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8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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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수사'에 잠식된 경찰 신뢰, 제2의 검찰 전락을 경계한다
[경제일보] 사법 정의의 시계가 거꾸로 돌고 있다. 범죄 혐의를 입증해 단죄해야 할 수사기관이 ‘법리 검토’라는 전매특허 뒤에 숨어 세월을 낚는 사이, 행정법원의 판결이 먼저 나오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개입 논란을 둘러싼 작금의 사태는 수사권 독립 이후 ‘비대해진 공룡’이 된 경찰이 과연 그 덩치에 걸맞은 책임감을 지니고 있는지 준엄하게 묻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행정법원은 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낸 징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 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권한 없이 개입했다는 문체부의 감사 결과가 적법하다고 명시했다. 사실관계에 대한 사법부의 1차적 판단이 내려진 셈이다. 황당한 대목은 이제부터다. 동일한 사안으로 업무방해 혐의 고발을 접수한 서울 종로경찰서는 2년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고발한 것이 2024년 2월이다. 문체부 감사가 끝나고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경찰은 “법리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수사기관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처사다. 경찰의 이런 ‘거북이 수사’는 비단 축구협회 사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병기 의원 관련 수사는 반년 넘게 송치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한 수사는 1년 4개월째 지지부진하다.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소명 부족으로 기각당하는 모습에선 과거 검찰이 비판받던 ‘정치적 고려’와 ‘무능함’의 악취마저 풍긴다. 우리는 여기서 경찰 수사의 형평성과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사건은 단 며칠 만에 전광석화처럼 구속 수사가 이뤄지는 반면, 권력자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이 연루된 사건은 유독 시간이 흐른다. 세간의 관심이 식기를 기다리는 ‘망각의 전략’인가, 아니면 힘 있는 자들에 대한 소극적 ‘봐주기’인가. 어느 쪽이든 경찰이 그토록 갈망했던 수사권 독립의 취지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검찰 개혁의 대안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견제할 장치가 전무하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수사 종결권을 거머쥔 경찰이 내부의 자의적 판단으로 사건을 뭉개거나 지연시켜도 이를 바로잡을 마땅한 수단이 없다. ‘정치 검찰’을 청산하려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공룡 경찰’을 키운 꼴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은 명심해야 한다. 국민이 부여한 수사권은 특정 권력자의 안위를 살피라고 준 것이 아니다. 수사가 지연될수록 피해자의 고통은 가중되고, 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은 깊어진다. 지금처럼 ‘고무줄 수사’를 이어간다면 경찰 역시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퇴출당했던 과거 검찰의 전철을 밟게 될 뿐이다. 당장 대대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첫째, 수사 기간의 상한선을 명확히 하고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그 사유를 대외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수사 과정의 형평성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 감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지연된 수사에 대해 수사 책임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내부 기강 확립이 시급하다. 언론의 눈으로 지켜본 권력의 속성은 명확하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썩는다. 경찰이 스스로를 개혁하지 못하고 권력의 해바라기를 자처한다면, 그들에게 주어진 권한은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정몽규 회장 사건을 포함한 지연 수사들에 대해 경찰은 즉각 명확한 결론을 내놓아야 한다. 국민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2026-04-26 1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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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건설자재값 급등 대응 총력전…공급망 관리·공사비 지원 병행
[경제일보] 중동 정세 악화로 건설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이 확산되자 정부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종합 대응에 나섰다.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자재는 우선 배분하고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보증 지원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국토교통부는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건설자재 가격·수급 동향 점검 및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주택 공급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수급 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회의에서 건설자재 수급 애로와 가격 상승은 주택 공급과 부동산 시장, 도로·철도 등 기반시설 사업에도 부담이 되는 만큼 사전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3일부터 중동 사태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현장 비상경제 TF를 운영하고 있다. 레미콘 혼화제, 아스팔트, 플라스틱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공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서울·원주·대전·익산·부산 등 국토관리청을 통해 전국 274개 생산공장과 건설현장을 조사했다. 점검 결과 현재까지 중동발 리스크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현장은 없었다. 다만 일부 현장에서는 자재 확보에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어 정부는 다음 달 이후 현장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주요 자재 가격은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스콘은 20~30%, 레미콘 혼화제는 최대 30%, 단열재는 최대 40%, 접착제는 30~5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철근·골재·시멘트는 공급 차질은 없지만 철근 단가는 약 8% 상승했다. 자재 가격 상승은 공사비 증가와 사업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다. 정부는 우선 수요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긴급성이 낮은 사업장은 발주 시기를 조정하고 장마철 유지보수가 필요한 도로, 입주가 임박한 아파트 현장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장에는 자재를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제한된 물량을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해 공사 차질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시장 정보 제공도 강화한다. 정부는 매주 자재 수급 동향을 점검해 주간 브리핑 형태로 민간과 공유하고 시장 불안을 키우는 허위 정보나 과장된 소문에도 대응하기로 했다. 담합과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계부처와 함께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원료 가격 안정화 대책도 추진된다. 공사비 비중은 크지 않지만 단가가 제때 반영되지 않아 공급 차질이 발생하는 품목은 공공 단가를 신속히 조정할 계획이다.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주요 석유화학 원료의 공급 안정 방안도 업계와 협의한다. 수입 절차 간소화와 수입 단가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지역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도 추진한다. 대체 원료 확보와 국내 생산 기반 확대, 자재 수급 관리 체계 정비 등이 검토 대상이다. 