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정부가 전력망이 지나가는 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계통소득' 도입을 검토하며 송전망 건설 갈등 해소에 나섰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수도권 등 수요지로 보내는 송전망이 부족해 전력 계통 제약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정부와 전력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계통소득' 개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전력망 건설 과정에서 반복되는 주민 반발을 완화해 송전 인프라 확충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송전선로와 변전소 등 전력 설비는 대규모 철탑과 선로가 설치되면서 경관 훼손과 전자파 우려 등이 제기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잦다. 부동산 가치 하락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망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 송전망 건설을 둘러싼 주민 반발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북 완주지역 주민 200여명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신정읍∼신계룡' 345kV 송전선로 사업과 관련해 입지선정위원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송전선로 건설 계획의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최근 전력 산업에서는 발전 설비 확충 속도에 비해 송전망 구축이 뒤처지면서 '전력망 병목'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기가와트(GW)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송전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송전망 포화로 태양광 발전 출력 제어가 잦아지며 설치된 설비조차 전력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발전 설비는 빠르게 늘었지만 생산된 전기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송전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호남 지역은 송전망 용량 부족으로 신규 태양광 발전사업 허가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계통 접속을 기다리는 발전 사업도 늘어나면서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전력망 병목이 산업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전망 건설이 지연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 울진에서 경기 가평까지 약 230㎞를 연결하는 '동해안~신가평'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은 동해안 원전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한 핵심 전력 인프라다. 하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당초 2019년이었던 준공 목표가 2027년 이후로 미뤄지며 7년 이상 지연된 상태다.
전력망 인프라 투자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제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서 2036년까지 송변전 설비 확충에 약 56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송전망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계통소득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도 송배전망 주변 지역 주민에게 전기요금 할인과 주민지원사업 등이 제공되고 있지만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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