를 통해 최대 70%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쿠폰도 이달 31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장마철에도 쾌적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상품과 혜택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계절에 맞춘 기획전으로 합리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14 11: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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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외부 전문가에 보안전략 맡긴다…AX 전환 앞두고 '신뢰 방어선' 구축
[경제일보] KT가 인공지능 전환(AX) 플랫폼 회사로 도약하기에 앞서 외부 전문가에게 전사 보안전략을 검증받는 체계를 마련했다. AI와 클라우드 사업이 확대될수록 고객 데이터와 기업 시스템을 함께 다루게 되는 만큼 기술 투자만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신뢰를 보안 거버넌스로 뒷받침하려는 행보다. KT(대표이사 박윤영)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협의체인 ‘정보보호 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고 12일 밝혔다. 위원회는 KT의 정보보호 전략과 정책을 외부 시각에서 점검하고 AI 보안과 제로트러스트, 클라우드 보안, 침해사고 대응, 보안 기술 혁신 등 전사 정보보안 분야의 개선 방향을 제안한다. 보안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의 설계 단계부터 위험 요인을 점검하는 예방 중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자문위원에는 박춘식 한국제로트러스트보안협회 이사, 정은수 청주대 디지털보안학과 교수, 곽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윤명근 국민대 인공지능학부 교수, 김홍선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박철준 경희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최광희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참여한다. ◆ 개인정보와 정보보안 분리…전문성 높인다 KT는 올해 상반기 개인정보보호 자문위원회를 먼저 신설했다. 개인정보보호 자문위원회가 개인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과정과 처리의 적법성 등 정책·법률 영역을 살핀다면, 새 정보보호 자문위원회는 네트워크와 IT 시스템을 실제 공격으로부터 지키는 기술·전략 분야에 집중한다. 두 위원회를 분리한 것은 개인정보보호와 사이버보안의 전문 영역이 빠르게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서비스에서는 이용자가 입력한 데이터의 저장·학습 여부와 해외 이전 가능성을 따져야 한다. 동시에 AI 모델을 속이는 프롬프트 인젝션과 권한 오남용, 클라우드 공급망 공격 등 기존 통신망 보안과 다른 위협에도 대응해야 한다. KT가 추진하는 산업별 AX 플랫폼은 기업과 공공기관의 내부 데이터를 연결해 AI가 업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이 과정에서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통신 가입자 정보뿐 아니라 고객사의 영업기밀과 업무 시스템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보안이 지원 기능을 넘어 AX 사업 수주의 전제 조건이 되는 셈이다. ◆ 4조원 투자와 조직 개편…실행력이 관건 KT는 2026년 조직 개편을 통해 IT와 네트워크 등에 분산돼 있던 보안 기능을 정보보안실로 통합했다. 정보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조직을 분리하고 관련 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제로트러스트 원칙에 따라 전사 보안 체계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 향후 3년간 정보보안과 IT 혁신 분야에 4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최근 3년 투자액의 두 배 수준으로, AX 인프라 확장에 앞서 통신망과 데이터, 클라우드의 신뢰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자문위원회의 실효성은 외부 전문가의 권고가 실제 투자와 서비스 설계에 얼마나 반영되는지에 달렸다. 회의 개최 자체보다 보안 취약점 개선과 제로트러스트 적용 범위, 권고사항 이행 결과를 지속해서 점검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KT가 자문위원회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주요 개선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AX 플랫폼 사업에서 차별화된 신뢰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자문이 내부 검토에 머문다면 대규모 투자와 조직 개편의 효과를 이용자와 기업 고객이 체감하기 어렵다.
2026-07-12 15:4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