단기 대응을 넘어 반복되는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공급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공사비 부담 완화를 위한 계약·금융 지원도 포함됐다. 정부는 원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공사가 지연될 경우 공공공사 계약 기간 연장과 지체상금 미부과 지침을 이미 시행했다. 민간공사에서도 표준도급계약서상 공기 연장 사유로 인정되고 있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책임준공 연장 사유에도 반영됐다. 금융위원회는 정책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24조3000억원에서 25조6000억원으로 확대했다. 민간 금융권 신규 자금 공급 지원도 53조원 규모로 추진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및 정비사업자금대출보증 수수료 39% 할인도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이다. 건설공제조합 특별융자와 하도급 대금·건설기계대여금 지급보증 수수료 10% 할인도 함께 추진된다. 공사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자재값 상승과 공급 불안이 이어질 경우 부담은 시공사 수익성, 분양가, 주택 공급 일정으로 차례로 번질 수 있다. 정부 대응의 속도와 실효성이 향후 건설 시장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26-04-23 10: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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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만으론 부족"…심장·신장까지 당뇨 치료 패러다임 바뀐다
[경제일보] “결국 당뇨병 치료의 목적은 혈당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습니다.” 류영상 조선의대 조선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14일 한국 노보노디스크가 주최한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치료 현장의 적용 실태’를 주제로 미디어 세션에서 당뇨병 치료의 본질적 목표를 이같이 규정하며 혈당 중심 접근을 넘어선 통합 관리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2형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적용 현황’을 주제로 심혈관·신장 질환과 체중 관리까지 고려하는 최신 치료 전략을 다뤘다. 발표는 류 교수와 조윤경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맡았다. 류 교수는 ‘국내 2형 당뇨병의 의학적 미충족요구’를 주제로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과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합병증 예방의 중요성과 통합적 접근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당뇨병은 혈중 포도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부족보다 ‘인슐린 저항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비만이 증가하면서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이에 따라 당뇨병 유병률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중 가장 문제는 젊은 당뇨병인데 2021~2022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는 약 533만명으로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당뇨병 전 단계 인구는 약 1400만명, 국내 당뇨병 유병자 중 질환을 진단받은 비율을 의미하는 ‘당뇨병인지율’은 약 74.7%로 높은 수치다. 그러나 당화혈색소(HbA1c) 6.5% 미만으로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는 비율을 의미하는 ‘당뇨병조절률’은 약 32.4% 수준에 불과하다. 류 교수는 “혈당 조절만으로는 당뇨병 합병증을 충분히 예방할 수 없다”며 “당뇨병 환자에게는 심뇌혈관 질환, 만성 신장질환, 망막병증, 신경병증 등 미세혈관 합병증, 암 발생 위험 증가 등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뇨병은 기대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30대는 남자는 14년, 여자는 16년이 줄었으며 40대는 10년 정도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환자가 체감하는 부담도 크다. 식이조절과 운동, 약물치료, 혈당 측정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연간 의료비 부담도 상당하다. 삶의 질 역시 비당뇨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치료 전략은 ‘통합 관리’로 전환되는 추세다. 혈당뿐 아니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동반 질환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혈압·지질·혈당을 동시에 조절한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근에는 혈당 강하뿐 아니라 심장·신장 보호 효과를 동시에 가진 치료제도 등장하고 있다. SGLT2 억제제나 GLP-1 수용체 작용제 등이 대표적이다. 류 교수는 “이제 당뇨병 치료는 혈당 중심에서 벗어나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위험 인자를 함께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다각적 접근이 합병증 예방과 생존율 개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교수는 “당뇨병 치료는 단순한 혈당 조절을 넘어 합병증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당뇨병 치료는 인슐린과 일부 경구약에 의존해 혈당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는 혈당 조절이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 미세혈관 합병증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에 기반한 접근이었다. 그러나 이후 연구에서는 혈당을 지나치게 낮출 경우 저혈당 위험이 커지고 일부 환자에서는 오히려 심혈관 질환과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혈당을 많이 낮추는 것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특히 고령 환자나 유병 기간이 긴 환자에서는 치료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뇨 치료 패러다임을 바꾼 계기로는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 연구가 꼽힌다. 해당 약제는 혈당을 낮추는 동시에 심혈관 질환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이며 치료 방향 전환의 계기가 됐다. 조 교수는 “이후 당뇨병 치료 목표는 단순 혈당 조절이 아니라 생존율 개선과 합병증 감소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현재는 GLP-1 수용체 작용제와 SGLT2 억제제 등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가 활용되고 있다. 이들 약제는 저혈당 위험이 낮으면서 체중 감소, 심장·신장 보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진료 지침은 환자의 동반 질환과 특성을 고려한 맞춤 치료를 강조한다. 기존에는 메트포르민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상황에 따라 다른 약제를 우선 선택할 수 있도록 권고가 바뀌고 있다. 조 교수는 “예를 들어 심혈관 질환이 있으면 GLP-1 계열 또는 SGLT2 억제제, 심부전이나 신장질환이 있으면 SGLT2 억제제, 비만이 동반되면 GLP-1 계열 등으로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질환 상태, 체중, 혈당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당뇨병 환자에서는 혈당 외에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은 일반인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조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기 때문에 LDL 콜레스테롤을 70mg/dL 미만, 고위험군은 55mg/dL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만 관리 역시 핵심 치료 요소로 꼽힌다. 체중 감량만으로도 당뇨병이 호전되거나 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당뇨병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혈당 수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합병증 없이 오래 살도록 돕는 것”이라며 “다양한 치료 옵션을 활용한 통합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6-04-14 16: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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